2001년 9월, 그날
2001년 9월 11일, 알카에다는 결국 미국에 항공기 충돌 테러를
자행합니다. 지금도 많은 분들이 항공기와 충돌해 세계무역센터 빌딩이 붕괴하는 장면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계실 텐데요, 미국과 세계 안보의 심장이라고 여겨졌던 미국 국방부(펜타곤) 청사까지 연달아 공격당합니다.
대규모 테러에 전 세계가 충격에 빠진 사이, 부시 전 대통령은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고 테러의 배후로 알카에다와 이들의 수장 오사마 빈라덴을 지목합니다. 부시 행정부는 이들에게 근거지를 제공하고 있던 아프간의 탈레반 정권에게 테러리스트 신병 인도를 요청합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의 시작
탈레반은 알카에다 지도부가 테러를 일으켰다는 증거를 내놓기 전까지 이들을 넘겨줄 수 없다며 거부합니다. 탈레반의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와 빈라덴은 자기 아들과 딸을 결혼시킬 만큼 공고한 연대 의식, 동지 의식이 있었습니다. 미국의 계속된 요청에도 탈레반은 알카에다와 빈라덴을 내놓지 않습니다.
결국 부시 전 대통령은 2001년 10월 7일, TV 생중계 연설을 합니다. “미군이 내 명령에 따라 알카에다 훈련 캠프와 아프간 탈레반 정권의 군사 시설에 대한 공격을 시작했다.” 바로 아프간 전쟁입니다. 미국은 수도 카불을 비롯한 아프간 주요 도시를 대규모 공습했고, 단 하루 만에 아프간의 방공망과 통신망을 소멸시켰습니다. 그리고 개전 한 달여 만인 11월 13일, 수도를 완전히 함락합니다.
끝나지 않는 전쟁
미국의 분노는 탈레반 정권을 빠르게 붕괴시켰지만, 이때 정작 가장 중요한 목표인 오사마 빈라덴을 잡는 데는 실패합니다. 그런데도 미국은 테러리스트 활동의 천국인 아프가니스탄 역할의 종지부를 찍었다고
선언합니다. 이미 주요 도시 및 교통망을 미군이 장악했고, 이즈음의 미국은 대량 살상 무기를 보유하고 있다는 근거를 내세워 이라크와 전쟁(제2차 걸프전)을 치를 준비를 하는 데 집중했기 때문입니다.
살아남은 일부 탈레반 세력은 산악 지대로 은신하면서 전열을 가다듬었습니다. 전쟁의 불씨가 꺼지지 않은 겁니다. 이후 탈레반의 끈질긴 공격과 미국의 대응은 계속됩니다. 2011년 오바마 전 대통령이 미군 특수 부대를 투입해 파키스탄에 숨어 있던 빈라덴을 사살한 이후에도, 미국은 탈레반과 협상, 교전, 협상 중단, 추가 파병을 도돌이표처럼
반복했습니다. 이런 까닭에 미국에서는 아프간 전쟁을 ‘끝나지 않는 전쟁(Endless War)’이라고 부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