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근을 리셀하면 생명연장이 될까?
 

10월 11일 - 데일리 북저널리즘

북저널리즘 라디오의 에피소드#8입니다.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매주 월요일마다 방송되는 북저널리즘 라디오의 여덞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북저널리즘 라디오는 월요일자 데일리 북저널리즘을 통해 독자 여러분들과 만나고 있습니다. 이번 주 에피소드#8에선, 글로벌 리셀 플랫폼 스탁엑스의 한국 진출로 네이버 크림과 무신사 솔드아웃 등이 각축전을 벌이게 된 리셀 테크 시장에 대한 전망, 국내 리셀 테크의 선두주자로 떠올랐지만 리셀은 일부일 뿐이고 커뮤니티가 최종 비전인 당근마켓의 전략 분석, 우주개발에 이어 불로장생기술에 거액을 투자한 제프 베조스의 속내와 항노화 바이오 테크 산업의 미래를 이야기합니다. 북저널리즘의 신기주 CCO와 전찬우, 이현구, 이다혜 에디터가 함께 합니다. 


투자의 신

©StockX
글로벌 리셀(resell) 플랫폼인 스탁엑스(StockX)가 지난 9월 27일 한국 시장에 정식 진출했습니다. 리셀은 한정판 스니커즈나 의류, 브랜드 굿즈 등 소장 가치 높은 상품을 구매한 후 웃돈을 얹어 비싸게 되파는 것을 의미합니다. 2016년 중고 스니커즈를 거래하는 온라인 플랫폼으로 출발한 스탁엑스는 현재 럭셔리, IT, 게임 등 더 다양한 카테고리의 제품을 포함해 총 12만 개 이상의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전 세계 200여 개국 650만 리셀러들이 이용한 스탁엑스의 기업 가치는 약 4조 원이며 연내 뉴욕 증시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번 진출을 시작으로 스탁엑스는 앞으로 우리나라에서의 비즈니스를 꾸준히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기본적인 한국어 서비스, 원화 결제 시스템 구축은 물론, 특별히 별도의 검수 센터도 설립합니다. 제품의 진품 여부와 기능적 하자를 살피는 검수 센터는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의 주요 전략 기지인데요, 우리나라에 검수 센터를 세워 아시아 물류 네트워크의 거점으로 삼겠다는 방침입니다. 제품 검수를 강화하면 판매자와 구매자 간의 거래 신뢰도를 높이고 저렴한 수수료와 빠른 배송 등 다양한 부가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스탁엑스의 이번 한국 진출은 우리나라 리셀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의미합니다. 이베이와 뉴욕 증권 거래소 임원 출신이기도 한 스콧 커틀러 스탁엑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미국 경제 전문 채널 CNBC와의 인터뷰에서 올해 한국 내 거래 규모가 지난해 대비 2.3배 급증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현재 스탁엑스 한국 이용자의 60퍼센트 정도가 올해 들어 처음 구매를 시작한 사람이라고 설명했는데요, 그야말로 최근 들어 한국에서 리셀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겁니다. 리셀과 재테크를 더한 ‘리셀테크’가 코인과 주식을 잇는 차세대 투자 방식이라는 말까지 나옵니다. 이제 MZ세대는 거의 모든 것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신발에도 거액을 투자하는 그야말로 투자의 신입니다. 투자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그렇게 MZ세대는 한국 역사상 최강의 투자세대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넘치는 유동성 탓에 돈의 가치는 떨어지고 자산의 가치는 올라가는 유동성 세대가 출현했습니다. 데일리〈투자의 신〉의 저자 전찬우 에디터가 리셀 테크 시장과 MZ세대의 투자법에 관해 분석합니다.


어디까지 당근이세요?

© Panya Khamtuy/Seoul View via Getty Images
지난 10월 7일 당근마켓이 올해 안에 캐롯 100개를 채우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캐롯(Karrot)이 뭐냐고요? 당근마켓의 글로벌 서비스 이름입니다. 일본, 영국 등 해외 서비스 거점을 늘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는데요. 그 기반에는 탄탄한 국내 성장세가 있습니다. 현재 당근마켓의 국내 사용자 수는 지난달 1600만 명을 기록했습니다. 우리나라 국민의 4분의 1이 쓰는 동네 커뮤니티임을 감안한다면, 또다른 지역사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중고 거래부터 생활 정보까지 '동네'와 관련된 모든 분야에서 당근마켓이 전 지구적 박차를 가하는 중입니다. 커뮤니티 열풍은 우리나라 얘기만이 아닙니다. 당근마켓이 벤치마킹한 크레이그리스트(Craiglist)가 원조 격입니다. 1995년 미국에서 시작해 개인 중고 물품 판매는 물론 이벤트, 토론 등의 지역 기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죠. 원조가 크레이그리스트였다면 대세는 넥스트도어(NextDoor)입니다. 넥스트도어는 2011년 미국에서 시작한 지역 기반 소셜 미디어입니다. 현재 11개국에서 2700만 여 명의 주간 사용자를 확보했고, 미국에선 세 가구 중 한 가구는 넥스트도어 사용자일 정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넥스트도어를 두고 ‘미국판 당근마켓’이라 부르는 걸 들으면 누군가 웃을지도 모릅니다. 사실은 당근마켓이 ‘한국판 넥스트도어’인 셈이니까요. 넥스트도어든 당근마켓이든, 공통적으로 파고드는 시장이 있습니다. ‘하이퍼로컬(hyperlocal)’입니다. 하이퍼로컬은 기존의 ‘로컬(local)’보다 정교한 개념으로, 더욱 좁고 개인화된 생활권을 뜻합니다. 비슷한 단어로 ‘슬세권(슬리퍼 신고 다닐 수 있는 편한 지역)’이란 귀여운 신조어도 생겼죠. 로컬의 심화, 하이퍼로컬은 2020년대의 꽤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인가 봅니다. 옛날엔 없어서 가입을 못했지만, 이젠 다들 온갖 동네 정보를 내세우며 우리 플랫폼에 가입해 달라니 말입니다. 하지만 ‘동네 생활’의 기준은 누가 정하는 걸까요? 플랫폼 회사들이 정해주는 ‘동네’ 말고, 내가 생각하는 진짜 나의 동네요. 누군가에겐 지금 사는 아파트 단지일 수 있고, 누구에겐 어린 시절이 깃든 골목일 수 있고, 누구에겐 내가 걸어서 갈 수 있는 모든 곳일 수 있습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이웃은 어디까지고, 내가 수고롭게 물건을 사러갈 수 있는 곳은 어디까지며, 나는 얼마나 먼 지역의 사정까지 내 일처럼 공감할 수 있을까요. 당신, 어디까지가 당근이세요? 데일리〈어디까지 당근이세요?〉의 저자 이다혜 에디터가 당근마켓의 비즈니스 전략과 동네 커뮤니티 플랫폼이라는 당근의 비전을 분석합니다. 


생명 연장의 꿈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지난 9월 7일(현지시각),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는 제프 베이조스가 불로장생(Eternal Life)을 연구하는 실리콘밸리의 생명공학 스타트업인 ‘알토스 랩스(Altos Labs)’에 수백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이 그 모든 재산을 만든 뒤엔 무엇을 원할까? 그것을 쓸 시간이다”라는 기사의 첫 줄은 마치 제프 베이조스의 탐욕을 조명하는 듯합니다. 불로불사에 대한 인류의 오랜 기대는 부유한 사람들의 전유물 같이 느껴지기도 하지요. 하지만, 일련의 줄기세포 연구와 항노화 기술은 이미 다양한 의료 분야에 조금씩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의료 혁신의 상징으로 여겨집니다. 항노화에 대한 갈증뿐 아니라 면역이나 난치병 치료 등에 대한 염원은 수많은 바이오테크 기업들의 도전에 불을 지폈습니다. 혁신의 상징인 실리콘밸리도 예외가 아니죠. 특히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미국의 바이오테크 기업에 대한 투자는 크게 늘었고, 관련 기술들 역시 주목받고 있습니다. 백신은 말할 것도 없고, 빅데이터를 활용한 의료 기술이나 인공지능 수술용 로봇, 제프 베이조스가 투자한 알토스 랩스와 같이 생명 연장 기술을 연구 및 개발하는 기업들이 격전을 벌이게 되었지요. 실리콘밸리에서 이미 숱한 혁신을 목도 했지만, 왠지 이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생명 연장’은 과거 한국야쿠르트의 광고처럼 그저 ‘꿈’처럼만 느껴집니다. 과연 인류는 노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데일리〈생명 연장의 꿈〉의 저자 이현구 에디터가 실리콘밸리 바이오 테크 산업의 미래를 전망합니다.
이번 데일리 북저널리즘은 북저널리즘 라디오의 여덟 번째 에피소드입니다. 청취하시면서 들었던 생각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 서로 다른 의견을 말하고 토론하면서 사고의 폭을 확장해 가면 좋겠습니다. 여러분의 댓글이 북저널리즘의 콘텐츠를 완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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