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에겐 재발견이 필요합니다.
성공의 기준은 다양해졌지만 어려운 건 여전합니다. 사회는 초인간적인 스펙을 요구합니다. 주변인들은 ‘나이에 걸맞는’ 선택을 기대합니다. 그속에서 내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인지를 기억하며 사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요컨대 우리 모두에겐 재발견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
블루칼라 프리워커》를 통해 나답게 일한다는 것에 대한 하나의 의미를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목수로 시작해 지금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이이람, ‘팀 아홉시반’의 내장 목수 김민지, 관악구 환경 공무관으로 근무하는 노다니엘, 건설 현장 정리팀 서은지, 건설 시행사 임직원 정우진, 젊은 농부 진남현의 이야기를 담은 책입니다. 북저널리즘의 이현구·이다혜·정원진 에디터가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청년 여섯 명을 직접 만나 인터뷰했습니다.
이렇게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을 섭외하는 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책을 기획하기 시작한 지난해 겨울부터, 마지막 인터뷰를 진행한 올해 7월까지 크고 작은 헤프닝들이 있었습니다. 잡지에서 발견한 청년 목수에게 장문의 인스타그램 DM을 보내고, 청년 농부를 다룬 다큐멘터리 제작팀에 무턱대고 전화를 걸었습니다.
단순한 질의응답의 시간이 아니었습니다. 일에 대한 고민은 삶에 대한 고민과 다름없었습니다. 생활 패턴과 수입, 연애와 가치관까지 일상의 모든 부분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현재의 일을 택하기까지 겪은 시행착오, 일하는 과정에서 발견한 스스로의 숨은 모습을 털어 놓으며 대화가 길어졌습니다. 개성이 강한 저자 한 분 한 분의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여행하는 기분이었고, 에디터들 스스로도 일의 가치를 되짚게 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