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전쟁 개인의 자유인가, 인류의 의무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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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지 레이놀즈(서현주 譯)
발행일 2020.02.24
리딩타임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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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비거니즘에 분노한 사람들.
먹고 싶은 것을 선택할 개인의 자유가 환경적, 사회적 변화를 위한 움직임과 충돌하고 있다.


지금 아마존에서 ‘비건 요리책’을 검색하면 2만 개가 넘는 검색 결과가 나온다. 비거니즘은 반문화의 영역에서 주류로 옮겨오기 시작했다. 영국의 패스트푸드점은 비건 제품군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고, 영국의 최대 식료품점인 테스코는 식물성 제품의 범위를 거의 50퍼센트까지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비건의 확산세가 지속되는 만큼 비건에 대한 증오도 증가하고 있다. 사람들은 왜 비거니즘에 분노할까? 비거니즘은 서구 문화권 안에서 육식이 내포하는 가치와 오랜 식습관에 죄의식을 심고 있다. 베이컨 샌드위치, 일요일 만찬용 구이 요리, 피시앤칩스를 즐겨 먹는 전통이 무너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비건 전쟁은 무엇을 먹고 먹지 않을 것인지에 관한 것이 아니다. 변화를 말하는 사람들과 급진적인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람들 간의 권력 싸움이다.

* 19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12장 분량).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 〈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이라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하고,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 경제부터 패션,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저자 소개
조지 레이놀즈(George Reynolds)는 영국의 저널리스트다. 《가디언》등 다수의 매체에 음식에 관한 글을 기고하고 있다.
역자 서현주는 한양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HENKEL과 VISA의 한국 법인에서 근무했다. 현재는 방송 분야에서 프리랜서로 활동 중이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비건 전쟁의 서막
음식을 둘러싼 정치
비건은 피해자다?
비건 소시지 롤의 승리

2. 접시를 두고 벌이는 전투
‘비거니즘’의 탄생
히피에서 주류가 되다
웰빙을 위한 비거니즘?

3. 육식을 지켜라
비건 유토피아
음식 괴짜들, ‘그레이엄족’
건강과 사회 정의 사이

4. 고기를 먹을 자격
슈퍼마켓에 등장한 사치품
‘소고기 광풍’
햄버거의 불법화를 막아라
우리가 지켜야 할 전통

5. 안전한 길로 돌아가라
음식의 정체성 문제
대안인가 대체재인가
육류가 새로운 담배가 될 가능성

먼저 읽어 보세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본사를 둔 비욘드 미트(Beyond Meat)는 맛과 질감이 다진 소고기와 흡사한 식물성 햄버거를 생산하는 업체로 2019년 5월 상장하자마자 34억 달러(4조 원)의 가치 평가를 받았다. 네슬레와 켈로그 같은 거대 식품 기업들은 대체육 시장에 진출하고 있고, 슈퍼마켓과 식당 체인점들도 다양한 비건 제품을 소개해 왔다. 2016년 입소스 모리(Ipsos Mori)의 설문 조사에 따르면 영국에서 비건은 지난 10년간 360퍼센트 이상 증가하면서 50만 명을 넘어섰다. 2014년 채식하는 1월의 첫 번째 캠페인에는 3300명의 참가자가 모였다. 2019년에는 그 숫자가 25만 명을 넘었고, 53퍼센트는 35세 미만이었다.

에디터의 밑줄

“비거니즘의 확산은 개인적인 취향의 문제라기보다는 세대의 대변동에 관한 문제다. 고기, 생선 혹은 유제품 자체에 대한 문제가 아니라 과도한 양을 식탁 위에 올려놓는 시스템의 문제다. 궁극적으로 비건 전쟁은 사실 비거니즘에 관한 것이 아니다. 개인의 자유가 건강, 환경의 위기와 어떻게 충돌하고 있는지에 관한 것이다.”

“19세기에 채식주의자와 비건은 “죽은 사람 같은”, “허약한”, “몹시 화난”, “퍼렇게 상한 얼굴”, “음식 괴짜들”을 의미하는 용어인 그레이엄족(Grahamites)으로 불리며 당시 대중과 의학계, 언론의 독설에 찬 비판의 대상이 되었다. 그레이엄족은 육식이 건강에 해롭고 도덕적으로도 혐오스럽다는 이유로 육식을 반대하는 운동을 펼친 장로교 목사이자 식단 개혁가인 실베스터 그레이엄(Sylvester Graham)의 이름에서 파생된 용어다.”

“언어도 비거니즘을 더 새롭고, 접근하기 쉬운 방식으로 표현하기 시작했다. ‘식물성’과 같은 용어는 갈색의 탄수화물로 가득 찬 음식을 파릇파릇하고 생명력 있는 음식으로 리브랜딩하는 데 성공했다. “플렉시테리언”(주로 비건 또는 채식주의자지만 가끔 고기나 생선을 먹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로 2014년 6월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실렸다.)과 같은 신조어는 받아들이기 버거운 비건 이념을 재미있고 건강하고 일상적인 것으로 제시한다.”

“고기는 항상 부유한 사람들의 유산이었고 번영의 상징이었다. 일반적인 복지나 번영을 암시하는 ‘모든 냄비에 닭 한 마리씩’이라는 표현은 프랑스의 헨리 4세 시대 때 처음 나와 1928년 미국의 허버트 후버(Herbert Hoover) 대통령 선거 운동 때까지 1000년에 걸쳐 모두가 원하지만 지켜질 수 없는 약속으로 남았다.”

“비건 식품의 판매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을지 모르지만, 1조 7000억 달러(2038조 8100억 원) 규모를 자랑하는 전 세계 육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문화의 변화는 정부, 산업 및 과학의 개입 없이 일어날 수 없다. 지난 몇 년 동안 목격했듯이 변화는 싸움 없이 일어날 수 없다.”
코멘트

하루에 세 번 식탁 위에 올라가는 음식을 두고 정치적 올바름(Political Correctness)을 논하는 시대가 왔다. 육식을 하고 채식을 하는 것이 단순히 개인의 자유가 아닌 것이다. 우리가 선택하고 섭취해 온 음식이 사회의 뿌리 깊은 권력 구조를 반영하고 있다. 한 번쯤 비건이 되어 보려고 망설였거나 비거니즘에 의문을 가졌던 독자에게 추천한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박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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