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 거물과 유니콘의 엇갈린 운명
2화

곰에게 쫓긴 유니콘의 퇴장

테크놀로지 스타트업이 몰락하고 있다.

코로나19가 1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은 비상장 기업인 유니콘 테크 기업에게 미친 영향을 알고 싶다면, 두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된다. 24억 달러(2조 9100억 원)의 가치의 스쿠터 렌탈 기업 라임(Lime)은 유럽과 미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했다. 대부분의 시민들이 길거리로 나오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기 때문이다. 130억 달러(15조 1800억 원) 가치의 음식 배달 기업 도어대시(DoorDash)는 종일 소파에 누워 있는 사람뿐 아니라, 자가 격리 상황에 있는 사회 전체에 유용한 서비스가 되었다. 배달 주문이 급격히 늘어난 것이다.

표면적으로는 도어대시가 판데믹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쪽을, 라임이 고통받는 쪽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사업의 종류에 관계없이 무차별적인 피해를 입히는 것으로 밝혀질 수도 있다. 바이러스는 세계 유니콘 기업 450여 곳 가운데 상당수의 상태가 좋지 않아 보이는 상황에서 세계를 강타했다. 유니콘 기업 중 극히 일부만 흑자를 내고 있었고, 계속해서 손해를 발생시키는 유니콘의 수익 모델에 대한 의문은 점점 더 커지고 있었다. 전 세계적으로 합산하면 1조 3000억 달러(1578조 2000억 원)로 추산되던 이들의 화려한 가치 평가액도 마찬가지다. 몇몇 유니콘 기업이 “도산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우버(Uber)의 CEO인 다라 코스로샤히(Dara Khosrowshahi)는 지난 3월 2일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전망했다. 차량 호출 업계의 거대 기업인 우버는 지난해 상장하면서 (비상장 기업이 대상인) 유니콘의 지위를 포기한 바 있다.

실리콘밸리의 유명 벤처 캐피털(VC) 기업 세쿼이아 캐피털(Sequoia Capital)의 파트너 알프레드 린(Alfred Lin)은 투자자들 사이에서 “기회를 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보다는 “어리석게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더 커졌다고 말한다. 상당수 투자자들이 새로운 투자 시도를 포기하고 있다. 대신 이미 시행한 투자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다. 그중 한 곳은 투자한 기업들에게 앞으로 2분기 동안 30퍼센트의 매출 감소를 예상하고 비용을 절감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3월 5일, 세쿼이아 캐피털은 〈코로나바이러스: 2020년의 블랙 스완〉이라는 제목의 메모에서 코로나바이러스 사태가 스타트업들의 성장을 저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자사의 포트폴리오 기업들(도어대시도 그중 하나다)에게 비용을 절감하고 현금을 절약해서 자금이 부족한 상황에 대비하라고 요청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떤 비용을 치르더라도 성장해야만 한다는 교리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지난 몇 년간 이뤄진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지 않은 기업 공개(IPO)의 결과, ‘수익을 내기 위한 계획(P2P, path to profitability)’이 시장의 새로운 좌우명이 되었다고 로펌 스캐든, 압스, 슬레이트, 미거 앤 프롬(Skadden, Arps, Slate, Meagher & Flom)의 라이언 지에르니에코(Ryan Dzierniejko)는 말한다. 세쿼이아 캐피털의 다른 파트너 마이클 모리츠(Michael Moritz)는 이렇게 말한다. “경제학에서의 중력의 법칙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원칙은 대략 10년마다 되돌아오곤 했습니다.” 일부 유니콘 기업들은 여덟 가지 맛의 탄산수나 다섯 가지 종류의 태국 커리 같은 불필요한 사치를 줄이는 것부터 시작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유니콘의 실상에 대한 점검은 미국이 지난 3월 13일에 코로나19에 대한 국가 비상사태를 선언하기 이전부터 진행되고 있었다. 벤처 투자자들은 미국 유니콘 기업 가운데 3분의 1은 승승장구할 것이고, 3분의 1은 실망스런 수준일 것이며, 3분의 1은 인수되거나 사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붕괴되는 가운데 전 세계 투자자들이 안전한 자산으로 급히 이동하면서 코스로샤히 CEO의 예측은 그의 생각보다도 빠르게 실현될 수 있다. 20년 전에 터졌던 닷컴 버블이 반복될 것으로 보는 이들도 있다. 좀 더 낙관적으로 전망하는 사람들도 있다. 누가 옳든, 코로나19 사태 이후에 스타트업들에게 펼쳐질 풍경은 현재와는 상당히 다를 것이다.

유니콘은 VC 카우보이 벤처스(Cowboy Ventures)의 창업자인 에일린 리(Aileen Lee)가 놀랍고 희소성 있는 기업이라는 의미로 2003년에 만든 용어다. 최근의 모든 스타트업은 과시할 수 있는 권리와 똑똑한 개발자를 고용할 수 있는 기회를 얻기 위해 유니콘이 되고자 한다.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에게는 유니콘이 되는 것이 하나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온라인 학습 프로그램과 대학 학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유니콘 기업 코세라(Coursera)의 CEO 제프 매기온칼다(Jeff Maggioncalda)는 말한다. 텍사스 오스틴에 본사를 둔 한 소규모 스쿠터 스타트업은 이름이 ‘유니콘’이었다. 이름이 운명을 결정한다는 가설을 지렛대 삼아 보려고 했지만, 구글과 페이스북 광고에 회사가 가진 현금을 모두 지출한 뒤 지난 12월 결국 파산하고 말았다.

지난 10년 동안, 국부 펀드, 뮤추얼 펀드, 헤지 펀드는 직접적으로 혹은 VC를 통해 이미 유니콘이었거나 투자자들이 곧 그렇게 될 거라고 믿었던 스타트업들에게 거액의 자금을 쏟아부었다. 미국 내 VC의 연간 총 투자액은 2009년 320억 달러(38조 8500억 원)에서 2018년에는 1210억 달러(146조 8900억 원)로 뛰어올랐다. 2010년 이후로 8220억 달러(997조 9100억 원) 상당의 금액이 미국의 스타트업으로 유입되었다. 다른 나라에서도 그만한 규모의 자금이 스타트업으로 흘러들었다. 고액의 수표가 있었기 때문에, 자금을 빠르게 소진하는 신생 기업들은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끈질기게 주장하면서 주식 시장의 엄격한 검증을 뒤로 미룰 수 있었다.

행복한 도취감은 작년부터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다. 우선 지난해 5월 우버의 대형 IPO에서는 공모가가 투자 은행들이 공언했던 것보다 30퍼센트 낮게 형성됐다. 현재 우버의 시가 총액은 430억 달러(52조 2000억 원)로 증시 거래 첫날의 기업 가치에서 3분의 1 이상 하락했다. 우버의 최대 라이벌인 리프트(Lyft)와 기업 메시징 서비스인 슬랙 같은 유니콘의 IPO도 실망스러웠다. 소위 “기술 기반” 사무실 임대 기업 위워크(WeWork)는 상장을 추진했지만, 벌어들이는 것만큼의 비용을 지출하는 기업에는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 명확해지면서 결국 IPO 계획을 폐기했다. 위워크의 기업 가치는 470억 달러(57조 580억 원)에서 80억 달러(9조 7100억 원)로 줄어들었다.
 
유니콘의 정점/ 벤처 캐피털, 투자 총액(10억 달러 단위)/ 파란색: 미국, 하늘색: 중국, 분홍색: 유럽, 회색: 기타/ 출처: 프레킨
참패는 계속해서 이어졌다. 브랜드가 없는 제품을 온라인에서 균일가 3달러에 판매하던 소매 기업 브랜드리스(Brandless)는 지난 2월에 문을 닫았다. 로봇이 만든 피자를 팔던 기업 줌(Zume)은 지난 1월 주요 사업을 접었다. 두 기업 모두 위워크와 마찬가지로 일본 테크 재벌인 소프트뱅크의 불투명한 VC 부문인 1000억 달러(121조 4000억 원) 규모 비전 펀드(Vision Fund)와 손정의 회장의 투자를 받았다. 영국의 위성 인터넷 스타트업 원웹(OneWeb)은 한때 33억 달러(4조 100억 원)의 가치 평가를 받으며 역시나 손정의 회장의 후원을 받았지만, 파산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위워크의 대실패 이후, 똑똑한 벤처 캐피털의 자금은 더욱 조심스러워졌다. 특히 비전 펀드의 후원을 받은 기업들에 대해서는 더 주의하게 되었다. 그들은 칭찬받던 존재에서 문제 있는 기업이 되었다. 이제 투자자와 고객, 공급 업체들은 비전 펀드에서 투자받은 기업들을 “쓰레기 기업임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고 한 기업의 대표는 말한다. 그는 “우리는 위워크 같지 않다”는 점을 관계자들에게 계속해서 납득시키고 있다고 한다. 비전 펀드의 대변인은 이렇게 말했다.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유감입니다. 그동안 우리가 투자한 다른 창업자들한테는 그런 이야기를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사실 이 문제는 손 회장의 제국을 훨씬 뛰어넘는 수준으로 확장되었다. 2019년 마지막 분기에 미국에서 벤처 캐피털의 지원을 받는 기업들이 조달한 자본은 직전 분기에 비해 16퍼센트 이상 하락했고, 1억 달러(1200억 원)가 넘는 거액의 투자 라운드는 3분의 1이 줄어들었다. 전 세계 10대 유니콘 중 4개를 보유한 중국은 작년에 무분별한 고객 확보를 위해 거액의 사용자 보조금을 지급하는 기업에게 투자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자본의 겨울’로 접어들었다. 한때 기업 가치 14억 달러(1조 7000억 원)에 달했던 P2P 대출 기업인 퇀다이왕(团贷网)을 포함해 몇몇 중국 유니콘 기업들이 파산했다.

코로나바이러스 쇼크는 대부분의 테크 유니콘이 이미 문제를 드러내고 있던 시기에 발생했다. 가장 악명 높은 것이 위워크였을 뿐, 일부는 애초부터 그런 라벨을 붙일 자격도 없었다. 그들의 비즈니스는 기껏해야 가진 기술력에 비해 빈약한 주장이었고, 아마존이나 페이스북의 성장 이면에 있던 ‘플라이휠(flywheel)’ 효과, 즉 거대한 사용자 기반을 갖게 되면 보다 더 많은 사용자들이 기업을 매력적으로 여기게 되는 효과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회사들은 진짜 테크놀로지 기업이지만, 우버나 리프트 같은 기업은 디지털 플라이휠이 멈춰 버렸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너무 많은 유니콘 기업들이 자신들의 기업 가치를 과장할 수 있는 불안정하고 모호한 재정 구조에 의존하고 있다.

문제는 ‘가짜 테크’에서 시작된다. 여기에는 위워크 같은 자본 집약적인 기업과(위워크는 고객을 많이 유치할수록 더 많은 사무 공간을 임대해야 한다) 멋진 침구를 판매하는 캐스퍼(Casper)처럼 소비자들에게 직접 호소하는 소매 업체도 포함된다. 캐스퍼의 공동 창업자 닐 파리크(Neil Parikh)는 2016년에 이렇게 선언했다. “우선 우리는 스스로를 테크 기업이라고 생각합니다.” 반면 주식 시장의 투자자들은 캐스퍼를 매트리스 소매 업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지난 2월, 비상장이었을 당시의 평가액 11억 달러(1조 3400억 원)의 절반에 불과한 5억 7500만 달러(7000억 원)에 상장했다.

 

그림의 떡


줌(Zume)을 잘 아는 VC 투자자에 따르면, 이들은 “로봇에 대해서만 이야기하고, 피자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았”다. (트럭에서 구운 피자를 배송하는) 줌의 배송 트럭이 코너를 돌 때마다 녹은 모짜렐라 치즈가 사방으로 흘렀다. 투자자는 이렇게 회상한다. “우리는 마르게리타 피자를 주문했는데, 맛이 없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그럴듯한 테크 유니콘들은 그들 중 상당수가 부분적으로나마 속해 있는 물리적 현실에서는 플라이휠 효과가 삐걱거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인류의 거의 절반이 스마트폰을 휴대하고 다니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이들의 시장은 거의 무한하다. 우버와 같은 테크 유니콘의 비즈니스 모델은 특정한 네트워크 효과를 누린다. 어떤 도시에서 운전자가 많아지면, 승차가 쉽고 저렴해지기 때문에 승객이 많아진다. 그리고 회계 업무나 데이터 스토리지 등을 클라우드 서비스에 아웃소싱하면 초기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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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사업을 실행하는 과정에서 새로운 고객이 늘어날 때마다 변동 원가(예를 들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운전자들에게 지급하는 보조금)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기업용 클라우드 업종의 상장 기업인 박스(Box)의 공동 창업자인 애런 레비(Aaron Levie)는 사람들이 “소프트웨어가 모든 것을 바꾼다고 생각했다”고 말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디지털 플랫폼은 비용 구조에서 일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뿐이다. “기업들은 물리적 자산에 여전히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습니다.”

네트워크 효과가 없다는 것은 라이벌 기업의 진입 장벽이 낮다는 의미다. 플라이휠 효과가 작동하지 않는 것은 승객들이 리프트보다 우버를 선호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둘 중에서 더 싼 것을 선택할 것이다. 그래서 두 기업은 VC 투자자의 현금으로 보조금을 지급해서 이용료를 낮추면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싸움을 벌이게 된다. 지역 정보 서비스 업체인 썸택(Thumbtack)의 공동 창업자인 마르코 자파코스타(Marco Zappacosta)는 이렇게 말한다. “일부 회사는 결국 1달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80센트에 팔게 됩니다.”

대형 VC 기업인 클라이너 퍼킨스(Kleiner Perkins)의 랜디 코미사(Randy Komisar)는 다른 경험 법칙을 제시한다. 유니콘이 진정한 ‘테크’ 기업으로서 수익을 낼 수 있으려면 그들의 실제 제품이 기술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술을 사용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물리적인 상품이나 서비스를 판매하는 기업들은 종종 이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다. 반면 기업의 재고 데이터를 클라우드에 저장해 주는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나 기업의 디지털 운영을 지원하는 페이저듀티(PagerDuty)처럼 클라우드 기반의 서비스를 (특히 기업용으로) 제공하는 업체들은 나름의 목표를 달성하고 있다. 이는 동영상 회의를 지원하는 기업으로 작년에 상장한 줌(Zoom)이나 슬랙 같은 기업이 코로나바이러스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실제로 격리 조치가 내려지면서 여러 기업이 더 많은 기능을 온라인으로 옮기게 되었고, 이에 따라 줌과 슬랙 같은 기업의 사업은 활성화되고 있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인터넷이 죽은 것은 아니다. 주거 공유 웹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는 판데믹으로 여행 일정이 대거 취소되면서 유럽 내 대도시에서의 예약이 40퍼센트 하락했다. 올해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장을 추진하던 에어비앤비는 IPO 일정을 연기하게 될 수도 있다. 최근 손실액이 쌓이고 있기는 하지만 이들은 관리를 잘해서 현금도 풍부하고,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의 전 세계적인 접근성을 갖고 있어 산업의 진입 장벽도 높기 때문에 사람들이 여행을 재개하게 되면 다시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것이다.

세쿼이아 캐피털 차이나의 선난펑(沈南鹏)에 따르면, 투자자들은 여전히 몇몇 중국 기업, 특히 100억 달러(12조 1400억 원) 이상의 가치를 가진 ‘슈퍼 유니콘’에게 중국의 거대한 내수 시장을 장악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믿고 있다. 음식 배달 기업 메이퇀디엔핑(美团点评)과 전자 상거래 사이트인 핀둬둬(拼多多)는 2018년 IPO를 앞두고 손실을 입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하지만 이후 두 유니콘은 모두 날아올랐다. 3월 30일, 메이퇀은 (비록 이후 몇 달 동안 코로나바이러스의 여파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는 했지만) 분기 실적이 흑자라고 발표했다. 이들의 전철을 밟을 것으로 보이는 유망한 후보 중 하나는 바이트댄스(ByteDance)다. 인기 있는 동영상 공유 앱 틱톡(TikTok)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는 740억 달러(89조 8400억 원)의 가치를 평가받아 세계 최대 유니콘의 자리에 올라 있다(비전 펀드는 바이트댄스 지분도 갖고 있다).

유니콘의 가치를 평가할 때 사용되는 복잡하고 알기 어려운 금융계의 관행은 대부분의 유니콘 기업들에게 또 하나의 악조건이다. 이는 랜디 코미사의 검증을 거친 곳을 포함해 견고한 비즈니스 모델을 자랑하며 향후 몇 달간의 거친 풍랑에도 견딜 수 있을 만큼 넉넉한 현금을 보유한 기업에게도 마찬가지다. 유니콘 가치를 과대평가하게 만드는 방식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소유 구조와 관련이 있다. 비상장 기업의 헤드라인 평가액(headline valuation)은 가장 최근의 투자 라운드에서 책정된 주가와 주식 수를 계산해서 산출된다. 하지만 나중에 발행된 주식에는 다른 투자자들에 대한 우선권이나 IPO 시의 수익 보장과 같은 하방 보호(downside protection) 옵션이 있는 경우가 많다. 이는 이전의 라운드에서 발행된 보통주의 가치를 떨어뜨린다. 2018년 스탠포드대학교 경영 대학원의 일리아 스트레불라에프(Ilya Strebulaev)는 135개 유니콘 기업이 발행한 다양한 주식의 법적인 조건을 조사해 이들 기업의 가치가 평균 48퍼센트 과대평가되어 있음을 발견했다.

두 번째는 지배 구조와 관련된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내부 라운드(inside rounds)’라는 방식이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다. 내부 라운드는 기존 투자자들이 투자액을 더 늘리는 것을 말한다. 이는 해당 기업의 사정을 잘 아는 사람들이 보내는 자신감의 표시일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또한 투자한 기업이 기관 투자자들에게 더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여러 파트너들 연봉의 기준이 되는) 내부 수익률(IRR)을 높여서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VC들의 기법이기도 하다. 소파이(SoFi), 프로비넌스(Provenance), 피겨(Figure)라는 핀테크 유니콘 기업 3곳의 공동 창업자인 마이크 캐그니(Mike Cagney)가 말하는 VC 업계의 불문율에 의하면, 스타트업 한 곳에서 한 차례 투자를 이끌었던 기업이 다음 번 투자 라운드도 주도하는 경우에는 여기에 반대해야 한다. 내부 라운드가 최근 몇 년 동안 더욱 흔해졌다는 사실은 실리콘밸리에 신뢰도 문제를 야기하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들의 질주 방식/ 미국, 유니콘 기업들*/ 기업 가치 총액(10억 달러 단위)/ 유니콘 기업 수/ *1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받은 기업/ ✝2019년은 6월 30일 기준
이렇게 속임수를 쓴 결과, 약 200개에 달하는 미국의 유니콘 중에서 겨우 절반만이 그 이름을 가질 자격이 있을 것이라고 노련한 창업자는 추정한다. 기업 가치가 오르지 않고 하락하는 ‘다운 라운드(down round)’의 빈도가 아직까지 증가하지는 않는 것으로 보이지만, 불투명한 세컨더리 마켓(secondary market)[1]에서 유니콘 기업 주식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주가가 재조정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현상이다.

주식 유통 시장에는 판매자(주로 기업 내부자나 조기에 투자를 회수하기를 원하는 VC들) 숫자가 구매자 숫자보다 많은 것으로 보인다. 140억 달러(17조 원)로 평가받은 싱가포르의 차량 호출 기업 그랩(Grab)과 라이벌인 중국의 디디추싱(滴滴出行)도 여기 포함된다. 뉴욕의 주식 유통 시장 중 하나인 에퀴티젠(EquityZen)의 필 하슬릿(Phil Haslett)은 상당수의 대형 비상장 스타트업 주식이 최근 투자 라운드보다 약 25퍼센트 낮은 가격에 거래되었다고 지난 3월 밝혔다. 이런 현상의 원인 중 하나는 일반 직원들이 현금을 얻기 위해 줄지어 지분을 판매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와 관련된 불확실성이 위험 자산에 계속 타격을 입히면서 추세는 더 심화되었다.

이러한 소동은 한 가지를 확실히 보여 주고 있다. 구조 조정의 조짐이다. 바이러스 관련 대책으로 손해를 가장 많이 입은 기업들이 노동자를 자르고 있다. 코로나19 이전에도 라임은 직원의 14퍼센트를 해고하고 10여 개 도시에서 사업을 접은 바 있다. 라이벌 업체인 버드(Bird)는 지난 3월 27일 현금을 아끼기 위해 노동자의 3분의 1을 해고한다고 발표했다. 그렇게 유니콘 기업들은 총 수천 명에 달하는 직원을 잘랐다. 감원은 이것이 끝이 아닐 것으로 보인다. 아직 남아 있는 노동자들은 자사의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서 IPO를 통해 거액을 챙길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을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IPO를 시행할 수 있는 기업들조차도 시장의 판데믹 사태가 종식될 때까지는 절차가 중단된 상태다.

한편 유니콘 업계는 인수 합병에 대한 이야기로 떠들썩하다. 소프트뱅크는 오랫동안 도어대시와 우버이츠(Uber Eats)의 합병을 원했던 것으로 알려져 왔다. 현재 이 둘의 결합은 구미가 당기는 메뉴로 보인다. 소프트뱅크는 그랩과 인도네시아의 경쟁 업체인 고젝(Gojek)의 합병을 다시 한 번 시도할 수도 있다. 현재 두 기업은 가격 경쟁으로 한 달에 약 2억 달러(2400억 원)의 손해를 보고 있는 중이다. 미국에서는 우버가 리프트에게 구애를 할 수도 있다. 리프트의 주가는 우버의 주가보다 더 빠르게 하락해 왔다.
더 이상 그렇게 맛있지 않다
전략적 매수자에게 팔고 나가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금융 소프트웨어 대기업인 인튜이트(Intuit)가 지난 2월 개인 금융 포털인 크레딧 카르마(Credit Karma)를 70억 달러(8조 5000억 원)에 인수한 것이 그 사례다. 하지만 기업을 인수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지금의 판데믹 상황이 지나갈 때까지 현금을 움켜쥐고 있는 중이다.

 

추악한 자들이 온다


다른 모든 시도가 실패하면, “크고 추악한 곳에 매각하라”고 어느 VC 대표는 말한다. 문제의 “추악한 곳”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아마존, 페이스북을 말한다. 이들 기업은 모두 합해서 5700억 달러(691조 9800억 원) 이상의 현금을 깔고 앉아 있다. 평상시라면 규제 당국이 테크 거물 기업들의 인수를 방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평상시가 아니다. 고통스러운 불황의 조짐이 보이면서, 고임금을 받는 개발자뿐 아니라 그보다 훨씬 더 많은 긱 이코노미(gig-economy) 노동자 군단의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독점 금지보다 우선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인수 합병을 통해서 또는 단순히 운이 좋아서 몇몇 유니콘이 살아남는다 하더라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유니콘 무리를 황폐하게 만들 것은 분명하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유니콘은 과도함과 부서진 약속을 의미하는 용어가 되어 쫓겨날 것이다. 남은 기업을 설명하기 위해 새로운 단어가 필요할 것이라고 우버의 CEO 코스로샤히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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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 #마켓 #경제 #기업 #테크 #이코노미스트
[1]
투자 대상 기업을 다른 사모펀드 등에 매각하는 시장.
〈세컨더리 시장〉, 《네이버 지식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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