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고냐, 진보냐
2화

이상한 미국의 선거

위안을 주는, 인기가 많은, 야심 찬 정책 공약을 갖춘 인물

1972년 11월 7일 델라웨어 주민들은 자신만만하고 수다스러운 지역구 의원 조 바이든을 상원으로 보냈다. 상원의 법정 최저 연령인 30세가 되기까지 2주가 남았을 때였다. 유세 기간 동안 그는 젊음을 활용하기도 했지만 경시하기도 했다. 그는 ‘새로운 사고’와 ‘새로운 대안’을 내세웠다. 63세 경쟁자가 스탈린, 소아마비와의 싸움에서 이긴 것에 보낸 찬사는 흠잡을 데 없었다. 그러나 이런 참신함이 정확히 뭘 의미하는지는 여전히 애매모호했다. 그의 슬로건은 ‘그는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있다(He understands what’s happening today)’였는데, ‘알고 있다’라는 단어는 적확했다. 젊은 유권자들에겐 그가 반체제적이고 베트남전에 반대한다는 신호를 줬고, 고령의 유권자들에겐 그가 반체제를 완전히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심을 줬다. 그가 《윌밍턴 뉴스 저널(Wilmington News Journal)》에 말했듯, 그는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진보적이지 않았다.”

미국의 최연소 상원의원은 이제 대권 당선 가능성이 가장 큰 최고령 후보가 됐다. 그의 공약은 1924년 캘빈 쿨리지(Calvin Coolidge)의 공약을 따왔던 1972년의 것과는 한참 동떨어져 있다. 선거 유세에서 그의 나이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분명하게 드러나기도 한다. 통제되지 않을 정도로 수다스럽게 이어지는 이야기는 향하는 결론이 불분명하고 두서없었다. 그의 프라이머리(일반 유권자와 당원이 함께 참여하는 예비 선거) 유세는 대체로 형편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이 상태로도 11월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오랜 기간 정체되고 양극화된 미국에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계획이 아니라 상황이 만들어 내는 결과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분열적인 인물이다. 그는 현대 미국 사회에서 국정 운영 지지율이 49퍼센트를 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다(표 참조). 그의 현재 지지율은 40퍼센트 정도다. 74세에 재선에 도전하는 최고령 대통령이기도 하다. 이런 요건은 바이든의 나이에 대한 우려를 상쇄한다. 또한 그는 탄핵된 후 재선에 도전하는 첫 대통령이기도 하다. 사직 찍는 쇼를 하기 위해 최루 가스를 분사하거나, 재선을 위해 중국에 도움을 요청하는 등 재임 가능성을 무너뜨리는 뉴스들이 몇 주 간격으로 그의 귀에 들어가고 있다.
리더에게 경배를/ 미국 대통령 첫 번째 임기 지지율(%)/ 저점(하늘색), 평균(검은색), 고점(파란색)/ 출처: 갤럽
보기 드문 대통령 이상으로 보기 드문 시대가 찾아왔다. 미국의 코로나19 대유행은 12만 명의 목숨을 앗아 갔다. 아직 통제되지 않는 이 상황은 미국 선거일까지 비슷한 숫자의 목숨을 또 앗아 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성장하는 경제 속에 대권을 이어 가길 원했고, 폭넓은 지지를 받지는 못하더라도 충분히 승리하기를 바랐다. 대신 그는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불행과 실업, 파산으로 엉망이 된 나라에서 출마하게 됐다. 사회적 거리 두기의 제약은 전에 없던 유세를 만들어 내고 있다. 전례 없는 숫자의 미국인이 우편 투표를 하게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조작 우려를 들어 반대한 방식이다.

모든 재선은 재임자에 대한 대규모 국민 투표다. 이번엔 조금 다르다. 바이든은 합리적인 대통령처럼 보이면서도 당의 지지를 얻어야 하고, 트럼프처럼 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그의 친숙하고 심심한 옆집 할아버지 같은 면이 이런 과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점을 여론 조사는 보여 준다. 불안한 시국에 위로가 되는 수치다. 평균적으로 바이든의 지지율은 트럼프 대통령보다 9퍼센트 포인트 가량 높은데, 이는 2016년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벌렸던 격차를 충분히 웃도는 결과다. 그는 2016년 클린턴 후보가 패했던 미시건,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 같은 ‘파란 장벽(Blue Wall·민주당 지지가 견고한 지역)’ 지역에서 견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고, 공화당 지지층이 두터운 애리조나, 조지아, 그리고 텍사스에서도 해볼 만한 지지율을 확보했다. 여론 조사와 경제 및 다른 요소들을 고려해 산출하는 《이코노미스트》의 선거 예측 조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해서 백악관에 머물 가능성을 10퍼센트로 내다보고 있다.

 

최고의 후보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에 대한 인신공격으로 싸워 나갈 것이다. 바이든을 그의 아들 헌터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외교 정책을 악용한 족벌주의자로 몰아세우며 지지율을 빼앗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문제로 탄핵까지 당했다.[1] 그러나 바이든은 이런 책략의 타깃으로 삼기에는 강력한 인물이다. 2016년 당시의 클린턴보다 더 강하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그를 좋아하기 때문이다.

그것은 단지 대부분의 미국인들이 그를 이해하기 쉬운, 선량한 사람이라고 생각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그들은 그의 애잔한 삶을 알고 있다. 바이든의 첫 번째 아내 네일라(Neilia)와 1살짜리 딸 나오미(Naomi)는 그가 1972년 처음 당선된 직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2008년 바이든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로 지명됐을 때 이런 상실에 대해 감동적인 연설을 했던 장남 보(Beau)는 2015년 암으로 사망했다. 슬픔의 감정은 바이든에게 깊은 공감 능력을 심어 줬다.

그는 정책 측면에서도 공격받을 것이다. 바이든은 당내에서 항상 이념적으로 중도에 있었다. 그는 낙태권과 연방 차원의 학교 내 인종 통합에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고, 가혹한 형사 처벌에 찬성했으며 금융 규제 완화를 지지했다. 그러나 민주당 중도가 왼쪽으로 움직이면 그도 그렇게 했다. 아마도 바이든은 정치적 바람에 따라 바뀌었을 것이다. 혹은 그는 오랫동안 고수한 입장을 재고할 만큼 훌륭한 의지를 갖고 있을 수도 있다. 어느 쪽이든 그는 좀 더 급진적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겉으로 볼 때 중도적인 고령의 의원이 여러 세대에 걸쳐 드러난 대담한 민주당 정책 공약을 이어 가는 것이다. 여기엔 의료 보험에 대한 공공 선택권과 탄소세(carbon tax) 등 기후 변화에 맞서려는 야심 찬 계획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많은 급진파는 그를 크게 신뢰하지는 않는다. 프라이머리 유세 기간 급진파는 민간 의료 보험을 폐지하길 원했다. 오늘날 대다수는 경찰 관련 예산을 줄이길 원한다. 일부는 바이든이 이러한 대의명분을 놓고 진보로 돌아서는 데 실패한다면 선거에서 질 것이라고 경고 혹은 위협한다. 유색 인종 여성 그룹을 지지하는 ‘쉬 더 피플(She the People)’의 에이미 앨리슨(Aimee Allison)은 바이든에게 “상황을 직면하고 시위대를 지지자가 되게 하라. 그렇지 않으면 그는 현재의 이 치명적인 (시위대와 바이든 사이의) 열정의 격차를 좁히지 못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여기엔 두 가지 문제가 있다. 하나는 2018년 하원에서의 민주당 대승은 진보 세력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민주당은 의석수를 안전하게 확보했지만, 이 승리를 이뤄 낸 것은 공화당 의석을 빼앗은 중도파였다. 당시 표를 줬던 유권자들은 현재 바이든이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다. 두 번째는 그 표심이 가짜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바이든의 페르소나는 온건하다. 그가 종종 ‘미국의 영혼을 회복하기 위해서’, 그리고 그의 대리인이 ‘시민 의식을 되돌리기 위해서’ 출마했다고 말했듯 품위 있고 위안을 주는 인물이다. 그 점이 과거 오바마 대통령과 팀을 이룬 바이든에게 많은 미국인들이 두 번이나 투표한 이유다.
그가 걸어 온 길/ 조 바이든의 정치 이력/ 카운티 의원(연한 하늘색)/ 델라웨어 상원의원(하늘색)/ 부통령(파란색)/ 천식으로 베트남전 징병 면제/ 첫 부인 네일라와 딸 나오미를 교통사고로 잃음/ 인종 통합 스쿨버스 정책 반대/ 질 제이컵스와 결혼/ 사법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후보 출마/ 연방 대법원 클라렌스 토머스 판사 청문회 의장/ 외교위원회 위원장/ 이라크 전쟁 승인 투표/ 외교위원회 위원장/ 두 번째 대통령 출마/ 버락 오바마 러닝메이트 지명/ 아들 보 사망/ 부통령 임기 종료/ 민주당 대선 후보 지명/ 출처: 이코노미스트
부통령에게는 원한다면 언제든 당의 지명을 받을 기회가 있다. 그러나 2015년 아들 보를 잃은 슬픔에 빠진 바이든은 그러지 않기로 결정했다. 그는 영원히 공직을 떠난 것처럼 보였다. 가족과 가까운 고문들은 트럼프가 2017년 버지니아 샬럿츠빌에서 벌어진 인종 간 유혈 사태에서 백인 우월주의자들을 옹호한 것이 그가 정치판에 다시 합류한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그는 중간 선거 때 수십 명의 민주당 의원들을 지원하는 유세에 나섰고, 지난해 3월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델라웨어에서 저녁 식사를 하던 중 갑작스러운 선언이었다. 이것이 조 바이든의 진면목이다).

이번은 그의 세 번째 선거 운동이다. 첫 번째였던 1987년 그는 언론이 대학 시절 논문 표절 의혹을 제기하면서 선거 운동을 조기 종료했다. 20년 후엔 아이오와 전당 대회에서 5위에 그치면서 탈락했다. 부통령 출마 커리어를 가진 그는 이젠 거의 모든 여론 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는 앞선 세 차례 경선에서 이기지 못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바이든을 제외한 어느 누구도 본선에서 당선될 가능성이 별로 없는 극좌파 버니 샌더스(Bernie Sanders)를 이길 수 있는 최적의 후보임을 입증하지 못했다.

바이든이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당당하게 이겼을 때 다른 두 중도파 후보 에이미 클로버샤(Amy Klobuchar·미네소타 상원의원)와 피터 부티지지(Pete Buttigieg·당시 사우스벤드 시장)는 경선을 포기하고 그를 지지했다. 이는 바이든이 슈퍼 화요일(미 대선 경선 과정에서 코커스, 프라이머리를 가장 많이 실시하는 화요일)에서 샌더스를 압도적으로 이길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마을을 떠나는 사람들


한 달 뒤 샌더스가 경선을 포기했을 때 바이든은 사람을 끌어모으는 자신의 능력을 또 한 번 발휘할 기회를 얻었다. 다른 두 명의 상원의원이 바이든에게 정책 자문을 하기 위한 6개의 태스크포스 팀을 만들었다. 여기엔 두 의원의 지지자들도 포함됐다. 2016년 프라이머리 때 나타났던 것과 같은 패배 세력의 분노를 막기 위해서였다. 당시 (경선 탈락한) 샌더스 후보 지지자들은 기득권층이 경쟁자 클린턴을 대신해 더러운 술책을 폈다고 생각했다.

바이든이 이 태스크포스 팀에서 나온 정책들을 꼭 안고 갈 필요는 없다. 그는 이미 충분한 양의 정책 의제를 갖고 있고, 이 정책들은 주목받고 있다. 선거의 결정적 이슈가 오직 트럼프 대통령이었다면 바이든은 사무실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는 데만 집중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미국은 지금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고, 강력한 시위를 목도하고 있다. 그의 선거 유세는 회복에 대한 이슈를 잠시 미뤄 두고 현재 상황에 직면하기 위한 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2020년 민주당의 주요 화두는 최저 임금 인상, 노조 보호, 파산법과 선거 자금법 개혁 등이다. 그중 두 가지는 두드러진다. 첫 번째는 의료 보험이다. 공화당은 대안 없이 오바마 정부의 건강 보험 개혁법(Affordable Care Act) 폐기를 다시 들고 나왔다. 민주당의 급진 세력은 모두를 위한 건강 보험으로 대체하길 원한다. 바이든은 대신 정부가 관리하는 건강 보험을 원하는 사람이 구입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런 ‘공공 선택권’은 10년 전에는 굉장히 급진적인 이야기였다. 또한 그는 건강 보험 수급 자격 연령을 65세에서 60세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 두 조치는 미국의 건강 보험 시스템을 바꿀 수 있다. 공공 선택권 공급은 충분한 규모로 확장할 수 있다. 고용자와 근로자가 민간 보험보다 이를 더 선호할 정도로 저렴해질 수도 있다.

바이든은 오바마 정부를 뛰어넘는 기후 변화 대응 계획을 제안했다. 2050년까지 탄소 순배출을 ‘제로’로 만들고, 완전한 전기차 도입을 이행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당내 급진파가 주장해 온 ‘녹색 뉴딜’에는 못 미친다. 바이든이 중도파의 선택지를 택할 가능성도 남아 있다. 그는 핵에너지와 셰일 오일 채굴 가운데 어떤 것도 포기하지 않았다(포기하면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그리고 이제 막 지지를 얻기 시작한 텍사스 등 승산이 있는 채굴 지역에서 위태로워질 수 있다). 그는 화력 발전소에서 나오는 탄소가 대기 중으로 배출되기 전에 잡아내는 기술을 연구하고자 한다. 이런 생각은 환경주의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선거 캠프는 오염 제공자에게 벌금을 부과하는 ‘강제 메커니즘’도 논의하고 있다. 명백히 ‘탄소세’를 추구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오바마 정부 시절 상원을 통과하지 못한 탄소 배출권 거래 방식보다 훨씬 광범위하게 적용될 수 있는 정책이다.

이런 변화를 만들려면 민주당은 대통령 당선과 더불어 하원뿐 아니라 상원 의석도 확보해야 한다. 그러려면 선거가 치러지는 지역 중 공화당이 확보한 23석 중 최소 3석은 가져와야 한다. 몇 달 전만 해도 승산이 없는 얘기였지만 지금의 여론 조사는 이것이 가능하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지금처럼 확률이 50 대 50보다 나은 수준이라면 충분치 않다. 바이든이 급진파를 흥분시킬 만큼 큰 수사적, 정치적 움직임을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또 다른 이유다. 공화당 상원의원의 지역구를 민주당으로 뒤집으려는 일은 본질적으로 중도주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그러나 단순히 상원에서 이기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상원의 승리는 바이든이 40만 달러(4억 7900만 원) 이상 버는 사람들에게 매기는 한계 소득세율을 39.6퍼센트로 올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깎아 놓은 법인세를 21퍼센트에서 28퍼센트로 일부 올리는 것을 가능하게 해줄 수는 있다. 이는 과반만 확보하면 통과시킬 수 있는 ‘통합 법안’의 일부로 의회를 통과할 것이다. 그러나 상원의 다른 법안들은 60석을 넘어야만 극복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에 발목 잡혀 있다. 만약 바이든이 압승한다면 (《이코노미스트》모델에 따르면, 바이든이 압승할 가능성은 트럼프가 근소한 차이로 승리할 가능성 만큼 크다) 그의 영향력은 13명의 민주당 상원의원을 추가로 당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의 절반 가까이를 지역구에서 보낸 바이든은 상원의 절차에 대한 존경의 의미로 필리버스터를 폐지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물러날 때 공화당 지지자들의 ‘깨달음’을 기대한다고 말했는데 그렇게만 된다면 국가적 문제에 대한 초당적인 접근이 가능하다. 그러나 민주당이 상원을 장악할 경우 다수당 리더가 될 찰스 슈머(Chuck Schumer)는 필리버스터 폐지를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일부는 이러한 미세한 위협이 공화당 인사들이 깨달음을 얻든 아니든, 바이든의 입법 의제인 기후 변화 정책과 건강 보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공화당 의원 일부를 설득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모든 변화에 입법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가 배제하거나 무시해 왔던 환경 보호 및 다른 법안들을 다시 반대 방향으로 되돌려 놓을 수 있다. 그는 행정 조치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을 되돌릴 수도 있다. 대국민 담화를 내지 않더라도 대통령직의 분위기와 태도를 바꿀 수도 있다. 패배한 트럼프 대통령과 지지자들의 야유는 분명 커질 것이다.

대통령들의 운신의 폭이 가장 넓은 외교 정책 영역에서 바이든은 편안함을 느낄 것이다. 수십 년간 상원외교위원회에서 일했던 경험과 부통령으로서의 경험은 그가 게임은 물론 선수들을 잘 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 팀의 전술이나 경기장의 상태는 그가 떠났을 때와는 같지 않다. 중국은 훨씬 강력한 힘을 갖고 있고, 러시아는 최소한의 응징 조치로 미국 선거에 개입할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코로나 팬데믹은 계속되고 있다.

 

그냥 떠나 줄래?


바이든은 미국이 지도자와 보호자로서의 역할을 되찾는 것이 세계의 민주주의 국가들의 바람이라고 믿는다. 트럼프 대통령이 폐기했던 그것 말이다. 그가 오바마 대통령이 했던 것 이상으로 무력을 써서 변화를 보여 줄 것 같지는 않다. 그러나 단순하게 미국이 역할을 수행하는 것 자체가 변화의 첫 번째 단계가 돼야 한다.
군축에 대한 헌신은 그의 경력에서 우선순위 중 하나다. 대통령으로서 그는 러시아 및 이란과의 회담을 관심을 갖고 추진할 것이다. 그는 자국 내 기후 변화 대응 계획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파리 기후 변화 협약에 재가입해 이를 활성화할 것이다. 그는 또한 부패, 권위주의에 대한 투쟁과 향상된 인권을 중심으로 하는 ‘민주주의 글로벌 정상 회담’을 주최하기로 약속했다. 정상 회담은 무시당하기 쉽다. 그러나 바이든의 강점인 관계 형성의 기회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익이 있다. 중국의 압력을 감수해야 했던 많은 아시아 국가들은 또 다른 힘의 균형인 미국의 지지를 다시 얻는 것을 환영할 것이다.

바이든은 스스로를 민주당의 다음 세대를 위한 ‘다리’라고 묘사한다. 그는 그 ‘다리’의 길이가 4년인지 8년인지는 분명히 밝히지 않았다. 만약 그가 11월에 승리한 뒤 두 번째 대권에 도전한다면 80대가 될 것이라는 점에서 이런 조심성은 단순히 거만해 보이지 않으려는 의도만은 아닐 것이다. 8월 초로 예정된 그의 부통령 지명은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에게 부통령 지명이 중요했던 것처럼 말이다.

인종과 배경의 미덕만으로 큰 변화를 이끌어 낸 오바마 전 대통령은 경험과 안정감을 보완해 줄 고령의 백인 바이든을 부통령으로 택했다. 그는 조심스럽게 통치했지만 정권은 그와 정반대로 경험이 없고 심각한 혼란을 일으키는 고령의 백인이 이어받았다. 지금 바이든은 여전히 안정감을 갖고 있다. 그리고 그 안정감이 바로 사람들이 원하는 변화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추구한다면, 그는 과거의 상사보다 더 야심 차게 나라를 이끌 수 있는 입지를 얻게 될 것이다.
[1]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의 장남 헌터 바이든이 일했던 우크라이나 천연 가스 회사가 우크라이나 검찰의 수사 대상이었다가 2016년 부통령이었던 바이든의 요구로 검찰총장이 해임되고 수사도 중단된 것과 관련해 2019년 우크라이나 대통령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에게 바이든 부자에 대한 수사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권력 남용 등으로 의회의 탄핵 심리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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