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먼저 백신을 맞아야 할까 코로나19와 의료 자원 분배의 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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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준혁
에디터 소희준
발행일 2020.11.12
리딩타임 28분
가격
전자책 4,8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백신이 개발되면, 누가 먼저 맞는 것이 윤리적인가?
코로나19가 의료 자원 분배에 던지는 질문.


백신과 치료제는 판데믹을 끝낼 유일한 방법이다. 2020년 11월 9일, 미국의 제약사 화이자는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공동 개발 중인 백신 후보 물질이 임상 3상 시험에서 90퍼센트 이상의 유효성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백신이 완성되더라도 모두가 바로 맞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우선순위를 설정해야 한다. 미래를 책임질 어린아이부터 맞힐 것인가? 코로나19에 취약한 노인들이 먼저 맞아야 할까? 혹은 추첨을 해야 할까? 저자는 이 결정이 결국 무엇이 정의로운가의 문제라고 지적한다. 윤리적 입장들을 짚으며 의료 자원 분배에서 어떤 선택이, 왜 윤리적인지 읽는다.

* 28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A4 16장 분량).
저자 소개
김준혁은 연세대학교 치과대학 치의학교육연구센터의 자문위원 및 강사이자 치과 전문의로 일하고 있다. 진료와 교육을 하면서 의료 정의론을 연구한다. 저서로 《누구를 어떻게 살릴 것인가》, 역서로 《의료윤리》, 《의료인문학과 의학 교육》 등이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어떤 선택이 윤리적인가
코로나19 중환자가 증가하는데 병실이 부족하다면 
누구를 먼저 치료할 것인가
어떤 선택이 윤리적인가

2화. 코로나19 백신과 중환자실 분배의 문제
판데믹이 우리에게 던진 질문
시장 논리에서 정의론까지

먼저 읽어 보세요

1962년 미국에서 혈액 투석을 받을 수 있는 환자는 50명 중 한 명뿐이었다. 혈액 투석 기기가 몇 대 없었고, 환자는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잡지 《라이프》에 기자 샤나 알렉산더(Shana Alexander)가 특종을 실었다. 스웨디시병원 시애틀 인공 신장 센터는 투석 대상자를 결정하기 위해 위원회를 운영하고 있었다. 위원회는 외과 의사 한 명과 변호사, 목사, 은행원, 주부, 주 정부 공무원, 노조 위원장 등 여섯 명의 익명 위원으로 구성돼 있었다. 이들은 환자 거주 지역, 직업, 종교, 교육 수준, 자녀의 수, 정서적 안정성을 환자 선택의 기준으로 삼았다. 기사는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위원회 구성도 문제라고 봤지만, 더 큰 쟁점은 환자 선택 기준이었다. 직업이나 교육 수준, 정서적 안정성이 투석을 받아 생명을 유지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으로 타당한가? 많은 사람들이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어떤 기준으로 투석 대상자를 결정해야 할까?

에디터의 밑줄

“경제학은 이득을 최대화하는 방법을 추구하며, 정치학은 다수의 합의나 상위의 정치적 기준에 호소하는 결정 방법을 추구한다. 이득을 최대화하는 것, 다수의 합의, 상위의 정치적 기준은 각각 윤리적, 정의론적 관점을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의료 자원 분배의 원칙을 정하는 것은 결국 정의의 문제로 회귀한다.”

“응급실은 한국형 응급 환자 분류 도구(Korean Triage and Acuity Scale)를 사용해서 환자의 중증도, 즉 상태의 심각도를 구분하여 그에 맞는 대처를 한다. 심각한 환자를 우선 치료하는 것은 위 이론 중 계약주의와 롤스의 생각에 해당한다. 현재 심각한 상태인 환자가 병원에선 가장 약자다. 이들에게 의료 서비스와 자원을 먼저 공급하는 것은 최소 수혜자의 최대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다.”

“재난 상황에서 우리는 한 사람이라도 더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한국을 뒤흔들었던 참사들, 삼풍백화점 붕괴나 세월호 침몰 사고에서는 누구를 살리는가보다 한 명이라도 더 살리는 것이 중요했다. 모든 생명은 소중하기 때문에 더 많은 사람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관점이다. 공리주의와 계약주의 모두 이 생각을 지지한다.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것은 공리주의적이다.”

“이탈리아는 지난 3월 환자가 급증하던 시기, 치료하면 더 오래 살 수 있는 환자를 우선하는 공리주의적 접근을 선택하면서 70대 이상의 환자를 내버려 둔다는 비판을 받았다. 노인 차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 등에서 벌어진 여러 논의는 환자 선택에서 공리주의적 결정을 옹호한다. 상황이 긴급한 경우 더 오래 살 수 있는 사람에게 우선권이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다.”

“인플루엔자나 다른 감염병의 경우 아동에게 백신을 주사하는 것을 우선하는 경우가 있었으나, 코로나19의 경우엔 노년층의 사망률이 현격히 높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코로나19에선 65세 이상의 노인이 훨씬 약자가 되고 이들을 보호하는 것이 전체적으로 더 많은 생명을 살리는 방법이 되므로, 이들에게 백신을 우선 공급하는 것은 계약주의적 측면에서도, 공리주의적 접근에서도 정당화될 수 있다.”
코멘트
의료 자원 분배 문제는 늘 존재했지만, 판데믹으로 누구나 공감하는 사안이 됐다. 이는 백신 접종 순서, 중환자실 분배 방식 등을 정하는 것을 넘어 사회가 무엇을 우선시해야 하는가의 질문으로 확장되고 있다. 저자가 해설하는 윤리적 입장을 읽으며 답을 고민해 보고 싶은 독자에게 추천하는 콘텐츠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소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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