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집 벗어나기
1화

똑같은 집 벗어나기

다르고 싶지만 남들만큼은 하고 싶어


최근 국내 인테리어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다. 정확히 말하면 꽤 괜찮다. 코로나19로 우리나라 대부분 업종이 어렵지만, 인테리어 수요는 늘고 있다. 사회적 거리 두기로 외출이 줄고, 재택근무가 늘면서 사람들은 예전보다 집 꾸미기에 신경을 쓰기 시작했다. 최근 정부의 주택 관련 규제로 이사를 가기보다 살던 집을 수리하는 경우도 많다. 세를 줬던 집에 다시 들어가기 위해 인테리어 업체를 찾기도 한다. 코로나 여파로 늘어난 상점들의 개·폐업도 역설적으로 인테리어 수요를 부른다. 실제로 가구 업체 한샘은 올해 3분기 매출 5149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25퍼센트 늘었다.[1] 꼭 우리나라 얘기만은 아니다. 해외에서도 코로나로 인한 ‘집콕’ 덕분에 인테리어 관련 업체들의 매출이 20~30퍼센트 늘고, 온라인 판매도 100퍼센트 이상 성장하는 등 인테리어 수요가 급증했다.[2] 필자가 운영하는 BIMD 건축 사무소도 마찬가지다. 올해 초 코로나 확산 초기를 넘기고 상반기가 지나면서는 꾸준히 작업 의뢰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

한편 인테리어 예산은 빠듯해졌다. 역시 코로나 탓이다. 반면, 독특하고 개성 있는 인테리어를 원하는 클라이언트는 급증했다. 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온라인에서 갖가지 정보를 접하고 이른바 ‘랜선 집들이’를 경험하며 시야가 넓어진 덕분이다. 물론, 부족한 예산으로 눈에 띄는 인테리어를 하기는 쉽지 않다. ‘인테리어 수준은 투입 예산에 정비례한다’는 것도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적은 돈으로 색다른 디자인의 이른바 ‘가성비’ 인테리어를 추구해야만 하는 요즘 상황이 인테리어 디자이너에게는 일종의 기회다. 단순한 공사를 넘어 창의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도 있고, 결과물에 따라 호평과 홍보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상담을 하면 할수록, 클라이언트의 요구 속에 세워진 장벽을 보게 된다. 남들과 다르게 꾸미고 싶지만, 남들이 하는 방식을 완전히 떨쳐 내지 못하는 고정 관념, 소위 인테리어의 ‘국룰(‘국민 룰’의 줄임말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규칙이라는 의미)’이다. 이런 고정 관념은 건설사에서 시작해 타성에 젖은 인테리어 업자에게로 이어진 것들이다.
©북저널리즘
2009년 저자가 처음으로 맡았던 충남의 시골집 개조 프로젝트 ©BIMD
2009년 처음으로 프로젝트를 맡았을 때다. 충남 시골 농가의 외양간을 주말 주택으로 개조하는 공사였다. 말이 개조였지, 건축과 디자인은 물론 정화조를 새로 묻고, 수도관을 연장하고, 전기와 가스계량기도 새로 설치해야 하는 복잡한 공사였다. 당시 젊은 마음에, 그리고 첫 프로젝트라는 생각에 의욕이 넘쳤다. 하지만 그 마음은 오래가지 못했다. 첫 인상부터 노련해 보였던 작업자들은 말끝마다 “이건 원래 이런 거야”라며 신출내기 디자이너의 아이디어를 무시하기 일쑤였다. 그림을 그리고 도면을 펼쳐가며 설득해 봤지만, “그렇게 하는 거 아니다”, “괜히 그러다가 하자가 난다”, “왜 그리 어렵게 하려고 하냐?”라는 식의 대답만 돌아왔다. 도저히 꺾을 수 없는 고정 관념이 굳어져 버린 것이다. 설득은 언쟁이 됐다. 건축 디자이너는 현장에서 점점 까다롭고 괴팍하고 이상한 놈이 돼 가고 있었다. 결국 작업자들은 현장을 떠났고, 나는 직접 작업복을 입고 장갑을 끼고 공사를 마무리해야 했다.

지금 돌이켜 봐도 당시 내 주문은 기술적으로 어려운 게 아니었다. 다만 일반적인 집에 잘 안 쓰는 방식이었을 뿐이다. 문제는 이런 관습의 반복이 수많은 디자이너와 작업자를 통해 클라이언트에게까지 전달돼 인테리어 업계의 부술 수 없는 ‘절대 진리’마냥 굳어진다는 점이다. 우리 집, 혹은 지인의 집을 생각해보자. 아파트, 빌라, 주택 할 것 없다. 대부분 같은 형태의 집에서 살고 있다. 마감재의 색이나 모양은 조금씩 다르더라도 비슷비슷한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마루를 잘 깔았네”, “질리지 않는 벽지 색깔이네” 같이 아주 작은 차이로 개성을 드러내고 만족해야만 하는 현실이다.

 

똑같은 집의 탄생


사람들이 비슷한 집에서 살아야 하는 이유는 뭘까. 가장 근본적인 원인은 건설사가 효율성을 따져 그렇게 지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절대 다수는 좁은 국토와 높은 인구 밀도, 직장 생활, 자녀 교육 같은 복잡한 이유로 원하는 집을 짓고 살지 못한다. 건설사가 만들어 놓은 집에 들어가야만 한다. 그리고 집을 ‘파는’ 건설사는 이윤을 가장 먼저 따진다. 중대형 건설사들이 분양 ‘완판’을 위해 가장 대중적인 형태의 손쉬운 시공 방식 등을 적용하면, 중소형 건설사들이 이를 그대로 베껴 확대 재생산한다. 그렇게 집은 같은 형태로 끊임없이 대량 생산됐다. 물론 기업 입장에선 당연히 손익을 따져야 한다. 하지만 대안을 고민하지도 않고 해오던 방식만 고집하고 있다는 게 문제다. 1990년대의 아파트 구조와 최근 지어진 신축 아파트는 어떻게 다른가? 건설사 입장에서 더 쉽게 시공할 수 있는 기술과 공법을 장착했고, 자재의 질도 좋아졌다. 하지만 거주자 입장에서는 지금이나 30년 전이나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 똑같이 생긴 집일 뿐이다.

면적부터 59제곱미터(25평), 84제곱미터(34평), 142제곱미터(43평) 등으로 획일적인 경우가 많다. 최근에는 공용 면적과 서비스 면적 등의 개념도 사용되지만, 거주 면적은 별반 다를 게 없다. 아파트가 특히 규격화돼 있고 빌라도 아파트를 따라간다. 대중의 수요에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집은 단순 거주가 아닌 자산과 제품의 의미도 가진다. 환금성과 동일성을 따질 수밖에 없다. 건설사가 독특한 면적으로 지어봤자 분양이 잘 안 된다. 집 주인 입장에서도 팔기도, 세 주기도 어렵다. 같은 이치로 형태도 비슷하다. 현관을 지나 바로 화장실이 있고, 중앙에는 거실과 부엌이 자리 잡고 있다. 마당과 창고를 만들 공간이 부족하니, 베란다가 그 역할을 대신한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통상 전체 면적의 60퍼센트는 방 같은 개인 공간이고 40퍼센트는 거실이나 화장실 같은 공용 공간이 차지한다.

마감재도 마찬가지다. 일부 주상 복합이나 최고급 빌라, 전원 주택 등을 제외하고 일반적인 집의 마감 방식은 대부분 대동소이하다. 물론 시대별 차이는 있다. 예를 들어 2000년대까지만 해도 바닥에 장판을 깔고, 문틀과 천장 몰딩(molding·테두리를 장식·마감하는 방법) 등을 붉은 갈색 톤의 소위 ‘체리 색’으로 마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는 개성이 달라서 나온 게 아니다. 유행이었다. 최근 집들을 보면 벽지, 인테리어 필름, 강마루 등 색깔만 다를 뿐 모두 같은 마감재를 사용한다. 마감재가 같기 때문에 시공 방식도 같다. 마치 교복과 비슷하다. 디자인만 조금씩 다를 뿐, 결국 정장 형태를 벗어나기 힘들다.
건설사가 가장 일반적으로 지어 분양하는 방의 모습. 바닥과 벽, 천장의 경계를 몰딩 처리했다. ©BIMD

레시피 1; 중앙 등을 없애라 


3~4인 가구는 더 이상 일반적이지 않다. 1인 가구나 아이가 없는 부부인 ‘딩크족’, 동거 커플도 늘어나고 있다. 주거 형태는 물론 사람마다 살아가는 방식도 다르다. 한 집에 사는 식구끼리 소통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가령 1990년대까지만 해도 거실이 가정의 중심이었다. 식구들이 모여 대화하고 TV를 보는 공간이었다. 그만큼 중요했다. 각 집에 한 대씩 있던 전화기도 거실에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부엌이 거실과 한 덩어리로 지어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지금은 어떤가. 몇 명이 함께 살든, 각자 방에서 컴퓨터를 하고 핸드폰을 보는 시간이 더 많다. 오전 9시 출근, 저녁 6시 퇴근도 옛말이다. 코로나 이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있다. 화상 교육과 재택근무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시대가 변하고 삶의 방식은 계속 바뀌지만, 집은 그대로다. 넓은 거실 공간은 낭비되고, 좁은 방은 더 복잡해진다. 

‘건설사에서 만든 집’에서 전체적인 틀을 바꾸기는 쉽지 않다. 각 방을 조립식처럼 개인이 떼었다가 붙였다가 할 수는 없으니 말이다. 반면 실내는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 으레 있어야 했던 요소들을 없애고 더 넓고 쾌적하고 효율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정작 인테리어를 하는 상황이 닥치면, 많은 사람들이 정해진 사고의 틀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없애야 할 것들을 못 없앤다. 실제로 클라이언트들에게 조금은 색다른 아이디어를 제시하면, “그래도 돼요?”라고 한 발 물러서는 반응이 대다수다. 그 후에 “어색하지 않을까요?” 혹은 “불편하지 않을까요?”라는 우려가 이어지다가, 결국 쉬운 방향의 결론이 내려진다. “다른 집도 하는 만큼은 해야죠.” 열에 여덟은 이렇다.

거의 모든 프로젝트에서 클라이언트들에게 중앙 등(燈)을 없애는 조명 계획을 제안하곤 한다. 거실과 각 방, 화장실 천장 중간에 밝은 LED 등 하나를 다는 대신에 작은 등을 여러 개 설치해, 때에 맞게 활용하면서 분위기도 바꿀 수 있다는 취지다. 방의 용도는 누가 언제 어떻게 쓰는지에 따라 달라지는데, 가운데에 훤한 등 하나만 설치하는 방식이 오히려 비효율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다수의 클라이언트들은 잠시 솔깃하다가도 “그래도 집인데, 어둡거나 눈이 침침하면 살기 불편하지 않을까요?”라고 걱정을 한다. 제안을 받아들이더라도, 공사 내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경우도 꽤 된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필요가 전혀 없다. 중앙 등이 있어야만 밝고 쾌적하다는 생각은 고정 관념이다. 다양한 방식으로 개인 취향에 맞게 조도를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 많은 클라이언트들은 “호텔 방 같은 곳에서 살고 싶다”고 말한다. 호텔을 이상적이고 편안한 공간으로 여기는 것은 고급스러운 분위기와 휴식에 맞춘 조명,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 때문이다. ‘호텔은 원래 그런 곳’이라고 생각하고 말 것이 아니다. 호텔에서의 좋았던 경험과 느낌을 집이라는 공간에도 적용할 수 있다. 집이라고 반드시 틀에 박힌 집처럼 생길 필요는 없다.
건설사가 시공한 우물 천장과 중앙등, 아트월(아래) ©BIMD

레시피 2; 없어도 되는 것은 제거하라


업계 종사자다 보니 주변에서 “그 집 인테리어 좋더라”라는 말을 자주 듣는다. 어떤 점이 좋았는지 구체적으로 짚는 경우는 드물다. “전반적인 느낌이 좋았다”고만 느끼는 것이다. 좋은 인테리어는 뭘까. 유행을 잘 따른 인테리어일까, 아니면 고급 자재를 많이 쓴 인테리어일까. 특이하면 좋은 걸까. 나는 좋은 인테리어를 이렇게 정의한다. ‘불필요한 것을 없앤 인테리어.’

없어도 될 요소 중 대표적인 사례가 요즘 많은 건설사들이 시공하는 ‘우물 천장’과 ‘아트월(art-wall)’이다. 우물 천장은 층고가 높아 보이도록 천장을 10센티미터 정도 위쪽으로 파고 들어가게 만든 형태를 말한다. 아트월은 현관에서 마주 보이는 벽, 혹은 TV가 설치되는 거실 벽면에 포인트를 주기 위해 독특한 디자인으로 마감을 하여 강조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건설사들이 별다른 디자인적인 고민과 입주자 동의 없이 우물 천장과 아트월을 습관처럼 만든다는 점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다른 브랜드도 다 하니까 한다”며 “없으면 뭔가 허전하다”고 했다.

이렇다 보니 우물 천장과 아트월을 고민하는 클라이언트들이 많다. “괜히 좋아 보인다”, “남들도 하니까”라는 이유다. 하지만 재미있는 사실은, 정작 인테리어 공사를 할 때는 많은 클라이언트들이 건설사나 전 거주자가 시공한 우물 천장과 아트월을 살리지 않고 없앤다는 점이다. 실생활에 굳이 필요하지 않은 장식에 불과한 데다가, 일단 만들면 변화를 주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없어도 되는 것’들은 많다. 각종 가벽, 두껍고 투박한 몰딩, 걸레받이(바닥과 벽면 경계에 덧붙이는 목재 마감) 등이다. 무조건 있어야 하는 요소는 없다. 타성에 젖은 건설사와 인테리어 업체의 방식에서 탈피할수록 좋은 인테리어에 가까워진다. 건축가들은 “좋은 인테리어는 지움의 미학”이라는 말을 자주 한다. 안 해도 될 인테리어를 하면 오히려 분위기를 망가뜨리기 쉽다. 그리고 무엇보다 다른 시도를 할 여유가 사라진다. 없애야 채울 수 있다. 고정하지 않아야 자유롭게 바꿀 수 있다.

 

레시피 3; 전체 구성을 고민하라


요즘 대부분 클라이언트들은 원하는 방향과 콘셉트를 사전에 준비해서 보여 준다. 인스타그램이나 핀터레스트, 네이버 블로그 등 인터넷에서 수집한 다양한 조명이나 가구, 마감재 등 특색 있는 개별 요소들의 사진을 제시한다. 하지만 결과물 위주의 개별 사진을 찾다 보면 정작 중요한 디자인적인 콘셉트를 놓치기 쉽다. 사진에서처럼 한두 곳만 예뻐 보이는 것만으로 전체적인 인테리어 느낌이 좋아지기는 힘들다. 오히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수많은 기본 요소들이 먼저 전반적인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그 이후에 개인 취향에 맞춰 개성 넘치는 요소를 추가해야 공간의 조형성을 완성할 수 있다.

실내 디자인은 전반적인 공간 배치를 말하는 ‘레이아웃(layout)’을 고민하는 데에서 시작한다. 레이아웃은 집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와 직결된다. 몇 명이 어떤 라이프 스타일에 맞춰 사는지에 따라 레이아웃을 다르게 설정할 수 있다. 큰 거실을 가운데에 놓고 화장실과 방이 둘러싼 형태는 건설사가 정한 규칙일 뿐이다.

각 공간의 레이아웃도 마찬가지다. 가령, 부엌 한쪽 벽면만 꽉 채운 싱크대와 수납장이 정답일까? 지은 지 20년이 넘은 작은 아파트에서 자녀 2명을 키우며 살던 부부가 있었다. 요리할 일과 수납 물품도 많았지만, 부엌은 좁고 ‘국룰’에 맞춰 벽면 하나를 메운 수납공간은 부족했다. 부부는 ‘일(一)’ 자로 설치된 싱크대와 수납장을 ‘기역(ㄱ)’ 자로 꺾고 늘리길 바랐다. 하지만 부엌은 그다지 넓지 않았다. 해법은 무엇이었을까. 이들은 부엌에서 베란다로 통하는 양쪽 미닫이문의 한 쪽을 가벽으로 막고, 남은 한 쪽을 여닫이문으로 바꿨다. 그렇게 만든 자리에 조리 시설과 수납장을 추가로 설치할 수 있었다. 가족의 생활 방식에 맞게 좁은 부엌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이런 경우는 앞서 말한 우물 천장이나 아트월과는 성격이 다르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춘 최적의 인테리어를 거주자와 구성원, 디자이너가 함께 고민한 결과다. 좋은 인테리어는 의도와 목적대로 설계해서 나와야 한다. 특히 아파트 같이 정해진 모양의 공간일수록 생활 방식과 환경에 맞춘 아이디어와 고민이 필요하다.

하지만 실질적으로 집의 레이아웃을 바꾸기는 어렵다. 집이라는 공간에 대해 수십 년간 보고 생각했던 고정 관념도 그렇지만, 건설사가 만들어 놓은 틀을 개인 취향대로 변형하기는 쉽지 않은 현실이다. 대부분은 만들어진 집에 들어가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하기는 이르다. 레이아웃을 바꾸지 않더라도, 인테리어 마감 단계에서 조금만 신경 써도 ‘국룰’에서 탈출해 쾌적하고 개방된 집을 만들 수 있다.

 

레시피 4; 넓게, 깔끔하게, 고급스럽게


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많은 변화를 줄 수 있는 시공 방식 다섯 가지를 우선 추천하려고 한다. 독특하거나 특이한 방법은 아니다. 누구나 쉽게, 부담 없이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다. 동시에 클라이언트와 업체 모두 고정 관념 때문에 쉽게 인식하지 못하고 놓치는 부분이기도 하다.

첫 번째 추천은 ‘천장 몰딩을 없애라’는 것이다. 벽에서 천장을 향해 천천히 올려다보자. 대부분의 집에서는 벽과 천장의 경계에서 시선이 ‘턱’하고 끊어질 것이다. 몰딩 때문이다. 몰딩은 테두리를 마감하는 하나의 방식인데, 거의 대부분 집에서 목재(요즘은 PVC 몰딩도 많이 사용한다)로 벽과 천장 사이를 몰딩 처리해 놓았다. 수요자가 아닌 공급자 중심의 대표적인 인테리어 사례다. 몰딩은 미적 효과보다 벽과 천장에서 벽지가 만나는 경계선을 가리는 역할이 더 크기 때문이다. 천장 몰딩을 붉게 하고 물결 무늬를 넣으며 강조하지만, 오히려 더 촌스러워 보이는 이유도 공급자 편의에 따른 작업이라는 데에 있다. 하지만 몰딩이 없으면 깔끔하고 시원한 공간감을 가질 수 있다. 사무실이나 카페가 더 넓고 쾌적해 보이는 이유를 살펴보면 몰딩 없는 천장이 큰 역할을 한다. 반대로 천장 몰딩이 취향에 맞는다면, 건설사와 인테리어 업체가 습관적으로 붙이는 표면이 굴곡진 이른바 ‘갈매기 몰딩’ 같은 흔한 디자인에서 벗어나 확실하게 화려한 형태의 몰딩을 선택해 장식적인 요소를 강조할 수도 있다.
몰딩을 없앤 천장 ©BIMD
두 번째는 ‘도배와 도장의 복합 마감’이다. 도배는 익히 알고 있듯이 벽지를 바르는 방식이다. 도장은 페인트를 칠하는 마감 방법이다. 도장은 장점이 뚜렷하다. 다양한 색깔로 개성을 표현할 수 있다. 벽지의  이음매가 없어 어떤 형태든 매끄럽게 칠할 수 있다. 마감 완성도도 높고 페인트가 칠해지는 곳의 조형적 형태도 자유롭게 구사할 수 있다. 부분 변경과 보수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무엇보다 넓고 환한 느낌을 최대한 살릴 수 있다. 바닥의 마루와 벽지의 경계선이 생기지 않게 시공할 수 있기 때문에 소위 걸레받이로 불리는 편평한 목재 몰딩을 하지 않아도 된다. 벽과 천장의 경계도 마찬가지다. 천장 몰딩의 고민도 도장 처리로 사라질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통상 도장 마감이 도배보다 3배 정도 비싸다. 도장 시공 기간은 전용 면적 99제곱미터(30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일주일 정도로, 도배(3일)보다 두 배 길다. 우리나라 대부분 집의 벽면이 콘크리트 벽으로 편평하지 않기 때문에 사전에 석고 보드로 평평한 면을 만들어 주는 목공 작업을 해야 한다. 사전 작업 없이 그대로 페인트를 칠했다가는 울퉁불퉁한 벽면이 고스란히 드러난다. 모두 자재비, 인건비에 포함된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도장과 도배 사이에서 고민한다.

해법은 간단하다. 도장과 도배를 같이 사용하면 된다. 우선 현관에서부터 이어지는 거실과 주방 쪽은 도장으로 마감하는 게 좋다. 집에 들어왔을 때 가장 눈에 먼저 보이면서 시원한 공간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방은 도배로 해도 무방하다. 대부분 방은 공간이 작고 붙박이장부터 책상, 침대 같은 가구들이 빼곡하게 들어간다. 도장의 장점을 살릴 수 없기 때문에 도배가 더 적합하다. 여기에 비용을 더 고려해야 한다면, 천장도 도배 마감을 추천한다. 천장은 시선이 잘 가지 않는데다가, 조명이 눈길을 끄는 인테리어 요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벽을 도장 처리하고, 천장에는 경계를 약간 파는 ‘마이너스 몰딩’ 방식으로 벽지를 바르면 전혀 문제없이 목재 몰딩을 없앨 수 있다. 공간에 맞게 도장과 도배 방식을 적절히 사용하면, 집 전체가 넓고 깔끔해지면서도 비용은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벽을 도장, 천장은 도배로 마감하며 ‘마이너스 몰딩’으로 처리한 방 ©BIMD
3인치 매입등을 활용한 부엌 ©BIMD
세 번째로 조명이다. 조명 계획은 사용 목적에 따라 달라져야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거실과 방 가운데에 큰 등이 밝게 빛나야 한다는 고정 관념은 오히려 생활을 불편하게 만든다. 예를 들어, 서재나 공부방 같은 경우 보통 사람이 벽을 마주 보고 앉도록 책상을 배치한다. 그러면 천장 가운데 등에서 나온 빛은 사람 몸에 가려지고, 책상은 어두워진다. 결국 스탠드를 추가해야 한다. 이때 가운데 전등으로 끝내지 말고, 곳곳에 조명을 분산 배치하면 문제가 해결된다. 공간의 사용 계획과 채광까지 고려해 세심한 조명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조명은 규격이 클 필요도 없다. 천장에 구멍을 뚫고 설치하는 일반적인 ‘3인치 매입등’이면 충분하다. 설치 후 모양도 깔끔하다. 적절하게 조도를 고려해 공간에 분산 배치하면 필요한 밝기에 분위기까지 같이 살릴 수 있다. 거실에 우물 천장이 있다면, 파고 들어간 경계를 이용해 간접 조명도 넣을 수 있다. 큰 비용이 들지도 않는다. 조명만 잘 활용하면 실생활이 더 편리해지는 건 물론, 호텔 같은 은은한 분위기를 꾸미는 것도 가능하다.

네 번째로 변화를 쉽게 줄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은 ‘두께를 줄이는 미니멀’이다. 방 입구 문틀과 붙박이장 주변을 보면 7~10센티미터에 이르는 목재 테두리가 감싸고 있는 경우가 많다. 실측을 제대로 하지 않고, 보다 쉽게 설치하기 위해 가로와 세로 사이즈를 적당히 줄이면 이런 결과가 나오기 쉽다. 하지만 제작 전에 실측을 철저히 하고, 주변 테두리를 최대한 줄여 방문과 붙박이장문을 최대 사이즈로 제작하면 깔끔한 분위기를 만들 수 있다. 싱크대도 마찬가지다. 싱크대 수납장을 꽉 차게 제작하고, 손잡이를 없애면 미니멀한 느낌의 주방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된다. 상판도 12밀리미터 정도로 두껍지 않게 마감하면 부엌이 넓고 한층 세련돼 보인다.
미니멀한 느낌의 부엌 인테리어 ©BIMD
‘반다리 세면대’와 매입등, 큰 포세린 타일로 마감한 화장실 ©BIMD
다섯 번째는 화장실이다. 화장실은 대부분 비슷비슷하다. 문을 열면 변기, 세면대, 욕조·샤워 시설 순이다. 각 위치에 맞춰서 배관이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화장실 레이아웃을 바꾸긴 쉽지 않다. 하지만 조금 더 편하고 쾌적하게 할 수는 있다. 세면대는 일명 ‘반다리 세면대’를 제안한다. 반다리 세면대는 바닥과 떨어져 벽면에 붙은 형태로, 보기에도 그렇지만 청소나 관리하기에도 훨씬 깔끔하다. 샤워 시설 앞쪽으로는 유리 파티션(문까지 있는 타입이면 더 좋다)을 설치하면 세면대 쪽으로 물이 튀지 않아 반(半) 건식 타입의 욕실로 쾌적해진다. 욕실 타일은 가로 600밀리미터, 세로 600밀리미터 규격의 큰 포세린 타일을 추천한다. 포세린 타일은 다소 비용이 들지만, 오염이 덜 되고 내수성이 강하며, 다양한 디자인의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원래 그렇다’는 이유로 넘어갔던 불필요한 부분을 없애면 집이 한결 넓고 고급스러워 보일 수 있다. 이제 남은 것은 깔끔한 공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이다. 집 꾸미기로 불리는 ‘홈 데코’는 보다 개인의 개성과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돼야 하는 영역이니, 보다 큰 틀에서 라이프 스타일에 맞출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려고 한다.

 

레시피 5; 거실을 살롱으로


가구만 새롭게 배치해도 집안의 분위기를 크게 바꾸고 공간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하지만 일반적인 가정에서 방은 크지 않다. 분위기 전환에 한계가 있다. 가장 큰 변화를 줄 수 있는 부분은 역시 거실이다. 거실은 집의 가장 넓은 중심 공간으로 구성원 모두가 이용하는 곳이다. 거실 내부 요소들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가족의 삶 전체가 달라질 수 있다.

마주보는 양쪽 벽에 TV와 소파가 놓인 거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반적인 모습이다. 통상 이런 배치를 ‘그라운드형’이라고 부른다. 가족 구성에 따라 TV와 소파 사이 빈 바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그라운드형 거실에도 장점은 있다. 구성원들이 나란히 소파에 앉아 적당한 거리에서 TV를 함께 볼 수 있다. 하지만 문제도 여기에 있다. 그라운드형 거실의 주인공은 사람이 아니라 TV가 된다. 요즘은 구성원들이 거실에 모여 TV를 함께 보는 시대가 아니다. 아무리 천장 몰딩을 없애고 독특한 조명을 달고, 평면 TV 앞에 고가의 가죽 소파를 놓아도 이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집은 이래야 한다’는 고정 관념의 결과로 그라운드형 거실을 꼽는 이유다. 그라운드형 거실의 경우, 소파 옆이나 창가에 1인용 의자 한두 개와 작은 테이블을 놓는다면 분위기와 활용도를 모두 좋게 할 수 있다. 한편 꼭 그라운드형 거실이 필요하지 않다면 과감한 변화로 삶을 다채롭게 만들 수 있다.

우선 추천하는 거실 형태는 ‘살롱(salon)형’이다. 가운데 테이블을 중심으로 소파를 마주보게 배치하는 방식이다. 살롱형의 장점은 사람을 마주보게 한다는 점이다. 구성원들이 나란히 앉아 TV를 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바라보고 더 가까워질 수 있다. 대화를 하거나 차를 마시면서 독서를 하는 등 거실을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공간으로 바꿔 준다. 소파와 벽 사이 공간도 활용할 수도 있다. 책장을 놓으면 서재 느낌을 낼 수 있고, 간이 테이블에 식물을 많이 놓으면 자연의 분위기도 담을 수 있다. 다양한 소품으로 꾸미는 재미도 있다. 거실의 너비는 결정적인 요소가 아니다. 면적에 맞게 소파 개수와 테이블 크기를 조절하면 된다. 살롱형 배치는 그라운드형 거실이 만드는 넓은 공간을 다소 좁게 할 수는 있다. 하지만 거실에 ‘통로’가 생겨 사람이 오가는 배치가 오히려 더 자연스러운 동선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사람이 마주보는 ‘살롱형 거실’ ©BIMD
그 다음은 ‘다이닝룸(dining room)형’이다. 거실 중앙에 큰 식탁이나 테이블을 놓고 주변에 의자를 놓는 방식이다. 도서관이나 스타벅스 같은 카페에 놓인 큰 테이블을 생각하면 쉽다. 다이닝룸 형태의 거실은 여유로운 식사는 물론, 공부나 일을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준다. 소파가 사라졌기 때문에 테이블 주변에 큰 책장이나 다른 요소들을 배치할 공간 여유도 많아진다. 다이닝룸형 거실은 좁은 면적의 집에서 오히려 더 효과적일 수 있다. 거실의 목적이 식사나 일, 공부, 독서 등으로 확실해지면 오히려 부엌과 방을 여유롭게 쓸 수 있기 때문이다. 부엌에 조리대와 겸용할 수 있는 작은 ‘아일랜드 식탁’을 연결하면 가벼운 식사를 하기에도 전혀 불편함이 없다. 특히 코로나 이후 재택근무와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거실을 다이닝룸 형태로 꾸미고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살롱형과 다이닝룸 형태의 중간 성격으로 ‘라운지(lounge)형’ 거실도 있다. 분위기 좋은 카페처럼 거실의 중심에 넓은 소파를 놓는 방식이다. 소파를 가운데로 주변을 자유롭게 배치할 수 있고 캐주얼한 동선을 만들 수 있다. 라운지형 배치는 다소 고급스럽고 큰 소파로 고상하고 여유로운 분위기를 낼 수 있다. 다만 132제곱미터(40평) 이상의 중대형 아파트에서 시도해야 효과를 보기 좋다.
넓은 거실에서 효과적인 ‘라운지형 거실’ ©BIMD
홈 트레이닝 공간 ©BIMD
거실의 목적을 소통이나 공부, 식사 등으로 명확히 설정하면 방의 역할도 확실히 구분할 수 있다. 가령 다이닝룸 형태로 거실에서 재택근무에 집중하고, 침실은 잠과 휴식만을 위한 공간으로 꾸미는 식이다. 책상과 책장 없이 아예 침실에 침대와 함께 TV, 소파만 놓는다면 쉴 때 다른 방해 없이 확실히 쉴 수 있다.

방을 이른바 ‘홈트(홈 트레이닝) 공간’으로 꾸미는 사례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지상파 TV 예능 방송 〈나 혼자 산다〉에서 모델 한혜진이 홈트 공간을 소개한 이후로 문의하는 클라이언트들도 상당히 늘었다. 각자의 환경이나 사정이 다르기 때문에 공간을 꾸미는 데에 정답은 없다. 다만 홈트를 위한 방은 조명을 추가로 설치해 다른 방보다 더 밝게 하는 것이 운동할 때 쾌적한 기분을 줄 수 있다. 운동하는 모습을 확인하기 위한 거울 설치도 필수인데, 벽면을 다 덮는 전면 거울이 가장 좋지만 시중에서 파는 가로 1~1.2미터, 세로 1.7~2미터 정도의 한 명이서 옮길 수 있는 크기의 거울을 여러 장 붙이는 방법이 쉬울 수 있다. 최근에는 거실 TV를 오히려 홈트 공간에 놓고 유튜브 등을 통해 따라할 수 있는 운동 영상을 보는 사례도 많아지고 있다. 이 밖에도 코로나 이후에는 베란다 바닥에 DIY(Do It Yourself) 설치가 용이한 조립식 데크나 인조 잔디를 깔고 식물과 티 테이블을 놓아 나만의 작은 정원을 만드는 작업도 늘고 있다.

 

인테리어를 줄이면 가치가 올라간다


코로나가 세상을 덮치고 자신의 공간을 되돌아보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단순히 주거 공간에 관심이 높아지는 경향만 있는 게 아니다. 코로나로 인한 우울한 감정을 집에서 어떻게든 풀어 보려는 마음이 더 크다. 바뀌어 버린 생활 방식에 맞게 집을 바꿔 보려는 시도도 그래서 많아지고 있다. 최근 인테리어를 의뢰한 클라이언트는 “밖에서건 집에서건 너무 우울해서 환경을 싹 바꿔 보고 싶다”고 말했다.

액자를 걸고 꽃병을 놓는 장식을 넘어 인테리어에 근본적인 변화를 주는 일은 쉽지 않다. 고민하고 따져야 할 사안도 많고, 무엇보다 돈이 든다. 아무리 셀프 인테리어를 한다고 해도 수백~수천 만 원, 어쩌면 수억 원까지도 들 수도 있다. 문제는 또 있다. 감가상각이다. 최고급 자재를 쓰고 비싼 비용을 들여 인테리어를 전면 교체해도 이사를 갈 때 제 가치를 받기란 사실상 쉽지 않다. 새로 집에 들어올 사람의 시선에서 기존 인테리어의 가치는 ‘0’가 아닌 ‘마이너스’에 가깝다. 이른바 ‘타인의 취향’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사 가는 집 인테리어를 싹 고치려고 하기 마련이다.

방법은 있다. 지금 집의 형식을 바꾸는 인테리어의 중요성을 인식한다면, 집의 가치를 높이는 ‘합리적인 인테리어’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여기서 합리적이라는 말은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보는 데에서 그치지 않는다. 무작정 돈을 많이 쓰고 고가의 자재를 쓴다고 좋은 인테리어가 나오는 것도 아니다. 합리적인 인테리어는 집 구매자나 세입자가 기존에 지출한 인테리어 비용을 합당하다고 여기는 수준이어야 한다. 집은 삶의 공간이자 소비가 동반되는 상품이면서 재산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치를 올리는 인테리어가 무엇인지는 5년 뒤, 10년 뒤를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 훗날 누군가 지금의 내 공간에서 거주할지 여부를 고민한다고 가정해 보자. 그는 어떤 부분을 눈여겨볼까. 화려한 장식일까, 독특한 조명일까. 모두 아니다. 이사를 들어오는 모든 사람은 몇 군데를 어떻게 손볼지 고민하고 머릿속으로 비용을 계산한다. 이때 불필요한 부분, 즉 없애야 하는 인테리어가 적을수록 비용이 줄어들고, 당연히 공간의 가치가 올라간다. 또 시선을 가로 막는 몰딩이나 거추장스러운 목재 마감이 없으면 같은 집도 더 넓어 보인다. 언제라도 일부만 고치면 새 집 같이 될 수 있는 공간이야말로 가치를 올리는 인테리어를 한 집인 것이다.

‘좋은 인테리어’는 유행이 아니다. 살기 좋은 인테리어는 그 안에 사는 사람에게 여유를 준다. 그래야 삶의 질이 높아진다. 밖에서 무슨 일이 있었더라도, 집에 돌아오면 편안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충분한 휴식, 따뜻한 커피 한 잔, 독서, 친한 사람들과의 모임과 즐거운 식사. 모두 여유와 삶의 만족이 없으면 즐길 수 없는 것들이다. 그리고 이런 가치들은 각자의 개성, 혹은 시대나 유행의 변화에 따라 쉽게 변하지 않는다.

공간은 사람을 품는다. 공간의 변화는 생활 방식을 변하게 한다. 그만큼 공간이 사람에게 끼치는 영향력은 강하다. 실제로 10년 동안 인테리어 일선에서 일하며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는 클라이언트들의 모습을 수없이 곁에서 지켜봤다. 없어도 될 것들은 없애자. 내가 내 집에서 살아가는 느낌을 인테리어하자. 공간의 가치와 삶의 가치가 함께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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