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시대의 일
2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인간 노동의 본질을 생각하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해 5월 27명의 뉴스 에디터를 해고했다. 대신 인공지능을 도입했다.[1] 정보를 취합하고 기사의 중요도를 판단하는 편집자의 일은 인간만이 할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아니었다. 인공지능은 언론 기사를 훑어보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반응을 파악한 뒤 실시간으로 MSN의 포털 뉴스 페이지를 업데이트한다. 효율성 측면에서 인간 편집자를 압도한다. 구글은 뉴스 작성 업무에도 인공지능을 투입할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하지만 저널리즘 분야에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바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인간의 이야기가 가진 매력을 이해하고 전달하는 일이다. 인공지능은 독자가 감동하거나 분노하고, 함께 슬퍼하고 기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취재해서 글을 써내진 못한다. 인간의 감정을 건드리는 이야기를 전달하지 못하고 정보를 모아 글을 쓰는 흉내를 낼 뿐이다. 자연어 처리 인공지능인 GPT-3가 작성했다는 지난해 9월의 《가디언》 칼럼도 서사가 드러나도록 에디터가 여덟 개의 초고를 짜깁기하는 편집 과정을 거쳤다.[2]

내가 처음 에디터 일을 하고 싶었던 이유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배우는 경험이 좋아서였다. GPT-3와 MSN 인공지능은 인간 기자와 에디터의 역할을 선명히 드러낸다. 사람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독자가 감정 이입할 수 있는 글을 만드는 일이다. 이 콘텐츠가 독자 여러분들에게 지금하고 있는 일의 본질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어떤 영역이든, 그 일의 본질은 인공지능이 넘볼 수 없는, 인간 고유의 영역일 것이다.

김민호 에디터
[1]
Jim Waterson, 〈Microsoft sacks journalists to replace them with robots〉, 《The Guardian》, 2020. 5. 30.
[2]
GPT-3, 〈A robot wrote this entire article. Are you scared yet, human?〉, 《The Guardian》, 2020. 9.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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