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의 미국 미리 보기
1화

바이든의 미국 미리 보기

트럼프 이전의 미국으로


바이든 정부의 대외 정책 기조는 미국의 리더십 회복이다. 인수위원회 웹사이트 주소가 ‘빌드 백 베터(Build Back Better)’였을 정도다. 과거로 돌려 더 좋게 만들겠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바이든이 돌아가려고 하는 과거는 어떤 모습일까? 미국이 글로벌 사회의 리더라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자유주의 국제 질서(Liberal International Order)가 작동했던 과거다.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방어하고 유지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미국의 동맹 체제를 유지하고 강화하는 것이다. 글로벌 동맹은 바이든 외교 정책의 핵심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중국 이슈, 기후 변화 등 대부분의 글로벌 이슈를 다루는 데 적용될 것이다. 외교의 최우선순위는 자유 세계와 단합해 부상하는 독재 정권에 대항하고, 미국의 기후 변화에 대한 리더십을 분명히 하며, 동맹 관계를 재건하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바이든은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동맹을 강화하는 전략으로 국제 협력을 이끌어 내는 과정을 거쳐 리더십을 되찾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임기 초부터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글로벌 민주주의 연대(coalition of democracies)를 강화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취임 전부터 임기 첫해에 글로벌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1]를 개최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다. 민주주의 국가들이 모여 민주주의를 강화하기 위한 공통 의제를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은 또 향후 중국과의 경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민주주의 국가들의 경제적 힘을 결속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 외교의 활성화, 민주주의 및 인권 강조,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 정책 철폐, 기후 변화 대응 강조, 비확산 및 군축 협정 갱신, 영원한 전쟁 종식 등의 구체적 정책도 내세우고 있다.

 

민주주의 리더십 재건; 대중국 정책


바이든은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겠다고 공언한다. 이런 기조는 패권 경쟁국으로 부상한 중국에 대한 정책에서 잘 드러난다. 바이든의 미국은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회복하고 민주주의 동맹을 복원하여 중국과 경쟁하려 한다. 대중국 정책의 기조는 경쟁과 협력을 병행하는 것이다. 기후 변화, 비확산, 글로벌 보건 등에서는 중국과의 협력을 추진하겠지만, 동맹국들과 함께 중국을 압박해 도전을 차단하는 전략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은 미중 관계를 중시한 관계 지향적 협력을 지향했던 것에 반해, 바이든은 미국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협력을 하겠다고 주장한다.[2] 바이든은 원칙을 강조하고, 민주주의 가치를 중시하며, 인권을 강조하면서도 전략적인 경쟁 대상으로 중국을 대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책 서클 내부에서 미중 관계를 바라보는 시각은 다양하다. 크게 네 가지 시각이 있다.[3] 첫 번째는 체제 내 경쟁(in-systemic competition)이다. 전통적인 미국의 대중국 정책에 기반한 경쟁을 말한다. 미중 간의 경제적 상호 의존성을 인정하고,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와 규범 내에서 양국이 경쟁한다는 시각이다.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우월성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미중 디커플링(decoupling)은 불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오바마 행정부 시기까지 미중 관계를 바라보는 주된 시각이었다.

두 번째는 미중 갈등을 단순한 이익 갈등(conflict of interest)으로 보는 시각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대한 무역 적자 폭을 줄여야 한다는 의도를 가지고 중국에 대해 무역 압박을 시작했을 당시의 시각이다. 즉, 미중 갈등은 양국의 단순 이익 갈등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세 번째는 체제 대결 또는 이념 대결(systemic, ideological competition)이다. 트럼프 행정부의 미중 관계가 이에 해당한다. 중국 공산당은 중국 특색의 사회주의 체제를 강화하고 있으며, 이는 마르크스-레닌주의 이념에 대한 중국의 해석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분석한다.[4] 이 시각은 주로 로버트 라이트하우저(Robert Lighthizer)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피터 나바로 국가무역위원장 등 강경파들이 갖고 있다. 라이트하우저 대표는 미중 경제의 폭넓은 디커플링(broad decoupling)을 주장하고 있다. 임기 말까지 트럼프 행정부는 무역 전쟁으로 시작된 미중 갈등을 체제 경쟁 내지는 이념 경쟁으로 인식했으며, 대중국 정책의 목표를 중국 공산당의 이념과 사고방식 변화로 설정했다. 시진핑 주석은 이미 파산한 전체주의의 리더로 규정됐으며, 중국 공산당에 맞서서 자유를 지키는 것이 미국의 목표가 되어 버렸다.

네 번째는 전략 경쟁(strategic competition)이다. 현재의 미중 경쟁이 서로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이라는 시각이다. 실제 냉전 시절 미소 양국은 핵전략과 군사 전략 측면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군비 경쟁에 돌입했었다. 이런 견해는 현재 미중 양국은 총체적 전략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고 본다. 바이든 정부가 지향하는 미중 경쟁이 여기에 해당한다.

닉슨 정부 이후 시작된 미국의 대중국 포용 정책은 냉전이 끝나고 나서도 지속됐는데, 목표는 중국을 자유화시키는 것이었다. 중국 경제를 시장 경제화하고 미국 중심의 국제 질서(rules-based international order)에 편입시키면 중국이 변화할 것이라는 기능주의적 전제를 두고 있었다. 경제 체제가 바뀌면 궁극적으로 정치 체제도 자유화되고 공산당이 변화한다는 가정이었다. 1999년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등을 통해 미국은 중국의 자유 시장 경제화를 추진했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중 관계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미국 내에서는 그동안의 대중국 정책이 실패했다는 주장이 나오기 시작했다.[5] 중국은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경제 질서에 편입되려 하지 않고, 미국 중심의 규범 및 질서를 지키지 않고 있으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 미국의 포용 정책을 이용함으로써 미국의 첨단 기술을 무단으로 획득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중국을 자유화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던 미국의 중국 포용론자들의 대중국 정책은 실현되지 못했다. 오히려 중국은 미국을 추월하여 글로벌 패권 국가가 되려는 시도를 시작했다. 실제로 중국 경제의 빠른 성장으로 국제통화기금(IMF), 다양한 싱크탱크들은 2030년경 중국의 GDP가 미국을 능가할 것이라 예측하기 시작했다.

중국의 성장은 경제적 변화가 정치적 변화로 스필오버(spillover)된다는 기능주의적 시각이 잘못되었다는 결론으로 이어졌다. 오히려 중국의 경제적 자유화를 지속시키기 위해 정치적 개혁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시작했다.[6] 2017년 초 임기를 시작한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정부에서 회복된 경제력을 바탕으로 중국의 부상을 저지하려는 강력한 ‘중국 때리기’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중국 정책은 ‘중국 피로감’에 기반하고 있다. 실제로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미국 내 반중국 정서는 폭넓게 확산했다.

현재 미국 내에서는 두 가지 대중국 정책에 대한 학술적 논쟁이 있다. 현실주의자들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미중 간 갈등이 심화될 것이며, 미국의 국익에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국력과 GDP가 이전과는 다르기 때문에 더 이상 글로벌 패권국 역할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없다는 주장이다.[7] 이들은 중국의 부상으로 인해 미중 간 갈등은 필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8]

반면 자유주의적 시각은 미국이 중국과의 경쟁에 매달리기보다는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 회복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한다.[9] 과거 영국의 패권이 기울고 미국이 영국을 대체했을 당시, 미국이 국제 사회에 공공재를 제공하지 않고 개입하지 않았기 때문에 1930년대 대공황이 도래했다는 논리다. 미국의 패권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공공재 제공을 통한 자유주의 국제 질서의 회복이 중요하다는 논지다. 어쨌든 현재 미국 내부에서는 과거의 대중국 정책이 실패했으므로 정책이 전환되어야 한다는 분위기가 대세다. 바이든 정부는 대중국 강경 정책을 채택한 트럼프와 기조 측면에서는 일치하지만, 보다 효과적인 중국 때리기를 위해서는 섬세한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미국 내의 중국에 대한 여론은 강경한 편이다. 의회 내에서도 공화, 진보 간의 연대(coalition)가 형성되고 있다. 의회가 대중국 강경한 법안을 계속해서 통과시켜 온 이유다. 바이든이 대중국 정책을 온건한 방향으로 변경한다면 의회 내에서 반발을 불러오게 될 것이다.

물론 바이든의 외교 스타일상 대중국 협력 기조가 강화될 가능성도 있다. 바이든의 외교는 형식을 따지지 않고 개인적인 유대감을 강조하는 방식이며, 상대방에 대한 이해를 중요시한다. 중국에서는 바이든과 시진핑 간의 개인적 유대를 바탕으로 한 협력 기조를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실제로 두 사람은 시진핑이 부주석이었던 2011년 초부터 1년 반 동안 적어도 여덟 번 만났다.

바이든은 부통령으로 일하면서 중국의 군사적, 경제적 부상에 대응하지 못했던 전력이 있다. 2015년 시진핑은 남중국해 인공섬을 군사화하지 않겠다고 백악관에서 약속했다가 몇 개월 후 이 약속을 어겼는데, 오바마 정부는 아무런 대응도 하지 않았다. 바이든이 과거 오바마 정부 때와 얼마나 차별화된 대중국 강경정책을 보여 줄지가 관건이다.

바이든의 중국 정책은 오바마의 정책과 다르다는 것이 중론이다. 바이든은 중국에 대해 현실주의적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중국과 관련해서도 경험이 많다. 덩샤오핑을 제외한 대부분의 중국 지도자들과 대화를 가졌으며, 중국 공산당의 특성도 인지하고 있다. 따라서 중국 지도자들과의 개인적 유대감이 과도한 긍정적 기대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더불어 그의 대중국 인식은 그의 외교 안보 팀 인사들과 맥을 같이 한다. 주요 외교 보좌관들인 토니 블링컨(Tony Blinken),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 등은 중국에 대해 매우 엄격한 인식을 가지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 시절과 달라진 부분이다.

실제로 바이든은 과거에 비해 강경한 태도를 견지하고 있다. 캠프 내 여러 인사들 역시 이를 지지한다. 2016년 미국 민주당 정강(party platform)에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이행한다”고 명시됐지만, 2020년 정강에서는 이 부분이 삭제됐다.[10] 2020년 정강에서는 홍콩 인권 민주주의법을 완전히 이행하겠다고 언급하고 있으며, 위구르 강제수용을 규탄하고 있다.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바이든이 오랜 기간 정치인으로서 활동했던 인사라는 점이다. 국내 정치의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다. 미국 내의 중국에 대한 인식도 마찬가지다. 현재 미국인의 75퍼센트는 중국에 대해 적대적이다. 바이든은 2024년 대선에 대비하여 중국에 대해 공세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 정부가 제시하고 있는 정책들은 상당히 강경하다.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 관행에 대응하고, 항행의 자유 작전을 지속하며, 대만 민주주의 방어를 위해 대만 관계법을 계속 준수하겠다고 강조한다. 또, 인권을 중요시하며, 홍콩 자치를 침해한 기관 및 기업을 제재하고, 위구르족 감금 행위를 규탄하겠다고 언급하고 있다. 동맹국과 함께 5G를 개발하고, TPP를 부활시켜 중국을 견제하겠다고도 강조한다.[11]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후 변화, 북한 문제 등에 있어서는 중국과 협력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기후 변화와 관련, 중국은 세계에서 탄소 배출을 가장 많이 하는 국가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일대일로 사업을 통해 수십억 달러의 화석 연료 계획에 자금을 지원하여 다른 국가들로 오염을 아웃소싱(outsourcing pollution)하는 행위를 금지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한 국제적 연합 전선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한다. 무역정책과 관련해서는 기존 산업 부문 간 상호 의존성을 인정하되, 선진 산업(advanced industry)에서는 중국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디커플링을 해야 한다는 ‘부분적 디커플링’을 선호하고 있다.

대만 문제에서는 군사적인 관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하나의 중국’ 정책을 깰 정도로 무리한 정책을 펴서 중국과 불필요한 마찰을 야기하지는 않겠지만, 대만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며, 대만에 대한 신뢰성 있는 안보 보장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만과의 무기 판매 협력 역시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남중국해와 관련한 항행의 자유 작전, 군함 파견도 지속할 것이다. 바이든 정부의 정책과도 연관되는 것이지만, 미 국방부의 이익과 전략을 고려하면 더 그렇다. 동맹국들의 동참을 강하게 압박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중 갈등 국면에서 미국 측에 동참하는 동맹국들과 파트너 국가들의 수를 늘리는 데 더 중점을 두는 전략이다.

중요한 것이 중국을 제외한 국가 연합체인 경제 번영 네트워크(EPN)다. 미국 내에서는 EPN 문제가 국가 안보와 관련된 문제라는 입장과 경제적 문제라는 입장이 공존한다. 중국의 부상과 위협이 주는 중요성과 시급성을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따라 정책적 방향성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동맹 정책에서는 민주주의 가치를 중심으로 동맹을 강화하고, 국제 협력을 이끌어서 리더십을 되찾으려 할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들과의 동맹을 다자화, 네트워크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아시아 지역에서 일본, 한국, 호주 외에도 태국, 필리핀 등과의 동맹 관계나 인도, 인도네시아 등 파트너 국가와의 관계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다. 동맹국들의 공정한 분담금 지불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동맹을 재정적 지원의 수단으로 보기보다는 동맹 자체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동맹국들과의 결속을 통해 중국에 대응하겠다는 것이다. 민주주의 동맹국들과 함께 기업 부문이 주도하는 안전한 5G 네트워크를 개발해 5G 네트워크 보안 및 사이버 스페이스 위협에 대응하고, 중국의 하이테크 권위주의(high-tech authoritarianism)에 대응하기 위해 자유 세계를 결속시키며, 새로운 기술 사용에 대한 규칙, 규범, 제도 등을 미국이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동시에 동맹의 변환도 추진한다. 2차 대전 이후 동맹 체계는 구소련과의 재래식 전쟁을 억지하고 소련을 봉쇄하는 데 매우 성공적이었지만, 현재 중국은 남중국해에 대한 영유권을 확대해 가고 있다. 기존의 동맹 구조로는 대응하기 힘든 상황이다. 중국은 미국의 동맹 체계를 점차 부식시키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으며, 미국의 동맹 체계는 새로운 도전에 대응하기 위한 변환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 따라서 바이든은 동맹 재건을 넘어서서 현재의 도전에 맞게 동맹을 재해석(re-imagine)하겠다는 입장이다.

바이든의 대중국 정책이 트럼프와 차이점을 보이는 부분은 첫 번째로, 정책 결정 과정의 차이점이다. 바이든은 부처 간의 정책 결정 과정(inter-agency process)을 중시하며 이는 정책적 예측 가능성을 보여 줄 것이다. 트럼프가 개인적인 기분이나 판단을 중심으로 대중국 정책을 추진했고, 따라서 중국을 대하는 데 있어 중장기적 전략을 무시한 것에 비해(예를 들면 대중국 무역 관세 등은 궁극적으로 미국에도 해가 되는 정책이었다), 바이든의 정책 결정 과정은 합리적이고 전략적으로 진행될 것이며, 이 부분은 중국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실제로 바이든은 트럼프식의 자기 패배적이고 일방적인 관세 전쟁이나 신냉전의 덫에 빠지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이는 오히려 중국의 힘을 키워 주는 것이고, 그보다 효과적(effective)인 대응이 필요하며, 기존 무역법을 이용하여 ‘중국만을 겨냥한 보복’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두 번째로는, 동맹국들과 함께 민주주의 가치 및 법의 지배(rule of law)에 기반을 둔 정책을 추진한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동맹국들과의 협력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정책을 추진했다. 그러나 바이든은 기존 미국 중심의 자유주의 국제 질서를 되살리고 이에 기반하여 중국을 압박하려 한다.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주최하고, 동맹국들의 의견을 중시하며, 동맹국들과 함께 정책을 펴나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정책의 우선순위가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먼저 미국의 국력을 회복하고 국내 문제를 해결한 이후, 글로벌 리더십을 회복하는 수순이 예상된다. 동맹을 회복하고 그다음 중국과의 관계에 집중할 것이다.

세 번째로, 미중 관계를 트럼프식 체제 경쟁이나 이념 경쟁이 아닌 중국과의 관계에 기반하여 중국에 대한 전략적 우위를 유지하는 전략 경쟁으로 이끌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이념적 메시지는 사라질 것이며, 중국의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와 같은 레토릭 역시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전략 경제 대화와 같은 고위급 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일 것이며, 다양한 레벨에서의 전략적 대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원칙을 지키는 외교; 대북 정책


바이든은 원칙적이고 프로페셔널한 외교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런 기조는 특히 대북 정책에서 살펴볼 수 있다.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2016년도 미국 민주당 정강에 비해 훨씬 외교적으로 선회했다. 2016년 정강은 북한을 가학적 독재자가 통치하는 가장 억압적인 정권으로 규정했으며, 중국을 압박하여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반면 2020년 정강은 주로 대북 외교를 강조하고 있으며, 동맹국 및 중국과 외교 캠페인을 강조하고 있다. 즉,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제재와 대화의 동시 추진이다.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과 지역적 군사 위협을 동맹국 및 중국과 함께 외교를 통해 통제 및 봉쇄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중국이 동참하는 대북 압박과 다자주의 틀을 선호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제재의 목적은 북한을 올바른 대화 틀로 돌아오게 하는 것이다. 무력 사용에 대해서는 부정적이지만,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이 임박할 경우 무력 사용도 준비할 수 있다.

트럼프는 대북 정책에서 원칙을 무시했다. 실무 협상이 부진한 상황에서 정상 간 외교를 추진했고 이는 결국 정상 간의 합의 실패로 이어졌다. 이에 반해 바이든은 보텀업(bottom-up) 방식을 지향한다. 깐깐한 실무 협상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과 직접적이고 개인적인 외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조건 없는 만남은 거부한다는 입장이다. 실무진이 핵 협정을 위한 디테일을 만들어 가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북한이 핵 프로그램 폐기를 위한 구체적 조치를 취하느냐에 따라 협상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최종 목표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다. 장관급 등 고위급 특사 파견 등을 통한 모멘텀 마련도 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바이든은 동시에 “비핵화를 진전시키기 위한 전략의 한 부분으로 김정은을 만날 용의가 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바이든은 한국 정부의 입장을 존중하고 있다. 동맹 회복을 중시하기 때문이다. 대북 정책으로 인해 한미관계에 균열이 생기길 원하지 않는다. 따라서 한국 정부의 목소리에 따라 유연하게 추진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남북 관계(Inter-Korean relations)에 대해서는 현 한국 정부 입장을 일정 부분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

현재 블링컨 국무장관과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란식 해법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란의 농축 우라늄 프로그램을 감축시키고 이에 대한 대가로 제재를 완화해 주는 방식이다. 일괄적인 합의가 아닌 단계적 합의를 지향했고, 1년 반 동안의 실무 협상을 거쳐서 159페이지의 합의서를 만들어 냈으며, 강력한 검증(verification)을 통해 이란의 우라늄 농축 수준을 감축하려 했다.

이 같은 이란 핵 합의 방식이 북한에게 적용될 경우에 어떤 문제점이 따르게 될까? 우선, 단계적 합의는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합의가 이행되지 않을 경우 제재를 복원시킬 것이다. 문제는 검증이다. 북한이 사찰단을 북한으로 불러들여 핵시설 폐쇄 여부를 검증하는 과정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인가. 또 하나는 북한이 소유하고 있는 영변 핵 시설과 기타 핵 제조 시설, 핵탄두, 장거리 미사일까지도 감축 및 폐기 대상이 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미국은 현재 제재 완화 이외에 연합 훈련 중단 등과 같은 한미 동맹 약화의 인센티브는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북한은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를 요구하고 있으며, 이는 연합 훈련 중단 등 한미 동맹과 관련한 결정과 관련되어 있다.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부통령도 강경파로 분류된다. 그는 북한과의 관계에서는 협상보다는 압박이 효과적이라는 입장이다. 지난해 11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토론회에서는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낚였다”, “북한에 할 수 있는 양보란 없다”, “아무런 대가도 없이 김정은에게 홍보용 사진만 찍어 줬다”는 발언을 한 바 있다. “김정은과 러브레터를 주고받는 일은 없을 것으로 장담한다”며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동시에 “북한이 핵 프로그램을 되돌리는 진지하고 검증 가능한 조치를 취한다면, 북한 주민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선별적 제재 완화(targeted sanctions relief)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다만 약속 위반 시 바로 제재를 복원하는, 이른바 ‘스냅백(snap back)’이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바이든의 대북 정책에는 중국의 협력이 필요하다. 바이든은 대중국 정책에서 경쟁과 협력을 동시에 추진하겠지만, 중국은 대북 정책에 대한 협력을 레버리지로 미국의 압박을 희석시키려 할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의 대북 정책은 대중국 정책과 분리되어 추진될 것이다. 기본적으로 바이든은 대중국 정책과 관련한 연계는 불허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슈별로 미국의 이익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대북 정책도 마찬가지다. 대북 정책이 제재 중심으로 전개될 경우 대중국 제재로 중국의 협력을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현재 바이든 정부에서 북한 이슈는 후순위에 놓여 있다. 많은 국내 이슈들이 우선순위를 차지하고 있다. 북한 문제가 제대로 다뤄질지조차 불투명하다. 북한은 바이든 정부와의 대화가 소득이 없다고 판단할 경우 상황을 전환하려 할 것이다. 도발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을 앞당기고 주도권을 잡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바이든 정부가 대북 정책에서 무력을 사용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북한의 도발이 있더라도 제재 강화를 추진할 것이며, 이는 북한으로서는 그다지 우려할 사안이 아니다. 2017년의 ‘화염과 분노’ 정책으로 무력 사용 가능성이 논의되었던 상황마저도 긴장 수위를 높여 북한을 대화 국면으로 끌어 내기 위한 목적이었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북한의 도발로 인한 위기 상황이 발생할 개연성이 있다.[12] 특히 실무 협상의 성과가 없다는 판단이 서면 도발의 가능성은 더 커진다.

게다가 미국의 중국 때리기로 미중 갈등이 격화하고 북중 관계가 긴밀해지면, 북한은 중국을 업고 도발로 치달을 수 있다. 북한이 도발하면 바이든 정부가 강경한 정책을 추진하고 한국 정부는 개입하려 할 것이다. 이는 한미 간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

 

동맹을 회복하다; 한국과 미국


바이든은 대부분의 글로벌 이슈를 동맹국들과 함께 대처하려 한다. 중국에 대한 대응, 5G 기술 개발, 기후 변화를 위한 노력, 국제 무역 질서 구축 등이 대표적인 글로벌 이슈다. 2차 대전 직후와 달리 현재의 세계에서 글로벌 리더십을 행사하려면 너무 많은 돈을 쏟아부어야 한다. 리더십에 큰 비용이 따르는 셈이다. 따라서 바이든은 동맹국들과의 공조를 중시한다.

바이든은 우선 한미 동맹을 회복시킬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과의 관계를 손상시켰다. 동맹 관계는 기본적으로 공통의 위협 인식에 기반하여 유지되지만, 동시에 상호 간의 신뢰, 가치 등에 기반하여 강화되는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는 동맹을 경제적 이윤을 얻어 내는 수단으로 여겼다. 트럼프 시기 한미 동맹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북미 관계, 해외 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 등으로 희생돼 왔다. 트럼프 임기 말까지 미국은 50퍼센트 인상, 한국은 13퍼센트 인상을 주장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진전을 이루지 못했다. 트럼프는 주한 미군을 감축할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또 싱가폴 정상 회담 이후 트럼프는 독자적으로 한미 연합 훈련 중단을 발표해 버렸다. 만약 북미 간 협상이 진전된다면 주한 미군 감축 역시 가능한 대북 협상 카드로 사용되었을 것이다. 중국 견제를 추진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미군의 재배치 계획을 위한 주한 미군 감축 역시 가능했을 것이다.

바이든은 트럼프의 동맹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수정하려 한다. 현재 한미 동맹에서 가장 큰 문제는 방위비 분담금 협상(SMA)이다. 제11차 SMA 협상에서 미 트럼프 행정부는 당초 약 400퍼센트 인상을 요구했는데, 미국 측은 기존 인건비, 군사 건설비, 군수 지원비 이외에도 순환 전력 및 장비 배치 비용, 연합 훈련 비용, 전략 자산 전개 비용 등을 포함한 비용 산정을 시도했다. 한국은 미국산 무기 구매, 호르무즈 해협 파병, 주한 미군 기지 환경 정화비 등 동맹 기여를 내세워 대응했다. 바이든은 임기를 시작하면서 한미의 SMA 문제를 신속하게 매듭지으려고 할 것이다. 한국 측이 제시하고 있는 선에서 합의안을 매듭짓고, 기한도 4~5년 정도 다년 계약으로 할 가능성이 크다.

두 번째 중요한 동맹 이슈는 전시 작전 통제권 전환 문제다. 현재 한국 정부는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전작권 전환에서 중요한 것은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는가에 대한 검증 문제다. 그러나 북미 협상에 따른 한미 연합 훈련 축소 및 중단으로 인해 검증에 차질이 빚어졌다. 코로나 사태는 이러한 문제를 더 증폭시켰다.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검증을 완성하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물론 미국의 근본적인 우려 역시 존재한다. 현재 미국은 연합군(Combined Forces Command) 체제를 지속하면서 한국군 4성 장군에게 전시 작전 통제권을 넘겨주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에서도 비슷한 입장이 이어질 것이다. 사실 이는 바이든 정부의 입장이라기보다 펜타곤의 입장이다.

세 번째로 중요한 이슈는 한미일 3국 공조다. 바이든 정부 블링컨 국무장관은 한미일 3국 공조에 관심이 많다. 이미 오바마 행정부 시절 미국은 위안부 문제로 불거진 한일 갈등을 회복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관여했고 결국 한일 간 위안부 문제 합의를 이끌어 냈다. 바이든 정부는 한일 관계 회복을 조기에 달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다양한 이슈를 동맹국들과 함께 대처하기 위해서는 한일 관계 회복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한일 관계 회복을 통한 한미일 3국 공조 체제 회복은 아시아 지역에서 다자 안보 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바탕이 될 수 있다. 바이든은 동맹 네트워크를 추진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며, 트럼프 행정부에서 추진을 시작한 쿼드 플러스와 같은 다자 안보 체제 역시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네 번째로, 한미 동맹과 미중 관계의 문제가 존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중 관계를 체제 대결, 이념 대결로 몰고 갔으며 전 정부적으로(whole-of-government) 중국을 때렸다. 바이든은 이와 다른 방식으로 중국을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국민의 75퍼센트는 중국에 반감을 가지고 있다. 미 의회 역시 초당적으로 중국을 악마화(demonize)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역시 대중국 강경 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미국 내부에는 한미 동맹이 중국 견제의 역할을 해주기를 바라는 목소리가 있다. 바이든 정부는 중국에 대한 견제나 5G 제조 등에 있어서 동맹국들과 함께하겠다는 입장이다. 

향후 한국은 어떠한 대미 전략을 취해야 하는가? 첫 번째로 중요한 것은 미중 간 한국의 전략이다. 향후 미중 경쟁은 점차 격화할 것이며, 과거 한국이 활용할 수 있었던 미중 사이의 외교적 공간은 점차 좁아질 것이다. 한국은 점차 전략적 선택에 대해 고민할 필요가 있다. 만일 미국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오게 될 경우, 중국의 경제 보복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미국의 안보 측면의 지원을 확보해야 한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의 경제 제재 당시 미국은 한국을 위해 무엇을 했는가? 동맹국이라면 한국에 대한 안전 보장(assurance)을 제공했어야 한다. 추후 사드 배치 같은 선택 상황이 왔을 때 미국의 안전 보장 제공 없이 중국을 버리고 미국을 선택하기는 쉽지 않다. 한미 양자 간의 대응책 마련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공통으로 중국의 경제 보복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바이든의 미국이 마주할 세계; 민주주의, 이민, 기후 변화


미국 바이든 정부는 향후 글로벌 정책에 있어서 몇 가지 중점 사안을 제시하고 있다. 첫 번째로, 미국 외교의 재활성화다. 과거 미국 행정부는 전쟁과 무력을 기반으로 국제 정세를 움직여 왔다. 구체적인 예는 조지 부시 행정부 시절 이라크, 아프간 전쟁인데, 바이든 정부는 국제 환경이 다각적으로 변화하는 현 국제 정세를 감안해 다양한 외교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국익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바이든 정부는 국무부를 개혁해 민첩하고 효율적인 기구로 변모시키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초국가적 도전들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국제 협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를 위해 민주주의를 가장 중요한 외교 정책의 수단으로 삼으려 한다.

국제기구들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이는 트럼프 4년 동안 미국이 등한시했던 문제 중 하나다. 바이든 정부는 세계보건기구(WHO), 유엔 인권 이사회(UN Human Rights Council), 유엔 인구 기금(UN Population Fund) 등과 같은 국제기구에 다시 가입하고 이들을 개혁할 것이며, 이를 통해 미국의 리더십을 발휘할 것을 천명한다.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이 퇴보하게 되면, 중국과 같은 독재 정권이 그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민주주의 및 인권은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을 위해 매우 중요한 수단이자 가치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흔들리고 있는 시민사회를 지원해 약화된 민주주의를 다시 강화한다는 것이다. 종교적 자유 역시 근본적인 인간의 권리인데, 전 세계적으로 종교적 소수자들에 대한 잔혹 행위를 주목하고 있다. 바이든 정부는 ISIS의 기독교인 및 야지디 교인 학살, 중국의 위구르족 집단 감금, 미얀마 로힝야족 박해 등을 언급하며, 인권 문제가 외교 정책의 핵심 아젠다가 될 것을 암시하고 있다.

두 번째로 트럼프의 이민 정책을 철폐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이민 정책은 미국의 국가 경쟁력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다. 중국이나 인도에 비해 미국의 인구는 상대적으로 적다. 우수 인재를 해외에서 모아 미국 발전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해야 한다. 트럼프식 이민 정책을 철폐해 국경을 기점으로 부모와 자식들을 분리하는 정책(가족 분리 정책)을 철폐하고, 망명 정책을 종식하며, 여행 규제를 철폐하고, 취약한 사람들의 임시 보호 상태(Temporary Protected Status)에 대한 검토를 명령할 것으로 보인다. 연간 입국허가 난민 수를 12만 5000명으로 늘리고 향후 계속 늘려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는 기후 변화다. 바이든 정부는 2015 파리기후협약에 즉시 재가입하고, 몬트리올 의정서의 키갈리 개정안을 비준하고, 수소불화탄소의 단계적 삭감을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13] 기후 변화 이슈를 국무부, 국방부, 정보 부서들의 우선순위로 만들어 외교 정책을 담당하는 기관들의 협업을 강화해 대응하려 하고 있다. 기후 변화를 미국 안보에 대한 가장 큰 위협이라고 언급하면서 그린 뉴딜[14]을 중요한 골격이라고 언급하고 있다. 바이든은 현재 미국이 글로벌 탄소 배출량의 15퍼센트만을 배출하고 있다고 밝히면서 2050년까지 배출량 순제로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고탄소 제품의 대미 수출에 대해 관세를 물리는 등 기후 관련 수단을 무역 정책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2조 달러 이상을 투자해 2025년까지 탄소 제로 전기 산업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이다. 클린 에너지 인프라를 건설하고 탄소 배출 제로 차량 구입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클린 에너지 산업 계획을 통해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네 번째는 코로나바이러스 대응이다. 보건적 대응, 경제적 대응, 글로벌 대응이 필요하다. 주정부 차원이 아닌 연방정부 차원에서 국가 주도적 대응을 추진한다. 글로벌 차원에서는 WHO에 재가입하여 WHO 내 비상사태 예산을 지원한다. 또한, 트럼프 행정부가 2018년도에 철폐했던 백악관 국가 안보실 내 글로벌 보건 안보 및 바이오 디펜스 부처를 복원할 것으로 보인다.

다섯 번째 글로벌 외교 정책은 비핵화와 핵안보다. 바이든은 트럼프가 파기한 군축 협정(arms control)들을 갱신할 계획이다. 주요 군축 협상 대상은 이란, 러시아, 북한 등이다. 이란 정권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이란의 위협을 다루기 위해서는 보다 스마트한 외교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고 본다. 트럼프는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폭사시킴으로써 지역 사태를 악화시켰다. 바이든은 핵무기의 유일한 목적은 핵 공격에 대한 억지력이라고 본다. 정말 필요한 경우 핵 공격에 보복하겠다는 입장이다.

여섯 번째로, 사이버 안보 및 디지털 정책에 중점을 둘 것이다. 바이든 정부는 글로벌 서밋을 개최하고 첨단 기술 회사들의 컴퓨터 시스템이 중국과 같은 감시 국가의 압제를 강화하는 데 사용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동맹국들과 5G 네트워크를 개발해 보안 및 사이버 스페이스 위협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또 미국 선거를 위협하는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대응도 강조한다. 국가들이 미국 통제 시스템의 빈틈을 이용하고, 선거에 대한 해외 자금 지원 방지법을 무시하고 미국 금융 회사를 통해 돈세탁하는 것에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일곱 번째는 국방 정책의 변화다. 영원한 전쟁(Forever wars)을 종식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종식하고, 예멘에서 사우디아라비아 주도하에 일어난 전쟁의 종식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를 전복시키고 체제를 무너뜨리는 대신 효과적이고 저렴한 외교, 첩보, 그리고 법 집행의 수단을 우선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마지막으로 통상 정책에서는 미국의 국익에 중점을 둘 것이다. 우선 미국의 경쟁력에 투자할 것이며, 그전에는 새로운 무역 협상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다. 향후 무역 협정의 경우 노동, 인권, 환경 등에 강력한 기준을 적용해서 미국 중산층을 두텁게 만들고, 일자리를 늘리며 임금을 높이려 한다. 특히, 미국의 지식 재산권을 훔치고 불공정한 이권을 챙기기 위해 환율을 조작하는 국가에는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1]
2018년 7월 처음 코펜하겐에서 개최되었으며, 바이든을 비롯해 전 캐나다 총리 스티븐 하퍼, 전 영국 총리 토니 블레어 등 40개국에서 350여 명이 참석했다.
[2]
Kurt Campbell and Jake Sullivan, 〈Competition without Catastrophe〉, 《Foreign Affairs》, 2019. 9-10.
[3]
이 네 가지 시각은 필자가 미국 학자들과의 대담을 바탕으로 정리한 것이다.
[4]
White House, 〈United States Strategic Approach to the People’s Republic of China〉, 2020, p.4.
[5]
피터 나바로(Peter Navarro), 마이클 필스버리(Michael Pilsbury), 엘리 래트너(Ely Ratner) 등 현재 미국 대부분의 중국 연구 학자들이 이에 해당한다.
[6]
민신 페이(Minxin Pei), 데이비드 샴보(David Shambaugh) 등의 주장이다.
[7]
John Mearsheimer, 《The Great Delusion》, Yale University Press, 2018.
[8]
그레이엄 앨리슨(Graham Allison)의 주장.
[9]
Joseph Nye, 〈The Kindleberger Trap〉, 《Project Syndicate》, 2017. 1. 9.
[10]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의 중국 정책을 폐기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11]
〈Democratic Party Platform〉, 2020.
[13]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첫날 17개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마스크 착용 의무화, 파리기후협정 30일 내 복귀, 세계보건기구 탈퇴 중단, 국경 장벽 건설 중단 등이다.
[14]
2019년 마련된 미 하원의 결의안이며, 기후 변화 문제 해결 및 경제 불평등 해소 방안 등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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