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는 뉴노멀일까
 

3월 30일 - 데일리 북저널리즘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할까?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코로나19가 끝나도 재택근무가 계속될까요? 판데믹으로 급작스럽게 시작됐지만, 기업과 근로자 모두 빠르게 적응하면서 재택근무가 코로나 이후의 ‘뉴노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백신 접종이 본격화하고 코로나 확산세가 주춤하면서 다른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 중이던 기업 다수가 사무실 복귀를 시작한 겁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이번 주 월요일부터 재택근무를 축소하고 더 많은 직원들을 워싱턴 레드몬드에 있는 본사로 출근하도록 했습니다. 지난해 3월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는 재택근무를 의무화했던 정책을 바꾼 겁니다. 이제 5만 7000명의 비필수 인력들이 사무실 근무, 재택근무, 혹은 두 가지를 섞은 근무 방식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 페이스북: 오는 5월부터 재택근무를 단계적으로 축소합니다. 5월에는 사무실 수용 인원의 10퍼센트를, 9월까지는 50퍼센트를 사무실로 복귀시키기로 했습니다. 페이스북은 당초 올해 7월 2일까지 재택근무를 실시할 예정이었습니다.
  • 우버: 29일부터 사무실 복귀를 시작합니다. 수용 가능 인원의 20퍼센트까지 사무실에 출근하기로 했습니다. 단 9월 13일까지 재택근무는 연장했습니다. 자발적으로 사무실 출근을 결정할 수 있는 겁니다.[1]
  • 국내 IT 기업들도 재택근무를 완화하고 있습니다. 넷마블은 지난 2월 거리두기 단계가 하향 조정되자 주 3일 출근 체제로 전환했습니다. 카카오게임즈는 현재 전 직원의 50퍼센트가 재택근무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 금융 분야에선 더 강력하게 사무실 복귀를 추진합니다. JP모건과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9월부터 일부 직원들을 로테이션 방식으로 사무실에 출근시켜 왔습니다. JP모건은 올해 여름 인턴들을 뉴욕과 런던 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골드만삭스 CEO 데이비드 솔로몬은 지난 2월 “재택근무는 우리에게 이상적이지 않고 뉴노멀도 아니다”라고 밝혔습니다. 가능한 한 빨리 벗어나야 하는 “일탈”이라는 겁니다.[2]

판데믹 이후 많은 기업이 빠르게 재택근무를 도입했고, 원격 근무를 돕는 줌(Zoom)이나 슬랙(Slack), 구글 미트(Google Meet) 같은 협업 소프트웨어도 급성장했지만, 여전히 재택근무에 대한 시각은 엇갈립니다.
 
  • 우선 판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보편적인 일의 방식으로 자리 잡고, 장기적으로는 사무실이 필요 없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있습니다. 트위터의 잭 도시(Jack Dorsey) CEO는 지난해 5월, 코로나가 끝난 뒤에도 직원들이 원한다면 언제까지든 재택근무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 재택근무는 코로나19로 인한 일시적인 상황이고,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다시 사무실로 돌아가야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넷플릭스의 CEO 리드 헤이스팅스(Reed Hastings)는 재택근무에 ‘완전히 부정적’입니다. 지난 9월 재택근무의 장점을 찾을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3]

여러분은 어느 쪽에 가까우신가요? 오늘은 여러분의 생각을 더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 코로나 이후 직접 재택근무를 경험하신 분도, 경영자 입장에서 어떤 대안을 선택해야 할지 고민이신 분도 계실 텐데요, 각자의 경험과 생각을 들려주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재택근무는 코로나가 끝나도 이어질 뉴노멀인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대안이 필요할지 함께 고민해 보면 어떨까요.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 생산성에 차이가 있을까?

코로나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유지될 것이라는 시각과 사무실 복귀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북저널리즘
판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를 유지해야 할지를 논의하려면,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의 생산성이 어떻게 차이 나는지를 먼저 짚어야 합니다.
 
  • 재택근무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입장에선 재택근무가 생산성이 떨어지지 않거나, 사무실 근무에 비해 오히려 높다고 봅니다. 출퇴근이 사라지면서 직원들의 삶의 질이 높아지고, 불필요한 회의가 줄어든다는 것이죠.
  • 국내외에서 이루어진 재택근무 관련 조사에서도 재택근무로 생산성이 줄어들었다는 응답은 많지 않았습니다. 사람인이 재택근무를 실시한 국내 기업 109개를 대상으로 올해 1월 실시한 조사에서는 55퍼센트가 재택근무 전과 후 생산성에 차이가 없다고 답했습니다.[4] PwC가 지난해 11~12월 미국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고용주 83퍼센트가 재택근무가 성공적이었다고 답했습니다.[5]
  • 반면 재택근무를 하면 커뮤니케이션과 창의성 발휘가 어렵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전 트위터 유럽지부 부사장이자 《조이 오브 워크》의 저자인 브루스 데이즐리는 창의성은 서로 얼굴을 마주보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때 발휘된다고 말합니다.[6]
  • 코로나 이후 실시된 재택근무의 생산성 조사 결과에 다른 요인이 작용하지 않았는지 의심해 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판데믹으로 인한 봉쇄 기간 동안에는 근로자들이 해고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에 더 열심히 일했을 수 있다는 겁니다. 게다가 대부분의 조사가 근로자 스스로 생산성을 판단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 재택근무로 인한 생산성 증가의 대부분은 주거지와 근무지의 경계가 불분명해지면서 노동 시간이 증가한 데 따른 것이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재택근무에 문제가 있다면, 사무실로 돌아가는 것만이 해결책일까?

재택근무 증가로 줌(Zoom) 등 소프트웨어를 이용한 화상 회의가 보편화됐다. ©북저널리즘
재택근무의 문제점이 곧 사무실 복귀가 필요하다는 의미는 아닐 수 있습니다. 재택근무의 한계를 해결하는 방법이 다방면에서 제시되고 있습니다.
 
  • 근무 환경을 ‘디지털 최적화’해서 커뮤니케이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습니다. 가상 사무실을 만드는 스타트업이 여럿 등장했는데요. 사무실을 오가면서 마주치는 사람과 인사하고, 자연스럽게 대화를 나누는 일도 온라인에서 할 수 있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개더(Gather), 팀플로우(Teamflow), 스페이셜 챗(Spacial Chat) 등이 대표적입니다. 가상 공간의 아바타를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땐 책상에, 잠깐 휴식을 취할 땐 라운지에 배치하고, 가상 회의실에서 화이트보드 기능을 사용해 회의하는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사무실 근무와 재택근무를 합친 ‘하이브리드 워크(hybrid work)’ 개념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적절히 조합해 직원들 삶의 질과 생산성을 높이고, 창의성이나 브레인스토밍 등이 필요한 업무도 원활히 하는 방식입니다. 일주일에 3~4일은 재택근무하고, 나머지 날에는 출근하는 것이죠. 이런 근무 방식이 정착하면, 사무실 면적을 축소하고 개인 업무 공간보다 공용 업무 공간을 늘리는 등 사무실 구조도 달라지게 됩니다.[7]
  • 마이크로소프트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조사해 3월 22일 발표한 보고서는 하이브리드 워크가 앞으로 피할 수 없는 일의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3만 1092명의 근로자를 조사한 결과 70퍼센트 이상이 판데믹 이후에도 재택근무 옵션을 원했고, 65퍼센트는 팀원들과 직접 만나는 시간을 더 갖고 싶어 했습니다. 리더의 66퍼센트는 회사의 근무 환경을 하이브리드 워크에 적합하게 바꾸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 하이브리드 워크는 근로자 개인마다 다른 재택근무 환경을 개선하는 방법으로도 꼽힙니다. 예를 들어 아이가 있는 근로자는 아이 학교가 문을 닫는 등 그때그때 발생하는 상황에 따라 집에서 일에 집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직무 특성상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근로자도 있고요. 재택근무와 사무실 근무를 결합하면 기업 입장에서도, 개인 입장에서도 이런 상황 차이에서 오는 문제들을 개선할 수 있다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던져 봐야 할 질문은, 결국 코로나 이후에 일의 방식이 어떻게 달라질 것인지, 변화의 핵심은 무엇인지가 아닐까 싶습니다. 위에서 함께 살펴본 질문에 여러분만의 답을 내리셨다면, 이 질문에도 의견을 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의 답을 기다리겠습니다.

* 오늘 데일리 북저널리즘은 이코노미스트 콘텐츠 〈사무실의 정치학〉과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
 
[1]
[3]
Joe Flint, 〈Netflix’s Reed Hastings Deems Remote Work ‘a Pure Negative’〉, 《The Wall Street Journal》, 2020. 9. 7.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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