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에서 접속으로
열정 경제에서 크리에이터와 팬은 열정을 사고팝니다. 용어가 신선하고 정의도 그럴듯해 고개가 끄덕여지는데요, 사실 열정 경제의 개념이 새로운 것만은 아닙니다. 미국의 경제학자이자 문명 비평가 제러미 리프킨(Jeremy Rifkin)은 2000년 저작
《소유의 종말》에서 상품을 팔지 않고 접속 권한을 파는 새로운 시대가 오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21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지금 다시 봐도 구문(舊聞)처럼 읽히지 않습니다. 제러미 리프킨에 따르면 시장은 네트워크에 자리를 내주고, 경제 구도는 물적 자원을 사고파는 ‘소유’에서 지적 자원을 임대하는 ‘접속’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여행, 스포츠, 게임, 음악, 영화, 가상 세계 등 거의 모든 유형의 문화 경험에 대한 접속권 판매가 부상한다는 전망입니다.
접속의 시대라고 해서 디지털 서비스에만 국한하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에어컨 기기만 팔았지만, 이제는 에어컨 서비스도 판매합니다.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에어컨이라는 물건 자체가 아니라 시원하고 쾌적한 실내 경험입니다. 그런 시간과 경험을 판매하는 겁니다.
제러미 리프킨의 통찰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시간과 경험이 판매되는 세상에 대한 우려도 함께 전하는데요, 과거 산업 시대가 노동을 상품화했다면 접속의 시대는 놀이를 상품화하면서 개개인의 삶이 하나의 시장이 되어 간다고 말합니다. 또 네트워크로 연결된 세상이 아무리 커져도 접속할 수 있는 사람과 없는 사람으로 나뉠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오늘 데일리 북저널리즘에서는 서브스택의 투자 소식부터 열정 경제의 사례와 비즈니스 모델, 나아가 소유의 종말까지 이야기를 나눠 봤는데요, 오늘 주제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앞으로 열정 경제와 접속 경제가 보편화되면 경제와 사회 구조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댓글로 의견 남겨 주세요.
* 오늘 데일리 북저널리즘은
〈긱 이코노미의 게이미피케이션〉,
〈유튜브에서 살아남기〉와 함께 읽으시면 더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