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플레이북
1화

뛰어난 팀 만들기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콤비네이터(Y Combinator) 회장을 지낸 벤처 투자가 샘 알트먼(Sam Altman)은 “좋은 사람을 고용하는 데 있어서는 타협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좋은 사람과 나쁜 사람에는 전염성이 있어서, 그저 그런 사람들로 팀을 꾸리면 평균을 올리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는 부정적인 사람도 피하라고 말한다. 대부분 사람이 실패를 예상하는 초기 단계의 스타트업은 팀 내부가 강한 믿음으로 결속돼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샘 알트먼의 조언을 종합하자면 비즈니스의 성공 가능성을 깊이 믿는, 뛰어난 사람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만큼 스타트업의 채용은 어렵다.

스타트업 세 곳의 채용 담당자를 만나 팀 빌딩의 전략을 물었다. 기업 비전에 대한 지원자의 공감도를 알아보는 방법, 채용의 기준, 합류한 멤버를 팀에 적응시키고 동기를 부여하는 법 등이다. 협업 툴 잔디를 만드는 토스랩, 채용 및 네트워킹 서비스 로켓펀치, 프리랜서 마켓 크몽이 인터뷰에 참여했다.

 

토스랩 허윤경 HR 매니저; 책임감, 커뮤니케이션, 그리고 긍정적 마인드

토스랩은 협업 툴 잔디를 서비스하는 7년 차 스타트업이다. 업무용 메신저로 시작해 채팅, 파일 전송과 코멘트, 일정 확인 등 업무에 필요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 본사와 대만, 말레이시아 법인이 있다. 전체 팀 규모는 35명 정도다. 본사에 약 30명, 나머지가 해외에 상주하고 있다. 토스랩의 인사를 담당하고 있는 허윤경 HR 매니저를 만났다.

팀원의 조건

협업이 중요하지만, 협업만 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리와 함께할 멤버가 갖고 있었으면 하는 요소를 회사가 3년 차쯤 되었을 때 세부적으로 정리해 두었다. 크게는 일에 대한 책임감, 커뮤니케이션 능력, 긍정적인 마인드 세 가지다. 각 요소의 세부 사항도 있다. 책임감은 업무의 목표를 스스로 설정할 수 있는 목표 설정력, 이루어 가는 과정에서 성과를 내고자 하는 지향력, 마무리를 하는 완결력으로 구성된다. 커뮤니케이션 능력에 필요한 세부 요소는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 잘 듣는 능력, 잘 표현하는 능력이라고 정의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는 함께 일을 잘하기 위해 필요한 특성이다. 일도 잘하고, 소통도 잘하지만 왠지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면 어떤 사람일지 고민해 보니 시니컬하고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이더라. 그런 사람과는 함께 ‘으싸으싸’ 하면서 일하기 어렵다고 생각했다.

이렇게 세부 요소 일곱 가지가 토스랩의 인재상이고, 이것에 따라 지원자를 판단한다. 이 인재상은 팀 전체 워크숍을 하면서 만들었다. 네다섯 명으로 다섯 개 조를 구성해 의견을 수렴하고, 이를 모아서 정리했다. 인재상을 세팅해 두니 채용에도 쓰이고, 멤버의 업무 피드백이나 조직 적합성 피드백 항목으로도 쓰이고, 새로운 조직 제도를 만들 때도 쓰이더라. ‘이런 멤버를 채용하고 유지하기 위한 제도’라는 기준이 생긴 것이다.

면접에서 반드시 하는 질문

우리 인재상의 일곱 가지 요소를 면접에서 알 수 있냐고 묻는다면, 나는 알 수 없다고 말한다. 인사 업무를 하면서 채용 과정의 한두 시간 동안 지원자의 생각과 자질의 절반도 확인하기 어렵다고 확신하게 됐다. 그렇기 때문에 기대와 의심 사이에서 기대에 가까우면 채용한다. 이런 전제하에, 일곱 가지 요소가 있다고 추정되는 사람을 찾는다. 가장 중점적으로 확인하는 부분은 ‘왜’다. 왜 토스랩인지, 왜 잔디 서비스인지, 왜 이 직무의 담당자인지를 묻는다. 지원자가 우리가 원하던 것과 상반된 캐릭터를 가졌더라도, 본인만의 이유가 명확하면 매력적으로 느낀다. 단순히 취업을 위해서 지원한 것이 아니라 자기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서 토스랩을, 이 직무를 선택했다는 점이 명확하면 설득력이 있더라.

비전에 대한 공감

면접 일정을 잡을 때부터 지원자에게 “이 자리는 우리가 당신을 일방적으로 평가하는 자리가 아니다, 당신도 우리를 확인하고 인생을 맡길 만한 조직인지 평가해 달라”는 말씀을 꼭 드린다. 그리고 지원자가 우리 회사나 서비스에 대해 미리 얼마나 확인을 했는지, 우리를 평가하기 위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 사람인지를 본다. 실제 채용된 사람을 보면, 우리의 서비스를 확인해 보고 직무 관련 자료를 많이 찾아본 분들이 직무 측면에서 매력적인 커리어를 가진 분들보다 회사에 더 잘 맞더라. 스펙과 상관없이 우리 팀에 관심을 갖고 있고, 찾아보는 노력을 하는 분이 회사가 가고자 하는 방향을 더 쉽게 이해하고, 더 적극적으로 회사가 이루고 싶은 목표에 힘을 실어 준다.

정보 제공

서류 전형에 합격한 지원자를 잔디에 초대한다. 실시간 협의가 가능하도록 채널을 열고, 자료를 많이 드린다. 회사 소개 자료, 블로그나 페이스북 링크 등이다. 본인이 찾아보는 노력을 해주면 고맙겠지만, 적어도 우리가 한번 뵙고자 한 분이라면 드릴 수 있는 정보를 다 드리려고 하는 편이다. ‘블로그에 이런 톤으로 글을 쓴 걸 보니 나랑 안 맞아’ 같은 판단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드리는 것이다. 그런 정보를 다 보고서도 면접 자리에 온다면, 어느 정도는 우리를 마음에 들어 한다고 전제하고 대화를 나눌 수 있다.

잔디 채널이 열려 있는 것만으로도 많은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 ‘복장은 어떻게 해야 하지?’ 같은 생각이 들면 바로 잔디로 물어볼 수 있다. 사람인 같은 채용 사이트에도 인사 담당자가 직접 질문에 답을 해주는 서비스가 있지 않나? 지원자들은 실제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과의 커뮤니케이션으로 가장 많은 정보를 얻는다. 잔디 서비스를 미리 경험해 보는 의미도 있다. 최근에는 서비스 테스트 업무를 해주실 분을 채용했는데, 지원자인데도 잔디 토픽에서 테스트를 하시더라. 관심을 많이 가져 주셔서 감사했다.

채용의 기준

함께하고 싶은 동료, 멤버를 보는 기준은 초창기나 지금이나 유사한 편이다. 하지만 그때그때 필요로 했던 포지션에 따라, 회사가 집중하고 있는 부분에 따라 조금씩 달랐다. 초반에는 열정을 갖고 회사를 함께 키워 나갈 수 있는 신입 멤버들을 많이 뽑았다면, 서비스가 어느 정도 만들어지고 확확 치고 나가야 할 때부터는 경력직 비율을 늘리게 되었다. 하지만 큰 기준들은 변하지 않는다. 세일즈 분야에서 12년 차 정도의 시니어 멤버를 뽑을 때와 마케팅 분야에서 트렌디한 콘텐츠를 만들 준주니어급 마케터를 뽑을 때라고 해도 가장 큰 기준은 동일하다.

온보딩

글로벌 멤버 대상으로는 ‘잔디 온보딩 프로그램’이 있다. 해외 지사에 합류한 신입 멤버들을 국내 본사로 모셔서 진행한다. C레벨 멤버의 강의를 듣는다거나, 직무 프로세스를 명확히 알 수 있도록 각 직무를 담당하는 매니저들이 클래스를 연다. 유사한 시즌에 입사한 분들을 모아 일주일 정도 진행한다. 국내 멤버 대상으로는 ‘소프트 랜딩 프로그램’이라고 부르는 (OJT·On-the-Job Training) 프로그램이 있다. 회사에 대해 알 수 있는 콘텐츠들을 제공한다. 회사의 연혁과 스토리를 CEO가 설명해 주고, COO가 잔디 서비스의 사업 분야를 공유하며, 프로덕트에 대해 CTO가 강의하고, 내가 인사 제도나 문화에 대해 설명한다. 직무와 상관없이 우리 팀이 어떤 방향성을 갖고 왔었는지 과거, 현재, 미래를 짧은 시간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한다. 이런 기회가 아니면 회사의 이전 스토리나 다른 팀의 이야기를 알기가 쉽지 않다. 이 프로그램이 끝난 후에는 신규 멤버들이 익명으로 강의 콘텐츠를 평가한다. C레벨 세 분과 내가 보이지 않는 경쟁을 하고 있다. (웃음)

동기 부여

가장 중요한 요소는 회사와의 동기화라고 생각한다. 이 회사, 잔디 서비스에 애정이 있는 분들은 리워드가 조금 아쉽더라도 더 큰 그림을 그리면서 함께하실 것이다. 우리가 멤버 유지를 위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공유와 공감이다. 연간 목표를 세울 때도 실시간으로 멤버와 공유하고, 이루어 가는 과정을 월별 전사 미팅을 통해 경영진이 보고한다. 연간 목표 중 이번 달 목표는 무엇이고, 얼마나 달성했고, 어떤 부분이 부족했는지 과정과 결과를 공유한다. 시작, 중간, 끝을 공유하는 셈이다. 이렇게 반복되는 정보가 쌓이면 공감할 수밖에 없다. ‘몇억 달성이 목표래’라고 한 번 듣는 건 공유인데, 여러 번 들으면 ‘꼭 달성해야지’ 하고 공감하게 된다. 한배를 탔다는 느낌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평가와 보상

그 외에 동기 부여를 위한 다양한 제도도 있다. 업무 퍼포먼스와 조직 핏(fit)에 대한 피드백을 반기별로 하고 있다. 잔디 피딩(feeding)이라고 부르는 일종의 인사 평가다. 6개월간의 업무 성과와 조직 인재상과의 부합 정도에 대해 동료와 리더의 피드백을 받는 기회다. 이를 토대로 다음 반기는 더 성장할 수 있게 돕는다. 이 결과를 쌓아서 연간 연봉을 협의한다. 자신의 성과와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구조다. 잔디 피딩 결과가 직전 반기에 비해 월등히 성장한 분이 있다면 ‘반기별 잔디언’으로 선정해 특별 성과금을 드리는 제도도 운용한다. 우리는 리워드가 성과로부터 멀어질수록 효과가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반기별, 연간 잔디 피딩을 통한 포상 외에도 팀 차원의 특별한 성과가 있다면 시점에 구애받지 않고 리워드를 드리려고 하는 편이다.

 

로켓펀치 이상범 전략 이사 ; 일하기 좋은, 빠르게 성장하는 회사가 동기를 부여한다

로켓펀치는 채용 정보와 사용자 프로필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네트워킹 서비스를 제공한다. 2013년 채용 정보 서비스를 론칭했고, 2015년 사용자 정보와 네트워킹으로 서비스 방향을 전환했다. 로켓펀치 팀에서 전략을 총괄하는 이상범 이사의 이야기를 들었다.

면접에서 반드시 하는 질문

10년 후에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묻는다. 앞으로 어떤 사람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혹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은지에 대한 질문이다. 이 질문을 통해 지원자가 일을 대하는 관점을 파악한다. 그 후에는 로켓펀치 팀에서 일하는 것이 지원자의 목표를 달성하는 데 도움이 될지를 판단한다. 로켓펀치는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한 목적으로 일을 하는 사람보다는, 일을 즐기는 사람을 원한다. 일을 즐기는 사람들은 커리어에 대한 자신만의 목표가 있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기 계발을 한다. 이런 사람들에게는 로켓펀치 팀에 합류하고자 하는 것도 자기 계발의 일부가 된다.

비전에 대한 공감

서류 심사 통과자와는 팀 합류 전에 사전 인터뷰 및 팀 전체 인터뷰를 진행한다. 이때 로켓펀치 팀에 합류하고자 하는 이유를 묻는다. 이 질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은 로켓펀치를 어떤 서비스로, 어떤 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는지, 로켓펀치의 성장 방향성을 이해하고 동감하는지, 로켓펀치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본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본인의 성장 과정에서 로켓펀치에서의 경력이 어떤 도움이 될 수 있는지 등이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지원자가 로켓펀치의 비전에 공감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채용의 기준

창업 초기에는 소수의 인원으로 다양한 업무를 해야 했기 때문에 멀티 플레이어를 선호했다. 반면 최근에는 각 분야의 전문성을 기준으로 채용한다. 세부적으로 보면 해당 업무를 주도적으로 수행할 충분한 경험과 실력이 있는지, 로켓펀치의 자율 근무 환경을 활용하여 책임감 있게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다른 동료들과 조화롭게 협업을 할 수 있는지, 세 가지를 중점적으로 살펴보려고 한다. 꼼꼼히 살펴보기 위해서 지원자들에게 약 일주일간 수행해야 하는 과제를 준다. 팀 합류 후 실제로 수행해야 하는 업무와 비슷한 과제다. 관련 담당자들이 제출된 결과를 리뷰하며 팀 인터뷰 진행 여부를 결정한다.

온보딩

모든 팀원들이 대표 혹은 각 분야의 총괄 담당자와 매달 한 번씩 정기적으로 면담한다. 업무 과정의 불편, 성장을 위해 필요한 요소, 대표에게 제안하고 싶은 것 등을 자유롭게 이야기한다.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회사와 구성원이 모두 성장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합류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팀원은 면담에서 더 많은 정보를 상세히 공유한다. 자율 근무와 같은 로켓펀치의 조직 문화에 잘 적응하고 있는지, 회의 시간은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함께 일하는 동료들과 문제는 없는지 체크한다. 개선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최대한 빠르게 조치한다.

동기 부여

일하기 좋은 기업 문화를 만들고, 회사가 빠르게 성장함으로써 동기를 부여하려고 노력한다. 자율 근무는 이러한 노력의 일환이다. 팀원 각자가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는 곳에서 생산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한다. 자율 근무를 통해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여러 제도를 구축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주 1회 가사 도우미를 지원해 집에서 일하는 팀원들이 업무에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원하는 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비용도 지원한다.

회사의 빠른 성장을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로켓펀치의 주요 지표를 매일 공유하고 있다. 지표 모니터링을 통해 개선해야 할 서비스를 살피고, 빠른 성장을 위해 필요한 전략을 고민한다. 성과 평가는 연 1~2회 실시하는데, 팀 전원이 개별 구성원에 대해 익명으로 평가하고, 결과를 공유한다. 이 결과는 연봉에 반영된다. 각자가 잘하고 있는 부분은 무엇이고, 보완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다.

 

크몽 박현호 대표 ; 실력이 있다고 잘하는 것은 아니다

크몽은 2012년 론칭한 프리랜서 마켓 플랫폼이다. 전문가는 서비스를 판매해 수익을 얻고, 사용자는 필요한 서비스를 구매해 이용한다. 디자인, 마케팅, 컴퓨터 프로그래밍, 번역, 문서 작성, 레슨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 거래가 이루어진다. 약 50명 규모의 크몽 팀을 이끌고 있는 박현호 대표에게 물었다.

면접에서 반드시 하는 질문

우리는 기본적으로 실무 능력을 평가한다. 하지만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우리와 맞는 사람이라는 확신이 서지 않으면 채용하지 않는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묻는 몇 가지 질문들이 있다. 우선 ‘왜 일하는가’다. 일을 하는 동기는 매우 중요하다. 개발자라면 프로그래밍에 대한 열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돈이나 주변의 기대, 타성으로 일한다면 큰 성과를 낼 수 없다. 본인의 업을 즐기고, 가치 있게 여기고, 성장을 추구하는 사람만이 크몽의 ‘work happy’ 문화에 맞는 사람이고, 큰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는다. 두 번째는 ‘10년 후에 하고 싶은 일’이다. 일을 하는 동기에서 확장된 질문이다. 진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개인의 비전이 무엇인지, 그 방향이 우리의 가치와 일치하는지 확인하려 한다. 세 번째는 ‘다른 사람과 다른 본인만의 특별한 점’이다. 크몽 팀은 프로세스에 따라 정해진 일만 잘하는 사람이 아니라, 창의적이고 특별한 사람을 원한다. 그 사람만이 가진 차별점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네 번째는 ‘크몽 팀에 지원한 이유’다. 단지 좋은 일자리라서 지원했는지, 우리의 사명과 비전을 이해하고 그것을 위해 함께 뛸 준비가 되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질문이다. 마지막으로 이상적인 회사의 모습을 묻는다. 우리가 지향하는 기업 문화와 가치에 동화될 수 있는 사람인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반대로 지원자가 크몽 팀에 질문하는 과정 또한 중요하게 여긴다. 우리 팀과 지원자가 서로 잘 맞는지는 일방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비전에 대한 공감

회사의 사명이나 비전에 공감해 지원했다면 크몽 비즈니스에 대한 기본적 이해가 있을 것이다. 이것은 크몽을 사용해 보거나, 크몽의 미래에 대해 고민을 해보는 등 우리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 이렇게 지원자가 기본적으로 우리 서비스를 이해하고 있다면, 비전에 대해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 본다. 만약 크몽 비즈니스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원했다면, 공감대 형성이 불가능할 것이다.

채용의 기준

처음에는 실력만 봤다. 초기에는 채용이 어렵기 때문에 적당히 실력이 있다고 판단되면 채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실력만 있으면 알아서 잘할 것이라는 생각은 큰 착각이었다. 크몽 팀은 수직적이지 않다. 누군가 정해준 일, 시키는 일만 잘하면 되는 구조가 아니다. 스스로 무엇을 해야 할지 판단하고, 동료와 소통하면서 알아서 성과를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초기에는 우리의 사명이나 비전, 기업 문화가 제대로 형성되어 있지 않아서 각자 본인이 이전 회사에서 일하던 방식이나 개인적 취향에 맞게 일을 했다. 그러다 보니 각자 다른 생각을 하게 되고 분쟁이 잦아졌다. 새로운 사람들이 많이 들어오고, 많이 나가는 식이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회사의 탄탄한 사명과 기업 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여기에 신경을 썼다. 그러고 나니 무엇보다 채용에 신중해졌다. 당장 어떤 일에 꼭 필요한 사람이고 능력이 좋다고 해도 우리의 기업 문화에 맞는지, 이후 더 큰 성장이 가능한지, 팀원으로 잘 어울릴 수 있을지에 대해 확신이 없으면 채용하지 않는다. 아이폰 앱 개발자가 절실하게 필요했는데 지원자는 많았지만, 확신이 드는 사람이 없어 오랜 기간 뽑지 않았던 적도 있다.

정보 제공 방법

초기 단계의 기업에는 HR 담당자가 없거나 자원이 부족한 경우가 많다. 또 회사가 빠르게 성장하고 변하다 보니, 1~2년 전에 만든 정보가 금방 쓸모없게 되는 경우도 많다. 이런 이유로 스타트업은 채용 정보가 깔끔히 정리되어 있기 힘들다. 그래서 해당 비즈니스에 스스로 관심을 가지고 정보를 찾는 분들이 지원하게 되는 것 같다. 실제로 채용을 진행하면, 일반 채용 포털에서 지원하는 분들보다 이메일이나 SNS를 통해 직접 지원하는 분들의 비즈니스 이해도가 월등히 높다. 우리는 채용을 대기업과의 경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스타트업 종사자들끼리 서로 어필하면서 좋은 사람을 데려오는 게 현실적이다. 실제로 우리 팀 사람들이 다른 스타트업으로 가거나, 우리가 다른 스타트업 사람들을 데려오기도 한다.

온보딩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이 따로 있지는 않다. 기본적으로 우리는 팀원들이 자신의 역할을 주도적으로 찾아 나가기를 바란다. 다만 우리의 사명이나 비전, 기업 문화에 대해서 알려 주고 이해시키려 노력한다. 새로운 팀원이 합류하면 ‘버디’를 한 명 붙여 준다. 버디는 새 팀원에게 입사 초기에 잘 모를 수밖에 없는 사항들을 자세히 알려 주고, 또 팀에 잘 안착할 수 있도록 돕는다. 크몽은 팀워크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회사이기 때문에 새로운 팀원과 자주 소통하는 기회를 만들고 이를 통해 필요한 부분을 서로 주고받고 있다.  

평가와 보상

크몽 팀은 팀워크, 소통 중심의 팀이다. 우선 크몽 팀에 오신 분들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일에 대한 열정이 있는 분들이다. 회사는 동기를 만들어 준다기보다, 이미 가지고 있는 동기를 방해하는 요소를 없애려고 노력한다. 식사와 간식을 제공하고, 인테리어나 컴퓨터 장비에 신경을 쓰는 것은 그냥 복지를 위한 것이 아니라, 일하는 데 불편함이 없는 좋은 환경을 제공하면 스스로 성과를 더 낼 수 있는 사람들이라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팀원들이 인센티브와 같이 돈을 동기로 일하기를 바라지 않는다. 크몽 팀의 목표는 비즈니스를 성공시켜서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고 스트레스 없이 일에 집중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프로젝트 중심으로 움직이고 직급 체계가 심플하기 때문에 승진의 개념이 없다. 다만 고성과자에게 더 많은 도전의 기회를 주고 팀을 리딩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준다. 연봉은 함께 일하는 동료와 프로젝트 리더, 임원의 의견을 취합하여 적정 수준으로 정한다. 성과와 시장 가치, 스타트업 간 이직 경쟁, 회사의 재무 상황 등 많은 요소를 고려한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프라임 멤버가 되시고 모든 콘텐츠를 무제한 이용하세요.
프라임 가입하기
추천 콘텐츠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