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플레이북
6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문제 해결과 혁신의 정신

후드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고 출근한다. 통상적으로 쓰이는 직급 대신 이름에 ‘님’자를 붙이거나 영어 이름으로 호칭한다. 회의 시간에는 누구나 자유롭게 의견을 낸다. 의사 결정과 실행 속도가 빠르다. ‘스타트업’이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가장 먼저 연상되는 이미지들이다. 그리고 이런 이미지는 이제 일종의 클리셰로 받아들여지곤 한다. 하지만 특유의 유연성과 에너지가 스타트업의 본질은 아니다.

유통 시스템을 혁신해 미국 안경 시장에서 유니콘으로 성장한 와비파커(Warby Parker)의 창업자 닐 블루멘탈(Neil Blumenthal)은 말한다. “스타트업은 해결책이 명확하지 않고, 성공이 보장되지 않는 영역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다.” 그의 정의에 따르면 스타트업이란 아무도 가본 적 없고 정확한 이정표도 없는 낯선 길에 뛰어들어 변화를 만드는 조직이다.

물론 이 정의에 모두가 동의하지 않을 수도 있다. 누군가는 “100명의 사람이 있다면 100개의 스타트업 정의가 나올 것”이라는 말까지 한다. 그만큼 스타트업을 한마디로 명쾌하게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다만, 수많은 정의 가운데 반복적으로 언급되는 가치에는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데, 바로 문제 해결이다. 이는 극한의 불확실성 속에서 비즈니스 확장과 성장을 달성하기 위한 핵심으로 꼽힌다.

이 책에는 성장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하는 스타트업 16곳의 혁신 사례가 담겨 있다. 초창기 팀 빌딩 단계부터 아이디어 구체화 단계, 조직 문화 구축 단계, 위기 상황에서 새로운 비즈니스로 방향을 전환하는 피벗(pivot) 단계, 정체기를 지나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는 스케일 업(Scale up) 단계까지, 일련의 과정에서 직면한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풀어냈는지 소개한다.

제품이나 서비스가 사람들로부터 선택받아 성장과 혁신을 지속한다는 것은 바꿔 말해 끊임없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의미다. 그래서 혹자는 스타트업을 기업이 아닌, 일종의 정신 상태로 이해하기도 한다. 스타트업에게 중요한 것은 비즈니스를 이어 온 기간이나 그동안 벌어들인 수익이 아니다. 조직 내부, 소비자, 나아가 세상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혁신하겠다는 의지다. 

전찬우 에디터
추천 콘텐츠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