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어른
7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30대는 이른바 ‘낀대(끼인 세대)’다. 위 세대에게는 ‘요즘 것들’, 다음 세대에게는 ‘라떼’로 불린다. 정체성 혼란은 계속된다. 준비가 안 됐는데, 사회는 멋대로 어른이라고 규정한다.

어쩌다 어른이 됐더니 이제는 홀로서기를 강요받는다. 도움을 받고 싶어도 손 내밀 데가 거의 없다. 20대의 청춘, 50~60대의 노후를 지원하겠다는 정책은 많지만 30대는 관심 밖이다. 비혼은 더 고립된다. 35살 이후로는 법적으로도 청년이 아니다. 다시 한번 깨닫는다. 물려받은 재산이 없다면 목돈을 만드는 건 불가능하다고. ‘소확행’을 외치며 오늘이라도 행복하자는 30대의 말이 마냥 낭만적이지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꿔 말하면 내일이 없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30대의 오늘을 보면 우리 사회가 고스란히 보인다. 30대가 겪는 어려움은 나이가 어려서, 혹은 많아서 생기는 게 아니다. 저성장이라는 시대 환경, 개인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드는 계층 사회 때문이다. 다달이 넣던 적금을 모두 빼 주식에 ‘올인’하고, 실체가 없다는 비트코인에 환호하는 건 절박해서다.

절박한 30대는 스스로 희망을 찾아 나선다. ‘어른답지 않은’ 이들은 함께 모여 공동체를 꾸리고 새로운 삶의 방향을 세워 나간다. 이렇게 살아도 괜찮다고 서로를 격려하고 용기를 낸다. 생애 주기와 상관없이 나답게, 나에 대한 확신과 함께 사는 것.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에도 없는 투명 인간 30대가 진짜 원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가 향해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30대의 이야기를 넋두리가 아닌 시대의 고민으로 함께 읽어야 하는 이유다.

이세영·정주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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