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우소나루와 살레스
아마존 열대 우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국제 사회의 지원이 시급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브라질 정부의 정책 방향입니다. 현재 브라질의 환경 정책은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과 리카르도 살레스 환경부 장관, 두 사람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둘의 전력(前歷)을 살펴보면 아마존의 미래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극우 성향의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남미의 트럼프’로 불립니다. 2018년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우파 후보로 출마해 경제 성장 공약을 앞세워 15년 만에 좌파 후보를 꺾고 당선됐습니다. 이듬해 1월 취임한 보우소나루는 공약한 대로 축산업, 농업, 광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환경 규제를 완화하고 아마존 열대 우림 개발을 밀어붙였습니다.
그 과정에서 걸림돌이 되는 인사는 제거하고 환경 예산은 깎았습니다. 2019년 아마존의 삼림 파괴 데이터를 발표한 INPE 책임자를 경질했고, 올해 4월 중순에는 불법 목재 반출에 대한 대형 수사를 주도한 연방 경찰청장을 해임했습니다. 열대 우림 파괴 행위를 단속하던 군 병력의 철수를 결정했고, 업무를 이어받을 환경 연구소들의 예산은 삭감했습니다.
환경부 장관인 리카르도 살레스는 이력부터 반환경적입니다. 환경부 장관에 임명되기 전 상파울루주 환경부 장관으로 일했는데, 2018년 12월 광산 회사에 혜택을 주기 위해 환경 보호 계획의 지도를 변경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3년간 선출직 출마가 금지됐습니다. 그리고 2주 뒤, 아마존 전체를 보호하는 환경부 장관에
임명됩니다.
기후 정책을 좌우할 2022년 대선
보우소나루 대통령은 이번 기후 정상 회의에서 불법 삼림 벌채를 막고 환경 예산도 두 배로 올리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루도 지나지 않은 4월 23일, 보우소나루는 올해 환경 관련 예산을 지난해보다 24퍼센트 감소한 20억 헤알(4105억 원)로 승인했습니다. 아마존 열대 우림에서 일어나는 삼림 파괴 행위를 단속하는 기관의 예산도
줄었습니다.
차기 브라질 대선은 내년에 치러집니다. 우파 진영의 보우소나루, 좌파 진영의 룰라가 맞대결을 벌일 전망입니다. 룰라 전 대통령은 부패 혐의로 실형을 살았지만 최근 무효 판결을 받으면서 대선 출마의 길이 열렸습니다. 사회적, 경제적으로 지속 가능한 환경 개발을 지향했던 룰라는 재임 중이던 2008년 국제 사회를 설득해 ‘아마존 기금’ 창설을 주도한 바 있습니다.
내년 대선은 브라질 국내 정치를 넘어, 지구의 생존을 결정할 중요한 사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 데일리 북저널리즘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주제를 읽고 어떤 생각을 하셨나요? 댓글로 의견 보내 주세요.
* 오늘 데일리 북저널리즘은 보우소나루 정부의 아마존 파괴를 심층 분석한
〈벼랑 끝의 아마존〉, 팜오일로 인한 인도네시아 삼림 파괴를 다룬
〈환경을 망치는 기적의 과일〉과 함께 읽으시면 더욱 좋습니다. 룰라 정부와 보우소나루 정부의 환경 정책을 비교한
박원복 단국대 포르투갈어과 교수의 논문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