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강력한 정적, 스베틀라나 티하놉스카야는 지난해 벨라루스 대선에서 루카셴코와 맞붙었던 야권 지도자입니다. 루카셴코가 크게 이기는 결과가 나오자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며 불복 시위를 벌였습니다. 이를 못마땅하게 여긴 정부는 그를 구금했고, 신변에 위협을 느낀 티하놉스카야는 어린 두 자녀와 함께 리투아니아로 망명했습니다.
그가 처음부터 민주 투사였던 것은 아닙니다. 평범한 교사이자, 엄마이자, 아내였는데요, 남편이 야권 성향의 블로그를 운영하다 잡혀간 이후 교사에서 정치인으로 탈바꿈하게 됐습니다.
망명지에서도 벨라루스를 위한 투쟁을 그치지 않았는데요, 사실, 프라타세비치가 하이재킹을 당하게 된 상황에는 티하놉스카야가 있습니다. 티하놉스카야가 그리스에서 경제 관련 회의를 열었고, 여기에 프라타세비치가 참석한 뒤 리투아니아로 돌아가다 봉변을 당한 겁니다.
벨라루스를 병들게 한 26년의 독재
도대체 왜 벨라루스에서는 민항기를 위협해 강제 착륙하게 하고, 정부에 비판적 성향을 보이는 인사를 모조리 잡아 가두는 것일까요? 문제의 중심에는 26년째 대통령 자리를 지키고 있는 루카셴코가 있습니다. ‘유럽에 남은 마지막 독재자’가 그의 별칭인데요, 특히 지난해 대선 결과에 대한 불복 시위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여론이 악화하자 더욱 폭압을 일삼고 있습니다.
벨라루스의 한 인권 단체에 따르면 대선을 전후해 약 5개월 동안 3만 명이 넘는 시민과 인권 단체 활동가, 야권 성향 언론인들이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과정에서 구타와 고문이 비일비재했고, 사망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루카셴코 대통령은 자신이 지난 대선에서 80퍼센트가 넘는 압도적 지지로 당선됐다고 밝혔지만, 취임식을 몰래 치르는가 하면 부정 선거 의혹을 제대로 규명하지 못하는 등 의심스러운 행동을 보이고 있습니다. 국민으로부터 받은 정당한 권력임을 입증하는 대신 의혹이 제기되는 통로를 막으려고만 하니 문제가 되는 것이죠.
이런 이유로 반정부 전선의 중심인물인 프라타세비치와 티하놉스카야를 눈엣가시로 여기며 납치하거나 가두고, 정부의 감시를 피해 국민들이 ‘넥스타’ 등 SNS로 진실을 소통하는 것이 두려워 인터넷을 전면 차단하는 강경 조치를 취한 것이 아닐까요?
빗발치는 국제 사회 비난에도 러시아는 두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