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 업체 가운데서도 베조스와 머스크의 라이벌 의식은 불꽃이 튑니다. 스타십이 지상 착륙에 성공한 날, 블루오리진은 7월 우주 관광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스페이스X로 향하는 세간의 관심을 분산시키려는 의도였으리라 추측됩니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어제오늘 일이 아닙니다. 최근 미 항공우주국(NASA)이 달 착륙선 제조업체로 스페이스X를 선정하자 블루오리진 측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그러자 머스크는 “궤도까지 올라가지도 못한다[Can‘t get it up (to orbit) lol].”라는 내용의 비꼬는 트윗을 보란 듯이 게시하기도 했습니다. 조지워싱턴대학교 우주정책연구소의 존 로그즈던 명예교수는 두 우주 개척자에 대해 촌철살인의 평가를 남겼습니다. “머스크는 먼저 떠벌린 뒤 결과물을 만들고, 베조스는 일을 먼저 한 뒤 결과물을 자랑한다”라고 말입니다. 그러면서 “나는 그것이 두 사람이 경쟁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하고, 경쟁은 미국인의 삶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상업화에 방점 찍힌 민간 우주 산업 경쟁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국가 간 벌어지는 달과 화성 탐사 경쟁은 희토류 등 자원과 안보 확보에 무게가 실려 있다면, 민간에서 벌어지는 우주 산업 경쟁은 ‘상업화’에 방점이 찍힌 것으로 보입니다.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혁명을 ‘뉴스페이스(New Space)’라고 부릅니다. 아이디어와 기술이 있는 벤처기업과 스타트업 등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며 상업화가 촉진되는 것입니다. 2000년대 초 블루오리진과 스페이스X 등이 등장하며 포문을 열었고, 이후 다양한 기업들이 속속 등장해 시장은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2차 세계 대전 이후 냉전 시대 때만 해도 우주 산업은 미국과 소련 사이 체제 경쟁의 전장이었고, 소련의 붕괴 후에는 산업 경쟁력이 추락하면서 ‘올드스페이스(Old Space)’로
밀려났습니다. 이 빈자리를 민간 기업들이 자금과 기술로 채우며 이제는 우주 산업을 대중화하고 상업화하는 단계에까지 이르게 됐습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 매튜 바인치를 교수는 민간에서의 우주 산업 활성화가 새로운 상업 우주 시대를 열었다고
평가합니다. 특히 우주 관광과 관련해 해당 기업들이 “시민을 우주로 데려갈 수 있는 능력이 충분하고, 향후 수십 년 동안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 캐나다 시장 조사 기관 캐너코드의 통계에 따르면 오는 2030년이면 우주 관광 시장이 무려 80억 달러, 우리 돈으로 8조 92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막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임이 분명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