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의 재구성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도 재택근무는 계속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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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코노미스트(전리오 譯)
에디터 신기주
발행일 2021.07.07
리딩타임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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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코로나가 끝나면 재택근무도 끝날까.
월스트리트와 실리콘밸리의 시각이 다르고, 회사와 직원의 입장도 다르다.
발빠른 테크 기업들은 현실 오피스를 축소하고 가상 오피스로 몰려가고 있다. 


푸르덴셜(Prudential) 보험이 미국 성인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의하면, 판데믹 기간 동안 집에서 일했던 사람들의 87퍼센트는 규제가 완화된 이후에도 계속해서 그렇게 일할 수 있기를 원했다. 같은 조사에 의하면, 원격 근무를 하는 사람들의 42퍼센트는 다시 정규 근무 형태로 사무실에 복귀하라는 요청을 받으면 새로운 일자리를 알아볼 것이라고 대답했다. 실제로 더욱 유연하기를 원하는 노동자들은 판데믹 이전 상황에 가까운 수준으로의 복귀를 요청하는 고용주들과 갈등을 빚고 있다. 애플의 일부 직원들은 회사가 주 3일 내근을 요구하는 것을 두고 “가당치않은 처사”라며 원색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반면에 월가의 최고경영자들은 재택근무의 비효율성을 노골적으로 비판한다. 한편으론 실리콘밸리의 유니콘들은 앞다퉈 지었던 거대 사옥들의 효용성을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다. 코로나는 우리가 일하는 법도 우리가 일하는 일터의 풍경도 완전히 바꿔놓았다. 코로나가 끝나도 재택근무는 계속될 것인가.

* 13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에디터 신기주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정말 사무실로 돌아가야만 할까?
재택근무는 일탈행위라는 월스트리트 
항시적 원격근무로 인재를 끌어모으는 실리콘밸리
돌아오라는 회사와 못돌아간다는 직원 

2. 이미 사무실은 사라지고 있다?!
시대착오적으로 보이는 거대 기업의 거대 본사 
공간은 줄고 네트워크는 커진 하이브리드 오피스의 탄생 

에디터의 밑줄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의 회장인 데이비드 솔로몬(David Solomon)은 원격근무를 ‘일탈행위(aberration)’라고 불러왔다. 그의 적수인 모건 스탠리(Morgan Stanley)의 제임스 모건(James Gorman) 회장은 최근 ‘만약 우리가 뉴욕시에서 들어갈 수 있는 식당이 있다면, 사무실에도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며 재치 있게 대응했다. 제이피모건체이스(JPMorgan Chase)의 최고경영자인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은 ‘사람들이 출퇴근을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서 어쩌라는 건가?’라고 말하며 비슷한 입장을 드러냈다.” 

“독일의 도이체방크(Deutsche Bank) 직원들은 근무 시간의 최대 60퍼센트를 원격으로 일하게 될 예정이다. HSBC의 최고경영자인 노엘 퀸(Noel Quinn)은 판데믹 이전의 패턴으로 되돌아가는 것을 ‘놓쳐버린 기회(missed opportunity)’라고 표현해 왔으며, 주로 아시아계인 이 은행의 직원들이 하이브리드 형태의 계약을 수용하기를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술 업계의 노동자들은 실제로 좀 더 자유분방한 것 같은데, 다른 업계에 비해서 이직률도 높고 인재 빼가기 관행도 더욱 만연해 있다. 아마도 이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이는데, 지난 6월 소셜미디어 대기업은 페이스북(Facebook)은 자사의 정규직 노동자들은 모두 항시적인 원격근무를 신청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스포티파이(Spotify)나 핀테크 기업인 스퀘어(Square), 그리고 트위터(Twitter)와 같은 기업들은 많은 직원들에게 원한다면 얼마든지 원격으로 일할 수 있다고 말해왔다.”

“대규모 기관투자가들을 포함한 일부 주주들은 단지 인재들을 유지하기 위한 것만이 아니라 기업의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 재무적인 성과 이외에 기업을 평가하는 대표적인 요소
와 관련한 신뢰도에 도움이 되기 위해서라도 유연 근무를 열심히 권장하고 있다.”

“기술력이 핵심인 이 회사에는 당연히 주스를 마실 수 있는 바와 요가 스튜디오가 있다. 이상한 건 하나밖에 없었다. 아무리 이런 시설을 갖추어 놓아도, 우버의 많은 직원들은 여전히 집에서 일하는 걸 선호하며 사무실에는 일주일에 이틀 정도만 나온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아무도 모릅니다.’ 후아코 부사장도 인정한다.”

“쿠퍼티노에 있는 우주선처럼 생긴 애플의 기지는 최대 1만 3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데, 아이폰을 만드는 이 기업은 여기에 5억 달러가 들었다. 직원 한 명당 38만 5000달러인 셈이다.”

“컴퓨터 프로그래머들의 대부분이 사무실에 오긴 했지만, 프로젝트 관리는 트렐로(Trello)를 활용하고, 의사소통은 줌(Zoom)과 슬랙(Slack)을 이용함으로써 실제 업무는 다른 곳에서 했다. 생동감 있게 설계된 기술 업계의 사무실들은 기이할 정도로 조용한 경우가 많았다. 이를 깨달은 기업들은 실리콘밸리를 넘어서까지 스스로를 좀 더 개방해서 가상의 영역을 더욱 많이 활용하기 시작했다.”

“벤처 캐피털 업계의 선두 기업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최근 자신들의 포트폴리오 기업 226곳에 향후의 업무 방식에 대해서 물었을 때, 그들 중 3분의 2가 ‘하이브리드’ 형태라고 말했다. 우버는 자신들의 신사옥에서 3분의 1을 다른 세입자들에게 임대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인 공간이 줄어들면서 가상의 공간은 확장될 것이다. 판데믹으로 인해서 이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세일즈포스 사이에서 누가 온라인 업무를 위한 지배적인 플랫폼이 될 것인지를 두고 전투가 벌어지고 있다.”
코멘트
생전 스티브 잡스는 살아생전 자신이 남긴 최고의 제품은 애플 그 자체라고 말했다. 잡스가 가장 자랑스러워한 자신의 작품은 아이폰도 아이팟도 맥북도 아니었다. 애플이라는 회사였다. 잡스는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쿠퍼티노에 건설 중인 애플의 새 본사 건물에 집착했다. 잡스는 그것이 자신의 최고 작품인 애플에 육체를 만들어주는 작업이라고 여겼다. 완벽주의자다운 마지막이었다. 건축가 노먼 포스터 경이 설계한 애플 사옥은 원형이다. 잡스는 애플의 직원들이 회사 안에서 최대한 자주 마주치길 원했다. 회사 내 소통의 양이 애플 내 혁신의 양과 정비례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잡스는 조직 내 소통이란 숙제를 물리적 공간의 설계로 해결하려고 했었던 것이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 확산과 때를 만난 협업 테크놀로지의 등장은 위대한 스티브 잡스마저도 옛 사람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사무실에 모여서 일하지 않아도 사무실에 모여서 일하는 것 이상의 소통과 효율을 확보하는게 가능하다는 걸 경험했기 때문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오피스의 존재 이유를 되묻게 되는 배경이다. 문제는 경영진과 임직원의 뚜렷한 시각차다. 현재의 근거에 입각한 의견도 있지만 과거의 경험에 의존한 판단도 있다. 산업 간 차이도 존재한다. 분명한건 점점 더 많은 회사들이 현실 사무실에서 가상 사무실로 일터를 옮기고 있다는 사실이다. 잡스가 영혼과 육체를 만들어준 애플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사무실로 돌아가야하느냐는 질문은 어쩌면 처음부터 틀린 질문인지도 모른다. 이미 돌아갈 사무실들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신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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