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롭테크는 각각 부동산과 기술을 뜻하는 프로퍼티(Property)와 테크놀로지(Technology)의 합성어입니다. 핀테크나 에듀테크, 푸드테크 등을 떠올리면 그 뜻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첨단 기술을 결합한 부동산 서비스 산업’입니다. 2000년대 중반 영국에서 처음 나온 프롭테크 개념은 글로벌로 빠르게
확산했습니다. 현재 전 세계 프롭테크 투자의 반 이상은 미국에서 이뤄지고 있고, 중국과 싱가포르, 홍콩 등에서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한국은 세계 40위권입니다.
부동산 산업이 워낙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성되는 만큼 프롭테크는 통상 크게 네 가지 비즈니스 영역으로 구분합니다. 개별 부동산 정보를 바탕으로 데이터 분석, 중개, 광고 및 마케팅을 다루는 ‘중개 및 임대’, 사물 인터넷(IoT)이나 센서 기술 등으로 건물을 관리하는 ‘부동산 관리’, 설계 및 건설, 인테리어, VR·3D 등이 포함되는 ‘프로젝트 개발’, 부동산과 결합한 핀테크로서 크라우드 펀딩, 개인 금융으로 구성되는 ‘투자 및 자금 조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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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프롭테크 영역 가운데 일반인 입장에서 가장 익숙하면서도 자주 접하는 것은 아무래도 중개 및 임대일 겁니다. 손쉽게 주택이나 상가 매물을 알아보고 싶을 때, 중개인과 빠르게 연락해야 할 때처럼 일상과 가장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ICT 기술 발전과 부동산 관련 공공 부문의 오픈 데이터 정책 덕분입니다. 우리나라 플랫폼 중에서는 ‘직방’, ‘다방’, ‘피터팬의 좋은 방 구하기’, ‘호갱노노’, ‘부동산 114’ 등이 대표적입니다.
정보의 비대칭성과 투명성
개별 산업이 기술을 활용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전에 없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는 일은 낯설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쏟아지는 각종 ‘○○테크’라는 용어가 이를 증명합니다. 다만 그동안 부동산 산업은 유독 디지털과 결합하는 속도가 더뎠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8년 11월이 돼서야 프롭테크 협회 격인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출범할 만큼 세계 시장과 비교해 출발이 늦은 축에
속합니다. 의식주 가운데 디지털과 가장 거리가 먼 영역이었죠.
가장 큰 이유는 전통적인 로우 테크(Low-Tech) 산업인 부동산이 정보의 비대칭성이 높아서입니다. 글로벌 경영 컨설팅 업체 맥킨지 앤 컴퍼니(McKinsey & Company)에 따르면 산업의 디지털 성숙도를 높이는 주요 요인 중 하나는 투명성입니다. 그런데 정보의 비대칭성은 투명성을 저하합니다.
[2] 그간 시장 데이터나 거래 관련 정보, 재무 정보 공시 등이 제대로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불과 십여 년 전까지도 집을 구하는 방법은 가까운 부동산을 찾는 게 유일했고, 온라인에 정보가 있어도 이를 찾고 취합하는 건 개인 재량이었죠. 정확한 정보를 얻기란 거의 불가능했고, 정보의 불균형이 심했습니다.
특히나 부동산은 여타 자산보다 워낙 고가(高價)라 오프라인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자산 가치가 정부 정책 등에 따라 변동이 심해 실시간 가격을 산정하기 어렵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부동산을 핵심 투자처로 인지하는 경향이 짙은 우리나라에서는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게 더 꺼려질 수밖에 없었죠. 그러나 부동산 정보를 공급자와 중개인이 독점하는 현상이 강해지면서 합리적인 온라인 거래에 대한 니즈는 높아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때마침 우리나라에서도 처음으로 관련 기업이 등장합니다. 직방입니다.
직방이 방을 넓히는 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