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률도 확산 초기 15퍼센트까지 치솟았던 것보다는 감소해 2.47퍼센트를 기록하고 있지만, 세계 평균보다 높습니다. 확진자가 많이 발생하면 그만큼 중환자도 늘어날 수 있는 상황인 겁니다. 전문가들도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의학 저널 《란셋》은 변이 바이러스의 변수도
지적합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알파 변이는 기존 바이러스보다 전염성이 60퍼센트 높았고, 델타 변이의 전염성은 알파 변이보다 또 60퍼센트가 높습니다. 영국 공중보건국(NHS) 조사에 따르면 아스트레카나 화이자 백신은 1회 접종했을 때 알파 변이에는 50퍼센트, 델타 변이에는 33퍼센트만 효과가 있습니다. 단 두 백신 모두 코로나에 감염됐을 때 입원률을 낮추는 효과는 뛰어났습니다.
바이러스가 급격히 확산돼서 절대적인 확진자 수가 너무 많아지면, 아무리 치명률이나 중증 환자로 발전할 가능성이 낮다고 해도 위험에 처하는 사람들의 수가 늘어날 수 있습니다. 관리해야 할 중증 환자 수 자체가 너무 많아질 수 있는 겁니다. 영국의 이웃 국가 네덜란드는 영국보다 앞서 방역 수칙을 완화했습니다. 그러나 나이트클럽을 열고 대부분의 방역 수칙을 완화한 6월 27일엔 36명이었던 100만 명당 신규 확진자 수가 약 2주 만에 386명으로
급증했죠. 네덜란드 정부는 너무 섣부른 결정을 했다는 걸 인정하고 다시 나이트클럽을 닫는 등 방역을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코로나19가 아직 후유증 등 경과가 완벽히 파악된 바이러스가 아니라는 점도 변수입니다. 장기 후유증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영국 통계청의 조사에 따르면 12주 이상 증상을 겪은 환자가 13.7퍼센트에 달했죠. 환자들은 주로 피로감, 무기력증, 인지 기능 장애 등의 후유증을 겪었습니다. 방역 수칙을 섣불리 완화해 확진자가 증가하면, 치명률은 낮더라도 후유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질 수 있습니다. 이건 사회적 손실로도 이어질 수 있겠죠.
엔데믹과 뉴 노멀
코로나19 전파와 감염은 분명히 통제해야 합니다. 그러나 판데믹의 양상은 확실히 달라졌습니다. 치명률이 낮아졌고, 백신이 공급될수록 더 낮아질 전망입니다. 변이 바이러스에도 백신이 치명률을 낮추는 효과는 있습니다. 한편 변이 바이러스의 전파력은 계속 높아지고 있습니다. 감염을 완전히 막는 것만이 목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는 겁니다. 온라인 세계에서의 상호작용에 익숙해졌다고 해도, 강도 높은 ‘집콕’ 권고와 모임 제한이 2년 가까이 지속될 수 있을지도 고민해 봐야 합니다.
판데믹이 장기화되면서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지금이 다음 단계를 고민할 적기일 수 있습니다. 백신 접종을 높이고, 거리두기를 하면서 우리는 다음 목표를 무엇으로 세워야 할까요? 감염 자체를 막고 종식을 지향할지, 감염을 축소하되 중환자 관리에 집중하면서 코로나 같이 사는 방법을 고민할지의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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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이 바이러스가 등장하고, 백신 접종률은 높아지며 치명률은 떨어지면서 판데믹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어떤 방역 방식을 택해야 할까요?
- 확진자 발생을 엄격히 차단해야 한다. 봉쇄와 격리 조치를 유지해야 한다.
- 코로나와 공존하면서 백신 접종과 중환자 관리에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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