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멘토링
 

6월 셋째 주 프라임 레터

안녕하세요. 북저널리즘 CCO 신기주입니다. 

60대 차이잉원의 멘토는 30대 오드리 탕입니다. 대만 이야기입니다. 오드리 탕 대만 디지털 장관은 입각하기 전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을 역멘토링했습니다. 멘토링은 흔히 나이 많은 멘토가 나이 어린 멘티게 경험에서 우러나온 지혜를 나눠주는걸 말합니다. 솔직히 현업에선 멘토링이 아니라 라떼링이 되기 일쑤죠. 멘토링의 본질은 나이가 아닙니다. 과거완료형 경험도 아닙니다. 미래진행형 지혜입니다. 지금 당장 현재를 살아나고 미래를 전망하는데 필요한 인간 가이드북이 돼줘야 하는 겁니다.

오드리 탕 역멘토는 차이잉원 역멘티의 집권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디지털 민주화 세대인 대만의 MZ세대 유권자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가장 잘 알고 있는건 차이잉원이 아니라 오드리 탕이었으니까요. 차이잉원 정부는 역멘토링을 제도화했습니다. 각 부처 장관들은 35세 이하 청년들에게 역멘토링을 받아야만 합니다. 차이잉원은 지난해 재선에 성공했습니다. 

이번주에 북저널리즘은, 핸드메이드 이커머스 플랫폼 엣시의 패션 중고 거래 플랫폼 디팝 인수를 다뤘습니다. 한 마디로 역멘토링 인수합병입니다. 중고 거래는 기존 제품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시장 활동입니다. Z세대에게 패션은 늘 새로운 것만이 아닙니다. 다시 새로워진 것이 더 쿨한 패션입니다. 늘 새로운 것만 만들어서 거래하던 밀레니얼 세대의 엣시가 새로움을 재창조하는 Z세대의 디팝한테 배운 지점입니다. 기업간 역멘토링입니다.

토스뱅크도 분석했습니다. 토스는 한국 금융에 소비자 중심 주의를 도입했습니다. 토스의 미친듯한 단순함은 소비자의 편리함에 대한 미친듯한 집착 덕분입니다. MZ세대 금융 소비자들은 타성에 젖은 불편한 금융을 인내하지 않습니다. 요즘은 금융당국도 오히려 토스한테서 배웁니다. 금융의 역멘토링입니다. 

지난주에 북저널리즘은, 이준석 현상을 다뤘습니다. 결국 이준석은 국민의힘 당대표가 됐습니다. 이준석 대표는 유권자의 호불호가 극명하게 나뉘는 정치인입니다. 특히 진보적 유권자층은 이준석 대표가 기획하는 정치적 변화들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정작 이준석이라는 변화에 적개심을 품고 있는 유권자층은 따로 있습니다. 태극기 부대라고 불리는 아스팔트 보수입니다. 오히려 진보층은 이준석 대표와 변화의 방향을 두고 합리적 논쟁을 할 수 있습니다. 극단적 보수층은 변화 자체를 거부합니다. 이준석 현상은 보수의 역멘토링입니다.   

“특히 디지털 변화에 관해서는 젊은 세대가 방향을 가르킬 필요가 있다. 자원을 가지고 있는 장년의 기성세대는 그들을 지원해야 한다. 그럴 때 세대 간 연대가 생길 수 있다.” 북저널리즘이 지난 4월에 퍼블리싱한 전병근 작가의 북 《대만의 디지털 민주주의와 오드리 탕》에서 오드리 탕 장관이 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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