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독트린
2화

조 바이든은 중국이 미국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결심했다

조 바이든의 대중국 정책은 도널드 트럼프보다 오히려 더욱 강경해 보인다.

미국은 “중국의 권력과 질서를 약화시키고 미국의 권력과 질서를 위한 기반을 구축하는 것”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얼마 전까지 워싱턴에 있는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 소속의 학자였던 러시 도시(Rush Doshi)가 최근에 펴낸 책에서 전하는 메시지는 적어도 그러하다. 《오랜 게임: 미국식 질서를 대체하기 위한 중국의 웅대한 전략(The Long Game: China’s Grand Strategy to Displace American Order)》에서 그는 중국이 미국의 지정학적 우위를 약화시키고 중국의 이익을 위해 작동하며 그들을 보다 잘 보호할 수 있는 자유롭지 않은 세계 질서를 형성하기 위해서 오랫동안 노력해왔다고 주장한다. 그는 이러한 노력에 대해서 같은 방식으로 되갚아야 한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이는 중국과의 “관계 형성”에 초점이 맞춰진 미국의 수십 년 된 외교정책에 대한 호된 질책이다. 이러한 질책이 현재 더욱 무겁게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알 수 있는 건, 도시가 현재 조 바이든 대통령의 국가안정보장회의(NSC)에서 중국 담당 국장을 맡고 있다는 사실이다. NSC에서 그는 현 행정부에서 중국 전략의 설계를 주도했으며 그의 멘토이기도 한 커트 캠벨(Kurt Campbell) 밑에서 일하고 있다.

기존의 관계는 이미 거덜 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도널드 트럼프가 그것을 더욱 적대적이며 변덕스러운 것으로 교체했다. 많은 이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혼란을 수습하고, 그가 부통령으로 재직했던 오바마 행정부에서 행해지던 것보다 덜 우호적인 조건이라 하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다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규칙을 마련하기를 희망했다. 그러나 비록 바이든 행정부는 전임자가 부리던 변덕과 고집을 보이진 않고 있지만, 다른 측면에서 보자면 그들은 중국의 부상에 대응하고 견제하기 위한 전략적 프레임워크를 꾸준히 구축하면서 대중국 정책을 더욱 강경한 방향으로 만들고 있다.

트럼프와는 다르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권위주의적인 모델이 승리하는 세상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전임 행정부에서 복무했던 매파들이 때로는 무계획적으로 시행했던 정책들을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놀랍게도 바이든 행정부는 집권 6개월도 되지 않아서 지난 행정부가 신장 지역의 잔학 행위에 대해서 “대학살”이라고 붙인 꼬리표를 공식적으로 받아 들였으며, 동맹국들과 함께 그 가해자들에 대한 추가적인 제재를 부과하기 위해서 협력해 왔다. 그들은 화웨이(Huawei)를 비롯한 기술 기업 및 군부와 연계된 기업들과 거래하는 걸 금지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의 결정을 유지하고, 그것을 더욱 가다듬어 왔다. (표1 참조) 그들은 전 세계의 동맹국들과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는 중국에 맞서는 걸 우선시 해왔고, 중국의 시진핑 주석과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것에 대해서는 전혀 급할 것이 없다는 태도를 보여주었다.
더욱 적대적인 환경 (표1) 미국에서 매년 제재 명단에 추가되는 중국 기업들의 수 (초콜릿색) 재무부의 제재 (민트색) 인도 보류 명령(WRO) (네이비색) 거래 제한 출처: 미 상무부, 미 관세국경보호청, 게이브칼 드래고노믹스(Gavekal Dragonomics) * 2021년은 6월 30일까지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6월의 G7 정상회의에서 말했다시피, 그는 미국을 “독재자들과의 대결”에서 서방의 지도자로 내세우고 있다. 미 행정부의 어느 고위 관료는 <이코노미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향후 10-15년을 “전 세계에서 자신들의 권위를 공고히” 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즉, 중요한 기술을 지배하고 국제 질서의 규칙을 다시 작성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할 것이며, 세계를 독재국가들에게 더욱 안전하게 만들기 위해서 자신들을 비판하는 이들에게는 위협을 가하리라는 것이다. 이것은 새삼스런 비밀이 아니다. 시진핑 주석은 중국이 국제 질서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야심을 개략적으로 설명하면서, 서방이 쇠퇴하고 있다고 보는 중국 공산당의 시각을 얼핏 드러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서 인터뷰했던 미 행정부의 관계자는 서방 세계의 사람들이 “공존에는 관심이 별로 없고 지배하는 것에 관심이 더 많은 것으로 보이는 국가를 상대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제야 겨우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입장을 정해야 하는 시간은 지금이라는 것이다.



구축한 다음에는 무력화


전혀 상반된 가치를 가진 두 개의 적대자들 중에서 한 곳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것은 마치 냉전 시절의 주장처럼 들린다. 그러나 과거의 냉전과는 중대한 차이가 있는데, 지금은 세계 경제에서 중국만큼 분리하기 어려울 정도로 통합된 중요한 국가가 없다는 것이다. 미국은 과거에 소비에트 연방에게 했던 것처럼 중국을 억제할 수 없다. 그래서 대신에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자체적인 영향력을 키움으로써 중국의 영향력에 맞서고 싶어 한다.

그렇게 해서 새롭게 만들어진 전략은, 비록 여전히 변화무쌍하긴 하지만, 러시 도시가 “약화와 구축”을 위한 처방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 중에서도 구축이 우선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대중국 전략을 논의할 때면 언제나 수십 년 동안 쇠락한 미국의 위대함을 재건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앞서 인터뷰했던 미 행정부의 고위 관료는 이렇게 말한다. “미국 같은 초강대국 중에서 이렇게 우회로를 택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비극적입니다.”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미국이 이 모든 것으로부터 회복해야 하며 국내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하는데, 그래야 미국이 강대국의 입장에서 중국을 상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6월 초에 상원을 통과한 미국의 혁신 경쟁법(United States Innovation and Competition Act)에는 미국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지출안으로 가득 차 있다. 이 법안에서는 미국에서의 반도체 연구 및 제조를 지원하기 위한 분야에 520억 달러, 그리고 첨단 소재, 로봇 공학, 인공 지능 등을 비롯한 기술 분야의 프로젝트를 지원하기 위한 새로운 응용과학 기금을 위한 자금으로 290억 달러를 승인하고 있다. 그리고 달에 가기 위한 추가 지원 내용도 포함되어 있다.

저렇게 세세하게 지출안을 계획하지 않아도 정책의 일부가 될 수 있다. 지난 3월 통과된 바이든 행정부의 판데믹 회복 정책안을 보면, 1.9조 달러의 거액을 투입하는 계획임에도 불구하고 “하드” 인프라와 “소프트” 인프라에 투자한다고 되어 있다. 이러한 지출안에서 그게 내세운 조건은 미국산 제품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는 중각을 겨냥한 재건 정책의 일환으로 읽히는 동시에, 사치스러운 대선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것으로도 보인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이것을 야심 차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정도의 수치로는 중국이 인프라와 산업 정책에 들이는 금액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게다가 미국의 예산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핵심 인프라에 대한 애초의 계획은 공화당 의원들과의 협상을 거친 후에 6000억 달러 규모로 축소되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넘겨준 것에 대해 가지는 공화당의 불쾌한 감정은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능가한다. (참고로 민주당은 또 다른 지원책으로 3.5조 달러의 예산을 지원하고 싶어 한다.) 자칭 중국에 대한 매파라고 하는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Ted Cruz), 마코 루비오(Marco Rubio), 조쉬 하울리(Josh Hawley)와 같은 인물들도 대통령이라는 직위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동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국내 정책에 대한 당의 반대에 맞서는 소신을 발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설령 미국이 이러한 노력으로 단결한다 하더라도, 현재 중국의 성장세를 심각하게 저해할 수 있을 정도로 스스로를 재건한다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심각한 차질을 격지 않는 한, 중국의 경제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진 10-15년 내에 세계 최대 규모가 될 것이다. 중국의 거대한 시장은 공산당원들이 사용하는 용어를 빌리자면, 국경을 넘어서는 “강력한 중력장”을 내뿜을 것이다. 군사력에도 더욱 많은 비용을 쓸 수 있을 것이다. 중국의 연구 및 개발 분야에 대한 투자는 그들의 기술력을 더욱 가공할 만한 것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적대 정책에서 러시 도시가 말하는 “불균형적 약화(asymmetric blunting)”가 필요한 것이다. 이는 세계 질서를 재편하려는 중국의 노력에 대해서 그리 많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힘을 빼놓을 수 있는 방법이다. 군사적인 측면을 살펴보자면, 중국의 수역이라고 국제적으로 공인된 범위를 넘어서는 지역에서는 “거부에 의한 억제(deterrence by denial)”라는 접근 방식을 채택하고, (대만처럼) 중국이 스스로에게 권리가 있다고 생각하는 수역이나 섬들을 장악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최첨단 무기에 투자한다는 것이다. 경제적 약화 전략에는 수출 규제를 강화함으로써 미국 기업들이 중국이 중요 기술 개발에 연료를 공급해주지 못하게 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를 불구로 만들고 중국 최대의 칩 제조사인 SMIC에게 지장을 주기 위해서 사용했던 방식이다. 정치적인 약화 방안에는 국제연합(UN)을 비롯한 다자 기구에서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는 것이 포함되어 있다.



갈고 닦기


이런 전략에는 파트너가 필요하기 때문에, 그러한 동조자들을 배양하는 것이 바이든 대통령의 전략에서도 핵심 신조이다. 그는 다른 나라 정부의 환심을 사고 오래된 불만들을 해결해왔다. 그는 프랑스의 항공기 제조업체인 에어버스(Airbus)에 대한 보조금 문제를 두고 유럽연합(EU)과 17년 동안 이어온 분쟁에서 관세 부과를 중지하기로 합의했다. 그는 또한 러시아가 주도하는 노르트 스트림 2(Nord Stream 2)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기업에 대한 제제를 보유했는데, 천연가스를 수송하게 될 이 파이프라인의 건설로 가장 많은 가스를 공급받는 국가는 독일이 될 것이기 때문에, 이는 독일에 대한 호의의 표시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결정을 통해서 그는 미 행정부가 중국에 맞서는 것보다도 중국에 대해서 동맹국들과 잠재적으로 공조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신호를 보냈다. 지난 3월, 미국은 한국에 주둔하고 있는 병력에 대한 새로운 비용 분담 협정에 동의했다.

이러한 노력은 일부 결실을 맺고 있다. 지난 3월, 영국, 캐나다, EU는 미국과 손을 잡고 신장 문제에 대해서 중국의 관리들과 단체들에 제재를 부과했는데, 미국 이외의 다른 정부들이 그렇게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었다. 지난 5월,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은 백악관을 방문한 후 이어진 공동 성명에서 대만의 지위를 유지한다는 내용을 언급하는데 동의했다. 6월에 있었던 G7 회담과 며칠 후에 개최된 나토(NATO) 정상회의에서는 모두 중국이 가하는 위협을 인정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럼에도 심각하게 약화를 시키기 위해서는 공동 성명이나 (주로 상징적인 것에 불과한) 제재를 넘어서는 것이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그다지 보도할 만한 내용이 없다. G7 회의에서 중국의 일대일로(一帶一路)에 대한 대응으로 ‘더 나은 세상의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 B3W)’ 계획을 내놓았지만, 이를 위한 새로운 제도적 틀이나 자금조성 계획은 없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이 내세우는 조건부의 강압적인 백신 외교정책에 맞서서 오스트레일리아, 일본, 인도와 함께 만든 군사동맹인 쿼드(Quad) 및 G7과 함께 협업을 해왔다. 그는 소득 중위권 국가들에게 대안을 제시해서 중국으로부터 돈과 비즈니스 기회를 빼앗겠다는 광범위한 비전을 발표했지만, 아직까지 그에 대한 별다른 자원을 투입하지는 않고 있다. 만약 그러고 싶다고 하더라도 아마 의회에서 허락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리드하지 않는 한, 동맹국들이 스스로 자진해서 참여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중국은 EU의 신장 지역 관련 제재에 대응해서 보복 조치를 단행했는데, 지난 5월 유럽연합 의회는 다시 그에 맞서서 투자협정의 비준을 동결했다. 그러나 많은 정부들은 여전히 그러한 투자협정을 원하고 있으며, 문제가 발생하는 걸 원하지 않는다. 지난 7월 1일, 영국의 리시 수낙(Rishi Sunak) 재무부 장관은 런던의 금융 서비스를 세계 2위의 국내 시장을 가진 중국에 판매할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중국과의 “성숙하고 균형 잡힌 관계”를 요청했다. 7월 7일, 보리스 존슨 총리는 “반 중국 정서” 때문에 투자의 기회를 놓쳐버리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이는 아르민 라셰트(Armin Laschet)는 중국에 맞서는 것에 대해서는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그보다 규모가 작은 국가들도 비슷하게 느끼고 있다. 결코 우연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미국과의 교역 규모보다 중국과의 무역량이 더 많은 국가의 수는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더 많다. (표2 참조)
누구한테 전화할 것인가? (표2) 양국과 더 많이 무역*을 하고 있는 나라들 (네이비색) 미국 (오렌지색) 중국 (회색) 자료 없음 2000년† 2020년† 전 세계 국가들 사이에서의 비중(%) 출처: IMF 무역통계동향(Direction of trade statistics) * 총 무역량(수출 + 수입) † 또는 가장 비슷한 시기의 수치
그리고 미국 내에서도 강경한 노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은 중국 시장으로의 접근성을 유지하고 수출 규제의 완화를 위해서 강하게 로비를 펼치고 있다. 7월 7일에는 40개 이상의 진보적인 단체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자세”를 철회하고 기후변화에 대해서 공조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요청은 시진핑 주석에게는 아주 반갑게 들렸을 것이다. 러시 도시가 쓴 바와 같이, 중국의 관리들은 기후변화나 핵 비확산과 같은 주요한 과제에 대해 진전을 이루고자 하는 미국의 소망을 언제나 자신들의 영향력을 위한 기회로 치부해왔다. 미국이 별개로 대응하고자 하는 사안들을 서로 연관시키고자 하는 중국의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협업을 위한 영역을 차단하고자 하는 미국의 관심을 다소 무의미한 것으로 만들고 있다. 그러한 이슈들은 각각 별개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기후 문제는 이러한 적대 관계의 희생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바이든 대통령의 야심이 자국에서의 반대로 인해 좌절되더라도) 두 나라 모두 탄소 배출량은 줄이겠지만, 다른 이들을 위한 충돌 방지 규칙을 정하기 위해서 양국이 서로 협력하기는 힘들 것이다. 경제적인 리스크도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변에는 자유롭고 규제 없는 무역을 옹호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으며, 이는 그의 중국 정책을 설계하는 이들에게는 잘 어울리는 조건이다.

현재 바이든의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인 제이크 설리번(Jake Sullivan)은 2020년 대통령 선거운동 기간에 외교정책 전문가들에게 경제학자들의 의견을 따르는 걸 중단하고, “더욱 많은 교역이 언제나 정답”이라는 과거의 추정을 뛰어넘을 것을 촉구하는 글을 공동으로 작성했다. 그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나 중국이 특정한 수입 쿼터를 충족해야 하는 “1단계(phase one)” 무역 협정을 없애려고 서두르지 않는다. 이 협정이 그의 취향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향후의 협상을 위한 레버리지를 제공해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행정부 밖에 있는 경제학자들은 (그리고 내부의 일부 경제학자들은) 이러한 관세가 중국보다는 미국에게 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리고 중국과의 교역이 그 자체만으로도 리스크로 여겨지는 분야도 존재한다. 일부 핵심 자원 시장에서 중국이 가진 우위는, 아직까지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가 아니라 하더라도, 결국엔 문제가 될 수 있다. 설리번, 캠벨, 도시를 비롯한 관계자들은 미국이 일부 핵심 원자재에 대해서 적대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를 원하고 있다. 지난 6월, 미 행정부는 공급망에 대한 점검을 실시해서 (대용량 배터리에 필수적인) 희토류 금속, 리튬, 코발트와 일부 의약품 및 의약품의 성분을 포함해서 중국이 장악하고 있는 영역을 확인했고, 이러한 중국 주도의 시장에서 발을 떼는 것에 대해서 미국이 다른 나라들과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시도는 세계 무역의 흐름을 두 갈래로 가를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분열이 초래할 경제적 비용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는 설리번 보좌관이 앞에서 정책입안자들이 주의를 덜 기울였으면 한다고 했던 바로 그런 의견이다. 만약 그러한 안보 우선주의가 팽배해진다면,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했던 것보다 두 나라의 경제를 더욱 심하게 분리시킬 수도 있다. 사실 트럼프 행정부가 그러한 분리를 애초에 원했던 것만큼 이뤄내지 못했던 것은 그의 부주의함도 일부 원인이었다. 당시 재무부 장관이었던 스티븐 므누신(Steven Mnuchin)은 중국의 금융기관에 대한 제재 조치를 연기했다. 산업안보국(BIS)의 관계자들은 광범위한 수출규제의 대상이 될 수도 있었던 신기술 목록을 작성하는데 시간을 끌었다. 관세국경보호청(CBP)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번 판데믹을 중국 탓이라며 비난한 이후인 2020년이 되어서야 신장 지역에서 강제노동에 의해 만들어진 제품의 수입을 차단하라는 대부분의 명령을 내렸다.

현재의 행정부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도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다. 더욱 많은 중국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올리기 위해 사용될 수 있는 시스템은 잘 조율이 되어 있는데, 부분적으로는 법적인 문제제기에 대해서 더욱 저항성을 갖추기 위한 것이다. 그들은 수출규제나 관세 명령 등 사실상 기존의 모든 제재를 유지해왔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권력을 내놓기 전에 추진 중이던 것들도 몇 개 더 시행했다. 여기에는 지난 6월에 태양 전지에 필요한 실리콘을 생산하는 신장 소재의 기업들로부터 수출을 금지하는 조치가 포함되었는데, 그 사유는 그 지역 위구르족에게 부과되는 강제 노동에 대한 우려 때문이었다. 고도로 정제된 실리콘의 전 세계 공급량의 45퍼센트는 신장으로부터 나오고 있으며, 그곳의 생산시설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제재가 예상되고 있다. 설령 행정부가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현재 의회에 계류 중인 법안을 통해서 시행될 것이다.

정확히 얼마나 약화될 것인가?


설리번 보좌관은 7월 13일에 행한 연설에서, 기업들이 “국가의 안보에 해를 가하는 방식으로” 수출 규제를 우회하고 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인공지능이나 양자 컴퓨팅과 같은 기술에서 중국의 발전 속도를 늦춘다는 측면에서 그러한 태도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현재의 진행상황을 지켜보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관심사이다. 기술 산업계는 중국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있다. (그러한 우려는 특히 최고급 칩의 주요 공급업체인 대만반도체제조기업(TSMC)의 장기적인 보안에 대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여전히 중국에게 더 많은 상품을 팔고 싶어 한다. 외교정책에서 가장 열렬한 매파들은 중국의 주요 칩 제조사들과 달러 표시(dollar-denominated) 거래의 금지 등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감히 하지 못할 것이라고 확신하는 내용을 포함해서 가장 강경한 조치를 원하고 있다.

양측은 모두 산업안보국(BIS)의 새로운 책임자가 누가 될 지에 대해서 아주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데, 이 자리를 누가 맡느냐에 대해서 향후의 일을 점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러나 7월 13일, 오바마 시절에 펜타곤에서 고위직으로 근무했으며 해외 투자에 대한 국가 안보 차원의 점검 회의를 주관했던 경험이 있는 앨런 에스테베즈(Alan Estevez)가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을 들었을 때, 그들은 처음에는 그 의미가 무엇인지에 대해서 잘 모르는 것 같았다. 그런 민감한 자리에 지명된 사람이라면, 그가 가져야 할 주요한 자질은 자신의 역할에 어떻게 접근할 지에 대해서 별다른 선입견을 갖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러나 얼마나 세게 밀어붙이느냐는 질문의 너머에는 중국이 꿈쩍하지 않는 대상일 수도 있다는 불편한 인식이 자리하고 있다. 만약 미국의 기업들이 중국에게 등을 돌린다면, 다른 나라의 기업들이 발을 들여놓을 것이다. 싱크탱크인 저먼 마셜 펀드(German Marshall Fund)의 중국 전문가인 보니 글레이저(Bonnie Glaser)는 중국의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는 가장 낙관적인 희망이 있다면, 그것은 (비록 그녀가 정확이 이 표현을 쓰지는 않았지만) “반 중국 연합”을 형성하는 것에 있다고 말한다. 바이든 대통령의 주위에 있는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그녀는 설령 그렇게 된다고 하더라도 변화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높지 않겠지만 그래도 “우리는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미국이냐 아니면 저들이냐 하는 접근법은 여러 문제가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그것을 민주주의대 권위주의라는 이분법으로 제시하면, 유럽의 관료들은 움찔할 것이고,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편에 서기를 원하는 베트남과 같은 나라의 입장은 곤란하게 된다. 또 다른 싱크탱크인 전략 및 국제연구 센터(Centre for Strategic and International Studies)의 주드 블란쳇(Jude Blanchette)은 바이든 행정부가 중국에 대해서 그렇게 밀착해서 관심 갖는 걸 중단하고 대신에 좀 더 멀리 떨어져서 보다 폭넓은 시각으로 세계를 바라본다면 훨씬 더 일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는 미국이 중국의 지도자들이 하는 모든 것에 대해서 일일이 대응한다고 말한다. 그들이 산업 정책을 채택하면, 미국도 산업 정책을 채택한다. 그들이 공급망을 확보하면, 미국도 그렇게 한다. 그들이 일대일로 계획을 갖고 있으니, 미국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것이다.

블란쳇은 미국이 시진핑 주석의 전술교본을 내려놓고 다른 책장을 넘겨야 한다고 말한다. 적수에 대한 대화를 줄이고, 미국이 구축하고자 하는 세상에 대해서 더 많은 이야기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진핑을 보시면, 그는 미국에 대해서 그다지 이야기를 하지 않습니다. 그들이 내놓는 비전을 봐도, 그것은 미국을 겨냥한 전략이 아닙니다.” 그의 말이다. “그들은 ‘이것은 우리 중국이 향후 10년, 20년, 30년, 40년, 50년에 걸쳐서 세계에서 담당하고자 하는 역할입니다’라고 말합니다.” 바이든 행정부의 일부 인사들과 마찬가지로, 블란쳇도 향후의 전망에 대한 영감을 얻기 위해서 냉전의 초기 시절을 주목하고 있다. 당시 미국은 소비에트 연방을 보다 넓은 세계의 비전 안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했었다. 만약 현재 미국이 그러한 비전을 다시 한 번 제시할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중국이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고, 단지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라 미국의 지속적인 역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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