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독트린 미국을 중국보다 위대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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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코노미스트(전리오 譯)
에디터 신기주
발행일 2021.07.21
리딩타임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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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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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바이든도 보지 못한 바이든 독트린의 맹점과 약점 그리고 치명적 허점.

바이든 독트린은 국제사회의 관계를 제로섬 게임이라는 프레임으로 설정함으로써, 그는 동맹국들에게 이것이 공존을 위한 모색이 아닌 민주주의 대 권위주의라는 이원론적인 투쟁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쉽게도 바로 이 부분에서 그는 미국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잠재적인 동맹국들이 중국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얼마나 많은 손해를 입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과소평가를 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바이든 독트린은 국제 질서의 옹호자로서 미국이 가진 강점들에 기반을 두지 않고, 국내에서의 의제를 확장시키기 위해서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 그들의 독트린은 산업 정책, 정부의 개입, 계획과 통제로 가득하다. 바이든 독트린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탈동조화(decoupling)와 불편할 정도로 비슷한 것이다. 만약 미국이 자신들이 그려놓은 그림 안에서 중국이 세계 질서를 재건하는 것을 막고 싶다면, 언제나 잘 기능해 왔던 종류의 세계화를 수호했어야 한다. 그러한 접근법의 중심에는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과 개방성이 혁신에서의 우위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이 체화된 무역과 다자 체제가 있을 것이다. 과연 바이든과 미국의 바이든 독트린은 세계를 하나도 묶고 중국의 부상을 견제할 수 있을까. 

* 18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에디터 신기주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바이든의 새로운 대중국 독트린
진주만 정신과 전랑 외교의 소모전 
바이든의 연성 보호무역주의와 시진핑의 기술민족주의 

2. 조 바이든은 중국이 미국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결심했다
트럼프 정책을 업그레이드한 바이든 독트린 
해법은 미국을 중국보다 위대하게 
중국보다 민주당을 더 증오하는 공화당 
미국은 중국을 보지만 중국은 중국의 미래를 본다 

에디터의 밑줄

“이제 조 바이든은 트럼프의 허풍을 미국이 중국에 맞서기 위한 독트린으로 전환하고 있는데, 그는 이것이 오직 승자가 한 명일 수밖에 없는 라이벌 정치 체제 사이의 투쟁이라고 말한다. 양국 사이의 관계에서 트럼프와 바이든은 리처드 닉슨이 중국을 방문했던 50년 전 이후로 미국의 외교 정책에 있어서 가장 극적인 단절 상태를 조성해왔다.” 

“한 가지 문제는 바이든 대통령이 위협을 규정하는 방식이다. 현재 워싱턴의 정치는 고장 난 상태이기 때문에, 그는 미국의 국가적 소명의식을 다시 점화하기 위해서 진주만(Pearl Harbour) 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계산착오이다.”

“국제사회의 관계를 제로섬 게임이라는 프레임으로 설정함으로써, 그는 동맹국들에게 이것이 공존을 위한 모색이 아닌 민주주의대 권위주의라는 이원론적인 투쟁이라고 말하고 있다. 아쉽게도 바로 이 부분에서 그는 미국의 영향력을 과대평가하고 있으며, 잠재적인 동맹국들이 중국에게 등을 돌림으로써 얼마나 많은 손해를 입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과소평가를 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는 국제 질서의 옹호자로서 미국이 가진 강점들에 기반을 두지 않고, 국내에서의 의제를 확장시키기 위해서 중국을 위협하고 있다. 그들의 독트린은 산업 정책, 정부의 개입, 계획과 통제로 가득하다. 이는 중국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탈동조화(decoupling)와 불편할 정도로 비슷한 것이다.”

“만약 미국이 자신들이 그려놓은 그림 안에서 중국이 세계 질서를 재건하는 것을 막고 싶다면, 언제나 잘 기능해 왔던 종류의 세계화를 수호했어야 한다. 그러한 접근법의 중심에는 아이디어의 자유로운 흐름과 개방성이 혁신에서의 우위를 만들어낼 것이라는 믿음이 체화된 무역과 다자 체제가 있을 것이다.”

“트럼프와는 다르게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의 권위주의적인 모델이 승리하는 세상을 진심으로 걱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전임 행정부에서 복무했던 매파들이 때로는 무계획적으로 시행했던 정책들을 더욱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러시 도시가 “약화와 구축”을 위한 처방이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하게 들린다. 그 중에서도 구축이 우선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보좌관들은 대중국 전략을 논의할 때면 언제나 수십 년 동안 쇠락한 미국의 위대함을 재건할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이것을 야심 차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정도의 수치로는 중국이 인프라와 산업 정책에 들이는 금액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다. 게다가 미국의 예산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핵심 인프라에 대한 애초의 계획은 공화당 의원들과의 협상을 거친 후에 6000억 달러 규모로 축소되었는데, 바이든 대통령에게 승리를 넘겨준 것에 대해 가지는 공화당의 불쾌한 감정은 중국에 대한 적대감을 능가한다.” 

“미국 내에서도 강경한 노선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다. 기업들과 금융기관들은 중국 시장으로의 접근성을 유지하고 수출 규제의 완화를 위해서 강하게 로비를 펼치고 있다. 7월 7일에는 40개 이상의 진보적인 단체들이 바이든 대통령에게 서한을 보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적대적 자세”를 철회하고 기후변화에 대해서 공조할 것을 촉구했다. 이러한 요청은 시진핑 주석에게는 아주 반갑게 들렸을 것이다.”

“당시 미국은 소비에트 연방을 보다 넓은 세계의 비전 안에 포함시키기 위해 노력했었다. 만약 현재 미국이 그러한 비전을 다시 한 번 제시할 수 있다면, 그 안에서 중국이 어떻게 어울릴 수 있는지가 더욱 명확해질 것이고, 단지 중국의 부상에 대한 대응 차원이 아니라 미국의 지속적인 역할을 기반으로 만들어진 정책을 펼 수 있을 것이다.”
코멘트
바이든은 부상하는 중국이 최강대국이라는 미국의 지위를 대체하는걸 막고자 한다. 미국의 대통령으로서 바이든이 생각하는 자신의 소명이다. 바이든은 후임 대통령들이 전임 대통령들의 외교 정책을 단절시킨걸 줄곧 비판해왔다. 바이든 자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압박 정책을 계승했다. 오히려 더 정교하고 전략적으로 업그레이드했다. 문제는 바이든 독트린이 중국을 진주만 정신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미국이 자유세계의 리더로서 나치독일과 일본제국에 맞서던 2차 세계 대전 시절처럼 이분법적 논리로 중국 문제에 접근하고 있다는 말이다. 21세기 세계 질서는 이분법이 통하지 않는 다극화된 시대다. 세계는 과거처럼 미국과 나치독일 혹은 미국과 소련처럼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하나만 선택하지 않는다. 그럼 제로섬 게임은 오히려 미국의 입지만 약화시킬 뿐이다. 게다가 중국은 과거 소련과 달리 미국이 구축하고 전세계가 만끽해온 글로벌 자유무역질서에 이미 깊숙하게 편입돼 있다. 한국 뿐만 아니라 어떤 나라도 중국이라는 시장의 중력장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바이든 독트린은 사실상의 연성 보호무역주의다. 시진핑의 기술민족주의와 별다르지 않다. 바이든은 이미 적을 증오하다 적을 닮아가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게다가 미국의 민주주의는 바이든에겐 후방의 적이 될 수도 있다. 민주당한테 4년만에 정권을 빼앗긴 공화당은 중국보다 바이든을 더 미워한다. 바이든 독트린은 번번히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려는 바이든 독트린의 골자는 어찌보면 간단명료하다. 미국을 중국보다 위대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다. 정작 바이든의 방식은 미국이 잘하는 것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중국이 잘하려는 것을 못하는 것에 초점에 맞춰저 있다. 지금 미국은 중국만 바라보고 있단 말이다. 반면에 중국은 미국이 아니라 중국의 미래만 보고 있다. 바이든 독트린이 불안해보이는 이유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신기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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