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하우스는 빠르게 성장했지만, 성장세나 이용자 수를 유지하는 데는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구글 트렌드를 보면
‘클럽하우스’와
‘clubhouse’ 모두 비슷한 패턴입니다. 2021년 2월 초 관심도가 100으로 치솟았다가 3월부터는 하락하면서 현재는 각각 2(클럽하우스, 국내), 13(clubhouse, 전 세계)을 기록하고 있죠. 얼마나 많은 관심이 쏟아졌다 사라졌는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초기 클럽하우스 이용자들이 열광한 요소는 밀도 높은 실시간 소통이었습니다. 오디오로 대화하기 때문에 깊은 이야기나 토론이 가능하면서도 얼굴을 드러내야 한다는 부담은 없는 거죠. 게다가 대화방에 참여하는 사람 중 스타트업 대표, 벤처 투자자, 주요 기업의 경영자, 베스트셀러 작가 등 쉽게 만나기 어려운 인물들이 많았습니다. 집에서 혼자 편한 차림으로도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원하면 대화에 참여도 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죠. 대화방의 주제는 스타트업 대표들과 벤처 투자자들의 창업 이야기부터 작가와 유튜버 등 크리에이터들의 창작 이야기, 카페 추천이나 성대모사까지 다양했습니다. 컨퍼런스와 북토크, 라이브 방송, 친구와의 전화 통화, 심지어는 코미디 쇼가 하나의 앱 안에서 오디오로 열리고 있는 셈이었던 거죠.
이런 분위기는 오래 지속되지 못했습니다. 클럽하우스 붐을 겪는 과정에서 몇 가지 문제도 발견됐습니다. 이용자가 늘어나자 대화방에 들어가도 대화에 참여하기 어려워졌습니다. 클럽하우스 채팅방에서 이용자들은 모더레이터, 스피커, 리스너로 나뉩니다. 모더레이터는 대화를 주도하고 이끌어 가는 사람으로 누구에게 발언 권한을 줄지 정할 수 있습니다. 스피커는 대화에 참여하는 사람입니다. 리스너 상태에서 손 모양의 아이콘을 눌러 손을 들면 모더레이터의 선택에 따라 스피커가 될 수 있죠. 이런 구조 때문에 채팅방 규모가 커지면 결국 양방향보다는 일방향 소통이 된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유명인이 아니면 스피커로 올라가기 어려운 상황에선 결국 ‘그들만의 소통’ 아니냐는 거죠. 듣기만 하는 사람이 많아지는 건 ‘유명한’ 이용자들에게도 그리 편한 상황은 아니었을 겁니다. 클럽하우스는 녹음이나 기록이 안되는 실시간 소통이 강점인데, 채팅방을 열 때마다 수백 명에서 최대 인원인 5000명 가까이가 입장하는 상황에선 스피커들도 편하게 대화나 토론을 하기 어려웠겠죠. 결국 인플루언서들은 빠르게 빠져나갔고, 인기도 시들해졌습니다.
클럽하우스의 특징인 실시간 오디오 채팅의 단점도 드러났습니다. 제대로 참여하는 데 시간이 많이 들고, 중간부터 참여하면 맥락을 알기 어렵다는 점이죠. 클럽하우스 대화방은 개설 시간에 제한이 없습니다. 심지어 24시간 열어 놓는 방도 여럿 있죠. 초반엔 신선했지만 이용하는 데 시간을 너무 많이 뺏긴다는 이용자들의 불평이 나왔습니다. 실제로도 대화방을 한번 개설하거나 참여하면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고, 내 차례를 기다리면서 한두 시간은 금방 쓰게 되는 구조입니다. 일반적인 오디오 콘텐츠의 강점은 눈이나 손으로는 다른 일을 하면서 들을 수 있다는 점이지만 클럽하우스의 실시간 소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면 오히려 오랜 시간 집중하면서 대화의 맥락을 따라가고, 여러 스피커 중 내가 말할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겁니다.
왜 지금 오디오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