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포칼립스 인 아프가니스탄
3화

조 아저씨는 무엇이 최선인지 알지 못했다

아프가니스탄 철군을 망친 바이든 대통령은 이젠 아프간인들과 전임자 트럼프한테 책임을 돌리고 있다. 

미국의 지도자들이 그들이 추진한 정책적 재앙에 대해 비난을 감수하는 일은 한때는 당연한 일이었다. 드와이트 아이젠하워는 디데이 전날 작전 실패를 가정한 메아 쿨파 성명서를 작성했다.[1]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피그만 침공 실패에 대해 최종적 책임을 인정했다. 해리 트루먼 대통령은 오벌 어피스 집무실 책상 위에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고 쓰여진 목판을 올려뒀다. 조 바이든 대통령 역시 아프카니스탄의 대실패를 언급하면서 같은 표현을 썼다. 하지만 회개의 의미가 아니라 반발의 뉘앙스가 더 컸다. 

그는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붕괴는 오히려 아프간으로부터 미군을 철수시키는 그의 결정이 틀린 것이 아니라 올바른 것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아프간인들이 자신들의 신생 국가를 위해 싸우지 않는다면 자신도 미국인들에게 그렇게 하라고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프간에서 미국의 임무는 테러리스트를 뿌리 뽑는 것이었지 국가 건설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가 도널드 트럼프한테 물려 받은 철군 계획을 실행해선 안 됐다고 믿는 사람들을 향해선, 바이든은 그렇다면 확전을 피할 수 없었을거라며 이렇게 대꾸했다. “얼마나 더 많은 생명이, 얼마나 많은 미국인의 생명이, 얼마나 많은 알링턴 국립 묘지의 끝없는 묘비들이 더 필요한가?”

바이든 대통령은 아프가니스탄 정책 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솔직하지 못한 태도까지도 물려 받은 것처럼 보인다. 사실, 7만명이 달하는 아프간 군경이 탈레반과의 전투에서 사망했다. 아프간 군대는 트럼프가 탈레반과의 협상을 중단하자마자 붕괴되기 시작했다. 이후 바이든은 항공 및 물류 지원마저 끊어버렸다. 그리고 이 민주당 대통령은 아프간 국가를 건설하려는 노력에 대해 시종일관 회의적이었던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처음엔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또한 미국이 지난 2년 반 동안 24명의 병사를 교전 중 잃은 전쟁을 계속한다는 것이 곧 확전을 의미하지도 않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주에 바이든이 답변을 요구받은 대재앙은 아프간에서 수십년째 이어진 실패나 그것에 선을 긋겠다는 그의 결정과 관련된 게 아니었다. 탈레반의 점령에 대응하는 바이든 행정부의 충격적인 준비 부족이었다. 아프간 민간인들이 아프가니스탄을 떠나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전 탈출을 시키지 않았다는 바이든의 인정하기 어렵고 - 금새 사실이 드러난 – 주장은 차치하고라도, 대통령의 장황한 자기 합리화는 대부분 대재앙으로부터 관심을 분산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실망스럽긴 하지만 놀라운 일도 아니다. 바이든의 최근 전임자들 가운데 누구도 자신의 큰 실수를 인정하지 않았다. 조지 W. 부시는 아직도 이라크 사태를 옹호하고 있다. 버락 오바마는 화학무기를 사용한 시리아 대통령 바샤르 알-아사드에 대한 제제명령에 실패한걸 두고도 자신의 가장 자랑스러운 순간 중 하나라고 말했다. 외교정책을 크게 좌우하는 당파정치는 과오를 인정하는 것에 대해선 절대 보상해주지 않는다. 그리고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외교적 과오 인정을 싫어한다. 스크랜톤[2]출신의 작은 꼬마라는 잔재주로도 미화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실수 투성이였던 긴 정치 경력 동안 선거에 대해선 알지도 못하는 기자나 학자한테서 기인한 거드름과는 상반되게, 자신의 외교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비평에 그토록 예민하게 굴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정작 지금은 비판 일색이다. 많은 공화당원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트럼프의 정책을 계승 실행하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비판을 자제해왔다. 지금은 억눌렸던 식탐이라도 되살아난 듯이 바이든을 헐뜯고 있다. 공화당 지도부는 자신들이 열정적으로 인용해왔던 트럼프 평화안이 공화당 웹사이트에서 삭제되자마자, 지난 20년 동안 이어진 아프간에서의 실패를 민주당 대통령 탓으로 돌릴 방법을 찾고 있다. 공화당 상원 원내 대표인 미치 맥코넬은 “바이든 책임론”을 들고 나왔다. 플로리다 상원의원인 릭 스콧은 바이든이 책임을 지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아프간 평화안에 동조했다가 일종의 무능에 실망했던 민주당원들도 바이든을 옹호하는데는 소극적이다. 민주당 소속인 미 상원외교위원장인 밥 메넨데즈는 트럼프 협상과 바이든 철군 모두를 대상으로한 청문회 개최를 시사했다. 군 고위 장성들과 정보기관들도 불만이긴 마찬가지다. 바이든 대통령이 철군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어드바이스를 무시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들의 위신도 추락하고 말았다. 

탈레반과 그들의 테러리스트 동맹들이 미국인들을 살해하기 시작하지 않는 이상, 역사적으로 볼 때 이런 논란도 결국엔 지나간다. 아프간 철군보다 훨씬 더 큰 대참사였던 베트남 철수가 마무리되고 불과 18개월이 지난 뒤, 밥 돌은 월터 먼데일과의 부통령 토론에서 민주주의 전쟁들이라는 왜곡된 인용 표현을 했지만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당시 대다수 미국인들은 미국 양당이 지금의 아프가니스탄처럼 베트남에도 죄책감을 느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결국 미국인들의 관심은 좀 더 시급한 경제 현안으로 옮겨갈 것이다. 얼마만큼의 미국인들이 아프가니스탄에 지금 당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지와는 상관 없이(그들 대부분이 철군을 지지한다고 해도), 적어도 아프간 이슈가 내년 중간 선거의 중요한 관건은 아닐거라고 가정해도 무방하다. 

그래도 영향을 줄만한 부분도 여전히 있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바이든의 무능을 공격하기 위한 새로운 전선이 바이든이 극좌파의 꼭두각시라는 과거의 공격 방식보다 훨씬 효과적일거라고 본다. 높은 범죄율과 인플레이션율로 바이든을 공격하는 것에 더불어서 이번주 카불 공항의 끔찍했던 장면들을 유권자가 상기하게 만드는 게 효과적이라고 보기 때문이다. 공화당 전략가들은 이런 공격에 계속 먹히길 원한다. 이런 공격들은 워싱턴의 정치적 셈법에 따라 지난 20년 동안이나 지속돼 온 미국의 아프간 정책에 대한 적절하고 다소 정치적인 묘비명이 될 것이다. 미국의 아프간 정책은 아프간 현지 상황과는 무관하게 워싱턴 정가의 반테러정책이나 개발정책 등에 더 좌우돼 왔기 때문이다. 이건 수십년 동안 워싱턴 외교가에서 활약해온 바이든한테도 책임이 있는 부분이다. 



빛을 잃은 바이든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끝내는 비용보다 지속하는 비용보다 더 커지는데 동의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아프간 전쟁을 끝내는 비용은 다양한데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게다가 바이든 책임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그가 맞서 싸우겠다고 맹세한 주적들인 중러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의 동맹을 재건하려고 노력해왔다. 정작 이번 철군으로 바이든은 외교 정책에서 특히 여성과 소수자의 인권을 지키겠다는 자산의 맹세를 우스꽝스럽게 만들었다. 이러한 실패에 대한 비판에 직면하자 바이든 대통령은 책임을 회피하고 인기 영합 정책으로 일관하고 말았다. 아프가니스탄과 아메리카 그리고 두 나라 대통령들에겐 참으로 비참한 한 주였다. 
[1]
메아 쿨파 mea culpa는 내 탓이로다를 뜻하는 라틴어다. 카톨릭에선 미사를 드리며 회개하는 사람이 가슴을 치며 메아 쿨파라고 외치면 정말 진심어린 사죄를 한 것으로 간주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카톨릭 신자다.
[2]
바이든 대통령은 펜셀베니아 스크랜톤 출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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