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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쿡은 어떻게 잡스를 능가했나 애플의 다음 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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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이코노미스트(전리오 譯)
에디터 신기주
발행일 2021.09.01
리딩타임 15분
가격
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애플은 지나간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팀 쿡은 성공적인 10년을 보냈지만, 앞으로의 10년은 더욱 힘들 것이다. 

애플에 대해 이야기 할 때면 최고라는 단어를 피하기가 쉽지 않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2조5000억 달러로 세계 최고이다. 이러한 시가총액의 80퍼센트 이상은 팀 쿡(Tim Cook) 체제에서 만들어진 것이다. 주주들에게 이 만큼의 압도적인 가치를 창출한 CEO들은 아무도 없었다. 이번 주에 취임 10주년을 맞는 그는 흐뭇하게 뒤를 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애플의 공동창업자였던 스티브 잡스(Steve Jobs)를 모방하는 대신에, 그의 유산을 이어 받아서 더욱 멋지고 거대하게 만들었다. 그가 거둔 성공의 상당 부분은 애플 특유의 혁신과 브랜드의 명성을 유지함으로써 이룰 수 있었다. 그러나 쿡은 이제는 사라지고 있는 개방적이며 세계화 된 자본주의의 시대를 최대한 활용하기도 했다. 그는 최소한 5년 이상은 더 회사를 책임질 계획이다. 애플 역사의 다음 장은 그가 새로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지난 10년 동안 팀 쿡의 애플은 잡스의 애플을 넘어섰다. 다음 10년 동안 팀 쿡의 애플은 팀 쿡의 애플을 넘어설 수 있을까.

* 15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Economist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와 파트너십을 맺고 커버스토리 등 핵심 기사를 엄선해 소개합니다. 《이코노미스트》는 격조 높은 문장과 심도 있는 분석으로 국제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다루어 왔습니다. 빌 게이츠, 에릭 슈미트, 헨리 키신저 등 세계적인 명사들이 애독하는 콘텐츠를 매주 수요일 오후 4시, 북저널리즘에서 만나 보실 수 있습니다. 
저자 소개
영국 시사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를 전진하게 하는 지혜와 그 전진을 방해하는 변변치 못한 무지 사이의 맹렬한 논쟁”에 참여하기 위해 1843년에 창간되었다.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정치, 경제, 사회 이슈를 전문가들의 시각으로 분석하고 의견을 제시한다. 격조 높은 문체와 심도 있는 분석으로 유명하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애플은 지나간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팀 쿡이 올라탄 4개의 글로벌 트렌드 
사과를 썪게만들 베이징 리스크와 워싱턴 리스크 

2. 팀 쿡은 성공적인 10년을 보냈지만, 앞으로의 10년은 더욱 힘들 것이다.
애플 이코노미라는 디지털 경제권 
앱스토어 플라이휠과 프라이머리 프라이버시 
아이폰을 대신할 아이글래스와 아이카
중국에선 중국법을 따르는 이중적 기업 
애플과는 경쟁하지 않았던 빅테크 카르텔의 균열 

에디터의 밑줄

“애플이 적극 활용했던 세 번째 트렌드는 각국 정부가 시장 점유율이 높은 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던 시대적인 상황이었다. 휴대전화 산업은 잔혹하기 그지없었으며(블랙베리의 부흥과 나락을 떠올려 보라), 저가의 전화기를 둘러싼 경쟁은 여전히 매우 치열함에도 불구하고, 고급 위주의 애플은 미국에서의 매출액 기준 시장점유율이 60퍼센트 이상이며 운영체제 측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을 정도로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그들은 기술계의 라이벌 대기업들과 경쟁을 하기 보다는 구글을 아이폰의 기본 검색엔진으로 설정해주는 대신에 거액의 비용을 받는 등 일종의 카르텔과도 같은 아늑함을 누려왔다.”

“비록 애플이 고정자산의 상당 부분을 미국으로 이전하면서 2012년에 38퍼센트였던 미국 내 비유동 자산의 비율이 현재는 70퍼센트로 높아지긴 했지만, 칩 제조사인 TSMC를 비롯한 주요 공급업체들은 미국에서 생산시설을 가동하는 것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심화되거나 애플과 베이징 사이의 관계가 악화된다면, 쿡은 중국을 버려야 할 수도 있으며, 이는 애플의 이윤은 물론이고 전 세계의 무역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쿡은 또한 기술 대기업의 대표들 중에서는 최초로, 애플 정도의 규모와 힘을 가진 기업이라면 그들이 더욱 넓은 세상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해서 책임을 져야 한다고 큰 목소리로 자주 의견을 표출했던 인물이다. 잡스 체제에서는, 애플의 기기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다는 그것의 디자인이 더욱 중요했다. 미국 환경보호국(EPA)의 국장 출신으로 지금은 팀 쿡 직속의 부사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리사 잭슨(Lisa Jackson)은 현재 제품의 개발 단계부터 함께 관여하고 있다. 애플은 자체적으로 2030년까지 자사의 모든 제품에서 탄소중립(carbon-neutral)을 실현하겠다는 어마어마한 목표를 설정했다. 그리고 쿡은 프라이버시를 “매우 중요한 인권”이라고 선언하면서, 다른 무엇보다도 광고주들이 사용자의 활동을 추적하고자 할 경우에는 그것의 허용 여부를 반드시 사용자에게 물어보도록 강제했다.”

“그러나 어느 시점이 되면 애플은 아이폰과 같은 또 하나의 중대한 혁신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안경을 쓰면 물리적인 현실에 디지털 계층이 추가되는 “아이글래스”나 심지어 “아이카”에 대한 이야기까지 나오는 것이다. 회사는 이런 소문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지 않고 있지만, 그들이 이 두 가지에 대해서 몇 년 동안 연구를 해오고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다. 유출된 정보에 의하면 증강현실 안경은 앞으로 1-2년 내에 모습을 드러낼 수도 있다고 하며, 애플은 2024년에 전기차와 자율주행 차량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서 원래 계획했던 일정들이 지연되고 있다는 소식도 들려온다.”

“인도와 베트남을 비롯해서 다른 나라들에서도 생산 능력을 강화해오고 있긴 하지만, 어마어마한 물량을 조립할 수 있는 중국을 대체할 만한 나라가 현재로서는 없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향후에 그 대안을 찾을 수 있을지도 확실치 않다. 최신형 아이폰을 빠르게 만들어낼 수 있는 준비된 노동자의 군대가 있는 나라는 중국이 유일하다.”

“1조 달러가 넘는 시가총액을 유지하기 위하여 이들 기술 대기업들은 모두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는데, 때로는 서로의 영역을 기웃거리기도 한다.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개인정보에 대한 통제권을 주는 것이 정말로 그들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기 위한 것일 수도 있지만, 페이스북이 아이폰의 데이터에 접근할 수 없게 되면서 애플이 자체적인 광고 비즈니스를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애플이 자체적인 검색엔진을 만들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코멘트
스티브 잡스가 애플을 창조했다면 팀 쿡은 애플 경제권을 창조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 잡스는 혁신가들의 영원한 롤모델이지만 경영자로서 잡스는 불완전했다. 반면에 팀 쿡은 유에서 무수한 유들을 창출해야 하는 경영자로서 완벽한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 2조5000억달러라는 애플의 시가총액이 팀 쿡에 대한 시장의 절대적인 신뢰를 입증한다. 팀 쿡은 애플을 혁신기업에서 혁신 경제권으로 재정의했다. 앱스토어를 전세계 혁신 스타트업의 활동 무대로 만들었다. 이제는 손 안의 PC에서 손 안의 슈퍼컴퓨터로 진화한 고성능 아이폰은 스타트업들이 무엇을 상상하든 실현시킬 수 있는 플랫폼이 됐다. 아이폰과 앱스토어라는 혁신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장악한 애플은 혁신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다. 독불장군이었던 잡스와 달리 쿡은 국제관계와 경쟁관계를 유리하게 활용할 줄 아는 탁월한 협상가다. 중국을 애플의 생산기지이자 소비시장으로 삼은건 잡스가 아니라 전적으로 쿡의 공로다. 1998년 애플로 복귀한 잡스가 맨 먼저 한 일이 IBM에서 쿡을 스카우트해오는 일이었다. 하드웨어 제조업에서 글로벌 공급망 관리가 얼마나 중요한지 노련해진 잡스가 깨달았기 때문이다. 팀 쿡은 한걸음 더 나아갔다. 실리콘벨리 혁신 기업의 최연장자로서 애플은 이른바 암묵적 빅테크 카르텔의 대부가 됐다. 애플과 구글 그리고 아마존과 페이스북을 통칭하는 GAFA기업들은 서로의 시장을 침범하지 않고 있다. 경쟁보단 독점이 이롭다는걸 모두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각자의 사업 영역에서 독점적 아성을 구축하고 상대의 영토에선 협력하는 방식으로 빅테크들은 경쟁의 출혈을 회피해왔다. 그 중엔 분명 애플과 팀 쿡이 있다. 고성능 아이폰과 광활한 앱스토어는 검색과 커머스와 소셜네트워크의 뿌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애플 제국의 위기는 이미 진행형이다. 미중패권갈등 탓에 애플이 안주해왔던 글로벌 공급망은 재편성이 불가피해졌다. 애플 앱스토어의 독점적 지배력에 대한 반감과 반기도 강해지고 있다. 프라이버시 정책에 있어선 중국에선 중국법을 따랐던 팀 쿡의 유연함은 이젠 아이폰 유저들한테 불공정한 이중성으로 비판 받고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위기의 원인은 팀 쿡이다. 팀 쿡은 자기만의 방식으로 전임자인 잡스를 능가했다. 오히려 지금 애플한텐 다시 한번 잡스가 필요하다. 아이폰을 능가할만한 제품 혁신이 절실하다. 정작 팀 쿡이 추진한 아이카와 아이글래스는 이미 시장에선 실패작이란 평가가 많다. 팀 쿡은 잡스가 아닌 것이다. 게다가 팀 쿡은 이미 60대다. 애플 제국엔 후계자가 필요하다. 팀 쿡의 후계자는 잡스와 팀 쿡 모두와 경쟁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부담스러운 과업이다. 팀 쿡의 지난 10년은 더 없이 성공적이었다. 잡스의 대체제가 되지 않음으러써 팀 쿡은 자신만의 전설을 써내는데 성공했다. 팀 쿡의 다음 10년은 지난 10년보다 더 난이도가 높다. 팀 쿡은 이제 팀 쿡을 넘어서야 한다. 나아가 팀 쿡이 없는 애플을 준비해야 한다. 팀 쿡에게도 쉽지 않은 숙제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신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