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우주 우주탐사에서 행성 간 격리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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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제프 마노, 니콜라 트윌리(전리오 譯)
에디터 김현성
발행일 2021.09.10
리딩타임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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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우주탐사가 가속화하면서 지구의 유기체가 우주선에 실려 옮겨 가는 걸 막는 행성 간 격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우주의 생명체를 지키기 위한 우리의 노력.

행성 간 격리는 개념도 단어도 익숙하지 않지만, 과학계에서는 우주 진출이 본격 시작되었던 1950년대부터 제기되어온 화두이다. 이는 우주탐사 과정에서 지구의 생명체가 외계에 옮겨가게 되어 혹시 모를 감염, 생명 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는 선제적 조치다. 인류는 역사 속에서 참혹한 실수를 저지른 바 있다. 구대륙의 정복자들이 신대륙에 도착했을 때 바이러스는 그보다 먼저 원주민 사이에 퍼졌고, 대량 살상을 일으켰다. 인류는 이러한 과오를 우주탐사 과정에서 반복하지 않기 위해 행성 간 격리(검역) 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상업 우주여행이 눈앞까지 다가온 지금, 저자가 들려주는 이야기가 더욱 절실하게 다가온다.  

* 19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제프 마노(Geoff Manaugh)는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프리랜서 작가다. 니콜라 트윌리(Nicola Twilley)는 작가이자 인터넷방송 진행자다. 이들은 《Until Proven Safe: 격리의 역사와 미래》(맥밀란 출판사, 2021)를 공저했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우주 생명을 지키는 행성 간 격리
인류 역사상 가장 무균한 물체
행성 간 격리의 역사
우주 탐사에서의 윤리적 책임

2. 윤리적 우주탐사를 위한 노력
외계 생명체 탐사의 전환점
극한의 환경, 극한의 미생물
격리에 대한 두 가지 상이한 관점

에디터의 밑줄


“우주탐사의 여건상, 우리가 외계 행성의 생명체를 조사하면서 지구의 미세 생명체의 극소량조차 옮기지 않을 수는 없다. 이것을 ‘전향 오염(forward contamination)’이라고 하는데, 이를 완전히 막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화하는 것이 나사의 행성보호책임자(planetary protection officer)의 막중한 임무이다.”
 

“연구소 방문 전에 우리는 매우 상세한 규칙들이 나열된 장문의 이메일을 받았다. 향수, 스킨로션, 화장품, 귀걸이 등 어떤 것도 사용하거나 착용하지 않을 것. 플란넬, 양모, 헤지는 천으로 된 의류는 허용되지 않음. 심지어 손톱은 삐뚤빼뚤하지 않고 가지런하게 다듬어져 있어야 했다.”


“1960년대로 돌아가서, 과학계에서 행성 보호가 어떤 형태가 돼야 하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나사의 엔지니어들은 서로 완전히 상충되는 두 가지 요구를 받고 있었다. 나사의 내부 고위층은 그들이 우주로 보내는 건 무엇이든 완전무결한 것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에 존 F. 케네디는 전국 텔레비전 방송에 출연해서 60년대가 끝나기 전에 미국이 달에 인간을 보낼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렇게 된다면 수 조 개의 박테리아도 그 여정에 동반할 수밖에 없었다.”

“칼 세이건(Carl Sagan)은 만약 화성에 생명체가 있다면 인류는 그 행성을 내버려 두어야만 한다는 글을 썼다. “화성은 화성인들의 소유가 되어야 합니다. 설령 그들이 미생물일지라도 말입니다.”

“유럽의 탐험가들이 처음 아메리카 대륙에 도착하기 전에 그곳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살고 있었는지를 알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하지만 역사학자들은 그들이 들이닥친 이후로 신세계(New World)에 살고 있던 사람 열 명 중에 아홉 명이 죽었을 거라고 추정한다. 원인은 대부분 감염병 때문이었다. 정복자들이 남아메리카 및 중앙아메리카의 주요 도시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 그들이 들여온 미생물들은 이미 사람과 사람을 거치며 그곳에 도착해 있었고, 거대한 죽음을 불러왔다.”

“조슈아 레더버그(Joshua Lederberg)는 외계 환경을 지구의 생명체가 오염시키는 것과 그 반대의 결과를 방지하기 위한 국제 협약을 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성 간 격리의 중요성을 역설하며 이런 글을 썼다. “우리는 분명 콜럼버스보다 나은 조건에 있으며,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습니다.”

코멘트
글에서 가장 큰 울림을 주는 건 ‘그들이 미생물일지언정 화성은 화성인의 소유가 되어야 한다’는 칼 세이건의 말이다. 우리는 화성을 언젠가 정복하게 될, 미지의 신대륙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왔다. 그런 접근이 불러올 수 있는 위험, 위협받는 외계 생명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한 것 같다. 그런 의미에서 단 하나의 미생물도 외계로 내보내지 않으려는 나사 연구원들의 끈질긴 노력은 감동적이다. 외계 행성의 생명체를 보호하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우주를 향한 우리의 여정에서 인간의 윤리적 책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북저널리즘 에디터 김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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