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 부유의 경영학

9월 16일 - 데일리 북저널리즘

중국 빅테크 기업들은 해외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왜 그들은 게임과 메타버스 산업에 투자하나? 중국 공산당의 데스 게임에서 그들이 노리는 것은 탈출인가 상금인가?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지난 몇 달 동안 틱톡(Tiktok)의 모회사 바이트댄스에는 피바람이 불었습니다. 중국 당국의 사교육 규제 때문에 바이트댄스의 에듀테크 자회사 ‘다리교육(大力敎育)’에서 대규모 해고가 일어난 것입니다. 다리교육은 올해 안으로 사퇴를 예고한 바이트댄스 CEO 장이밍(張一鳴)의 야심작이었습니다. 틱톡이 미·중 양쪽에서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스파이 앱’ 취급당하며 미국에서는 규제를, 중국에서는 압박을 당해왔기에, “(다리교육에)향후 3년 동안 돈은 벌지 않을 생각으로 거금을 투자하겠다”라는 장이밍의 말은 무게가 남달랐습니다. 바이트댄스는 중국 내 빅테크 기업 중 규제 당국의 핵심적인 피해자 중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편, 최근 바이트댄스는 중국 내 가상현실(VR) 헤드셋 제조업체 1위인 피코(PICO)를 인수했는데, 시장에서는 그 금액을 한화로 약 1조 6210억 원 규모로 예상했습니다. 이는 과거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인수했을 때를 연상케 하죠. 다소 뜬금없는 투자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요새 텐센트와 넷이즈, 바이트댄스를 주축으로, 중국 기업들은 메타버스, 게임 산업에 뛰어들고 있습니다. 당국은 규제를 예고했지만, 대신 이들은 해외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지요. 최근 중국 국가방송총국(NRTA, National Radio and Television Administration)이 ‘냥파오(娘炮)’[1] 즉, ‘여자처럼 꾸민 예쁜 남자’ 아이돌의 TV 출연을 금지하며 연예계 검열을 강화하자, 빅테크 기업들이 가상 아이돌로 눈을 돌린 것과 같은 흐름입니다.

규제 앞에 장사 없습니다. 어제자 데일리에서 선부론·공부론의 전반적 내용과 정치 구호로서의 의미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지금의 현상은 일견, 중국 공산당(이하 ‘중공’)은 당 영도력을 높이기 위해, 기업들은 살아남기 위해, 각자도생을 시도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흔히 경제적 자유주의에서 비판하듯, 기업에 대한 이런 식의 과도한 규제는 기업의 혁신 의지를 저해하기 마련이지만, 중국은 아이러니하게도 현재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이 되어 있습니다. 그들의 규제는 공멸로 가는 길일까요? 과연 중공이 연 데스 게임[2]에서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해외투자 움직임은 탈출을 위한 몸부림일까요, 상금을 겨냥한 움직임일까요?
 

룰 메이커, 중국 공산당

©Fred Lee/Getty Images
모든 게임에는 룰이 있습니다. 중공이 룰 메이커라면 중국 기업은 룰 테이커가 됩니다. 하지만 이유 없는 복종은 없습니다. 중국은 대표적인 권위주의 독재국가이지만, 명분 없이 이루어지는 독재는 쉽게 무너지기 때문입니다. 중국 공산당의 영도력은 모든 인민에게 적용되는 헌법과 당원에게 적용되는 당장(黨章, 당의 헌법)에서 비롯하고, 중국 지도부는 늘 사회주의의 기본 노선을 견지하며 그 틀 안에서 국제·국내 상황에 맞게 유기적인 해석을 하거나 비전을 제시합니다. 즉, 중국 기업이 규제 당국으로부터 큰 타격을 입으면서도 이 데스 게임을 포기할 수 없는 것에는 기업이 지도부의 비전에 얼마나 공감하고 있는지가 핵심으로 작용합니다.

만약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개인적 성향이 빅테크 규제의 원인이라면 기업은 그저 탈출구를 모색하는 고양이 앞의 쥐나 다름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시 주석이 ‘공동 부유’라는 단어로 천명한 마오이즘적 비전은 단순히 그가 깊은 마오의 신봉자이거나 그 권위에 다가가려는 야욕만 가지고 있기 때문은 아닙니다. 중공은 철저한 집단지도체제로, 공산당 창당 100년을 앞둔 지난 6월 5일 기준 중국 내 공산당원의 수는 9514만 8000명이고, 거대한 피라미드형 권력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물론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것은 당 주석을 포함한 정치국 상무위원 7명이지만, 그들은 각자 다양한 영도소조(領導小組)[3]의 핵심 인물들로, 나름의 견제를 합니다.

중공은 그야말로 마오쩌둥이라는 신화적 인물로부터 국가 재건을 시작하여, 계획경제로 필요한 산업군을 육성하고, 그로 인해 발생한 도농·빈부의 격차를 해결하기 위한 집단지성으로서 기능해왔습니다. 사실상 마오쩌둥 사상과 덩샤오핑 이론은 그들 개인 신념의 결과라기보단 제한적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의 결과라고 볼 수 있지요. 현재 중국의 빅테크 규제가 마오이즘으로의 회귀로만 비치는 경향이 있지만, 대부분 언론이 간과하는 것은 후진타오 집권기입니다. 후진타오·원자바오 체제 역시 ‘공부론’까지는 아니더라도 부의 분배에 굉장한 신경을 썼습니다. 덩샤오핑과 장쩌민 시기를 거치며 극심해진 도농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발달한 연안 지방의 문물을 농촌으로 들여오고자 애썼죠. 상하이나 선전에 회사를 지으려면 내륙 지방에 투자를 해야 했습니다. 그때 교통의 중심지로 고속도로와 철도 등이 들어선 곳이 우한이지요.

이는 시진핑 집권기부터는 달라집니다. 미·중 간의 기술 패권 경쟁이 심해지며 5G, AI, 반도체 등의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했고, 관련 기업에 많은 혜택을 주었습니다. 지금의 빅테크 기업들은 시진핑 1기의 수혜자들이나 다름없지요. 하지만 시진핑 2기의 분위기는 달랐습니다. 중국의 경제체제는 지나친 대외 의존형 성장구조로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외부충격에 취약하다는 단점을 안고 있었죠. 세계적인 저성장 속에 미·중의 무역 분쟁이 발발하고 나서부터 등장한 것이 내수 활성화를 강조한 ‘쌍순환(双循环, Dual-Circulation)’ 전략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균형 발전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분배의 시간이 온 것이지요.
 

룰 테이커가 될 수밖에 없는 기업들


현재의 기조는 중공이 이제껏 중국 경제를 이끌어온 전략 중 하나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기업들은 규제가 억울하겠지만 그들이 철저한 계획경제 속에서 성장하고 시장 지배력을 늘려간 것도 사실입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인앱결제 강제 방지법’을 통과시키고, 네이버나 카카오와 같은 플랫폼 사업자의 독점 행위를 규제하려는 것과 중국의 규제는 상당히 궤가 다릅니다. 반독점 이슈가 터질 때마다 적극적으로 항변하고 소송전에 임하거나, 조금씩 양보하여 규제를 지연시켜왔던 빅테크 기업들과는 반대로, 중국 내 기업들은 대부분 “당의 지시를 겸허히 수긍”한다는 식의 입장을 발표하며 발빠르게 당의 명령을 받아들이죠.

그런 점에서 장이밍의 사퇴 소식에는 묘한 뉘앙스가 있습니다. 그는 지난 5월 20일 바이트댄스 전 직원을 대상으로 보낸 편지에서 “CEO 사임 후 지식 공부에 매진하면서 회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공익사업을 펼치는 데 깊이 참여하겠다”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바이트댄스가 당한 규제를 생각해보면 IPO(기업공개)를 앞두고 사퇴하는 젊은 사업가가 할 수 있는 발언이라고는 상상하기 어렵죠. 앞서 중국의 금융 당국에 쓴소리를 했던 알리바바의 마윈 회장은 당국의 집중적인 규제와 압박으로 자취를 감췄다가 반년 만에 공식 석상에서 수척해진 모습으로 다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마윈은 공산당원이며 당국의 주요 인물들과 ‘꽌시(关系)’[4]가 돈독하지만, 그 역시 자유롭진 못했습니다. 그들은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룰 테이커가 될 수밖에 없는 형편입니다.

다만, 반대로 중공의 요구와 전략을 충실히 수행할 경우 그들에게는 성장의 동력이 되었던 전폭적인 지원이 있으리란 것도 충분히 예측할 수 있습니다. ‘덩샤오핑 28자 외교 방침’의 ‘도광양회(韜光養晦)’, 기회를 기다리며 수 세에 힘쓰고, ‘결부당두(決不當頭)’, 앞장서는 일을 피하며, ‘유소작위(有所作爲)’, 때가 되면 움직인다는 문구와도 같은 것이죠. 결과적으로 중국 기업에 있어 중국 공산당은 채찍을 휘두르지만, 때에 따라서는 확실한 당근을 주기도 하고, 여태껏 무슨 수를 써서라도 중국 전체의 경제성장을 주도적으로 이뤄낸 무소불위의 지도 체계입니다. 

다만 최근 시진핑 주석을 중심으로 권력을 집중하며 집단지도체제의 변화가 감지되고 있고, 미국으로 망명한 전 중국 공산당 중앙당교 차이샤 교수는 “시 주석이 ‘조직’으로서 공산당을 죽였다”는 발언을 한 만큼, 언제까지 중국 내 기업들과 공민들이 당에 충성할지는 지켜봐야 합니다. 공산당 일당독재의 명분과 당위성이 훼손될 경우 기업들은 당에 충성할 이유가 사라지고, 공민들에게 주입한 ‘중국몽’ 역시 프로파간다에 지나지 않게 변질하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중국은 항상 집단지도체제라는 의견도 있는 만큼, 만약 시 주석의 권력 강화가 공산당 내부에서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의 필요성을 실감하고 의도적인 시 주석 띄우기를 한 것이라면 얘기가 다르겠죠. 현재 중공 지도부의 충성 요구에 대한 중국 공민들과 기업의 신뢰는 내년 당 대회를 기점으로 달라질 수 있으므로 지켜봐야 할 문제입니다.
 

디지털 독재의 청사진

中 디디추싱, 당에 굴복…“시진핑의 디지털 독재 청사진” ©SBS Biz 뉴스
신뢰와 우려를 안고, 중공은 ‘공동 부유’의 기치 아래 연일 규제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앞서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이 당국에서 얻을 수 있는 지원이 있을 것이라는 예측에는 사실 해당 기업들의 데이터를 탐내는 당의 속내가 있습니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국과 빅테크: 시진핑의 디지털 독재 청사진”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발표하며, “베이징이 방대한 데이터를 통제하여 21세기 권위주의 거버넌스 안에서 거대한 실험을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본문에 시 주석의 다양한 발언을 포함하여, 시진핑 1기에서 강조한 기술 패권에 빅데이터 기술이 필요한 5G와 AI가 포함되었다는 사실 역시 그가 실제로 데이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방증합니다.

위 영상에서는 디디추싱과 위챗, 앤트 그룹 등의 사례가 소개되었는데, 서문에 소개한 바이트댄스의 틱톡도 마찬가지의 이유였습니다.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명목이었죠. FT는 중공이 이들을 규제하면서도 기술 산업에 있어 기업가의 활력이나 혁신을 약화하지 않고, 동시에 사회적 통제를 강화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습니다. 시진핑 1기에 주도한 빅테크 기업의 성장과 2기에 주도하고 있는 규제를 모두 설명하는 적절한 분석입니다. 실제로 시진핑과 중국 지도부가 데이터를 탐내는 이유와 중국의 온라인 검열은 맞닿아있습니다. 디지털 기술은 세계 경제의 핵심이지만 민주화를 촉진하는 커다란 무기이기도 합니다. 이를 당의 통제하에 두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지요.

중국의 안면인식 기술은 우리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나게 성장해 있습니다. 중국에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CCTV가 있고, 생활 전반에 있어 이 기술이 운용되고 있습니다. 얼굴 인식으로 공원의 입장권을 구매하거나, 공중화장실에서 휴지를 받거나, 식당에서 음식값을 낼 수도 있지요. 14억이나 되는 중국 인구에 안면인식 기술을 적용한다는 것은, 엄청난 발상이기도 하거니와 소수민족 검열이나 블랙리스트의 감시를 수월하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고 전체주의적입니다. 이러한 기술로 각 개인의 모바일 기기에서 특정 앱을 통해 사용 기록이 국가로 수집된다면, 온라인을 통해 퍼지는 중국의 신공민 운동이나, ‘방화장성(防火長城)’[5]으로 잡아낼 수 없는 수많은 반체제 활동을 규제할 수도 있게 되는 것입니다.

중공의 빅테크 산업 규제를 단독으로 보지 않고, 중국의 사교육 규제와 연예계 검열과 엮어 보면 또 다른 속내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앞서 중국은 18세 미만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 이용을 금요일 저녁과 주말에만 하루 최대 1시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중국 관영 매체인 《신화통신》에서 “게임은 아편”이라는 보도(곧 삭제되긴 했습니다.)가 나오며 텐센트 등을 포함한 전 세계 게임주가 폭락한 와중에, 세계 최고 수준의 청소년 게임 규제는 상당히 과도한 움직임이었습니다. 실제 중공은 청소년의 무분별한 게임 이용과 아이돌 팬클럽 활동 등으로 이들의 생산성이 저하되는 것을 염려함과 동시에, 자유분방한 문화, 나아가서는 서구적 사고가 개입하는 것을 경계한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게임굴기와 문화 패권

©VCG/VCG via Getty Images
결과적으로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 플랫폼 사업자들은 당에 이러한 정보를 잘 제공하고 굴복하기만 한다면 규제를 피하고 혜택을 얻을 수도 있습니다. 이 혜택과 관련해 중국의 빅테크 기업 중, 특히 게임 산업에 투자하는 기업에는 또 다른 기회가 있습니다. 바로 해외 시장을 노린 문화 패권의 확장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현재 중국 빅테크 기업들의 해외투자가 게임 및 메타버스 산업에 몰려있는 것은, 단순히 규제가 강한 내수시장을 탈피하려는 일종의 ‘차이나 엑소더스’일 수도 있지만, 그 이면의 거대한 무언가를 이룩할 수 있는 무기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텐센트는 지난 몇 년간 꾸준히 게임 산업에 투자해 왔습니다. 올 상반기에만 중국 내 중소 게임사를 기점으로 27개 게임업체에 투자했죠. 이는 중국 내 게임 시장에서의 점유율 때문이라지만 정작 주목해야 할 것은 유럽 등지 게임 회사의 투자 및 인수입니다. 텐센트는 최근 영국의 게임회사 스모 그룹과 독일의 게임 개발사 야거를 인수했고, 현재 독일의 크라이텍 인수를 시도하고 있으며, 핀란드와 스웨덴의 개발사들에도 과반 지분 확보나 인수를 강행하고 있습니다. 서론에서 언급했듯, 넷이즈 역시 메타버스 게임 제작사를 중심으로 거액의 투자를 하고 있고, 바이트댄스는 피코를 인수함과 동시에 게임 펀드를 출시하여 유망 게임사 인수를 노리고 있죠. 

조선일보》는 《CNBC》등을 인용하여 이러한 일련의 움직임을 중국의 문화 패권 확장 및 기술 획책 시도로 보았습니다. 겉으론 해외 진출을 표방하지만, 실상은 게임의 주 소비층인 젊은 세대에게 중국적 가치관을 심으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이죠. 특히 전문가들은 중국이 미국과 동맹국의 전략적 사각지대를 노리고 있으며, 이들은 게임이 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 끼치는 잠재적 영향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실제 크라이텍의 인수 과정에서는 실제 미국의 군사 작전에 사용된 ‘크라이엔진’의 기술력을 노린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보안 문제 이외에도, 최근 중국 게임인 ‘샤이닝 니키’의 한복 논란과 각종 중국풍의 게임들은 문화 패권 확장을 위한 동북공정을 수행하기에, 게임이 매우 적절한 수단임을 암시합니다.

일본의 원조 가상 아이돌인 ‘하츠네 미쿠’와 비슷한 중국 내 가상 아이돌 역시 중국 연예계를 강타한 정풍운동으로 인해 크게 주목 받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가상 아이돌 핵심 산업 규모는 34억 6000만 위안(약 6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퍼센트 넘게 성장했죠. ‘A-Soul’이나 ‘뤄톈이’와 같은 보컬로이드 기반의 가상 아이돌 역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습니다. 칭화대에서 개발한 가상 인간 ‘화즈빙(Huazhibing)’은 매개변수 1조 7500억개를 보유한 ‘우다오2.0’ 엔진을 사용한 베이징 즈위안 인공지능연구원의 야심작으로,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즉, 앞서 ‘샤이닝 니키’ 등으로 대표되는, 눈살 찌푸려지는 형태의 억지 동북공정만 시도하는 것이 아니라, 출시 이후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2위를 기록한 미호요(miHoYo) 개발사의 ‘원신’처럼 이제는 세련된 방식으로 세계의 젊은 층에 어필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결국 중국의 빅테크 기업들은 규제 속에서 그저 탈출구만 찾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들은 당에서 필요로 하는 것을 손에 쥐고 있기에, 이를 통해 자유주의 시장경제에서 쉽게 얻을 수 없는 전폭적인 혜택을 누릴 수도 있고, 반대로 당에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면 유례없는 규제 철퇴를 맛보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공산당 하에서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은 적어도 중국이 ‘원 팀’이라는 믿음 아래서만 공고하게 유지될 것입니다. 거대한 중국몽에 대한 암묵적인 동조와 공작은 공동 부유의 노선 아래 일사불란하게 흘러가겠지만, 이것이 시진핑 혼자만의 야욕이라면, 그들에게는 ‘샤오캉(小康)’도, ‘다퉁(大同)’도 찾아오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데일리 북저널리즘에서는 중국의 공동부유 발(發)규제와 관련한 빅테크 기업들과 중국 공산당의 이해관계 그리고 속내를 살펴봤습니다. 읽으시면서 들었던 생각을 댓글로 남겨 주세요. 여러분의 댓글이 북저널리즘의 콘텐츠를 완성합니다.

오늘 데일리 북저널리즘은 〈공동부유의 정치학〉, 《시의 전쟁》, 《중국의 쌍순환 전략》, 《백년통치의 비밀》, 〈마지막 소황제〉와 함께 읽으시면 좋습니다.
[1]
지난 3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중국 국가방송총국(NRTA)이 발표를 인용하여 보도한 것인데, 발표 원문에 화장한 남자 아이돌에 대한 내용은 없어 SCMP의 과대 해석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2]
인간의 목숨이 걸린 게임을 소재로 하는 창작물의 장르입니다. 9월 17일 개봉 예정인 넷플릭스의 〈오징어 게임〉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3]
‘영도소조(領導小組)’란, 특정 아젠다를 다루기 위한 엘리트 그룹 혹은 회의를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로 치면 ‘태스크포스(TF)’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 지도부와 해당 영도소조 분야의 민간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가장 영향력이 강한 영도소조는 당 주석(현 체제에서는 시진핑)이 조장이 되는 ‘중앙외사공작영도소조(中央外事工作領導小組· CLGFA·Central Leading Group for Foreign Affairs)’입니다.
[4]
‘꽌시(关系)’란 관계를 뜻하는 중국말로, 중국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사회적 연결망을 의미합니다. 예시로서, ‘공산당 내부의 누군가와 꽌시가 없다면 해당 관공서에 물건을 납품하기 어려울 것이다.’라는 식의 용례로 사용됩니다.
[5]
‘방화장성(防火長城)’이란, 인터넷 방화벽과 만리장성의 합성어로, ‘만리방벽(萬里防壁, Great Firewall)’으로도 불립니다. 정식 명칭은 ‘금순공정(金盾工程)’ 혹은 ‘황금방패(黃金防牌)’로 1998년부터 시작된 중화인민공화국의 디지털 공안 체제이며, 중국 공안부에서 운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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