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평양 전쟁
1화

미국이 마침내 아시아에서 중국과 진지하게 상대하려 한다

미국은 호주를 핵잠수함으로 무장시켜서 중국을 견제하려고 한다.

약 10년 전, 당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호주의 의회를 방문한 자리에서 아시아로의 전환을 말하면서 이렇게 선언했다. “미국은 태평양의 강대국이기 때문에 우리가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입니다.” 이번 주에도 백악관은 미국, 호주, 인도, 일본이 모인 쿼드(Quad, 4자 안보대화)의 정상들이 사상 처음으로 직접 만나는 자리에서 그와 비슷한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자리에서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인도-태평양”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예정인데, 이는 적극적인 중국을 제압하기 위한 일종의 암호명이다. 표현은 익숙한 것이지만, 이번에는 반응이 좀 다르다. 이번에는 우방국과 적국 모두 실제로 그것을 믿는 것 같기 때문이다.

그 이유는 지난주에 발표한 오커스(AUKUS)라는 협정 때문인데, 이는 미국과 영국이 호주에게 최소한 여덟 척의 핵추진 잠수함을 공급한다는 내용이다. 이러한 합의가 파문을 일으키는 이유는, 그 거대한 규모는 물론이고, 프랑스와도 거친 분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프랑스는 당초 호주에게 자국의 잠수함을 공급하기로 계약을 맺고 있었는데, 오커스로 인해서 해당 계약이 파기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을 보자면, 오커스의 진정한 의도가 사실은 태평양 지역에서의 역학 관계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기 위한 하나의 단계임을 알 수 있다. 태평양 지역에서는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절에 동맹 관계가 취약해 보였던 적이 많았는데, 이제는 오커스를 통해서 미국의 태도가 강경해졌음이 드러나고 있다. 이 협정은 10년에 걸쳐서 헌신적이며 심도 있게 진행될 예정이다. 미국과 영국은 자국의 가장 민감한 기술을 일부 이전할 것이다. 이들 세 나라는 사이버 능력, 인공지능, 양자 컴퓨팅 등을 포함하는 많은 부분에서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번 협정은 바이든 행정부의 공로라고 할 만하다. 그러나 이것은 아직도 전체적인 전략의 절반에 불과하다. 미국의 대중국 관계에는 단순한 군사적 대립을 넘어서는 것들이 수반된다. 미국은 기후변화와 같은 이슈에 대해서는 공생을 위해 중국과 협력하면서도, 경제적으로는 규칙을 기반으로 경쟁을 해야만 한다. 지금까지 미국의 전략에서는 동남아시아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었다. 동남아시아의 몇몇 국가들은 중국의 영향력에 있어서 상당히 취약하며, 이 지역에서 미국의 정책은 여전히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의 협정이 마지못해 체결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하려면, 오커스가 가진 장점을 살펴봐야 한다. 오바마의 전환 선언 이후, 아시아에 있는 미국의 우방국들은 고통스런 10년을 보내야 했다. 필리핀이나 베트남과 같은 나라들의 저항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남중국해의 바위섬과 암초들을 점령하고 요새화했다. 지난해에는 중국의 군인들이 인도의 병사들과 접경지역에서 교전을 벌였다. 중국의 전투기와 전함들은 대만에 대한 압력을 지속적으로 증가시키고 있는데, 이는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수도 있다는 암시를 주기적으로 내비치는 것이다. 중국은 자국 상품에 대한 심각한 불매운동으로 자존심에 상처를 준 한국에 대해 제재를 가했다. 아시아의 많은 나라들은 미국이 너무 일관성도 없고 성의도 부족하기 때문에 힘의 균형을 맞추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하기 시작하고 있었다.

오커스는 이런 인식을 반박하는 증거이다. 한 가지 차원은 군사적인 측면이다. 중국과 일촉즉발의 대립 상황에 있는 해역과 섬들에서는, 디젤 발전기를 장착한 기종보다는 핵잠수함의 활용도가 훨씬 높다. 핵잠수함은 정보를 수집하고, 특수부대를 배치할 수 있으며, 태평양이나 인도양의 심해에서 몇 달 동안이나 조용히 잠복할 수 있기 때문에, 이는 중국의 전략 설계자들이 반드시 고려해야 하는 위협 요소가 될 것이다. 게다가 오커스는 미국의 병력이 호주 근방에서 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준다. 이로써 이 지역들은 점점 더 위협적이 되어가는 중국의 미사일들로부터 일종의 피난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호주가 미영과의 협정을 위해 프랑스와의 계약을 파기했다는 사실은, 그만큼 전략적 심각성을 보여주는 것이기도 하다.

오커스의 다른 차원은 외교적인 것이다. 최근에 호주는 중국의 공격적인 전략의 예봉을 감내해왔다. 특히 코로나19가 중국의 실험실에서 유출되었을 가능성을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한 이후로 그러한 공격은 더욱 심화되었다. 이를 비롯한 불만사항들에 대한 보복의 조치로서, 중국은 호주가 수출하는 일련의 품목들에 대한 비공식적인 금수조치를 시행했다. 중국의 이러한 태도에서는 그들이 동남아시아 전역을 포함하여 다른 지역에서도 우려하게 만드는 “전랑외교(戰狼外交)”라는 호전적인 정책의 전형을 볼 수 있다. 오커스는 호주와의 외교를 강화함으로써 만약 중국이 이 지역의 우방국들을 괴롭힐 경우 미국이 좌시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문제는 오커스가 이처럼 강경한 성격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중국과 무역을 하고 많은 국제적인 사안에서 협업하기 위하여 유화적인 관계를 맺어야 한다는 점이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주 뉴욕에서 개최된 UN총회 연설에서 자신의 포부를 제시했다. (비록 ‘냉전’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그는 중국과의 냉전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확히 하면서, 전 세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하여 “끈질긴 외교”를 촉구했던 것이다.

겉으로 보자면, 오커스는 이러한 목표를 위협하는 것이다. 그러나 장기적인 차원에서 중국도 결국은 지구온난화에 맞서기 위한 전지구적인 노력에 동참할 텐데, 이는 단지 미국을 달래기 위한 전술이 아니라 그것이 자국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판단 때문일 것이다. 바로 이번 주만 하더라도 중국은 해외의 석탄 화력발전소에 대한 재정적인 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렇게 쉽게 공언할 수 있었던 것은 그러한 자금지원이 이미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국은 자신들의 분노를 표시하기 위해서 그러한 노력을 유보할 수도 있었다.

상업적인 경쟁에서의 균형을 맞추기는 더욱 힘들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경제 정책은 산업적인 목표와 각종 규제, 그리고 정부의 개입이라는 마지노선과 함께 자국에서의 일자리를 창출함으로써 국가 안보를 향상시키는 것으로 시작한다. 그가 추진하고 있는 개발 자금지원 프로그램인 ‘더 나은 세상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 B3W)’ 프로젝트는 중국의 일대일로(一带一路)를 어렴풋이 연상시키고 있다. (참고로 바이든 대통령은 UN 연설에서 이 명칭을 재확인했다.)

한편, 이 지역의 대부분의 나라들에게 있어서 이미 가장 커다란 무역 파트너인 중국은 세계의 경제 및 상업 구조를 재편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여러 국제기구의 요직에 자국민들을 앉히고 있다. 중국은 규제와 관련한 자국의 기준들을 수출하고 있는데, 예를 들자면 국제법적인 분쟁에 있어서 자국의 사법권이 우위에 있다는 주장이 대표적이다. 이번 주, 중국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계승한 포괄적점진적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에 가입신청서를 제출했는데, 참고로 TPP는 미국이 중국에 맞서기 위해 옹호했다가 도널드 트럼프 시절에 탈퇴한 무역협정이다.

동남아시아는 중국의 번영을 경계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에게는 노련함과 상상력이 요구되는 균형추의 역할을 기대할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미국이 얼마나 부족한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징후는 TPP를 계승한 협정에 가입하는 것이 가장 명백한 경로임에도 불구하고 워싱턴에서는 그럴 가능성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우려스러운 것은, 미국이 세력의 균형을 맞추기 위하여 너무나도 복잡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지만, 오커스 체결을 두고 갈등을 빚은 프랑스와의 관계나, 아프가니스탄에서의 미군 철수를 두고 유럽의 동맹국들과의 사이에서 보여준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는 상당히 서툴렀다는 점이다.

그러니 오커스를 경배하라. 중국이 단호한 태도를 보인다면 그에 합당한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경종을 울림으로써, 오커스 협약은 동남아시아를 더욱 안전하게 만들 것이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핵추진 잠수함에 대한 협약은 이제부터는 점점 더 견제하기가 힘들어지게 될 중국의 폭넓은 전략에 대한 시작점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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