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그플레이션이란 느낌적 느낌
1화

전 세계 성장의 가장 큰 걸림돌은 과잉공급에서 부족으로 바뀌었다

글로벌 경제의 문제는 공급 과잉이 아니라 공급 부족이다. 판데믹과 탈탄소와 보호무역이 공급 부족을 야기했다. 하지만 진정한 위협은 따로 있다. 

금융위기 이후 10년 동안 세계 경제의 문제는 지출의 결핍이었다. 현실을 걱정했던 가계들은 부채를 상환해야 했고, 각국 정부들은 긴축재정을 실시했으며, 이러한 상황을 경계하는 기업들은 투자를 보류했다. 기업들은 특히 인적 부문에 대한 지출을 아꼈는데, 덕분에 고용시장은 거의 무한한 것처럼 보이게 되었다. 이제는 다시 지출이 치솟고 있다. 각국 정부는 경기부양책을 펼치고 있으며, 소비자들도 열을 올리고 있다. 수요의 급증세가 어찌나 강력한지 공급이 이를 따라가기 버거울 정도이다. 화물차 운전기사들은 계약을 체결할 때부터 이미 보너스를 받는 상황이고, 컨테이너선들은 화물을 싣기 위해 캘리포니아의 항구에 너도나도 닻을 내리고 있으며, 에너지 가격은 급등하고 있다. 인플레이션이 더욱 상승했고, 투자자들은 겁을 먹고 있다. 그리고 2010년대의 문제가 과잉공급이었다면, 지금은 부족 경제(shortage economy)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의 직접적인 원인은 코로나19이다. 경기부양을 위해 전 세계적으로 약 10조4000억 달러의 자금이 미친 듯 풀렸지만 이것이 오히려 한쪽 부문에만 쏠리면서, 소비자들은 평소보다 더욱 많은 돈을 소비재에 지출했고, 전 세계의 공급망은 더욱 투자의 기근에 시달리게 되었다. 이번 판데믹의 기간 동안 전자제품에 대한 수요가 폭증했지만, 대만과 같은 주요 전자제품 수출국에서는 그런 기기의 내부에 들어가는 마이크로칩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제품 생산에 타격을 받았다. 델타 변이의 확산으로 인해 아시아의 일부 국가에서는 의류 공장들이 폐쇄되었다. 부유한 세계에서는 주민들의 이주가 줄어들었다. 경기부양을 위해 지원금이 지급되기는 했지만 그저 은행의 계좌에 쌓이기만 할뿐, 노동자들이 도시에서 샌드위치를 판매하는 것과 같은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일자리를 그만두고 물류창고와 같은 인력 수요가 많은 도시로 옮겨가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금액이었다. 브루클린에서부터 브리즈번에 이르기까지, 고용주들은 부족한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서 치열한 쟁탈전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부족 경제는 두 가지의 보다 심층적인 영향력으로 인한 산물이기도 하다. 첫째는 탈탄소화(decarbonisation) 추세이다. 유럽에서는 석탄으로부터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시작되었는데, 이러한 움직임은 특히 천연가스의 공급 차질에 매우 취약한 영국에서 활발하게 일어나고 있다. 영국에서는 이번 주 한때 천연가스의 가격이 60퍼센트 이상 치솟기도 했다. 유럽연합(EU)의 배출권 거래제도 하에서 치솟는 탄소 가격은 다른 더러운 형태의 에너지로 전환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중국에서는 엄격한 환경관련 목표치를 충족시키기 어려워졌고, 이 때문에 많은 지역에서 정전의 위기를 맞고 있다. 치솟는 선적 비용과 기술 장비의 가격은 설비용량을 확장하기 위한 자본지출(capital expenditure)의 증가를 촉발하고 있다. 그러나 전 세계가 더러운 형태의 에너지로부터 결별하려 노력하고 있기 때문에, 오래된 화석연료 기반의 산업에 대한 투자 의욕은 약화되고 있다.

두 번째 영향력은 보호무역주의이다. 이번 호의 특별 보도에서 설명하고 있듯이, 이제는 무역정책들이 더 이상 경제적 효율성을 염두에 두고 마련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들에게 노동 및 환경 기준들을 강제하기 위한 것에서부터 지정학적인 경쟁자들에게 제재를 가하기 위한 것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목표를 추구하기 위해 시행되고 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이번 주에 도널드 트럼프가 정했던 평균 19퍼센트 수준인 중국에 대한 관세율을 유지할 것이라고 확정했는데, 기업들은 면세 신청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지만 승산은 장담할 수 없다. (연방정부를 상대로 벌이는 싸움에 행운이 있기를.)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경제적 민족주의가 부족 경제를 더욱 부채질하고 있다. 영국에서 트럭 운전사들이 부족한 현실은 브렉시트 때문에 더욱 악화된 것이다. 인도에 석탄이 부족한 원인의 일부는 연료 수입을 줄이려는 잘못된 시도 때문이었다. 무역 분야에서 이처럼 수년 동안 긴장 관계가 이어지면서, 2015년 이후 기업들의 해외투자 규모는 전 세계의 GDP에 비해서 절반 이상 떨어졌다.

이런 모든 상황들은 수많은 지역에서 사람들이 주유소에 줄을 서고, 물가는 두 자릿수로 상승했으며, 경기는 침체되었던 1970년대를 섬뜩하리만치 연상시킨다. 그러나 그러한 비교는 여기까지만 가능하다. 반세기 전의 정치인들이 펼쳤던 정책들은 심각할 정도로 엉망이었다. 그들은 인플레이션에 맞서 싸우기 위해서, 물가 통제와 같은 쓸데없는 조치들을 취했다. 예를 들자면, 미국의 제럴드 포드 대통령은 “지금 당장 인플레이션을 해결하자(whip inflation now, WIN)”라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사람들이 각 가정에서 먹을 채소를 직접 기르도록 권장하기도 했다. 현재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예측하는 물가상승률에 대해서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물가를 억제해야 하는 권한과 책임이 중앙은행들에게 있다는 점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의견이 일치하는 편이다.

현재로서는 물가가 걷잡을 수 없는 수준으로 상승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가격은 올 겨울이 지나면 안정될 것이다. 내년에는 백신이 더욱 널리 보급되고 코로나19에 대한 새로운 조치들이 시행되면서 경제 부문의 부담도 완화될 것이다. 소비자들은 서비스 분야에 대한 소비를 더욱 늘릴 수도 있다. 그러나 2022년에는 재정적인 경기부양책이 서서히 줄어들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의회에서 거대한 재정지출 법안을 통과시키고자 하지만 쉽지는 않을 것이며, 영국은 세금을 올리려고 계획 중이다. 중국에서는 주택시장의 붕괴 위기로 인하여 수요가 더욱 줄어들면서, 2010년대의 다소 부진했던 상태로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일부 산업에서는 투자가 더욱 확대될 텐데, 이는 결국 설비용량의 확대와 생산성의 향상을 의미하는 것이다.

그러나 실수해서는 안 된다. 부족 경제의 이면에 자리한 더욱 심층적인 영향력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정치인들은 위험할 정도로 잘못된 정책들을 얼마든지 내놓을 수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수소와 같은 기술들이 발전하여 친환경 전기를 더욱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는 있겠지만, 지금 당장의 전력부족을 해결해주지는 못한다. 연료비와 전기요금이 상승하면 분명 반발이 있을 것이다. 각국 정부들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의 적절한 대안을 내놓지 못한다면, 기존의 배출량 감축 목표를 낮추고 다시 더러운 에너지원에 의존해서 그러한 부족사태의 해결을 모색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각국 정부들은 탄소배출을 없애면서 발생할 수 있는 에너지 비용의 상승과 경기 침체에 대처하기 위하여 신중하게 계획을 세워야만 할 것이다. 탈탄소를 지향하는 것만으로도 놀라운 경제 호황이 뒤따를 것처럼 행세한다면 결국엔 거대한 실망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부족 경제는 또한 보호무역주의와 국가의 개입을 더욱 부추길 우려가 있다. 많은 유권자들은 진열대에 상품이 부족하고 에너지의 위기가 닥친 것이 정부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정치인들은 변덕스러운 외국의 상황과 취약한 공급망을 비난하고 자립도를 높이겠다는 거짓 약속을 늘어놓으면서 책임을 모면하려 할 수도 있다. 영국은 이미 자국의 식품산업에 보존용 이산화탄소를 공급하다가 가동을 멈춘 비료공장을 구제해 주었다. 영국 정부는 노동력 부족 현상이 좋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그러면 경제 전반에 걸쳐서 임금이 높아지고 생산성이 향상된다는 것이 그 이유이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외국인의 이주와 무역에 대한 장벽을 세우면 결국엔 둘 다 하락하게 될 것이다.



잘못된 시기에 나오는 잘못된 교훈들


불경기가 찾아오면 사람들은 경제 분야의 통설들에 대해서 의문을 갖는 경우가 많다. 1970년대의 충격은 결국 커다란 정부(big government)와 아직 어설픈 형태였던 케인즈주의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졌다. 현재로서 생각할 수 있는 위험성이라면, 경기의 위축이 결국엔 탈탄소화와 세계화에 대한 거부감으로 이어지면서 장기적으로 처참한 결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이 바로 부족 경제가 제기하는 진정한 위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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