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가 시장 영향력 회복에 성공하지 못한 타다에 투자한 건 ‘슈퍼 앱(Super App)’ 구축 전략의 일환입니다. 미국 유명 벤처캐피털(VC)인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가 지난해 차세대 테크 트렌드 중 하나로 꼽기도 한 슈퍼 앱은 다양한 금융 거래를 각종 소비 영역 서비스와 결합한 앱입니다. 쉽게 말해 송금, 투자, 결제, 쇼핑, 예약 등을 하나의 앱에서 해결하게 하는 거죠. 앱 안의 또 다른 앱이라는 의미의 ‘앱 인 앱(App in app)’에서 더 확장한 개념입니다.
이달 초 인터넷 전문 은행 출범으로 한층 강화한 토스 앱에 모빌리티까지 결합하는 게 토스의 그림입니다. 이번 인수 발표 당시 토스의 롤 모델로 그랩이 꼽힌 배경입니다. 그랩은 2012년 말레이시아에서 차량 호출 서비스로 시작해 현재 배달, 대출, 보험, 쇼핑, 예약 등을 아우르는 동남아시아 대표 슈퍼 앱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월간 활성 이용자가 1200만 명에 달하는 토스 고객이 타다 호출 후 토스로 결제하고, 추가로 타다 이용 데이터와 토스 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보험, 대출 등 부가 상품을 내면 토스의 외연 확장은 시간 문제죠. 당장 타다와 토스 결제 기능을 결합하면 연간 매출액 12조 원의 국내 택시 시장에 손쉽게 침투할 수 있습니다.
택시 가맹 플랫폼 ‘웨이고’를 카카오모빌리티에 매각한 김재욱 태평운수 대표는 “결제·금융업을 하는 토스는 결제가 일어나는 사업을 해야 하고, 그중 모빌리티에서 가장 많은 결제가 일어나는 게 택시”라고
말합니다. 토스의 타다 인수가 정해진 수순이라는 뜻이죠. 타다가 업계 반발로 벼랑 끝에 섰던 2019년 12월, 토스는 티머니 호출 서비스 ‘온다택시’와 이벤트를 진행한 바
있습니다. 온다택시 첫 이용 고객에게 토스머니로 5000원을 되돌려 줬습니다. 연말을 맞아 택시 호출량이 평소의 두 배가 넘자 신규 이용자를 늘리겠다는 계획이었는데, 그 이면에는 토스와 모빌리티의 결합을 미리 테스트해 볼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을 겁니다.
타다 금지법은 카카오 진흥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