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작업일지
4화

바꿔가요

지금 당장 실천 가능한 방법


환경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크게는 세 가지 타입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나와는 상관없는 이야기라고 여기는 사람,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하며 가끔 괴로워하는 사람,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사람. 사람마다 경각심을 가지는 정도가 다르기도 하지만 편의를 포기하면서 친환경을 실천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일 테다. 거창하지 않아도 완벽하지 않아도 좋다. 친환경 습관 하나를 실천하는 것으로 시작하자. 일상에서부터 조금씩 시작해나가면서 공유해나간다면 그 영향력은 생각보다 클 수 있다. 입는 옷, 먹는 것, 생활하는 것에서 가볍게 시작할 수 있는 친환경 습관을 공유해본다. 다 실천할 순 없을지라도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삶의 관점에 변화가 생길 것이다.

 

입을 것


옷에 대해 생각해보기
고속터미널역 빈프라임 (출처: 빈프라임 홈페이지)
사람이 살면서 정말 필요한 옷은 몇 개일까? 정의 내리기는 힘들지만 필요한 옷만을 갖고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필요 이상의 옷을 가지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는 것만으로도 소비와 사용의 패턴이 달라질 수 있다. 옷 정리를 할 기회가 있다면 한 번 가지고 있는 옷을 모두 꺼내어 확인해보길 바란다. 1년 이상 입지 않은 옷들과 자주 입는 옷을 구분해보자. 입는 옷과 안 입는 옷으로 구분해 보는 것만으로도 옷의 활용도를 높일 수 있다. 1년 이상 입지 않은 옷은 앞으로도 안 입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중고마켓에 판매하거나 기부하는 것을 고려해보자. 기부는 ‘아름다운 가게’ 또는 ‘열린 옷장’을 추천한다. (열린 옷장에 정장을 기부하면 사회초년생들이 면접 시 무료로 빌릴 수 있다)

옷을 잘 입는 사람은 자신에게 어떤 옷이 잘 어울리고 본인의 개성을 더욱 살려주는지를 아는 사람이다. 나는 어떤 질감의 옷을 좋아하고 어떤 실루엣의 옷이 잘 어울리는지 체크해보자. 또 사이즈나 컬러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자. 안 입는 옷들의 공통점도 생각해보자. 무엇이 불편했는지 왜 안 입게 되었는지 알게 된다면 비슷한 옷을 사는 일은 없을 것이다. 쓸모없는 옷을 구매하는 일을 줄이고 나에게 잘 어울리는 옷을 살 수 있는 안목을 갖추는 것이 지구 환경을 위해서도 중요하다.

유행에서 멀어지기

유행하는 스타일보다 단순한 디자인에 활동하기 편안한 옷들과 친해져 보자.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컬러와 장식이 적은 옷들이 떠오를 것이다. 이런 옷들은 활용도가 높을 뿐 아니라 더 오래 입을 수 있다. 무엇보다 유행에서 멀어지는 것의 핵심은 패스트 패션에서 멀어지는 것이다. 대량생산, 노동 착취,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등 많은 문제를 유발하고 있다. 일주일 단위로 쏟아지는 신상품을 멀리하고 나만의 스타일을 찾아보자.

우리가 상품을 구매하는 행위가 브랜드에 던지는 투표권과 같다면 환경에 대해 신경 쓰지 않는 브랜드와 그들이 만들어내는 값싼 유행을 거부해보는 것이 어떨까!

중고의류와 친해지기
동묘의 의류 매장. 중고 의류를 구경하는 재미가 있다.
첫 번째로 아는 사람들끼리 서로 입지 않는 옷을 나누어보자. 내가 입지 않는 옷이 마침내 제 주인을 찾게 된 순간, 쓸모없던 물건이 쓸모를 얻은 순간의 쾌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을 통해 중고 옷을 구매해보자. 서울의 광장시장이나 동묘시장처럼 빈티지 옷을 파는 전문상가도 있다. 주의할 점은 옷이 만들어진 시기에 따라 재킷은 어깨가 넓게 나오기도 하고 상의는 길이가 짧기도 한 등 실루엣이 각기 다르다는 것이다. 또 구멍 난 곳이나 헤진 부분은 없는지 상태 체크도 꼼꼼히 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고의류를 구매할 때도 나에게 어울리고 계속 입을 수 있을지 생각해보고 구매하자. 중고의류 특유의 퀴퀴한 냄새는 세탁 후 바람이 잘 드는 곳에 걸어놓으면 냄새가 많이 빠진다. 그 밖에도 구연산 등의 천연 세제를 이용하는 방법 등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다.

아끼고 오래 입기

친환경 실천하기의 관건은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고 의복에서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하고 탄소 배출이 있기 때문에 상품을 만들지 않을수록 친환경적이기 때문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만들어진 상품들을 아껴서 오래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옷을 오래 입기 위해서는 뒤집어서 빨고 되도록 차가운 물에서 세탁하는 것이 좋다. 뜨거운 열을 가하는 건조기나 드라이는 옷의 수명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 사용하지 말자.
동묘의 한 청바지 매장. 중고 매장에서는 희귀한 디자인을 만날 수도 있다.
옷은 접어서 보관하기보다는 옷걸이에 걸어서 보관하는 것이 손상이 적다. 혹시 옷에 얼룩이 졌다면 인터넷에 꼭 검색해보자. 오염 물질의 성분에 따라 적절한 재료를 써서 버리지 않고 입을 수 있다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값이 조금 나가더라도 아껴 입을만한 옷을 구매해보자. 사치나 과시의 개념이 아닌 정말 가치가 있는 만듦새를 가진 옷을 사보는 경험을 해보자. 그리고 평생 입을 옷이라 생각하고 잘 손질해 오래 입어보자. 이러한 경험을 통해 오래 입을 수 있는 옷을 선택하는 안목을 길러보자. 물론 옷을 만드는 재료와 공정까지 윤리적이라면 더없이 현명한 소비가 될 것이다.

고치거나 만들어 입기

지금 우리가 입는 기성복은 19세기 유럽과 미국에서 의류 산업이 번창하면서 등장하기 시작했다. 물론 그 이전에는 누구나 옷을 스스로 만들고 고쳐 입었다. 옷을 만드는 것은 너무도 다양한 방법이 있어서 꾸준히 연습하면 재미있고 건강한 취미가 될 수도 있다. 오랫동안 입던 좋아하는 옷이 해졌을 때 실을 풀어 분해한 뒤 새로운 원단에 대고 똑같이 자르고 봉제를 하면 같은 옷을 만들 수 있다. 동대문의 업체를 통해 입던 옷을 본 따 새로운 옷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만약 나에게 꼭 맞는 실루엣의 옷을 찾았다면 시도해볼 만하다. 만드는 것이 자신이 없다면 고치는 것부터 시작해보자. 좋아하는 색상의 실로 옷이나 양말의 구멍 난 부분을 메워보자. 떨어진 단추를 다는 일과 같은 손바느질을 해보자. 스스로 쓸모를 만들어내는 경험이 꽤 값지고 재미도 느낄지 모른다. 직접 하지 못하는 수선은 동네 수선집에 맡겨서 옷의 수명을 늘려보자.

 

먹을 것


먹는다는 것

‘푸드 포르노’라 불리는 먹방이 넘쳐나는 세상이다. 타인의 많이 먹는 모습에 대리만족을 느끼며 환호하는 모습이 여전히 낯설다. 현대인의 음식에 대한 집착은 브레이크가 고장 나 버린 자본주의 모습의 단면 같기도 하다. 맵고 짜고 단 맛의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 데에는 현대인의 채워지지 않는 허기짐 때문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최근에는 52시간 근무제로 노동시간이 줄어들었다고 하지만 SNS로 언제나 연결된 환경에서 두뇌는 일이 끝나지 않았다고 인식한다고 한다. 이런 환경에서 가장 빠르게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먹는 것과 영상을 보거나 핸드폰으로 웹서핑을 하는 등의 활동이라고 한다. 헛헛한 뱃속을 채우는 데에는 더 많은 음식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을 주는 시간과 건강한 음식을 적당히 먹는 것이 필요하다.

요즘 무엇을 먹었는지도 생각해보자. 과식한 적이 있는지 음식을 많이 시켜서 남긴 적은 있는지 가장 만족스러웠던 식사는 무엇이었는지 생각해보자. 식사의 풍경도 생각해보자. 일주일의 식사 중 몇 번을 핸드폰 또는 TV로 영상을 보면서 먹었는가? 영상을 보면서 밥을 먹으면 빨리 먹게 되고 포만감을 덜 느껴 간식을 또 찾게 된다고 한다. ‘식사 명상’까지는 아니어도 천천히 재료의 맛을 음미하는 차분한 식사 시간으로 영혼의 포만감을 채워보자.

불과 30년 사이에 고도로 발전한 공장식 축산에 대해서도 생각해보자. 소고기를 키우기 위해서는 상상 이상의 물과 곡식이 필요하다. 사료용 옥수수를 기르기 위해 아마존 숲의 오래된 나무를 베어 경작지로 바꾸고 있다. 이는 브라질이라는 한 국가의 문제가 아니라 고기 소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전 지구의 책임이 있다. 그뿐만 아니라 소가 뿜어대는 메탄가스는 자동차 산업과 버금갈 정도로 심각한 대기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윤리적인 것을 차치하고 고기 소비를 줄이면 당장 지구의 자원을 아낄 수 있다. 채소 요리 여러 가지를 익혀서 일주일에 하루쯤 채식을 실천하는 것도 건강과 지구를 위해서 좋다.

장보기의 룰
비닐로 개별포장하지 않는 상점을 이용하자
장보기야말로 일상생활에서 가볍게 시작할 수 있지만 큰 차이를 만들어내는 일이다. 대형할인점에서 장을 보면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는지 생각해보자. 플라스틱 또는 비닐에 들어가 있지 않은 물건이 손에 꼽을 것이다. 만약 주변에 재래시장이 있다면 용기를 몇 개 챙겨 장을 보러 가보자. 무포장 장보기의 팁을 더 얻고 싶다면 #무포장 해시태그로 공유된 게시물을 참고해보자.

무엇보다 장보기에 얼마나 많은 쓰레기가 발생하는지를 깨닫고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대형할인점에서 장을 보거나 인터넷 장보기를 하면 대부분 비닐과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식품을 사게 된다.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는 것을 알지만 편리함 때문에 망설이게 된다. 이 편리함을 외면하고 무포장 장보기를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얻어보자. 무엇을 살지 대략 정하고 장바구니, 재료를 담을 반찬통과 헝겊 등을 챙긴다. 비닐로 개별 포장을 하지 않는 야채 가게에 가서 준비해간 통에 재료를 사면 끝! 육류, 생선, 두부 같은 부피가 큰 재료를 살 때는 넉넉한 반찬통을 준비해가야 서로 편하다. 가공식품을 사야 한다면 리필제품을 구매해보자. (고추장, 된장 외에 더 많은 리필형 식품이 필요하다!)

무포장 장보기의 편리한 점은 쓰레기도 줄일 수 있지만, 집에 돌아와서 재료 정리를 따로 할 필요 없이 바로 냉장고에 넣을 수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직접 장보기는 필요한 만큼만 살 수 있고 배송비를 위해서 과도하게 구매하지 않아도 되어서 통장에도 좋다. 과소비도 방지하고 걷기 운동도 할 수 있고 통장까지 지킬 수 있는 슬기로운 장보기라면 해볼 만하지 않은가.
무포장 장보기 결과물 (사진 제공: @choipengpeng)
배달음식 지양하기

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변화라면 식문화이다. 재택근무가 늘고 야외활동이 제한되면서 많은 사람이 음식을 배달 시켜 먹는 일이 잦아졌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배달음식은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를 사용한다. 1건의 배달 주문 시 쓰이는 플라스틱 용기는 적어야 3개 많으면 7개 이상까지 쓰이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음식 배달량은 76퍼센트 증가했다고 한다. 1일 약 830만 개 정도의 쓰레기가 발생하는데 이는 코로나 19로 인해 지자체별 쓰레기 발생량이 지난해 대비 20~40퍼센트 증가한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선택한 배달음식 이용이 새로운 환경문제로 또 다른 지구의 오염과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잊지 말자. 배달음식을 아예 끊을 수 없다면 횟수라도 줄여보자.

조금 더 나아갈 준비가 되었다면 용기를 가져가서 음식을 포장 구매해보자. #용기내 해시태그를 검색해보면 플라스틱 용기 없이 포장하는 사람들의 지혜와 용기를 얻을 수 있다. 배달시켰을 경우 다 먹은 용기를 깨끗하게 씻어 분리 배출하자. 플라스틱 용기에 들러붙은 빨간 양념은 주방세제보다는 키친타월이나 밀가루와 같은 건조한 소재에 잘 닦인다. 소스 용기, 일회용 숟가락, 기본 반찬 등 부가적으로 생기는 용기는 주문 시에 제외해 달라고 요청하자.

 

살아가는 것


온도

먹고 입는 것만큼 중요한 것이 사는 곳, 주거공간이다. 특히나 요즘 같은 비대면 시대엔 집 자체가 먹고 쉬는 공간이자 일하고 활동하는 복합적인 공간이 되었다. 내가 머무는 공간을 쾌적하게 유지하기 위한 적절한 온도, 청결함 등이 모두 지구의 자원과 연결되어 있다. 특히 실내공간을 쾌적하게 만들어 주는 냉·난방기는 화석연료를 사용하고 이는 탄소 배출로 이어진다. 당연히 적게 쓸수록 친환경적이다. 에너지 효율이 높은 냉·난방기를 선택해서 사용하고 겨울철엔 적정 실내 온도인 18∼20도를 유지하자. 창문의 단열을 위한 필름을 부착하고 실내에서도 옷을 껴입고 실내화를 신으면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다.

여름철엔 실내 온도를 26∼28도로 유지하도록 노력해보자. 에어컨보다는 선풍기를 사용해보자. 사용 횟수와 사용 시간도 줄일 수 있으면 더 좋다. 땀이 잘 마르는 자연소재의 옷을 입고 부채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위의 방법들이 번거롭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불과 30년 전에는 당연하게 계절을 나는 방법이었다. 여름은 덥고 겨울은 추운 것이 자연의 섭리이며 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것에 감사하며 노력해보자.

청소와 정리

청소와 정리하기를 통해 공간을 가꿀 수 있고 에너지와 자원도 아낄 수 있다. 수납공간에 쌓여있던 물건을 용도에 맞게 정리하고 쓰지 않는 물건을 처분해보자. 물건이 어디 있는지 파악하고 있으면 필요할 때에 물건을 바로 사용할 수 있다. 또 내가 무엇을 가졌는지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중복되는 물건을 사는 것도 줄어든다. 예를 들어 손톱깎이와 같은 작은 물건도 손쉽게 찾을 수 있는 곳에 규칙을 두고 보관해보자. 작은 물건은 특히나 잘 잃어버려서 결국에 여러 개를 갖게 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자신만의 규칙으로 물건을 정리해두면 생활에 들어가는 에너지를 줄일 수 있다. 이런 방식으로 집에 있는 수납공간을 정리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간결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다.

옷처럼 물건도 자주 사용하는 것과 1년 이상 사용하지 않은 것을 구분해보자. 손님을 초대할 때 쓰려고 사둔 여분의 그릇이나 잔, 크리스마스에 장식하려고 사둔 조명, 사은품으로 받은 물건과 같이 어쩌다 한 번 쓰는 물건들은 판매나 나눔으로 처분을 하는 것이 좋다. 집은 사람이 사는 공간이지 물건이 사는 공간이 되면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물건은 줄어들고 공간에 여유가 생기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무엇보다 외적인 것보다 내적인 부분에 시간을 쓸 수 있다.

씻기

하루에 한 번 많게는 세 번씩 우리는 물과 에너지를 사용해서 씻는다. 씻을 때 사용하는 제품들을 만드는데 드는 자원과 포장 쓰레기까지 생각하면 매일의 습관을 고쳐서 많은 것을 바꿀 수 있다는 걸 알게 된다. 첫 번째로 씻는 시간을 짧게 줄여보자. 머리나 몸에 비누칠하는 시간을 합쳐서 세안하는 시간을 줄이고 사용하지 않을 때는 물을 잠그자. 세안 제품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씻는 시간도 오래 걸리고 잔여물이 남아있을 수 있음으로 적은 양으로 거품을 충분히 내서 사용하는 걸 연습해보자.

두 번째로 세안 제품을 고체형으로 바꾸고 가짓수를 줄여보자. 샴푸와 클렌저의 기능을 모두 갖춘 고체 비누 제품을 써보자. 최근에는 샴푸바나 클렌징바 혹은 모든 세안 기능이 있는 다양한 고체형 비누 제품이 나와 있다. 우리가 평생 쓰고 버리는 샴푸, 린스, 바디워시 등이 담긴 플라스틱 통은 비누를 사용하면 당장 줄일 수 있다. 세 번째로는 씻는 물의 온도에 대해 생각해 보자. 보일러를 사용하는 온수로 씻는 것이 익숙한 우리에게 찬물 샤워는 생소한 일일 수 있다. 찬물로 샤워를 하면 씻는 시간을 줄이며 보일러 탄소 에너지를 아낄 수 있으며 면역성 증진에도 도움이 된다. 처음 시도는 힘들지만, 습관이 되면 온수로 씻을 때보다 훨씬 더 개운하고 건강한 느낌의 목욕을 즐길 수 있다. 찬물이 어렵다면 필요한 만큼만 물을 데워서 미지근한 물로 씻어보는 것부터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마지막으로 씻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사용하는 일회용품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다. 면봉이나 화장솜 같은 제품은 워낙 사용이 잦기 때문에 습관적으로 쓰게 된다. 나 역시 친환경을 실천하면서도 마지막까지 면봉을 쓰는 것에 의문을 품지 않았다. 한 번 쓰고 버리는 일회용품에 많은 자원이 드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부득이하게 약을 바른다거나 위생적인 사용이 아닌 경우 일회용품 사용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한 달에 한 번 사용하게 되는 생리대도 면 생리대나 생리컵 같은 대안적인 방법을 시도해볼 것을 추천한다. 화장품의 경우에도 가짓수를 늘린다고 피부가 좋아지지 않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화장품의 진실을 파헤치는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 크림, 에센스, 세럼의 성분이 크게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다. 화장품은 현재 피부 상태를 유지해주는 보조제품일 뿐이다. 미백, 안티에이징, 탄력개선 등을 주장하는 화장품 광고에 대해서도 의심의 눈을 거두지 말자.

대부분의 친환경 움직임은 지구환경과 자원 절약에 도움이 되지만 그보다도 나의 몸과 마음의 건강에 정말 큰 도움이 된다. 우선 생활과 물건을 간소화시켜 내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자. 삶의 우선순위에 어떤 가치를 둘 것인지에 대해 사유하는 시간을 가져보자. 입지 않는 옷과 물건도 다 나의 시간과 비용을 들였던 것임을 잊지 말자. 더 많은 물건을 사려고 더 많이 일하고 삶의 많은 부분을 타인에게 의탁해서 살아가는 삶에 일시 정지 버튼을 눌러보자. 불필요했던 거품은 없었는지 있었다면 걷어내는 시간이 필요한 때다. 친환경 라이프를 통해 환경과 나 자신에게도 좋은 삶의 방식을 터득해 나가보자. 기꺼이 불편을 선택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다가올 미래도 그리 비관적이지만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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