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크론 쇼크
2화

오미크론은 의학적 과학적으로 더 위험한가 덜 위험한가? 

불안정한 돌기가 달린 불길한 변종 오미크론이 출현했다. 우리도 코로나19와 함께 살아가는 많은 방법을 배웠다.

바이러스를 연구하는 학자들은 새로운 바이러스가 어떻게 진화할지를 예측하는 것은 헛수고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예측하는 것이 안전한 선택이다. 코로나19를 일으키는 SARS-CoV-2 바이러스도 예외는 아니다. 우한에서 이 바이러스의 표본을 채취한 지 며칠 만인 2020년 1월 10일에 그 유전체의 염기서열이 처음으로 공개된 이후,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GISAID) 데이터베이스에는 약 560만 개의 SARS-CoV-2 유전체가 추가되었다. 데이터베이스에서는 이를 23개의 계통군(clade)으로 분류한다. 즉, 최초의 바이러스와 염기서열이 다르며 다른 변종들과도 적어도 한 가지가 특별히 다른 공통의 조상을 가진 집단으로 묶는 것이다. 각각의 계통군은 다른 계통군을 능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지만, 거의 대부분은 실패한다. 대부분의 차이점들은 별다른 차이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그러나 일부는 그럴 수 있는데, 아주 어마어마하게 압도할 수도 있다.

지난 11월 15일부터 25일 사이에, 남아프리카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하루 400명 미만에서 2000명 이상으로 급증했다. 염기서열 분석 결과, 이들 확진자들의 다수가 감염된 변종은 처음에는 B.1.1.529라고 알려졌는데, 이후에는 오미크론(Omicron)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유전자의 측면에서 보자면, 오미크론은 지금까지 알려진 다른 어떤 변종들과 아주 많이 다르다.

이론적으로 그러한 차이는 다른 변종들보다 인간의 세포 안에 더욱 잘 침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변종은 백신 접종이나 이미 감염되어 형성된 항체의 감시를 더욱 잘 피할 수도 있다. SARS-CoV-2에 효과가 있는 mRNA 백신 제조사들 중 한 곳인 모더나(Moderna)의 공동창업자인 누베 아페얀(Noubar Afeyan)의 말에 의하면, 바이러스학자들은 이러한 두 가지의 장점이 결합된 변종이 “매우 위험할 것”이라고 오랫동안 생각해왔다고 한다. 그러나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오미크론의 돌연변이와 빠르다고 알려진 확산 속도가 잠재적인 공포심을 더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11월 16일에 오미크론을 “관심 변종”으로 분류했는데, 이런 등급이 붙은 변종으로는 코로나19 바이러스 가운데에서 다섯 번째였다. 이 소식에 전 세계의 증시가 급락했다. 항공사나 호텔 체인처럼 코로나19 제한 조치에 민감한 기업들이 크게 타격을 받았다. 불확실성이 큰 시기의 안전한 투자처인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러한 충격은 코로나19의 확산 초기에 보였던 규모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니었다.

WHO는 이 새로운 변종이 전 세계적으로 감염을 급증시킬 수 있는 “매우 높은” 위험성을 갖고 있다며 경고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그러한 급증세는 남아프리카에서만 나타났으며, 상황은 그 상태로 유지될 수도 있다. 그곳에서의 급증한 이유에는 다른 요인들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있어서, 당시에는 어떤 변종이 나타났더라도 급격히 확산되었을 수도 있다. 아니면 남아프리카에는 그 변종에 우호적인 어떤 요인이 다른 지역에는 없을 수도 있다.
이에 대한 선례가 있다. 아프리카 남부는 2020년 말에 베타 변이의 파고에 시달렸는데, 다른 지역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알파 변이는 유럽을 휩쓸었지만, 아프리카 남부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어떤 변종이 한 지역에서 다른 곳으로 확산되는 이유들은, 진화의 많은 속성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환경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SARS-CoV-2의 경우에는 그러한 환경에서 중요한 부분이 면역 체계이며, 면역 체계는 전 세계적으로 각각 다르다. 서로 다른 유전자, 엔데믹의 감염 여부, 전반적인 건강 수준, 인체 내 미생물 생태계 등을 비롯한 요인들이 어떻게 하나의 변종이 다른 변종을 대체하는 걸 막는지는 대부분 미지의 영역이다.

그러나 모든 변종이 한 지역에만 머무르는 것은 아니다. 약 1년 전 인도에서 처음 발견된 델타는 전염성이 강해서 거의 모든 지역에서 다른 변종들을 능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서 델타는 그 자체로 가장 우세한 변종이 되면서, 코로나19가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곳곳에서 새로운 확산세를 일으켰다.
슈퍼 전파자? 영국 32 홍콩 8 남아프리카 183 오미크론 확진 사례 2021년 12월 2일 까지 (짙은색으로 표시한 국가) 지난 21일 동안 GISAID*에 유전자 염기서열을 공유한 나라들 출처: GISAID, 각종 언론 보도 * 국제인플루엔자정보공유기구(SARS-CoV-2 유전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데이터베이스)
오미크론이 선천적으로 전염성이 더욱 강하거나, 이전에 형성된 면역체계를 더욱 잘 돌파하거나, 또는 두 가지 특성을 모두 갖추어서 이제 델타를 능가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만으로도 세계는 긴장하고 있고 시장은 이미 냉정함을 잃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아프리카 남부에서 들어오는 입국을 금지하거나 제한하고 있다. 이스라엘이나 일본과 같은 일부 국가는 모든 외국인들의 입국을 금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2월 2일까지 24개 이상의 국가에서 자국 내에 오미크론 변종이 존재한다고 보고했다. (지도 참조) 이는 고양이가 이미 밖으로 뛰어나갔을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만약 오미크론이 델타를 대체할 능력을 갖고 있다면, 그것은 이미 그럴 수 있는 위치에 있을 수도 있다.

그것이 불가피하다면 지연시키는 것이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는데, 의료시스템은 바이러스의 전파가 급증하면서 정점에 이르는 속도에 매우 민감하기 때문이다. 즉, 느린 것이 더 낫고, 빠른 것은 더욱 안 좋다. 이미 겨울철의 델타 파동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독감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우려하고 있는 유럽의 각국은 마스크 착용이나 모임 제한과 같은 조치들을 강화하고 있다. 백신접종 의무화에 대한 이야기도 더욱 많이 나오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심지어 도시봉쇄와 같은 새로운 조치에 대한 전망이 나오면서, 전 세계에는 경제적으로 다양한 우려들이 더해지고 있는 중이다.

접종률이 대부분 두 자릿수를 보이고 있는 서방의 국가들은 추가적인 부스터샷을 제공하고 있다. 설령 기존의 백신접종에 의해 우리의 면역체계에서 생성하는 항체들이 이전의 변종들과는 다르게 오미크론에게는 효과가 없는 것으로 드러난다 하더라도, 이는 합당한 조치이다. 부스터샷은 더욱 뛰어난 항체를 만들어내지는 않지만, 우리의 신체가 적어도 한 동안은 더욱 많은 항체를 만들도록 자극한다. 여러 연구에 의하면, 설령 그런 항체가 마이크론 변종에 특화된 것이 아니라 하더라도, SARS-CoV-2에 맞서는 항체의 수가 중요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백신 제조사들은 이 새로운 변종을 더욱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기존의 백신을 수정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데, 과연 실제로 그렇게 해야 할 필요가 있는지에 대해서도 파악하려 노력하고 있다.

오미크론은 유전자의 수준에서 우한에서 나타난 최초의 바이러스와 50군데 이상 차이가 있다. 그러나 비교적 최근에 나타난 코로나바이러스의 다른 변종들과도 매우 다르다. (표1 참조) 마이크론과 가장 가까운 코로나바이러스 변종은 적어도 1년 전에 처음 발견되었지만, 이후의 염기서열 분석에서는 거의 나타나지 않았다. 이에 대해서는 세 가지의 설명이 가능하다.
(표1) 다양한 갈림길 아프리카에서 SARS-CoV-2의 진화 양상, 수집된 샘플*의 날짜 기준 (세로축) S1 돌기 단백질의 돌연변이 수 ● = 하나의 유전체 오미크론 알파 델타 베타 기타 변종 최초의 코로나바이러스 출처: nextstrain.org * 11월 27일까지 3647개의 유전체
첫째, 오미크론의 조상이 변이를 감시하는 검사 장치에 거의 1년 동안 감지되지 않고 어렵사리 돌아다니면서, 다른 어떤 변종들보다도 더욱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다. 그런데 이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 둘째, 오미크론의 조상이 지난 1년 동안 어떤 동물 개체군에 들어간 다음, 그 안에서 엄청나게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켰을 가능성이다. 오미크론이 가진 돌연변이의 상당수는 이전의 변종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완전히 새로운 것들이라서, 이러한 가설에 더욱 신빙성을 부여한다.

그러나 세 번째의 가능성이 가장 그럴듯한데, 특히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이전에도 기록된 적이 있기 때문이다. 즉, 오미크론의 조상이 면역 체계가 무력한 사람들을 감염시켰다는 것이다. 그런 사람들은 스스로 그것을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는 몇 달 동안 그들 내부에서 진화하면서, 바이러스가 원래 그렇게 하듯이 돌연변이를 축적했을 가능성이 있다. 그 사람들의 신체는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섀런 피콕(Sharon Peacock)이 “진화의 체육관”이라고 부르는 환경을 제공한다. 즉, 변종들이 스스로의 체력을 기르고 새로운 변칙들을 학습한다는 것이다.



오미크론, 너는 괜찮아


오미크론 변종에서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돌기 단백질을 형성하는 유전자에 있다. 돌기 단백질은 바이러스가 자신을 세포에 연결시켜서 그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사용하는 도구이다. 델타의 전염력이 강한 이유는 부분적으로 그것이 세포에 더 잘 달라붙기 때문이다. 델타 변종은 돌기 단백질을 만드는 1273개의 아미노산 사슬 가운데 9개의 아미노산이 매우 뚜렷하게 다른 돌기를 만들어낸다. 특별한 이름이 없이 C.1.2라고 불리는 변종의 돌기는 지난 몇 주 동안 가장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켰는데, 그렇게 바뀐 아미노산은 14개였다. 오미크론이 돌연변이를 일으킨 아미노산은 35개이다. 그들 중에서 10개의 돌연변이는 지금까지 관련된 어떠한 변종에서도 발견되지 않은 종류였다.

35개의 돌연변이들 가운데 거의 절반은 수용체 결합 부위에 있는데, 이곳은 돌기 단백질이 세포 안으로 들어갈 때 사용하는 맨 끝 부분이며, 또한 가장 효과적인 항체가 목표로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돌기 단백질의 이 부위를 바꿈으로써, 오미크론 변종은 세포 안으로 더 잘 들어갈 수 있고, 다른 종류의 돌기에 효과가 있는 항체들에게 쉽게 들키지 않게 만들 수 있다.

돌연변이 돌기라고 해서 반드시 더 뛰어난 것은 아니다. C.1.2는 이 부위에 더 많은 돌연변이를 일으켰지만 다른 변종들보다 더 많은 이점을 얻어내지는 못했다. 그래서 이 변종은 그리 멀리 확산되지 못했으며, 현재는 소멸되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오미크론이 돌연변이를 일으킨 지점이 우려를 하게 만든다. “문헌에 있는 염기서열을 보면, 돌연변이의 수와 그것이 발생한 위치가 항체를 무력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옥스퍼드대학교의 면역학자인 수잔나 두나치(Susanna Dunachie)의 말이다.

일부 다른 돌연변이들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이다. 바이러스가 일단 세포에 연결되고 나면, ‘퓨린 분절 부위(furin cleavage site)’라고 하는 지점에서 돌기가 두 개로 부러지면서, 바이러스의 유전체가 세포 안으로 들어갈 수 있게 해준다. 케임브리지의 라빈드라 굽타(Ravindra Gupta)는 이 지점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세 가지의 돌연변이가 오미크론으로 하여금 스스로를 복제하는 과정에서 델타 변이가 누렸던 것과 비슷한 수준의 이점을 줄 것이라고 우려한다. 또 다른 돌연변이는 오미크론으로 하여금 면역 체계 안에서 인터페론(interferon)이라고 불리는 화학적 전달자를 사용하는 방식에 혼란을 일으키게 할 수도 있다.

알파벳(Alphabet)이 소유한 영국의 인공지능 연구 기업인 딥마인드(DeepMind)는 그들이 개발한 알파폴드(AlphaFold)라는 프로그램을 사용해서 오미크론 돌기 모양을 예측하기 위한 컴퓨터 모델을 만들었다. 그 결과에 대해서는 샬럿에 소재한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의 컴퓨터 생물학자인 콜비 포드(Colby Ford)가 말해줬는데, 인체 내의 항체가 오미크론에 들러붙는 능력이 아주 조금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한다. 관련된 개별 돌연변이의 영향에 대해 비교하는 실험적인 접근법에서도 이러한 추정에 동의하는 편이다. 그러나 단백질 접힘(protein folding)[1]은 아주 복잡한 과정이기 때문에, 단지 다른 양상의 돌연변이가 일어난다고 해서 무조건 다른 특성이 더해지는 것은 아니다. 어떤 것은 서로에게 더욱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또 어떤 것은 다른 기능을 무효화시킬 수도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하여 명확한 아이디어를 제공해줄 수 있는 실험은 바이러스 입자에서 발견되는 모든 단백질을 상대로 다양한 항체들을 겨루게 하는 실험일 것이다. 이런 연구는 현재 전 세계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이런 실험을 가장 긴급하게 수행하고 있는 곳은 바로 여러 백신 제조업체들의 실험실이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mRNA 백신을 개발한 두 곳의 회사들 가운데 하나인 바이오앤테크(BioNTech)의 대표인 우우르 샤힌(Ugur Sahin) 박사는 코로나19 백신들이 항체 세포들로 하여금 가장 초기에 분석된 유전에 염기서열에 의해 개발한 제조법에 따라서 (바이러스에 들러붙는) 돌기 단백질을 만들도록 하기 때문에, 백신에 의해 유발된 항체들의 무력화 효과는 오미크론 변이에서 낮을 것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난 그는 그러한 효능이 얼마나 크게 감소할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이며, 면역학적인 보호 기능을 단지 항체만 수행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지적한다.

백신은 면역 체계의 T세포(T-cell)와도 관련이 있다. T세포는 림프구의 일종인데, 이들은 항체가 하는 것처럼 완성된 단백질에만 반응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은 단백질의 조각들도 인식한다. 우우르 샤힌 박사의 말에 의하면, 오미크론 변이는 염기서열의 97퍼센트가 우한에서 처음 발견된 바이러스와 일치하기 때문에, T세포들의 반응은 여전히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는 부스터샷까지 맞아서 백신 접종을 완전히 마친 대부분의 사람들이 만약 오미크론에 감염된다면, 최악의 경우라 하더라도 경미한 증상만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한다. 라호이아 면역학연구소(La Jolla Institute for Immunology)에 근무하는 면역학자인 알레산드로 세테(Alessandro Sette)와 그의 동료들은 T세포가 새로운 변종을 마주했을 때에도 목표 능력의 93-97퍼센트를 유지한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오앤테크는 오미크론의 돌기를 형성하는 mRNA를 사용한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모더나도 마찬가지이다. 두 기업은 베타와 델타를 상대로도 맞춤형 백신을 개발하면서 이와 비슷한 길을 걸어왔다. 그들은 다만 아직까지 그것의 필요성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본격적인 생산에 착수하지 않았다. 원래의 백신도 충분히 효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오미크론 변종에게도 상황이 비슷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두 기업 모두 몇 주안에 밝혀질 것이라고 말한다.

제약 업계에서 다른 방식을 사용하는 백신 제조사들 역시 오미크론에게 특화된 작용의 가능성을 탐구하고 있다. 그러나 mRNA 기술이 본질적으로 연구개발의 속도가 더욱 빠르기 때문에, 아마도 시장에 먼저 출시되어서 우위를 점할 가능성이 크다. 모건스탠리 은행은 두 기업이 내년에 60억 회 접종 분량의 부스터샷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베타와 델타 변이에 대한 백신을 연구하던 당시, 두 기업은 수정된 버전의 백신이 규제당국으로부터 빠르게 승인을 받을 수 있는 절차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했다. 샤힌 박사는 만약 새로운 백신이 필요한 것으로 밝혀진다면, 그의 회사는 100일 안에 그걸 내놓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규제 당국의 승인 기간까지 포함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조 과정을 변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2022년 중반까지는 오미크론을 표적으로 하는 백신을 충분히 생산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다른 백신을 제조하기 위해 생산 라인을 교체한다는 것은 기존의 백신 생산은 중단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경제적 면역성


기존의 백신들이 적어도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을 것이며, 새로운 백신도 출시될 수 있다는 점은 안심이 된다. 그러나 만약 오미크론이 전염력도 강하며 면역 체계를 회피하는 능력까지도 뛰어난 혼합종이어서 세계를 계속해서 감염시키는 능력이 뛰어난 것으로 입증된다면, 그렇다면 이후의 몇 달 동안은 단지 경제만이 아니라 모든 면에서 험난할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제롬 파월(Jerome Powell) 의장은 만약 사람들이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 두려움을 느낀다면 하던 일을 그만 둘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이는 노동력 부족 현상을 더욱 악화시키고 임금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그런 현상이 단지 중국만이 아니라 베트남 같은 곳에 강하게 타격을 입힌다면, 전 세계의 공급망 차질은 더욱 악화될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우려하는 많은 사람들이 전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1퍼센트 이하로 낮추고 있기는 하지만, 그들 중 그 누구도 2020년 3월에 그랬던 것처럼 Y축의 값을 0 이하로까지 내리지는 않고 있다. 도이체방크(Deutsche Bank)가 11월 29일에 실시한 비공식 설문조사에 의하면, 금융시장에 종사하는 참여자들 중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연말 금융시장의 최대 화두가 될 것”이라고 대답한 사람은 겨우 10퍼센트에 불과했다. 그 이유는 세계 경제가 코로나19를 어느 정도 용인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더 이상 예전처럼 생활에 지장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고, 현재의 확진자 발생 현황과 병원 입원율, 심지어 사망률까지 고려하더라도 예전보다는 경제적인 타격이 심하지는 않을 것이다.

골드만삭스 은행은 사회적 거리두기 의무화 조치의 내용과 그것이 지켜져야 하는 정도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해서 “실질적인 봉쇄지수(effective lockdown index)”를 만들었다. 이전까지 심각했던 두 가지 변이였던 알파와 델타는 봉쇄조치를 더욱 강화했지만, 이는 2000년 초에 비하면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표2 참조) 지난 9개월 동안, 2020년 수준으로 엄격하게 봉쇄조치를 시행했던 나라는 겨우 손에 꼽을 정도였다.
(표2) 학습 곡선 전 세계 실질적인 봉쇄지수 7일 이동평균, 최대값=100 알파 변이 확산 델타 변이 인도 외부에도 확산 출처: 골드만삭스 세계 투자 연구
선진국의 정부들은 강제적인 조치들을 시행하기를 꺼리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백신 접종 덕분에 확진 건수와 입원율 및 사망률 사이의 연관성이 현저하게 약해졌기 때문이다. 의약품과 치료법의 개선도 역시 도움이 되었으며, 머크(Merck)와 화이자(Pfizer)가 새로운 항바이러스제를 개발하면서 상황은 더욱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대량 생산된 항체에 기반을 둔 기존의 치료법들은 오미크론의 돌기를 만났을 때는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각국 정부는 또한 통행금지 및 학교 폐쇄 등의 일부 조치가 비용은 많이 드는 반면 효과는 크지 않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래서 그러한 조치들은 더 이상 심각하게 고려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 다수의 정책입안자들도 코로나19가 엔데믹이 되어가고 있으며, 정부의 개입에 대한 기준을 높이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다. 미국에서는 많은 주지사들이 다시는 봉쇄조치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했다. 11월 30일, 영국 정부는 시민들의 사회적 접촉을 제한해야 한다는 의학 자문위원들의 제안에 반대했다.

규제를 따라야 한다는 대중들의 인식도 점차 희박해졌다. 사람들은 이제 코로나바이러스를 덜 두려워하거나, 또는 아예 자신의 운명에 맡기기도 한다. 소매점 및 휴식장소, 직장, 대중교통 정류장에 방문한 횟수에 대하여 구글의 이동정보 데이터를 분석해 보았다. 그 결과 네덜란드와 오스트리아는 엄밀히 말하자면 봉쇄 상태이지만, 사람들은 2021년 초에 비하면 약 2배 정도 더 많이 움직이고 있었다.

그리고 규제에 의한 것이든 선택에 의한 것이든, 지금도 진행되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는 예전에 비해서 경제적 비용이 덜 소요된다. 사람들은 가상의 사무공간을 개선할 수 있는 기술에 투자를 했기 때문에 이제 훨씬 더 효율적으로 재택근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기업들도 봉쇄조치에 대하여 더욱 잘 대처할 수 있게 되었다. 소매업종들은 온라인 서비스를 더욱 개선했고, 식당과 술집들은 테이크아웃을 더욱 늘렸다. 골드만삭스의 지수를 보면, 2020년 중반에 봉쇄조치가 10퍼센트 상승하면서 GDP를 6퍼센트 떨어트렸다. 그러나 그로 인한 효과는 이후 몇 달 만에 약해졌고, 지금은 2퍼센트 정도에 머물러 있다.

앞으로 며칠, 몇 주 안에 오미크론은 자신의 본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것은 극도로 위험한 것으로 판명될 수도 있다. 그러나 우한의 주민들이 낯선 질병에 걸리기 시작한 이후로 2년 동안, 우리는 SARS-CoV-2에 대해서, 그것의 치료법에 대해서,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서 많은 것을 배웠다. 적어도 그 사실이 약간은 위로가 될 것이다.
[1]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사슬이 고유한 형태로 접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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