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의 강
 

12월 24일 - FORECAST

윤석열 후보는 김건희 리스크를 넘을 수 있을까. 국민의힘은 김건희의 강을 건널 수 있을까. 영부인제를 없앤다고 영부인이 없는 걸까.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12월 22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영부인이라는 말을 쓰지 말자”면서 부인 김건희 씨 역시 “등판 계획은 처음부터 없었다”고 말했다. 전북대학교에서 기자들과 만나선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청와대 제2부속실은 불필요하다고 오래전부터 생각해 왔다”고 밝혔다. 집권하면 대통령 영부인 제도를 공식적으로 폐지하겠다고 선언했다. 


WHY_ 지금 영부인제 폐지론의 배경과 김건희 의혹을 알아야 하는 이유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지난 12월 21일 상임선대위원장직을 내려놓고 윤석열 선거캠프에서 이탈하게 된 표면적인 이유는 조수진 의원과의 언쟁이었지만 실질적인 이유는 김건희 씨였다. 지난 12월 22일 윤석열 후보가 영부인제 폐지론을 꺼내든 것도 표면적으론 작은 청와대가 명분이지만 실질적으론 김건희 의혹 때문이었다. 지난 12월 23일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아무개 씨가 통장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 받았다. 표면적으론 최씨는 윤석열의 장모로 불리지만 실질적으론 김건희 씨의 어머니다.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이 돼도 김건희 씨는 정치를 싫어하기 때문에 정치에 간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을 긋지만 윤석열 선거 캠프가 2원화돼 있다는 지적은 경선 때부터 있어 왔다. 표면적으론 당이 중심이지만 실질적으론 서초구가 중심이고 서초구엔 김건희 씨의 회사 코바나콘텐츠가 있다는 의혹이다. 만일 집권한다면, 윤석열 정부는 자칫 표리부동한 이중 정권이 될 수 있다. 


CONFLICT_ 김건희 지키기 

지난 12월 20일 국민의힘 윤창현과 강민국 그리고 정경희와 조명희 의원 등 교수 출신 의원 8명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건희 씨 허위 이력 의혹은 가짜 뉴스를 재생산한 악의적 정치 공작”이라고 반박했다. “시간 강사는 공채가 아니라 위촉”이라는 지난 12월 15일 윤석열 후보의 발언을 옹호하는 게 기자 회견의 목적이었다. 김건희 씨는 2007년 수원여대와 2013년 안양대에 제출한 겸임교수 지원서에 허위과장 경력을 기재한 의혹을 받고 있다. 한국게임산업협회에서 기획팀 기획이사로 재직했다고 밝혔지만 지원서상 재직기간이 협회가 출범하기도 전이었다. 대한민국 애니메이션 대상 수상 경력 역시 개인 수상이 아니었다. 윤석열 후보가 김건희 씨를 옹호하려고 펼친 주장은 3가지로 요약된다. 겸임교수는 시간강사다. 시간강사는 공채가 아니다. 지원서만 보고 뽑은 게 아니다. 3가지 모두 틀렸다. 고등교육법상 실무 경험이 필수인 겸임교수는 이론 수업만 하면 되는 시간강사와 엄연히 다르다. 김건희 씨의 지원서상 경력은 겸임교수 임용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변수다. 고등교육법은 겸임교수와 시간강사 모두 반드시 공개 채용하도록 못 박고 있다. 공채 이외의 방식으로 겸임교수가 됐다면 채용비리다. 또 지원서에 허위 사실이 기재됐을 경우 임용이 취소된다. 지원서만 보고 뽑는 건 아니지만 지원서는 일단 사실이여야 한다. 지난 12월 15일 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틀린 논리로 김건희 씨를 옹호했다. 국민의힘 교수 출신 의원들에게 자신의 틀린 논리를 옹호해달라고 요구했다. 김건희 씨를 결사옹호하는 윤석열 후보를 국민의힘이 결사옹호하는 모양새다. 이쯤 되면 김건희 지키기 선거다.


DEFINITION_ 김건희의 강

“나는 후보 말만 듣는다.” 이준석 대표를 향한 조수진 의원의 대답이다. “이것이 민주주의다.”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의원의 충돌을 전해 들은 윤석열 후보의 대답이다. 지난 12월 21일 이준석 대표와 조수진 의원이 충돌한 건 하루 전인 12월 20일 교수 출신 의원들의 김건희 지키기 기자회견 때문이었다. 이준석 대표가 기자 회견을 반대하자 조수진 의원이 “후보가 서운해한다”고 전했다. 윤석열 후보의 핵심 관계자들 사이에선 “이준석이 선거를 안 돕는다”는 불만 여론이 팽배해졌다. 이준석 대표의 윤석열 선대위를 떠난 배경엔 “(당이 김건희 씨를 쉴드 쳐줘야 한다는) 후보의 말만 듣는다”는 조수진 의원을 비롯한 윤핵관과의 정면 충돌이 있었다. 윤석열 후보와 이준석 대표는 지난 12월 3일 언양불고기 회동으로 극적 화해를 했다. 다음 날 12월 4일엔 부산에서 빨간 커플티 거리 유세까지 벌였다. 당시 이준석 대표의 갑작스런 지방행은 윤석열 후보를 윤핵관으로부터 떨어뜨려놓기 위한 치밀한 전략이었다. 극적인 성공을 거뒀다. 정작 서울로 돌아온 윤석열 후보는 다시 윤핵관한테 둘러쌓였다. 그러고는 대선 흐름은 김건희 검증 구간에 들어섰다. 예정됐던 김건희의 강이었다. 이때 윤석열 후보는 회피와 옹호로 김건희 씨에 대한 검증 요구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윤핵관들의 의견을 수용한 걸로 보여진다. 커플티를 입고 “이준석이 뛰라면 뛰고 가라면 가겠다”던 윤후보는 김건희의 강 앞에서 입장을 바꿨다. 윤석열 후보는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조국의 강으로 몰아넣은 장본인이다. 민주당이 조국의 강 앞에서 대분열됐듯이 국민의힘 역시 김건희의 강 앞에서 핵분열을 시작했다. 리더십의 내로남불은 반드시 정치세력의 분열과 지지층의 분화를 유발한다. 그것이 민주주의다. 


KEYMAN_ 0부인

윤석열 후보는 청와대 제2부속실 폐지를 공약으로 제시했다. 사실상 영부인제를 폐지하겠다는 의미다. 청와대 제2부속실은 영부인 수행 업무를 관장한다. 제2부속실은 1972년 박정희 청와대에서 신설됐다. 당시 영부인은 육영수 여사였다. 육영수 여사는 당대 국모형 영부인상의 전형이었다. 시대가 바뀌었다. 여성의 사회적 지위와 역할이 변화하면서 대통령의 아내에 대한 시대적 요구도 달라졌다. 이재명 후보의 아내 김혜경 씨는 퍼스트레이디보단 러닝메이트에 가까운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초선 이해식 의원을 이재명 캠프 배우자실장으로 선임했다. 2017년 문재인 캠프에선 비서실 산하 수행 2팀이었다. 대선 캠프 조직은 집권 이후 청와대 조직 인사까지 염두에 둔다. 만일 집권한다면, 이재명 청와대에선 김혜경 여사의 지위와 역할이 강화될 거란 뜻이다. 반면에 윤석열 캠프는 아예 영부인제 폐지로 방향을 잡았다. 영부인이 아니라 0부인이다. 대통령의 부인이라도 자동으로 영부인이 된다는 게 오히려 시대착오적이란 주장이다. 남성의 지위에 여성이 예속되는 건 분명 시대착오적이다. 영부인은 부업이고 본업은 자기 원래 직업인 대통령 부인은 분명 21세기적이다. 미래에 여성 대통령이 탄생하거나 게이 대통령이 탄생한다면 영부인도 영부군이 되거나 퍼스트 파트너로 바뀌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윤석열 후보의 영부인제 폐지론은 진일보한 측면이 있다. 윤석열 후보의 0부인론이 부인 김건희 씨에 대한 검증 요구를 피하려는 꼼수라는 게 문제다. 김건희 의혹을 청와대 개편과 0부인론으로 프레임 전환하려는 시도다. 제2부속실을 폐지한다고 영부인이 0부인이 되는 게 아니다. 아내가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정치적 검증까지 피해갈 수 있는 게 아니다. 대통령의 부인은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지만 실체하는 권력자다. 대통령의 지근거리에서 비공식적인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영부인을 0부인으로 만들면 오히려 감시받지도 책임지지도 않는 비선실세를 탄생시킬 수 있다. 지금 김건희의 강은 건너지 않으면 나중엔 김건희의 물난리를 치러야 할지도 모른다. 


REFERENCE_ 브리지트

미국과 프랑스는 모두 우리와 같은 대통령제 국가지만 영부인에 대한 태도와 제도가 정반대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는 헌법이 정한 공식 직함이다. 미국의 퍼스트레이디는 남편의 대통령 재임 기간 동안 독자적인 조직과 예산을 갖고 이른바 영부인 사업을 벌인다. 반면에 프랑스 헌법엔 영부인 제도가 없다. 영부인은 대통령의 현재 파트너일 뿐이다. 집권 초기 마크롱 대통령은 아내 브리지트 여사에게 영부인이라는 공식 직함을 부여할 계획이었다. 여론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여성이 남편의 지위로 정의당하는 걸 불편해하는 프랑스 문화 탓도 있었다. 정치적인 견제가 더 컸다. 브리지트 여사는 마크롱 대통령이 경제장관이던 시절부터 노골적으로 남편에 대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공식 영부인이 되면 브리지트 여사의 정치력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결과적으로 브리지트 여사는 영부인 직함은 쓰지 않는 대신 공식적으로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게 됐다. 


RECIPE_ 수사4팀장

이렇게 대통령제 국가에서 최고권력자에게 직간접적으로 정치적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배우자 권력의 통제와 감시는 중차대한 문제다. 심지어 배우자가 없었던 박근혜 청와대에선 제2부속실이 비선실세의 온상이 됐다. 대통령의 특수관계인 최순실은 제2부속실의 인원과 예산을 차지하고 청와대 권력에 기생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했던 박영수 특검의 수사4팀장이 윤석열 후보였다. 선출되지도 임명되지도 않는 대통령의 특수관계인이 통제받지도 감시받지도 검증받지도 않으면 민주주의가 어떻게 망가지는지를 낱낱이 수사해 봤다. 제2부속실을 폐지한다고 비공식적 권력자인 영부인이 사라지지 않는 것처럼 비선실세가 등장할 위험성도 사라지지 않는다. 영부인이든 0부인이든 김건희 검증이 필요한 이유는 당사자인 김건희 씨는 모르고 싶을지 몰라도 윤석열 후보도 알고 국민도 안다. 


NUMBER_ 4

윤석열 후보가 김건희 씨 의혹에 관해 입장을 번복한 횟수다.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이 처음 제기된 건 12월 14일부터다. 서초구 코바나콘텐츠 앞에서 〈더팩트〉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해 한 남성에게 목덜미를 잡힌 채 황급히 사무실로 뛰어들어가는 장면이 포착되면서부터다. 등판 계획이 없었지만 억지로 목덜미를 잡혀 대선 무대로 끌려나온 격이다. 김건희 씨는 다음날인 12월 15일 서초구 코바나컨텐츠 앞에서 “사실 관계 여부를 떠나 국민께서 불편함과 피로감을 느낄 수 있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정작 윤석열 후보는 다음 날인 12월 16일 “허위 이력 여부는 오래된 일이라 진상 확인에 시간이 좀 걸린다”고 후퇴했다가 다음 날인 12월 17일엔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런데 12월 18일엔 허위 이력을 인정하고 사과한 것이냐는 질문에는 “더는 그 질문에 대해선 코멘트하지 않겠다”면서 떠나버렸다. 경쟁자인 이재명 후보는 지난 12월 16일 《조선일보》가 장남 이동호 씨의 불법 도박 의혹 기사를 터뜨리자 보도 4시간 만에 초고속 사과했다. “언론 보도에 나온 카드게임 사이트에 가입해 글을 올린 당사자는 제 아들이 맞다”고 인정했고 “제 아들의 못난 행동에 대해 실망하셨을 분들께 아비로서 아들과 함께 머리 숙여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정치적 사과엔 3대 원칙이 있다. 신속과 정확과 충분이다. 사과할 이슈가 생기면 빠르게 그리고 분명하게 그리고 제대로 사과해야 한다는 뜻이다. 이재명 후보는 프로 정치인다운 사과를 했다. 반면에 윤석열 후보는 아마추어 정치인의 한계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김건희 씨의 허위 이력 의혹을 인정했는지 여부를 정확하게 알 수가 없다. 대통령은 무수한 정치적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하는 자리다. 윤석열 후보는 충분히 예측 가능했던 아내의 위기조차 제대로 된 사과 한마디로 정면 돌파해내지 못한다. 대선은 겉보기엔 조금이라도 더 많은 표를 얻기 위해 경쟁 후보와 경쟁하는 상대 평가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숱한 정치적 위기를 돌파하는 과정을 통해 국민들에게 대통령의 자격을 스스로 갖추고 인정받는 절대 평가다. 윤석열 후보는 대통령직은 커녕 대선 후보로서도 준비가 부족하다. 


MONEY_ 347억 원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아무개 씨는 지난 12월 23일 통장잔고증명서 347억 원을 위조한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이미 최아무개 씨는 지난 7월 불법 요양병원을 운영하면서 요양급여를 챙긴 혐의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지난 9월에 보석으로 석방됐다. 2개의 혐의로 2개의 재판이 진행 중이다. 지난 12월 21일 진행된 요양병원 관련 2심 재판에서 최아무개 씨는 사실상 법정 진술을 거부했다. “너무 머리가 아프다”거나 “숨이 멎을 것 같다”고 답변했다. 요양병원 관련한 선고 공판은 2022년 1월 25일에 진행된다. 윤석열 후보의 장모 최아무개 씨는 바꿔 말하면 윤석열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의 어머니다. 최아무개 씨 관련 사건이 수사 대상이 된 건 윤석열 후보가 대선주자로 급부상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최아무개 씨의 재판과 형 집행은 대선 시기와 맞물려 있다. 김건희 씨의 대선 등판은 시기상 처음부터 불가능했단 의미다. 만일 윤석열 후보가 당선되면, 청와대에 입성해서 0부인이 될 수는 있어도 대선 과정에서 전면에 나설 순 없다. 본인 의혹과 어머니 혐의가 덧씌워져 있기 때문이다.


RISK_ 2030 

“조금 더 발전하면 학생들 휴대폰으로 앱을 깔면 어느 기업이 지금 어떤 종류의 사람을 필요로 한다는 것을 실시간 정보로 얻을 수 있을 때가, 아마 여기 1, 2학년 학생이 있다면 졸업하기 전에 생길 거 같아요.” 지난 12월 22일 윤석열 후보가 전북 전주에서 대학생들과 만난 자리에서 한 발언이다.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대선 후보가 지금 상용화된 수많은 구직앱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었다. 현장에선 웃음소리가 터져나왔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캠프를 이탈하면서 “세대결합론이 사실상 무산됐으니 새로운 대전략을 구상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 대전략은 2030세대 지지세와 60대 이상의 지지층을 통합한다는 것이었다. 국민의힘을 향했던 2030지지세에는 홍준표 후보가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이미 균열이 났다. 이준석 대표가 모든 2030을 대변하진 않아도 이미 생긴 균열을 더 선명하게 만들 수는 있다. 윤석열 후보는 2030의 표심을 잡기엔 역부족이다. 정치인은 비판이나 공격이나 공포의 대상일 땐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다. 조롱과 비아냥의 대상이 되면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상실하게 된다. 2030 사이에서 윤석열 후보는 이미 조롱 당하고 있다. 게다가 김건희의 강은 시대정신인 공정과 맞닿아 있다. 윤석열 캠프는 김건희의 강을 건너지 않고도 청년층과 장년층을 잡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기엔 윤석열 후보는 2030을 너무 모른다.  


INSIGHT_ 김핵관

최근에도 김건희 씨의 최측근 한 사람이 윤석열 후보를 보좌하게 됐다. 김건희 씨가 과연 남편의 대선 행보에 관심이 별로 없는 소위 정치저관여층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대목이다. 김건희 허위 이력 의혹만큼이나 검증이 필요한 건 김건희 실세의혹이다. 윤석열 선거 캠프는 경선 당시에도 캠프 사무실이 있었던 광화문 이마 빌딩과 코바나콘텐츠가 있는 서초구로 의사 결정 구조가 2원화 돼 있다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대선 후보가 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와 서초구로 대선 캠프가 2원화 돼 있다는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윤석열 후보측 핵심 관계자를 문제 삼았다. 그런데 이준석 대표는 지난 12월 23일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임태희 실장이 후보 사모에 대해서 험담을 했다는 얘기까지 나왔다”고 공개했다. 임태희 전 대통령 비서실장은 윤석열 캠프 총괄상황본부장을 맡고 있다. 임태희 실장 관련 발언은 장제원 의원의 입에서 나왔다. 장제원 의원은 이준석 대표에 의해 윤핵관이라고 공개 저격 당한 정치인이다. 그런데 윤핵관 사이에서도 쟁점은 김건희 씨에 대한 입장인 것이다. 김건희 씨와의 친소 관계가 윤핵관의 공통 분모일 수 있다. 이쯤되면 윤핵관이 김핵관일 수 있다. 윤석열측 핵심 관계자가 김건희측 핵심 관계자란 의미다. 


FORESIGHT_ 0필터 

제왕적 대통령제는 대통령제를 선택한 한국 민주주의가 풀어야 할 숙제다. 대통령제는 필연적으로 정당 민주주의를 약화시킨다. 양당제인 미국 민주주의조차 트럼프처럼 승산이 높은 후보가 등장하면 정당의 정체성이 흔들리곤 한다. 정당은 민주주의의 필터다. 국민들이 선택할 만한 양질의 후보를 판별해서 제시해야만 한다.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후보 앞에 정당이 줄서기를 하면 국민들한텐 트럼프처럼 최악의 후보가 제시될 수밖에 없다. 필터가 제 기능을 못하기 때문이다. 윤석열 후보 역시 제왕적 대통령제를 문제 삼는다. 작은 청와대론도 그런 맥락이다. 정작 윤석열 후보는 제왕적 대통령이 되지 않으려면 의회민주주의를 존중해야 한다는 사실을 직시하지 못한다. 김건희 결사옹호를 위해 국민의힘 교수 출신 국회의원을 동원하는 것부터가 정당을 이미 파수꾼으로 이용하는 행동이다. 대통령이 되면 정치적 필요에 따라 정당을 거수기로 이용하려 들 수도 있다. 대통령제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제도만이 아니라 사람도 바뀌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김건희의 강을 회피하려는 국민의힘 역시 결국 탄핵의 강과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 것이다. 필터 역할을 해야 하는 정당이 국민이 요구한 검증의 필터조차 걷어치워버리는 일이기 때문이다. 한국 민주주의는 지금 필터제로 상태다. 국민의힘은 김건희의 강을 제대로 건너지 못할 것이다. 지금처럼 지지율이 내려가도 마찬가지다. 강을 건너지 않고도 이길 수 있다는 믿음을 끝까지 버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에 대해 더 알고 싶다면 《윤석열의 탄생》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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