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는 무너지고 있는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개인과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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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질 르포어(최민우 譯)
에디터 전찬우
발행일 2022.01.15
리딩타임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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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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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우리 사회를 뿌리째 흔든 건 단지 바이러스뿐이었을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필요한 모두의 치료제가 있다


일상 속 거리 두기부터 지역, 국가별 봉쇄까지 강도의 차이는 있지만 비대면과 비접촉은 우리 삶 전방위에 걸쳐 스며들었다. 일, 학습, 쇼핑, 여가 등 하루의 상당 시간을 외부와 단절된 집 안에서 해결하는 건 이제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다. 달라진 일상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그동안 감춰졌던 사회 문제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양극화 심화, 공정성 결여, 리더십과 협력의 부재, 이기주의와 공동체 질서의 해체 등이다. 일부에서는 진보한 기술 혹은 정부 정책으로 이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건 방법론이 아닌 사회 재정의와 재창조에 관한 논의다. 인간이 인간답게 살기 위한 필수 조건은 다정함과 연민, 그리움과 관대함, 충성심과 애정이며 이것들이야말로 고독, 소외, 혼란, 분열 그리고 전대미문의 판데믹을 극복할 수 있는 치료제다.

* 20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저자 질 르포어(Jill Lepore)는 역사학자이자 저널리스트다. 하버드대학교에서 역사학을 가르치며 《뉴요커》 전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저서로는 《The Secret History of Wonder Woman》가 있다.

역자 최민우는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서사 창작을 공부했고,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단편집과 장편 소설을 발표했으며, 《오베라는 남자》, 《폭스파이어》, 《쓰지 않으면 사라지는 것들》등을 번역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어떤 사회에서 살 것인가
반정부적이고 반사회적인 세계에 갇힌 인간
판데믹은 위기인가 기회인가
사회 조직의 탄생과 변화
권력과 공동체의 역학 관계
자유주의와 보수주의의 간극
21세기 기계 방직기 www의 등장
파티는 끝났다
공존할 수 없는 진짜 세계와 가짜 세계
사회는 죽지 않는다

에디터의 밑줄

“당연히 사회라는 것은 존재한다. 지금의 문제는 판데믹이 그것을 어떻게 바꿨느냐는 것이다. 이제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숙고하기에 앞서, 우선 사회에 대한 이러한 발언들을 꼼꼼히 해독하고 그런 말들은 대체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분명히 해 둘 필요가 있다.”

“레이건과 대처의 세계관에 따르면, 사회 같은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서로를 돌보는 가족과 시장에 개입하는 개인만이 있을 뿐이다. 사람들의 문제를 해결하는 정부라는 관념은 사회가 존재한다는 잘못된 신념에 근거한 것이다. 이런 잘못된 신념은 건강 이상 같은 문제를 정부 지원 의료 시스템 등 정부 정책으로 해결하려는 시도로 이어진다. 마치 이런 문제들이 개인의 문제라기보다는 사회의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말이다.”

“여기서의 문제는 이러한 공공선이 오로지 백인에게만 해당한다는 사실이다. 대부분 역사에서, 또 미국과 세계의 다른 지역 모두에서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프린스턴대학교에서 아프리카계 미국인 연구 학과의 학과장으로 재직하고 있는 에디 글라우데는 트럼프 임기 말에 접어들면서 드러난 양극화, 부족(部族)화, 세분화가 문제라고 꼬집으며 말했다. 이 나라의 사회 조직이 갈기갈기 찢어졌습니다. 우리는 서로가 함께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생각해 내야만 합니다.”

“20세기 중반의 몇십 년 동안은 모든 진영의 사람들이 다음과 같은 사실이 문제라는 데 동의했다. 근본 없고 무지한 대중 사회가 정치적 신조나 선동에 취약하다는 것 말이다. 하지만 그들은 원인과 해결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생각을 품었다. 니스벳과 보수주의자들은 국가를 비난하며 자유방임 시장에 신뢰를 보내는 한편 강력했던 ‘옛 시절’의 제도, 이를테면 가족과 교회 같은 제도로 돌아가야 한다고 확신했다.”

“벤처 캐피털리스트이자 전직 페이스북 임원이었던 차마스 팔리하피티야는 2017년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제 생각엔 우리가 사회 조직을 갈기갈기 찢어 버리는 도구를 만들어 낸 것 같습니다. 최근 비평가들은 소셜 네트워크가 사회 조직을 파괴하고 있는데도 정작 소셜 네트워크를 만든 이들은 그게 사회 조직을 수선하고 있는 줄 착각한다고 주장한다.”

“세계의 많은 지역에서 전체주의는 여전히 위협으로 남아 있다. 이 전체주의는 국가로부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 지식, 정보를 통제하는 기업으로부터 비롯한다. 피할 곳도 없다. 그들은 당신에 대한 모든 것을 알고 있다. 그 기업들 없이는 정치든 재정이든 문화 혹은 사회든 어떤 일도 처리하기 어렵다.”

“코로나19 이후의 세계에서, 물론 그 세계가 왔을 때의 얘기이긴 하지만, 강력한 유대를 형성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나 기업 강령에 포함된 도덕적 상상력에 의거한 행동이 아니라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기능들, 즉 다정함과 연민, 그리움과 관대함, 충성심과 애정으로 작동하는 것에 따른 행동 양식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고독, 소외, 혼란, 분열에 대한 진정한 해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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