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순간이 왔다, 북한에

6월 8일 - FORECAST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북한의 집중 도발과 핵실험 징후, 진짜 위기가 도래할까?

  • 미 국무부가 향후 며칠 내 북한의 7차 핵실험 재개 가능성을 경고했다.
  • 북한은 지난 주말 SRBM(단거리탄도미사일) 8발을 한꺼번에 발사하며 올해 18번째 무력시위를 벌였다.
  • 북한의 목표는 ‘핵보유국’이며, 지금이 북한에 있어 ‘별의 순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DEFINITION_ ICBM

북한이 지난 주말 쏜 것은 SRBM이다. 사거리는 110~670km로 탐지되었다. 타격 범위가 한반도라는 이야기다. 여기에 소형 핵탄두를 실어 발사하면 우리에 대한 핵공격이 된다. 지난 3월과 4월에는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말 그대로 바다를 건너 다른 대륙을 타격하기 위한 목적의 장거리 미사일이다. 물론, 그 대상은 미국이다. 핵탄두를 ICBM에 실어 쏘아올리면 미국에 대한 핵공격이 된다. 북한이 원하는 ‘핵보유국’ 지위의 완성이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전망이 힘을 받는 이유다.
RECIPE_ 눈에는 눈, 8발에는 8발

이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은 확실했다. 지대지미사일인 에이태큼스(ATACMS)등 총 8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한 것이다. 최대 사거리 300km의 단거리 미사일이며 탄두 1개에 900여 개의 자탄이 들어있어 1발만 쏘더라도 축구장 3~4개 면적을 초토화할 수 있는 무기다. 정권이 교체된 이후 대북 대응 방향이 완전히 달라졌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대북 정책 유턴은 과연 맞는 선택일까? 관련해서 이화여대 북한학과의 박원곤 교수의 의견을 들어봤다.
ANALYSIS_ 정상으로의 복원
 

이번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미 군 당국이 현충일 지대지미사일 8발을 집중 발사했다.

메뉴얼대로 대응한 것이다. 즉, 지금까지가 예외적인 상황이었다. 원래 북한이 도발하면 우리도 똑같이 대공 훈련을 하는 등의 대응을 해 왔다. 정상적인 대비 태세를 복원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

일각에서는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이른바 ‘달래기’ 전략을 써 온 것이라는 의견도 있는데?

그 전략은 실패했다. 그리고 지금까지 북한은 (핵보유국을 위한) 전력 질주를 해 왔으며 이제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을 방법은 없다. 그러나 북한이 한국을 향해 미사일을 쏜다고 가정했을 때 이것을 막아낼 억제 능력은 분명히 있어야 한다. 그 억제 능력을 보여주는 것이다.


OPINION_ 별의 순간
 

올해 들어 계속되고 있는 북한의 도발, 의미는 무엇일까?

북한은 완벽한 핵보유국이 되고자 하는 절대 목표가 분명하며, 지금 그것을 실현할 수 있는 이른바 ‘별의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와 연계된 도발이라고 보면 된다. 물론, (미사일을) 쏘는 시점 같은 경우에는 국내외 정치 상황이나 이벤트 등과 연계하여 갈 수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자신들의 (핵 관련) 능력을 일정 수준 이상 가겠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북한이 핵보유국으로 가겠다고 결정한 배경은?

2019년 2월 하노이 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같은 해 12월 북한은 7기 5차 전원회의를 통해 정면 돌파전을 선포한다. 이때 이미 북한은 정책 방향을 확실히 잡았다고 봐야 한다. 당시 ICBM 개발, 모라토리엄 폐기 등이 이미 언급된 바 있다. 다만 그 이후 팬데믹이 닥치면서 스케쥴이 밀린 것뿐이다.

이제 미국의 대북 정책과는 관계없이 북한은 ‘핵보유국’의 길로 갈 것이라는 뜻인가?

그렇다. 북한은 2019년 12월부터 변함없이 그 방향으로 가고 있었고, 상당 부분 성공을 해서 지금까지 온 것이다. 이제 사실상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현실성이 완전히 떨어진 주장이다. 때문에 미국에서도 강경파들조차 비핵화보다 ICBM 능력을 막는 것을 우선순위로 둬야 한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POLITICS_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맞이하게 된 ‘별의 순간’, 이는 국제 정세와도 관련이 있지 않나?

맞다. 중국과 러시아가 중요하다. 지난 3월 24일 북한이 이른바 ‘화성 17’을 쏘고 난 뒤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장쥔 주유엔 중국 대사는 “북-미 대화의 결과로 북한이 취한 긍정적이고 선제적 조처에 미국이 호응하지 않는 것이 지금과 같은 정세로 이어졌다”라고 발언한다. 즉, 중국 입장에서 북한의 핵 보유 및 미사일 개발 등은 미국에 대항하는 것, ‘항미’라고 할 수 있다.

러시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은데?

지난 2월의 러시아 철군 요구 결의안, 3월의 우크라이나 인도주의 위기에 관한 결의안에 북한이 반대표를 던졌다. 북한이 러시아라는 보험을 들어둔 것이다. 러시아는 이제 어떤 상황에서도 북한 편에 설 수밖에 없다.

미국은 지금 북한을 주요 의제로 신경 쓸 상황이 아니지 않나?

맞다. 현재 미국은 북한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아직 미국 본토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는 ICBM 기술이 완성되지 않은 것이 주요한 원인이라고 볼 수 있다. 결국 북한이 핵보유국이 된다는 사실과 관련 미사일 기술을 완성해 나아가는 과정 모두 온전히 ‘우리의 문제’라고 할 수 있다.


RISK_ 우리의 문제
 

북한의 미사일 수준, 어느 정도로 봐야 하나?

북한이 SRBM, ICBM 모두 개발하고 있지만 개발의 속도와 성취도가 다르다. ICBM은 사실상 북한이 아직 완성하지 못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북한 ICBM의 미 본토 타격 능력은 아직 증명되지 않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그러나 SRBM은 상황이 다르다. 이미 실전 배치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북한이 지난 2월 발사한 IRBM(중거리탄도미사일) 등까지 고려하면, 우리나라와 일본, 괌 등에 대한 핵 공격 능력은 확실히 확보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떤 전략을 쓸 수 있나?

북한의 핵 개발과 미사일 고도화는 우리가 지금 막을 수 없다. 결국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관해 확실한 계획이 필요하다. 예를 들자면 한미 미사일방어체계 연동 등을 들 수 있다. 한미가 서로 갖고있는 자산을 연동하여 북한의 실질적인 공격에 체계적으로 맞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한미 상호방위조약 개정도 고려해 볼 수 있다. 확장억제(미국의 핵우산 제공) 명문화를 고려해 보는 것이다.

7차 핵실험 시기를 점쳐본다면?

7차 핵실험은 판을 크게 벌여야 할 것이며 세계적으로 대단히 주목받게 될 것이다. 그리고 북한 내부에서는 이를 김정은의 업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코로나19 상황이 핵실험 시기를 결정하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북한 주민들이 코로나19로 고통받고 있는 가운데 핵실험을 단행한다면 내부적으로 긍정적으로 비춰지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코로나가 어느 정도 통제 가능한 상황이 될 때 가능할 것으로 전망한다.

CONFLICT_ COVID19

7차 핵실험의 변수가 코로나19라면 북한의 상황을 파악해 볼 필요가 있다. 일단 확산세는 둔화하고 있다는 것이 북한 매체의 주장이다. 또한 이를 계기로 보건 인프라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대응 내용을 세부적으로 들여다보면 한계점이 보인다. 예를 들어 치료약 관련해서는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 고려약(북한식 한약)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거나, 공기와 강물까지 시료를 채취하여 검사한다는 등의 내용이다. 북한은 코로나19와의 ‘장기 투쟁’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 북한이 감염병 관리에 실패하고 더욱 절박한 상황으로 떨어지게 된다면 ‘핵 도발’ 시나리오가 더욱 과격하게 흐를 가능성이 있다. 그렇다고 인도적 차원에서 의료 지원을 무작정 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무엇보다 북한이 사실상 거절한 것이나 다름없는 상황인데다가, 코로나19 확산세를 빠르게 잡으면 잡을수록 핵실험 시계가 빨라질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FORESIGHT_ 결정된 미래

미중 갈등부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까지, 국제정세마저 김정은에게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북한은 2019년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생존을 위한 마지막 카드는 ‘핵 개발’ 뿐이라고 믿게 되었다. 그렇다면 반드시 7차 핵실험은 현실이 될 것이다. 그리고 한반도는 이미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의 사정권 안에 놓여있다. 세계 경찰 배지를 사실상 반납한 미국은 북한의 핵이 아니라 미국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비, ICBM 쪽에 오히려 촉각을 곤두세우는 모양새다. 북한의 ‘별의 순간’은 이제 시간문제일 뿐이다.
INSIGHT_ 경제 안보

2019년 이후 북한이 달라졌다면 이에 대한 영리한 대응 방식을 내놓아야 할 차례다.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등 동맹을 통한 ‘안보 강화’는 좋은 전략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현실화하기 위해 우리가 쓸 수 있는 좋은 카드는 바로 ‘경제 안보’다. 미국에 더욱 필요한 동맹국이 되는 방법, 중국이 무조건 북한 편을 들 수 없게끔 하는 기술은 모두 경제 전략에 있다. 쓸 수 있는 방법을 모두 동원해야 하는 비상한 상황이다. 북한이 ‘별의 순간’을 맞게 되었을 때,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명확한 청사진이 필요하다.

지난 정부의 대북 정책에 관해 돌아보고 싶다면 〈종전의 밤〉을 추천합니다. 불과 7개월 사이 달라진 국제 정세에 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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