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수(治水)가 만사(萬事) 물을 지배하려 할수록 재난은 잔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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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에리카 기스(Erica Gies)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2.06.15
리딩타임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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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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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해를 거듭할수록 홍수는 더 자주, 저 무참하게 도시를 습격한다. 중국 정부가 새로운 대응 방안을 내놓았다. 이른바 ‘스펀지 도시(sponge city)’라는 시도다. 물을 지배하려는 시도를 내려놓고 물과 공존하고자 하는 시도다.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재난의 시대다. 아직도 극복하지 못한 팬데믹은 물론이고 대형산불과 이상고온현상, 가뭄과 홍수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것 때문이다. 특히, 가뭄과 홍수를 만들어내는 것은 바로 인간이 만들어낸 모든 기반 시설들, 댐이나 콘크리트 배수구 등이라고 저자는 지적한다.

인류는 이제 자연으로 돌아갈 수 없다. 도시와 문명의 토대 위에 이미 적응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연의 순리에 따라야 할 순간이 왔을 때, 지금의 인류가 기댈 수 있는 것 또한 기술이다. 중국에서는 지금 물이 흐르는 방식을 어떻게 존중할 것인지를 두고 새로운 방식을 시험하고 있다. 물의 속성 그대로 스며들어 흐를 수 있게 하는 것만으로, 가뭄과 홍수를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시도의 의미는 무엇일까.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인류의 미래는 어쩌면 진정으로, 기술에 있을지도 모른다.

* 17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에리카 기스(Erica Gies)는 수자원, 기후 변화 및 환경 문제에 관해 글을 쓰는 작가이다. 최근 《물이 언제나 이긴다: 가뭄과 홍수의 시대에 잘 살아남기(Water Always Wins: Thriving in an Age of Drought and Deluge)》를 출간했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도시를 스펀지로 만들자
2. 물이 스스로의 속도로 흐를 수 있도록
3. 중국의 가능성과 함정

에디터의 밑줄

“물은 어딘가로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때로는 말라버렸다고 생각했던 물길이 뜻하지 않은 장소에서 솟아 나오기도 한다. 우기만 되면 지하층이 물에 잠기는 건물이 있다면, 그 건물이 땅속에 묻힌 물길을 침범했다는 뜻이다. 습지에 지어진 집들이 가장 먼저 침수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

“물 탐정들이 점점 더 많은 사실을 발견해 내고 있다. 이에 따라 왜 특정 지역에 홍수가 반복되는지, 지하수를 더 빠르게 퍼 올리고자 하는 인류의 노력이 어찌하여 정작 시급하게 물이 필요한 지역에 내려야 할 비를 빼앗아 가는지를 조금씩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물은 무엇을 원할까? 액체 상태의 물은 충분한 양이 모이면 강물을 이루어 대지를 가로지르거나 중력의 영향에 의해 장엄한 폭포의 형태로 떨어져 내린다. 그러나 현대 사회에서는 물이 깜짝 놀랄 만큼 오랫동안 한자리에 머물기도 한다. 물은 원래 수많은 단계를 거치면서 서서히 이동하지만, 지금의 기반 시설들이 그러한 단계를 생략해 버렸기 때문이다.”

“대지 위에서 물이 일단 속도를 늦추면서 서서히 움직이면 마법이 일어난다. 수면의 위아래에서 수많은 생명체에게 먹이와 서식처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자연의 회복력을 더욱 키우기 위한 핵심은 물이 원래의 물이 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대지에서 물이 주변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주는 것이라고 물 탐정들은 말한다.”

“새로운 대형 저수시설은 잘못된 안도감을 들게 한다. 수원지로부터 멀리 떨어져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물의 공급량에 제한이 있다는 사실을 잘 이해하지 못할 수밖에 없고, 때문에 물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덜 기울이게 된다. 그리고 우리가 사용하는 바로 그 물이 지역의 생태계를 어떻게 지탱해주는지에 관해서도 알 수 없다.”

““만약 우리가 현명한 방식으로 홍수에 대처한다면, 물도 역시 우리에게 우호적일 수 있습니다.””

“제벤베르겐 교수는 거대한 댐들을 ‘멍청한 인프라’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부른다. 그런 거대한 회색 기반 시설 프로젝트들은 기후변화의 시대에 오래 살아남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건설하는 데만 10년이 걸릴 수도 있고, 특정 최대 유량에 맞춰 설계되어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지배적인 문화를 바꾼다는 것은 물과 대지의 관리에서 새로운 철학이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