윔블던의 심판들 테니스 코트 너머의 속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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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윌리엄 랠스턴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2.07.20
리딩타임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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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4,8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심판의 역할은 단순히 게임 스코어를 외치는 확성기가 아니다. 신기술은 그 자리를 대체할 수 없다. 심판은 지휘자다.

스포츠에 기술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테니스에는 1980년에 사이클롭스(Cyclops) 시스템이 처음으로 도입됐다. 코트 전체에 적외선을 투사하여 공의 인-아웃을 판정하는 시스템이다. 2006년에는 고속 비디오 판독 시스템인 호크아이(Hawk-Eye)가 도입됐다.

이에 심판이 유명무실해졌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심판이) 스코어를 외치는 것 말고 실제로 하는 일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폭언과 기행으로 유명해 ‘악동’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오스트레일리아의 테니스 선수 닉 키리오스가 한 말이다.

그러나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스포츠에서 기술이 더욱 중심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되면서, 심판의 역할은 점점 더 지휘자와 비슷해지고 있다. 선수와 볼키드, 선심, 관중은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다. 심판은 경기의 모든 요소를 자신의 통제 하에 두고 있어야 한다. 선수가 아무리 무례하게 굴어도 강인하고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코트에서 일어나는 모든 판정에 대해 확신과 신뢰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오늘날 경기에서 중요한 것은 기술이 아니다. 기술은 공의 경로는 따라잡을 수 있지만 사람의 돌발 행위는 따라잡지 못한다. 코트에서는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 심판은 여전히 중요하다. 냉철한, 준비된, 깨어 있는 심판이 필요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다. 기술과 인공지능이 인간의 자리를 위협하고 있다. 그러나 정말로 기계가 인간을 대체할 수 있을까. 사람이 할 일은 무엇인가. 기술에 잡아먹히지 않기 위해서는 깨어 있어야 한다. 기술과 인간의 각축장이 된 현대 사회의 모습을 코트라는 거울로 비춰 본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저자 윌리엄 랠스턴은 런던의 프리랜서 작가이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테니스 심판 계의 역사
2. 기술이 도입된 시대, 심판의 덕목과 역할
3. 코트를 지휘하라
4. 최고의 심판
5. 코트 위의 아수라장
6. 코트 밖의 그림자
7. 깨어 있으라


에디터의 밑줄

“현대의 테니스는 일반적으로 프로화 전과 후의 두 시기로 나뉜다. 1968년까지만 하더라도 가장 권위가 높은 테니스 대회에는 아마추어 선수들만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러다 ‘오픈(Open) 시대’가 찾아왔는데, 이는 세계 최고의 프로 선수들이 시합에 참여해서 상금을 벌 수 있도록 그 문호를 개방한다(open)는 의미였다. 그리고 점차 상금의 규모가 증가하고 라켓의 재질도 나무에서 그래파이트 소재로 바뀌면서 테니스는 빠르게 성장했고 경쟁은 훨씬 더 치열해졌다.”

“로버트슨은 최고의 심판들에게는 권위가 있어야 하지만, 그들이 익명을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을 프로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하여 그는 선수들과 심판들이 같은 구내에서도 서로 다른 식당에서 식사할 것을 주문했다.”

“심판으로 일하면서 선수들의 친구가 돼서는 안 됩니다. 심판은 규칙을 준수해야 합니다. 선수가 무슨 짓을 하더라도 말입니다!”

“무엇보다도 심판들은 자신이 내린 판정을 ‘수긍하게’ 만들 수 있어야 했다. 다시 말해서, 해당 판정이 옳다고 선수들을 납득시켜야 했다.”

“테니스 심판에게 어려운 점은 육체적인 것이 아니라 정신적인 것이다. 축구 경기의 주심은 경기를 진행하면서 약 13킬로미터를 뛰어다녀야 하지만, 90분 동안만 정신을 똑바로 차리면 된다. 반면에 테니스 경기의 주심은 4시간 이상 주의력을 집중해야 할 때도 있다. 라인을 판정하는 선심들과 공을 줍는 볼키드들은 한 시간 단위로 교대하지만, 주심은 그 자리를 계속해서 지켜야 한다.”

“치차크는 심판의 역할이 점점 더 지휘자와 비슷해지고 있다고 말한다. 그들의 역할은 코트에서 펼쳐지는 드라마가 매끄럽게 전개될 수 있도록 경기를 잘 관리하는 것이다. 주심의 역할이 지휘자라면, 경기를 뛰는 선수들과 볼키드, 선심, 관중은 오케스트라의 단원들이라고 할 수 있다.”

“코트 위에서의 논란이 점점 거세지는 가운데, 사람들의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뭔가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테니스 심판들의 세계는 작고 비밀스러운 곳이며, 소수만이 중대한 결정을 내린다. 올해 텔레그래프(Telegraph)의 사이먼 브릭스(Simon Briggs) 기자는 일련의 보도를 통해서 심판 세계의 관리 네트워크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보여주었는데, 그에 따르면 최고위급 심판들이 자신들의 권력을 남용할 수 있는 여지가 있었다.”

“이 경기에서 문제가 된 것은 라인 콜에 대한 옳고 그름이 아닙니다. 호크아이 시스템이 있느냐, 아니면 호크아이 라이브 기술이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우리 심판들 스스로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합니다.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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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윔블던의 심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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