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이크로소프트(MS)의 협업툴 ‘팀즈(Teams)’는 고전적 강자인 ‘슬랙(Slack)’, ‘줌(Zoom)’과 경쟁해왔다.
- 애플의 차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와 협업툴 신흥 강자들은 팀즈와 슬랙의 자리를 노린다.
- 코로나19 대유행이 가속한 원격 근무는 헤드 쿼터(HQ)의 완전한 클라우드화를 부르고 있다.
MONEY_ 171억 달러
협업툴 시장은 분주하다. 글로벌 시장 조사 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에 따르면 2021년 글로벌 협업툴 시장 규모는 171억 5000만 달러(22조 원)이었으며 연평균 성장률(CARG)은 13.2퍼센트다. 2028년 407억 9000만 달러(53조 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은 지금 세대에게 화상 회의나 협업툴은 벌써 친숙한 존재가 됐다. 기존의 다양한 사내 ‘그룹 웨어’를 사용하던 기업들도 새로운 협업툴을 받아들이고 있다. 엔데믹에 접어들며 많은 이들이 오프라인으로 돌아오고 있지만 원격 근무를 상정한 협업툴의 경쟁은 오히려 가열되고 있다. 왜일까? 이미 시장 구도가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오산이다. 또 새로운 협업툴을 익혀야 할지 모른다.
DEFINITION_ 모두의 SaaS
협업툴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를 뜻하는 ‘SaaS(Software as a service)’의 한 종류다. SaaS는 많은 기업과 스타트업을 디지털 전환(DT)으로 이끌었다. 특히 기존의 ‘IaaS(서비스형 인프라)’와 달리 애플리케이션과 데이터까지 클라우드에서 담당한다는 강점이 있다. SaaS의 종류는 다양하다. 고객 관계 관리(CRM‧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 전사적 자원 관리(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 공급망 관리(SCM), 인력 관리(HR), 클라우드 모니터링, 채팅 API 등 다양한 SaaS가 있다. 업종별 필요한 SaaS는 다르지만 모두의 SaaS라고 불릴 수 있는 것은 역시 업무용 협업툴이다. 특히 커뮤니케이션을 주력으로 하는 툴일수록 보편성이 높다.
BACKGROUND_ 재택의 맛
최근 테슬라의 CEO 일론 머스크는 직원들에게 “일주일에 최소 40시간씩 각자의 사무실에서 근무하라”며 재택 근무에 부정적 의견을 낸 바
있다. 그러나 원격 근무는 새로운 뉴노멀로 자리 잡았다. 근무 형태와 상관없이 기업은 이미 다양한 SaaS를 사용한다. 구글과 메타는 물론이고 하이브리드 업무에 가장 미온적이던 애플마저 재택 근무를 확장하고 있다. 한국의 IT 기업도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7월부터 새로운 근무제인 ‘커넥티드 워크’를
도입했고, 카카오는 업무 시간 동안 음성으로 팀원과 연결되어야 한다는 전제로 재택 근무 방침을 내세웠다 직원들의 반발을
샀다. 한 번 재택의 맛을 본 IT 인재들은 사무실로 돌아오고 싶어하지 않는다. IT 인력의 구인난까지 겹치며 빅테크 기업들은 두손 두발을 들었다. 협업툴의 중요성이 더 커진 이유다.
KEYPLAER 1_ 이메일 킬러
업무용 협업툴의 전통적 강자는 슬랙이다. 슬랙은 《포천(Fortune)》 선정 100대 기업 중 65곳이 활용할
만큼 지배력 있고 직관적이며 구동이 간편하다. 보편적 사무 업무에 쓰이던 이메일을 대체했다는 의미에서 ‘이메일 킬러’로 불린다. 현재도 많은 스타트업과 대기업이 슬랙을 이용하며 고객 커뮤니티에 활용하기도 한다. 화상 회의 소프트웨어인 줌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경쟁자로는 ‘구글 미트(Google Meet)’나 ‘웹엑스(Cisco WebEx Meetings)’가 있다. 보안 문제로 각종 기업에서 퇴출되긴 했지만 줌은 화상 회의 서비스에서 여전히 1위의 자리를 지키고 있다. MS의 협업툴 ‘팀즈(Teams)’는 슬랙의 후발 주자로 2017년에 출시됐다. 당시만 해도 슬랙과 줌의 아성을 넘기란 쉽지 않아 보였다.
CONFLICT_ 타도 MS
물론 전체 B2B SaaS에서는 MS가 최강자였다. 구독형 소프트웨어인 ‘마이크로소프트 365(오피스 365)’ 때문이다. MS와 경쟁하던 세일즈포스(Salesforce)는 CRM 분야에서 1위를 지키고 있었다. SaaS에 있어 MS는 슬랙과 세일즈포스라는 경쟁자를 두고 있던 셈이다. 당시 MS는 슬랙을 인수하려다 실패해 팀즈를 냈는데 후발주자임에도 빠른 속도로 슬랙을 따라잡았다. 위기감을 느낀 슬랙을 구원한 건 세일즈포스였다. 무려 227억 달러(32조 원)에 인수한
것이다. 세일즈포스 역대 인수‧합병 중 최대 규모였다. 타도 MS 연대가 구성됐다.
STRATEGY_ 끼워팔기
팀즈는 어떻게 슬랙을 추월할 수 있었을까? 테크 전문 매체 ‘더 버지(The Verge)’는 다음과 같이
분석했다.
- 통합의 물결(Consolidation) ; 슬랙은 SaaS에서도 메신저로서의 기능을 내세운 개별 소프트웨어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이 고도화되며 다양한 업무를 수행하는 대기업에서는 통합의 이점을 내세운 MS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MS 365와의 연계를 강화했기 때문이다.
- 가격 경쟁력 ; 게다가 추가 비용 없이 MS 365 번들에 팀즈를 추가해 가격 경쟁력 면에서도 슬랙을 앞질렀다. 사실상 끼워팔기다. 윈도우 작업표시줄에 팀즈 아이콘을 추가해 접근성 역시 높였다. 직접 클라우드를 운영하기 때문에 계속 우월한 가격 경쟁력을 가져갈 수 있다.
- 영업 인력(Salespeople) ; 슬랙은 사실상 IT 정점에 선 MS에 비해 영업 인력이 압도적으로 부족하다. 슬랙의 기능이 아무리 훌륭해도 영업 네트워크와 인력을 갖춘 MS가 유리할 수밖에 없었다. 통합 솔루션으로서의 MS보다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BM) 개발도 어려웠다. 이는 세일즈포스의 인수 이후 어느 정도 해소됐다.
두 협업툴의 점유율이 명시적으로 드러난 자료는 없지만 업계에선 사실상 팀즈가 슬랙을 추월했다고 보는 분위기다. MS는 지난 1월 25일, 팀즈의 월간 이용자 수가 2억 7000만 명이라 밝힌 바
있다. 윈도우라는 인프라를 갖춘 MS 팀즈에게 슬랙은 점차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KEYPLAYER 2_ 마이크로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