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청년 세대 애국과 소비의 주체를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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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하남석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2.08.12
리딩타임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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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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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한중 청년 세대는 서로 혐오하지만 사실은 닮아 있다. ‘갓생’을 살고 ‘노오력’한다.
두 닮은꼴 세대의 갈등은 어디서 비롯됐나.


혐오의 시대다. 글로벌 시대의 초연결은 세계를 하나로 묶어 주기도 했지만 동시에 더 효과적으로 혐오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코로나19가 온 대륙을 휩쓸자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던 세계가 초토화됐다. 발원지인 중국은 전 세계인의 혐오의 대상이 됐고, 반중 정서를 넘어 혐중 정서가 형성됐다.

한국의 반중 정서는 유독 젊은 세대에서 드러난다. 그 배경에는 김치와 한복을 필두로 한 동북 공정, 2022 베이징 올림픽 쇼트트랙 편파 판정을 비롯한 한중 청년 세대간의 문화 갈등이 있다. 중국 청년 세대의 강력한 민족주의뿐 아니라 한국 청년 세대의 ‘K-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맞붙은 것이다.

그러나 두 청년 세대를 들여다보면 유사한 면모들을 다수 발견하게 된다. 중국과 한국 모두 급격한 사회적 전환과 압축적 근대화, 고도 성장을 거치며 발전했다. 여기서 비롯된 빈부 격차와 계층 분화로 인해 청년들의 사회 불안과 경제적 무력감은 필연적이었다. 

한국 MZ세대와 중국 MZ세대는 닮은꼴이다. 서로 혐오하지만, 동시에 서로가 서로를 비추는 거울이다. 서로의 거울상인 두 청년 세대의 혐중, 혐한 정서는 어디서 비롯됐으며 그 해소의 실마리는 어디에 있을까.

* 13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BOOK JOURNALISM × 지식의 지평
북저널리즘이 대우재단 〈지식의 지평〉의 글을 소개합니다. 지식의 지평(知平)은 융복합의 시대, 학문적 소통을 선도하는 학술 종합 웹진입니다. 학문의 경계를 넘어 한국과 세계를 살피고 미래를 가늠할 지혜와 안목을 모색합니다.
저자 소개
저자 하남석은 서울시립대 중국어문화학과 부교수로 재직 중이며 현대 중국의 체제 변동과 대중 저항을 주로 연구하고 있다. 최근 발표한 주요 논문으로는 〈중국의 신자유주의 논쟁과 그 함의〉, 〈1989년 천안문 사건과 그 이후: 역사의 중첩과 트라우마의 재생산〉 등이 있으며, 저역서로는 《차이나 붐: 왜 중국은 세계를 지배할 수 없는가》, 《팬데믹 이후 중국의 길을 묻다: 대안적 문명과 거버넌스》(공저), 《중국공산당 100년의 변천: 혁명에서 ‘신시대’로》(공저) 등이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중국 청년 세대와 민주주의
한중 청년 갈등과 반중 정서
중국의 청년 세대는 어떻게 구분되는가 
소비와 애국의 심리학

2화 청년, 자본주의가 유기한 부품
‘노오력’ 담론은 한국만의 것이 아니다
중국 저층 청년들의 노동
민족주의적 충돌에서 글로벌 연대로


에디터의 밑줄

“바야흐로 전 세계적으로 반중의 시대다. 시진핑 집권 이후 권위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면서부터 중국에 대한 반감이 높아지기 시작했고 홍콩 시위 유혈 진압, 위구르 지역의 인권 탄압 문제에 이어 코로나19 판데믹으로 반중 정서는 세계적인 대세가 되었다.”

“개혁 개방 이후 세대는 시장 경제를 수용한 이후 분화한 경제적, 지역적 조건 속에서 다양한 계층적 기반으로 나눠지므로 하나의 동질적인 집단으로 묶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이 과정에서 기회를 잘 잡아 부를 축적한 집단과 가난을 대물림해야 하는 집단으로 갈라져 버렸기에 세계 최대 규모의 빈부 격차에 불만이 많이 쌓여 있으며 세대 간 세습 문제에 대한 비판과 풍자가 유행하고 있다.”

“한편, 중국의 청년 세대는 개인의 가치나 소비를 중시하면서도 G2라는 세계 초강대국으로 다시 부상한 자신의 조국에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이런 애국주의는 심지어 소비에서 국산품 애용으로 번지기도 하고, 온라인에서 다른 나라 청년들과 부딪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 청년 세대의 온라인 민족주의는 처음에는 ‘경제 성장의 조(躁)’와 ‘정치·사회적 무력감의 울(鬱)’이 만나 발생한 현상이기도 했다.”

“중국의 명문대인 베이징대학교, 칭화대학교 학생들 사이에서 자주 사용하는 말이 ‘쥐안(卷, 말려들다)’인데 이는 경쟁 때문에 자신들의 체력과 지력이 소모되고 낭비되는 현상을 뜻했다.”

“중국의 사회학자 톈펑(田豐)은 싼허 청년 현상을 두고, 중국이 지구화에 편입하는 과정에서 가장 밑바닥에 형성된 저가 생산 방식 공장의 잔재라고 설명한다. 그는 “싼허 청년의 출현은 시대가 저물 때까지 남아 있는 중국 사회의 유산”이라며, “이제 누가 노동력을 값싸게 착취하는 공장에 들어가 생산 라인에서 언제든 교체될 수 있는 부품이 되려 하겠는가”라고 반문한다.”

“결국 중국이나 한국, 대만 등 동아시아 청년들은 온라인에서 서로 충돌하고 적대하고 있지만, 오히려 동시대의 지구화된 자본주의 속에서 거의 유사한 구조적 위치에 처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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