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자전거는 다 어디로 갔을까 버려지고 사라지는 자전거들의 공동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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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조디 로즌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2.08.10
리딩타임 16분
가격
전자책 3,600원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매년 수천 대의 자전거가 버려지고 있다.
지나치게 풍족한 삶의 그림자이자 공유 경제의 비극이다.


파리와 암스테르담, 런던부터 홍콩, 도쿄, 시애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도시 운하에 수많은 자전거가 버려지고 있다. 사고로 가라앉기도 하고 고의로 버려지기도 한다. 자전거를 연못이나 호수에 던져 넣는 행위가 일종의 취미나 일탈로 받아들여지는 문화도 있다. 물속은 간편한 폐기장이 됐다.

한쪽에선 자전거가 버려지는데, 한쪽에서는 자전거가 대량으로 증식하고 있다. 우후죽순 늘어나는 공유 자전거 사업 때문이다. 너무 많은 공유 자전거가 파손된 채 나뒹굴고 버려진다. 미관상의 불쾌감은 나중 문제다. 아무렇게나 주차되고 방치된 자전거들은 운전자와 보행자 모두에게 위험하다.

공유 모빌리티가 그리는 미래는 무지갯빛이다. 도시 생활은 건강하고 편리해질 거라고, 교통 체증과 공해는 완화될 거라고 약속한다. 대가는 개인 정보다. 사용자는 신분증을 촬영하여 본인 인증을 거쳐야 하고 위치 정보는 초 단위로 수집된다.

4차 산업 혁명 시대의 자본주의는 쉽게 버려지는 쓰레기를 생산할 뿐 아니라, 프라이버시를 얄팍한 껍데기로 만들어 버렸다. 환경 공해를 줄이고 편의성을 높인다던 공유 자전거와 전동 킥보드들은 정말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일까.


* 16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저자 조디 로즌(Jody Rosen)은 미국의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다. 〈뉴욕타임스 매거진〉의 필진이며, 〈뉴요커〉, 〈롤링스톤〉 등에 문화 및 대중음악 관련 비평 글을 썼다. 저서로는 《화이트 크리스마스, 어느 미국 노래에 관한 이야기(White Christmas: The Story of an American Song)》가 있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거대한 수중 쓰레기장
2. 자전거 무덤
3. 공유 자전거의 비극
4. 돌고 도는 자전거


에디터의 밑줄

“파리 시 당국은 10여 년마다 한 번씩 생 마르탱(Saint-Martin) 운하의 물을 빼낸다. 물이 빠지고 나면, 수천 밤 동안 누군가 내동댕이치거나 집어던지거나 슬그머니 빠트린 물건들이 모습을 드러낸다. 와인 병과 휴대 전화를 제외하고 가장 많이 발견된 물건은 자전거였다.”

“건져낸 자전거들은 쓰레기 바지선에 실려 폐기물 처리장으로 이동한 후 재활용된다. 재활용되는 자전거의 상당수는 맥주 캔으로 만들어진다고 한다.”

“네덜란드의 일간지 《트라우(Trouw)》는 예전에 암스테르담의 운하를 두고 이렇게 묘사했다. “우리는 관광객들을 보트에 태워서 암스테르담 전통의 쓰레기장으로 데려간다.”

“전 세계의 물속에는 얼마나 많은 자전거가 숨겨져 있을까? 수많은 연못과 호수, 운하, 다뉴브강, 갠지스강, 나일강, 미시시피강 등에는 얼마나 더 많은 자전거가 가라앉아 있을까?”

“도크리스 자전거 공유 산업은 기술 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는데, 그들은 관련 규제나 인프라가 미처 마련되기도 전에 길거리와 인도에 자전거를 봇물처럼 쏟아내는 경우가 많다.”

“세계 최대의 자전거 공유 업체였던 ‘오포(Ofo)’와 ‘모바이크(Mobike)’는 중국 남부의 여러 강에서 자사의 도크리스 대여 자전거를 수천 대나 건져 올렸다. 2017년에 《뉴욕타임스》는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사람들이 공유 자전거를 두고 ‘조요경(照妖镜, 요괴에게 비추면 그 정체를 보여주는 거울)’이라고 말하는 걸 흔히 들을 수 있다.””

“중국에서는 70여 개의 도크리스 자전거 공유 스타트업들이 2016년과 2017년에만 수백만 대의 자전거를 여러 도시에 쏟아냈다. 공급이 수요를 압도하면서 도시에는 자전거들이 말 그대로 쌓이게 되었다. 상당수는 완전히 새것이다. 이들은 지상 수십 미터 높이의 거대한 더미로 쌓여서 광활한 공터를 가득 채우고 있다. 이곳은 ‘자전거 공동묘지’라고 불린다.”

“낡은 자전거들 가운데 일부는 제2의 삶을 얻기도 한다. 앞서 소개한 폐기물 처리장은 압축한 고철 덩어리들을 재활용 처리시설로 보낸다. 그곳에서는 고철을 세척하고 분류한 다음 용광로에 넣어서 녹이고 제련 과정을 거친다. 그렇게 해서 나온 금속은 주물이나 판형으로 제작되어 다시 한번 자원 순환 사이클 안으로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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