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시진핑, 시진핑

10월 17일 - FORECAST

©일러스트: 김지연/북저널리즘

사실상 시진핑 3연임의 대관식인 제20차 공산당 당대회가 개막했다. 시진핑이 꿈꾸는 중국의 미래는 무엇인가.

  • 제20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회의가 개막했다. 사실상 시진핑 3연임의 대관식이다.
  • 그러나 새로 들어설 정부는 19기가 아닌 20기 중앙위원회다. 
  • 중국 경제 위기론에서 벗어난 다른 시각이 필요하다.

DEFINITION_ 제20차 당대회

사실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알리는 대관식이 시작됐다. 제20차 공산당 전국대표회의가 16일 개막했다. 흔히 당대회라고 표현하는 이 행사는 간단히 말하면 지난 5년의 성과를 정리하고 앞으로 5년에 대해 논하는 자리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당대회의 클라이맥스는 중앙위원 명단이 공개되는 마지막 날이다. 명단에 시 주석이 포함되면 최고 지도자 자리를 유지한다는 뜻이다. 시진핑 3연임은 기정사실이다. 중국 경제 위기론이 대두되는 지금, 당대회에서 주목해야 할 건 무엇인가. 시진핑 3연임이 중국 경제에 끼칠 영향, 미중 관계, 우리나라의 전략에 대한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연구소 소장의 의견을 들어봤다.
ANALYSIS_ 후계자

이번 당대회에서 어떤 점을 봐야하나.

시진핑 3연임은 이미 2018년에 결정됐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당대회는 사실상 4연임, 5연임을 결정하는 행사다. 중국은 최소 5년 전에 차기 주석을 부주석 또는 당교 교장 자리에 앉혀 훈련시킨다. 지금 이 자리엔 모두 60대 후반 은퇴를 앞둔 고령자가 앉아 있다. 이번에 50대가 들어오지 않는다면 후계자가 없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 시진핑 주석의 자리가 앞으로 10년은 보장된다는 것이다.
RISK_ 경제 위기?

국내외 언론이 중국 경제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시진핑의 장기집권은 중국 경제에 독일까 득일까.

2022년 4분기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2~3퍼센트라고 하는데, 올해를 석 달 남겨둔 상황에서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내년 경기를 봐야 한다. 새 정부의 가장 큰 목표는 경제 성장일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3연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 내수 경제 부양 등 모든 것을 동원해 경제를 살릴 것이다.

저출생과 고령화로 인한 생산인구 감소가 중국 경제에 위협이 될 거라는 분석이 있는데, 인구 문제가 끼칠 영향은 어떻게 보는가.

최근 30년간 중국의 경제 역군은 농민공이다. 이들이 중학교 중퇴 후 도시에서 18시간씩 일하며 중국 경제를 이끌어 왔다. 그리고 이제 이들을 대체할 이공계 대학졸업자가 2억 명이다. 인구 감소로 인한 위협보다 엔지니어 인구 증가가 낳을 효과를 봐야 한다. 이 인구를 중심으로 새롭게 중국을 볼 필요가 있다.
CONFLICT_ 공동부유

이공계 졸업자가 늘고 있는 한편, 공동부유 기조 아래 플랫폼 기업을 규제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의 공동부유 정책은 이어질까?

공동부유가 공동빈곤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플랫폼 규제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것이다 등의 평가가 있다. 국내외 언론의 관점이다. 중국 10대 부자의 돈을 인구 14억으로 나누면 일인당 29만 5천 원씩 받는 게 된다. 당연히 이걸 공동부유라 볼 수 없지 않은가. 보다 멀리 봐야 한다.

장기적인 시각에선 무엇이 보이나?

중국 정부가 알리바바를 규제하면, 그 뒤를 따르는 기업들이 점유율을 나눠 갖는다. 우리나라 공정거래법처럼 승자의 독식(winner takes all)을 막는 장치일 뿐이다. 실제적으로 국고가 유출되지 않기 때문에 재배분 정책이 맞다. 공동부유의 궁극적인 이유는 추후 미국 플랫폼 기업이 강력한 기술을 가지고 들어왔을 때를 대비하기 위함이다.

중국은 아직 플랫폼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있는데.

그렇다. 중국은 인터넷 시장을 개방하지 않고 있다. 다시 말해 알리바바, 징둥, 핀둬둬가 차지한 중국 이커머스 시장에 아마존이나 11번가가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하지만 언젠가 미국의 압력으로 시장이 개방된다면, 구글과 아마존의 독주를 막을 수 없을 것이다. 지금 알리바바를 막는 반독점법은 추후 아마존을 막는 장치가 될 수 있다.
REFERENCE_ 반도체

기술을 둘러싼 미중 간의 상호견제는 계속 이어질 것 같다.

국가 전체적으로 보면 미국을 위협하는 건 중국이 맞다. 다만 미국의 모든 조치를 중국에 대한 견제로 해석하는 건 주의해야 한다. 대표적으로 반도체가 그렇다. 반도체 분야에서 중국은 미국의 경쟁상대가 아니다.

그렇다면 반도체 관련한 미국의 조치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IPEF, 칩4 동맹, 반도체산업육성법의 칼날이 겨누는 건 한국과 대만이다.미국은 최근 30년 간 반도체 공장에 설비투자를 하지 않았다. 12퍼센트만 자국 생산하고 88퍼센트를 아시아에서 사서 쓴다. 그런가 하면 중국 내 반도체 공장은 54개가 넘는다. 이 추세로 가면 중국의 반도체 생산 비율은 점점 커질 것이다. 이에 대한 위기감으로 한국과 대만의 기술을 미국 내로 확보하려는 것이다.
EFFECT_ 기술 격차

한국의 전략은 어떻게 되어야 하나.

미국과 중국이 원하는 건 공장이 아니다. 결국 공장 안에 있는 기술이다. 보조금 받아 공장을 짓고 나면 언젠가 기술을 넘겨야 할 것이다. 미국은 지금 우리나라의 5나노 기술을 탐내고 있다. 공장을 짓되 5나노에서 3-2-1나노까지 4단계 기술격차를 유지해야 한다. 5나노가 기본값이 되면 미국이 탐내는 것은 1나노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시진핑 주석에게 있어 최대 경제 과제는 무엇인가.

역시나 기술이다. 다만, 4차산업 혁명의 핵심은 더이상 스마트폰이 아니다. 전기차와 자율주행이다. 전기차는 스마트폰의 2800배의 데이터 창출능력을 갖고 있다. 이를 위해선 5G로 안 된다. 그 이상이 필요하다. 위성통신과 에너지 기술에 주력할 것이다. 주도권은 전기차로 돌아왔다.
FORESIGHT_ 기술 관료

올해 상반기까지 31명의 지방정부 당서기가 바뀌었다. 이들의 61퍼센트가 공대생으로, 행정과는 거리가 먼 인물들이다. 의사가 두 명이나 있고 도시개발 전문가도 포함됐다. 주목할 점은 항공우주 전공자 3명에 원자력 전문가가 있다는 것이다. 중앙정부의 장관급이 되기 위해서는 지방 행정 경험이 필수다. 이들이 5년 뒤 중앙정부로 올라와 의사결정권자 역할을 할 것이란 뜻이다. 시진핑 정부가 새로이 임명하는 25명의 지방정부 당서기가 앞으로의 중국을 이해하는 단초가 될 것이다.
INSIGHT_ 다른 시각

한국은 중국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 교역의 4분의 1을 중국에 의존하고 미중 사이에 끼어 있기 때문이다. 큰 관심에 비해 중국을 알 수 있는 자료는 제한적이다. 공동 부유 정책을 판단할 지표는 규제로 인한 빅테크 주가 하락뿐이다. 생산 가능 인구 감소와 낮은 경제성장률 전망치 역시 우리의 시야를 좁힌다. 여전히 시진핑의 중국이다. 그러나 새로 들어설 정부는 19기가 아닌 20기 중앙위원회다. 때로는 위기의 시각에서 벗어나 중국을 바라볼 필요가 있다.

본문에 언급된 칩4 동맹에 더 알고 싶다면 〈도체 기정학개론〉, 중국의 플랫폼 기업 규제에 대한 다른 시각이 궁금하다면 〈공동 부유의 경영학〉,〈빅테크 수난시대〉를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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