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는 계속되면 안 된다 전 세계 정상이 연출하는 역대급 그린워싱, COP27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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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나오미 클라인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2.11.02
리딩타임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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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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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기후정의를 외치는 목소리가 이집트 사막 위에 흩어진다. 화려한 정치 이벤트의 목적은 따로 있다.

환경 문제는 이미 과학의 영역을 벗어난 지 오래다. 힘의 논리와 경제의 셈법에 그린의 정의는 끊임없이 달라진다. 인류의 생존이 달린 문제 앞에서도 우리는 당장의 이득을 포기하지 못하는 우를 범한다.

이집트에서 열리는 제27차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는 2022년의 가장 큰 기후 관련 이벤트이다. 각국의 정치 지도자들이 집결하여 기후정의를 위한 해법을 모색한다. 그러나 COP27을 고발하는 목소리가 들려온다. 거대한 스케일의 역대급 그린워싱이라는 것이다.

이집트의 권위주의 정권에게 이번 회의는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이집트의 잔인한 현실은 적당히 숨겨둔 채, 국제 사회에 이집트를 세일즈할 기회 말이다. 곧 각국의 정상들이 이집트로 향한다. 그들의 여정에는 전용기가 내뿜는 엄청난 양의 탄소가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함께 모여 사진을 찍게 될 행사장 저 멀리 사막에서는 정부의 통제와 검열을 뚫지 못한 환경 운동가, 인권 운동가들의 구호가 흩어질 것이다.

* 23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은 작가, 활동가, 비영리 뉴스단체 인터셉트(The Intercept)의 수석기자, 브리티시컬럼비아대학교(UBC)의 기후정의 교수이자 기후정의센터(Centre for Climate Justice)의 공동소장이다. 저서로는 《미래가 불타고 있다(On Fire)》, 《쇼크 독트린(The Shock Doctrine)》 등이 있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이집트가 감추는 것
2. 유럽이 외면하는 것
3. 권위주의와 기후 위기
4. 면죄부가 된 COP27
5. 진실을 말해야 할 의무

에디터의 밑줄

“기후 위기 관련 편지 한 통이 사라졌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대학교 측은 수상쩍은 제휴 관계로부터 아인슈타인의 명성이 훼손되지 않도록 보호하는 것은 단지 법적인 권리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도덕적인 의무이기도 하다고 주장한다.”

“‘다가오는 컨퍼런스’란 2022년 11월 6일 이집트의 샤름 엘 셰이크(Sharm el-Sheikh)라는 휴양지에서 개최되는 제27차 유엔기후협약 당사국총회(COP27)를 가리킨다. 세계 각국의 정상들과 장관, 특사, 지명 관료들은 물론이고 기후 활동가와 NGO 참관인들, 그리고 기자들에 이르기까지 수만 명이 이 도시로 몰려들 것이며, 그들의 가슴에는 색상으로 코드가 구분되는 명찰과 목줄이 걸려 있을 것이다.”

“이집트에서는 ‘조립 라인’ 위에서 야만적인 형태의 고문이 행해진다고 알려져 있다. 아니면 박해를 받고, 감시당하고, 여행을 금지당하는 인권 활동가와 환경 운동가들, 그리고 비판적 언론인들과 학자들에 대해서도 말이다.”

“이번 회담에는 진정한 현지 파트너들이 존재하지 않는다. 정상 회의 현장에는 아마도 자신들이 ‘시민 사회’를 대변한다고 주장하는 몇몇 이집트인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 가운데 일부는 실제로 그럴 것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다. 아무리 의도가 좋다 하더라도, 그들 역시 어느 정도는 알 시시의 해변 리얼리티 쇼 참가자들이라는 사실이다. 거의 모든 것들이 이집트 정부의 조사와 승인을 받고 있으며, 이는 UN의 일반적인 규칙에 위배되는 행위다.”

“당연히 코카콜라의 플라스틱 공해나 물 사용에 대해서도 말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코카콜라는 이번 정상 회의의 자랑스러운 공식 스폰서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명백하다. 주최국의 인권 상황 같이 사소해 보이는 사안에 한눈팔기에는 이번 정상 회의가 너무나도 심각하고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COP27은 과연 정말 기후 정의를 위해 싸우게 될까?”

“만약 지난해 영국의 글래스고에서 개최된 COP26이 그저 ‘헛소리, 헛소리, 헛소리(blah, blah, blah)’에 불과했다고 한다면, 이번 회담의 의미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더욱 불길하다. 그것은 바로 ‘유혈, 유혈, 유혈(blood, blood, blood)’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디에 살고 있든, 인권을 지키는 것은 거주 가능한 지구를 지키는 일과 분리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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