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의⋯ 힘? 지정학이라는 낡은 운명론에 대한 진지한 반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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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대니얼 임머바르
에디터 신아람
발행일 2022.11.23
리딩타임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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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3,6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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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인류 문명은 비옥한 땅에서 발전했다. 산맥과 바다는 국가의 가능성을 결정했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바뀐다. 지정학의 시대는 끝났다.

전쟁과 난민, 불공정한 기후재난과 양극화 등 논리로는 설명하기 힘든 부조리가 너무 많다. 그리고 그 속에서 인류는 살아간다. 한 국가가 다른 국가를 힘으로 지배하기도 하고, 특정 지역에서 납득할 수 없는 기묘한 투표 성향이 관찰되는 경우도 있다. 이성적으로 이해하기 힘들지만, 그래도 인류는 그 모든 현상 속에서 살아간다.

인간은 설명하고 싶어 하는 동물이다. 그리고 이해하고 싶어 하는 동물이다. 이성적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해 주는 목소리에 필연적으로 끌린다. 매력을 느낀다. 그리고 지정학은 그 지점을 가장 잘 간파한 학문일 지도 모른다.

그러나 매력적인 설명은 때로 독이 되기도 하는 법이다. 지정학의 분석과 예측은 그럴듯하지만, 어쩌면 시대에 뒤떨어진 운명론일 수도 있다. 기술의 발전이 지도 위의 산맥을 쉽게 지워버리고, 기후 변화가 해안선을 고쳐 그리는 21세기에는 더욱 그렇다. 어쩌면 지리의 힘은 유통기한이 다 된 것일 수도 있다.

* 20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The Guardian × BOOK JOURNALISM
북저널리즘이 영국 《가디언》과 파트너십을 맺고 〈The Long Read〉를 소개합니다.〈The Long Read〉는 기사 한 편이 단편소설 분량입니다. 깊이 있는 정보 습득이 가능합니다. 내러티브가 풍성해 읽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치와 경제부터 패션과 테크까지 세계적인 필진들의 고유한 관점과 통찰을 전달합니다.

원문: 완결
저자 소개
대니얼 임머바르(Daniel Immerwahr)는 노스웨스턴대학교 역사학 조교수로 엔플러스원(n+1), 슬레이트(Slate), 재커빈(Jacobin), 디센트(Dissent) 등에 글을 쓰고 있으며, 저서로는 《업신여기기: 미국 그리고 지역개발의 유혹(Thinking Small: The United States and the Lure of Community Development)》과 《제국의 연대기: 전쟁, 전략, 은밀한 확장에 대하여(How to Hide an Empire: A Short History of the Greater United States)》가 있다.

역자 전리오는 서울대학교에서 원자핵공학을 전공했다. 대학 시절 총연극회 활동을 하며 글쓰기를 시작해 장편 소설과 단행본을 출간했다. 음악, 환경, 국제 이슈에 많은 관심이 있으며 현재 소설을 쓰면서 번역을 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 지도 속에 갇힌 인류
2. 장벽이 무너진 후
3. 지정학의 오류
4. 지도, 미래의 지도


에디터의 밑줄

“고대의 그리스, 이집트, 페르시아, 아시리아, 인더스 계곡, 메소아메리카, 로마는 모두 판의 경계 근처에 있었다. 이집트에서 이란까지 걸쳐 있는 비옥한 농경 지역으로 농업, 글쓰기, 바퀴 등이 처음으로 등장했던 ‘비옥한 초승달 지대’는 세 개의 판이 서로 맞물리는 곳에 위치해 있었다.”

“나치와 연관된 이후에 지정학적 사고의 목소리가 작아졌더라도, 냉전에는 그 흔적이 남았다.”

“더 많은 나라가 교역을 통해 중요 자원에 접근할수록, 대지를 점유할 이유는 적어진다.”

“푸틴은 우크라이나의 부동항과 천연자원을 확보하고 취약한 러시아 서쪽에 전략적 완충 지대를 만드는 것이 평화로운 통상 관계로부터 러시아가 얻을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을 능가한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정학자들은 어떤 현실이 왜 바뀌지 않는지 설명하는 데에는 탁월하다. 그러나 그 현실이 어떻게 그렇게 됐는지 설명하는 데에는 탁월하다고 할 수 없다.”

“역사에 대한 지정학자들의 설명은 ‘쾌적한 산들바람’과 ‘다음 일정의 관광버스가 도착하기 전까지 성에서 수많은 학생을 견학시키느라 어찌할 바 모르는 가이드’ 사이 어딘가에 있다.”

“법률과 문화, 경제도 지각판만큼이나 지상의 풍경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그러한 풍경은 시간과 함께 변화한다.”

“지정학자가 기후 위기를 고려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기후 위기에 대한 대처가 그 현실을 이겨내거나 받아들이거나 두 가지밖에 없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이다.”

“세계화의 전개는 우리를 19세기로 후퇴시키는 것이 아니라 전례 없는 위험으로 가득한 미래로 내던질 가능성이 더욱 큰 것으로 보인다. 우리는 그러한 미래에서 환경의 제약을 극심하게 경험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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