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 없는 삶 우리의 노년엔 새로운 정체성이 필요하다

미리 보기
저자 정진웅
에디터 이다혜
발행일 2023.01.25
리딩타임 14분
가격
전자책 3,600원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미디어에서 나오는 청춘 같은 노년만이 은퇴 후 바람직한 삶의 모습은 아니다. 현실에는 그보다 다양하고 일상적인 노년의 생활이 존재한다.

산업화 이후 사람들의 삶은 극적으로 달라졌다. 은퇴 문화도 그중 하나다. 농사를 짓다가 나이가 들어 신체 능력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일을 줄여 나갔던 과거와 달리, 현재는 은퇴 전과 후의 생활이 칼로 자른 것처럼 나뉜다.

이 같은 단절과 길어진 수명은 또 다른 변화를 불러왔다. 은퇴 후의 삶이라는 전례 없는 문제에 대해 생각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은퇴 후에 어떻게 살아야 할까?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나는 은퇴 후에도 잘 살 수 있을까?

미디어는 노인 모델,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는 할머니와 할아버지, 미인 경연 대회와 춤 경연 대회에 참여하는 노인 등을 비추지만 이는 특권을 누리는 소수의 모습일 뿐이다. 평범한 다수의 노년은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 모습을 포착하려면 어떤 자세가 필요한지 생각해야 할 때다.

* 14분이면 끝까지 읽을 수 있습니다.

BOOK JOURNALISM × 지식의 지평
북저널리즘이 대우재단 〈지식의 지평〉의 글을 소개합니다. 지식의 지평(知平)은 융복합의 시대, 학문적 소통을 선도하는 학술 종합 웹진입니다. 학문의 경계를 넘어 한국과 세계를 살피고 미래를 가늠할 지혜와 안목을 모색합니다.
저자 소개
저자 정진웅은 한국외국어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일리노이대학교에서 인류학 석·박사학위를 받았다. 덕성여자대학교 문화인류학과 교수를 역임했으며, 저서로 《노년의 문화인류학》, 《인류학 민족지 연구 어떻게 할 것인가》(공저) 등이 있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은퇴 후 ‘나’ 지키기
지도 없는 여행길
일상을 재구성하다
노년의 세계

2화. 노년이라는 집단 속 개인
‘노년 문화’는 없다
노인이라는 정체성
노년학의 역설적 과제


에디터의 밑줄

“조기 은퇴와 늘어난 평균 수명, 또 급변하는 사회·문화적 환경으로 특징지어지는 오늘의 세계에서 노년을 살아간다는 것은 곧 역사상 전례가 없는 삶을 산다는 것을 뜻한다.”

“기대 수명이 아흔을 향해 가며 퇴직 이후에도 몇십 년을 더 살아 내야 하는 역사상 유례없는 고령화 시대에, 즉 노년에 추구할 수 있는 삶의 비전과 청사진의 제시가 어느 때보다 긴요해진 시대에 역설적으로 노년의 삶의 청사진은 소실되고 있다.”

“평등주의적 노년 문화는 중년까지 우리의 삶을 지배하던 신분을 향한 속물적 인정 투쟁과 문화적 강박으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문화적 토양이며 인문학적 사유가 자랄 수 있는 여백이기도 하다.”

“비노년 세대가 함께 있어 언제든 자신들을 향한 비하의 시선과 마주할 수 있는 공간에서는 많은 노년들이 거꾸로 다양한 신분적 상징을 활용해 자신의 위상을 제고하려는 시도를 하는 경향을 보인다.”

“노년 차별적 사회 속의 노년은 누구든 잠재적 비하와 무시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해야 한다는 강박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노년학에서는 이미 오래전에 나이는 그 자체로 아무것도 설명해 주지 않는 “무의미한 변수(empty variable)”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현 한국 사회의 노년은 폭넓은 연령대에 따른 나이 차이부터, 학력, 경제력, 취향, 건강 등에서 다른 어느 세대보다도 다양성이 큰 세대라 할 수 있다.”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