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의 운동장 트랜스젠더의 스포츠 권리를 논하다

미리 보기
저자 Zephyrus
에디터 이현구
발행일 2023.02.20
리딩타임 79분
가격
전자책 8,400원
종이책 12,000원 서점 구매
키워드
지금, 깊이 읽어야 하는 이유
여기 한 트랜스젠더 여성 운동선수가 있다.
남성부와 여성부 중 어느 경기를 뛰어야 하는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전례 없는 선수가 등장했다. 남성의 신체 조건을 가진 뉴질랜드 여성 역도 대표팀 로렐 허버드다. 인상 3차 실패. 논란은 빠르게 가라앉았다. 2021년 미국 대학 리그 여성부 수영 경기에 한 선수가 2위와 38초 격차를 만들며 우승한다. 2019년까지 남성이었던 트랜스 여성 수영 선수 리아 토머스다. 이 일로 토머스는 미국 문화 전쟁 한가운데 서게 된다. 트랜스젠더 여성 선수들의 여성부 경기 참여는 포용인가 역차별인가? 승패가 냉정하게 갈리는 엘리트 스포츠의 세계, 다양성을 부르짖는 것만으로는 공정이라는 스포츠의 성역을 넘을 수 없다. 스포츠는 모두를 위한 운동장을 만들 수 있을까?
저자 소개
Zephyrus는 미국 아이오와주립대학교에서 운동 과학을 전공하고 미국법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 한일 월드컵 국정 홍보처에서 해외홍보원으로 일하며 업으로서 스포츠와 연을 맺었다. 북저널리즘 오픈 플랫폼 ‘저널’에서 스포츠 도핑 문제 등에 판례를 분석해 기고하고 있다. 스포츠와 정치의 관계를 주로 연구하며 보다 많은 사람이 스포츠를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키노트
이렇게 구성했습니다.

1화. 프롤로그 ; 전례 없는 선수의 등장

2화. 어긋난 스포트라이트
논란의 도쿄 올림픽
미디어가 바라본 허버드
언론이 폭력이 될 때

3화. 정쟁의 대상으로
문화 전쟁의 도구가 되다
정치권이 바라본 토머스
러시아, 적의 이념

4화. 트랜스젠더 선수, 법 앞에 서다
엇갈린 결정
자율이란 말 속에 숨겨진 것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서
스포츠의 성을 넘어라
제도가 나아가야 할 방향

5화. 생물학적 우위의 진실
큰 키와 긴 팔다리
이점이 곧 불공정은 아니다
호르몬이 말하는 것
근력도, 경기력도 아닌 체력
부상이라는 복병
비생물학적 논란의 진실

6화. 새로운 생각이 필요할 때
모두를 위한 라커룸
여론의 다이내믹
독립 리그 논쟁

7화. 에필로그 ; 한국의 현주소를 돌아보며

8화. 부록 ; 박한희 변호사 인터뷰
독립 리그는 차별 리그다
스포츠는 과연 공정한가
현행 제도와 기준에 관하여
한국의 트랜스젠더 선수들
논의는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하는가

9화. 북저널리즘 인사이드 ; 모두의 운동장을 위하여


에디터의 밑줄

“엘리트 스포츠는 승패가 냉정하게 갈리는 세계다. 허버드의 등장은 엘리트 스포츠, 그것도 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에 큰 난제를 안겼다.”

“2020 도쿄 올림픽에는 역대 가장 많은 성 소수자 선수가 출전했다는 사실이다. 최소 172명으로 집계되는데,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23명, 2016년 리우 올림픽에는 56명이 출전한 것에 비해 그 수가 크게 늘었다. 이전의 모든 올림픽에 참가한 성 소수자 선수를 합친 것 보다 그 수가 많다.”

“차별 금지와 공정은 스포츠 정신 안에서 언뜻 같은 연장선에 놓인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공정의 의미가 남다른 스포츠 세계에서는 이처럼 양극단이 첨예하게 맞불을 놓는 이슈가 된다. 이제껏 두 개의 성 이외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스포츠계의 관행은 스포츠 미디어에도 그대로 전염됐다.”

“조명을 원치 않던 한 명의 역사(力士)였지만 스포츠 미디어와 트렌스젠더의 스포츠 참여에 있어 사실상 새로운 역사(歷史)를 쓴 셈이다.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이 가려지고 선수 그 자체로 다뤄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스포츠 미디어는 중요한 첫발을 뗐다.”

“공화당과 민주당이 벌이고 있는 문화 전쟁은 언제든 한국에서 정쟁의 소재로 유사하게 비화할 수 있다. 차별금지법이 20년째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한 채 공회전을 반복하고, 고 변희수 하사의 생명 역시 지켜내지 못한 한국은 스포츠계의 ‘뉴 노멀’을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인가.”

“출전한 모든 경기에서 우승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사례는 최근 미국 정치권에서 ‘입법 전쟁’을 야기했다. 양원을 넘어 주 의회에서도 당론과 개인의 신념, 선동과 비방이 얽히고설킨 각축전이 벌어졌다.”

“이러한 법안은 태어날 때의 성별 외 다른 성별의 경기에 참여하는 것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트랜스젠더 선수의 스포츠 대회 참가를 근절하겠다는 의도가 깔린 입법으로 해석된다.”

“이 문제가 공정한지에 대한 판단을 언제까지나 가치관의 영역에 남겨둘 수는 없다. 트랜스젠더 선수들은 실존하고 이들의 참가를 허가하거나 불허하는 공적 주체는 결국 법과 제도이기 때문이다.”

“트랜스젠더 선수의 존재는 현존하는 다양한 스포츠 제도의 사각에 있다. 스포츠는 오랜 시간 생물학적 성性으로 구분되어 존재해왔고, 이는 공정성에 대한 하나의 믿음이자 성(城)이었다. 따라서 전통적 관점에서 트랜스젠더라는 새로운 성(性)의 존재는 쉽게 자연 질서의 파괴이자 외부 요인으로 여겨진다.”

“특정 종목에서 무조건 남성이 유리하다고 볼 과학적 근거는 없다. 그럼에도 트랜스 여성이 시스젠더 여성보다 무조건 더 유리하다고 볼 수 있을까?”

“트랜스젠더 운동선수의 라커룸과 개인 공간에 관한 한 연구는 트랜스젠더 선수들에게 라커룸 공유가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과거 인종 분리 시대와 같은 차별과 고립, 낙인 효과가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성별 이분법을 벗어난 일련의 대안이 시사하는 바는 ‘새로운 범주화’의 가능성이다. 다만 현재 가장 많은 언급이 이뤄지고 있는 독립 리그조차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다.”
Clos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