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보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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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보험료

2024년 7월 18일

뉴스는 이렇게 들려야 합니다. 하루 20분, 주 5일 그날의 가장 중요한 이야기를 안내합니다.

1.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집권 2기의 경제 정책을 공개했다. 요악하자면 자국 내에선 저금리와 저세금, 수입품에는 고관세다. 트럼프는 현재 21퍼센트인 법인세를 15퍼센트로 낮추고, 모든 수입품에 10퍼센트의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중국산 제품에는 60퍼센트가 넘는 관세를 매길 수도 있다.

  • 트럼프는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인터뷰에서 11월 대선 전까지는 기준 금리를 낮춰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연방준비제도가 9월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는데, 트럼프는 금리 인하가 바이든에게 유리하다고 보고 있다.
  • 또 트럼프는 미국을 보험 회사에 비유하며 “대만이 방어를 위해 우리에게 돈을 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TSMC가 “미국 반도체 사업의 거의 100퍼센트를 가져갔다”고도 했다. 트럼프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대만에서 TSMC 주가는 2.4퍼센트 하락했다.

2. SK이노베이션과 SK E&S가 17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을 의결했다. 주주 총회의 승인이 남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합병이 유력하다. 연말이면 자산 100조 원, 매출 90조 원의 대형 에너지 기업이 탄생한다. SK그룹의 지주사인 SK(주)는 SK이노베이션 지분의 36퍼센트, SK E&S 지분의 90퍼센트를 갖고 있다. 합병 회사의 지분율은 56퍼센트가 된다.

  • 이번 합병은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나온다. SK E&S는 국내 1위 도시가스 사업자다. 연매출 10조 원, 순이익 1조 원이 넘는다. 즉 가스를 팔아 배터리를 살리겠다는 얘기다.
  • 최근 전기차 시장 부진으로 배터리 시장이 어렵다. 배터리 수요가 줄면서 공장 가동률이 50~60퍼센트로 떨어졌다. SK그룹은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배터리, 바이오, 반도체를 꼽는다. 당분간 적자를 보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가 필요했다.

3. 체코 원전 건설을 한국이 따냈다.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에 한국수력원자력이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2기를 합쳐 24조 원 규모다.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의 성과다. 한수원은 한전기술,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과 팀을 이뤄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프랑스전력공사와 경쟁을 벌여 이겼다.

  • 체코 총리는 “모든 평가 기준에서 한국의 제안이 더 나았다”고 했다. 체코 정부는 이번 신규 원전 외에도 또 다른 지역에 신규 원전 2기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데, 건설이 결정될 경우 이 사업도 한수원을 우선 협상 대상자로 선정하기로 했다.
  • 체코 원전 수주는 한국 원전의 첫 유럽 진출이고, 유럽에서 원전 강국 프랑스를 제쳤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유럽은 전력난을 겪고 있다. 유럽 각국이 대안으로 원전 건설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수주로 향후 수출 경쟁이 유리해졌다.

4. 검찰이 ‘SM 시세 조종’ 의혹을 받는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에 대한 구속 영장을 17일 청구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경쟁사인 하이브의 공개 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시세 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는다. 카카오 측은 SM 지분 매수 과정에서 김 위원장이 불법적 행위를 지시하거나 용인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 지난해 2~3월 카카오와 하이브는 SM 경영권을 두고 맞붙었다. 하이브는 SM 주식을 주당 12만 원에 공개 매수하기로 했다. 이를 막기 위해 김 위원장 등 카카오 경영진은 2400억 원을 투입해 SM 주식을 12만 원 이상의 고가에 매수한 혐의를 받는다.
  • 당시 인수전에서 하이브는 SM 지분을 1퍼센트도 확보하지 못하고 물러났다. 이후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주당 15만 원에 SM 주식을 공개 매수해 총 39.87퍼센트의 지분을 확보했고, SM 최대 주주 자리에 올랐다.

5. 아마존 프라임데이는 창고 노동자에게 ‘부상 시즌’이다. 아마존이 1년에 한 번 여는 대규모 할인 행사 아마존 프라임데이가 17일 끝났다. 미국 상원의 조사에 따르면 아마존 창고 노동자는 프라임데이와 연말연시에 특히 위험하다. 이 기간에는 창고에 엄청나게 많은 양의 작업이 쏟아지는데, 노동자들은 안전 지침을 무시해야 한다는 강한 압박을 받으며 장시간 일해야 한다.

  • 상원 보고서에는 노동자 부상에 관한 아마존의 내부 데이터가 최초로 공개됐다. 2019년 7월 15~16일 이틀간 열린 프라임데이 때는 노동자 100명당 1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다. 미국 창고 및 보관 산업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 2023년 프라임데이 때 아마존은 이틀간 127억 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즉 노동자가 일하는 환경을 안전하게 만들 수 있는 물적 자원이 아마존에는 풍부하다.

6. AI 열풍도 샌프란시스코의 추락을 막지 못하고 있다. 실리콘밸리가 위치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이 2분기에 34.5퍼센트를 기록했다. 사무실 세 곳 중 한 곳이 비어 있다는 얘기다. 코로나19 이전의 공실률은 5퍼센트였다. 몇 년 사이에 30퍼센트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 세일즈포스, 우버 등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기술 기업 다수는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행한다. 직원들은 주3일 사무실로 나오고 나머지는 집에서 일한다. 도시가 텅 비자 주4일 출근을 의무화하는 기업에 세금 감면 혜택을 주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 코로나19 이후 사무실로 복귀하는 기업이 늘고 있는데, 왜 공실률이 오를까. 빅테크의 구조 조정 때문이다. 코로나 기간 동안 몸집을 키운 빅테크들이 구조 조정에 나서고 있다. 2022년 이후 테크 기업들이 해고한 직원은 53만 명이다.

7. 프랑스 파리 시장이 17일 파리 센강의 깨끗함을 보여 주기 위해 센강에서 수영을 했다. 안 이달고 시장은 강물에 머리를 담그기도 했다. 수영을 하면서 물에 머리를 담그는 게 대수인가 싶지만, 센강은 수질 오염으로 100년 넘게 수영이 금지됐었다. 그런데 이 강에서 7월 26일부터 열리는 파리 올림픽의 일부 수영 종목이 치러진다.

  • 1900년 제2회 하계 올림픽이 파리에서 개최됐을 때 수영 종목은 모두 센강에서 열렸다. 그러나 이후 하수, 오수, 산업 폐수 등의 유입이 늘어나 센강 수질이 악화했다. 중금속 수치도 높았다. 급기야 1923년에는 수영이 금지됐다.
  • 프랑스는 센강 수질 개선에 14억 유로의 예산을 투입했다. 낡은 하수도를 정비하고, 공중 화장실의 오수와 폐수 유입을 막는 물탱크를 설치했다. 그러나 여전히 기준치 이상의 대장균이 검출돼 일부 수영 선수들이 센강 수영을 꺼리고 있다.

8. 기후 변화로 하루가 길어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위스 취리히 연방 공대와 미국 항공우주국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지구가 더워지면서 빙하가 녹고, 그렇게 녹은 물이 적도로 이동해 적도 부근의 질량이 커지면서, 지구의 자전 속도가 느려져 하루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이다. 이런 과정을 통해 지난 100년간 하루 길이가 1000분의 1초 늘어났다.

  • 지구가 한 바퀴 자전하는 시간이 하루의 길이다. 얼마든 변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는 수십억 년에 걸쳐 진행된 것이 지금은 불과 100~200년 만에 바뀌고 있다. 인간은 이제 동식물을 넘어 지구의 모양과 자전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 늘어난 하루의 길이는 그야말로 찰나다. 별것 아닌 것처럼 여겨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작은 차이가 GPS의 정확성을 떨어뜨리고, 인터넷, 통신, 금융, 항해, 위성, 우주 비행처럼 정밀한 시간에 기반한 기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Explained 시리즈는 평일 오전 8시에 발행됩니다. 그날의 국내외 주요 뉴스를 엄선해 맥락을 해설합니다. 텍스트와 오디오를 함께 이용해 보세요. 오디오에서는 텍스트에 미처 담지 못한 이야기까지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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