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어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가 대폭락했다. 코스피지수는 234.64포인트 하락해 2441.55로 마감했다. 특히 AI 수혜주로 꼽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낙폭이 10퍼센트 안팎을 기록했다. 단 하루만에 코스피 시가총액은 192조 원, 코스닥에서는 43조 원이 증발했다. 일본 닛케이 지수는 12.4퍼센트 포인트 하락해 1987년 이후 최대 폭락을 기록했고, 대만 가권지수는 8.35퍼센트 포인트
하락했다.
- 원인은 미국발 ‘R의 공포’다. 미국이 경기침체(Recession)에 들어선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근거는 지난 4일 발표된 미국 실업률이다. 4.3퍼센트로 전월 대비 0.2퍼센트 포인트 상승해 2021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샴의 법칙’도 언급된다. 최근 실업률이 지난 1년 최저치보다 0.5퍼센트 포인트 이상 높아지면 경기침체로 간주한다. 현재 이 수치는 0.53퍼센트 포인트에 달한다. 다만, 이 법칙의 창시자도 현 시장이 ‘침체’는 아니라고 밝혔다.
2.
뉴욕 증시도 주요 지수들이 3퍼센트 안팎의 폭락세를 기록하며 주저앉았다. 다우지수는 2.60, S&P 500은 3.00, 나스닥은 3.43퍼센트 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AI 대장주 엔비디아와 애플, 아마존 등이 급락하며 빅테크 매도세가 이어졌다. 다만, 아시아만큼의 폭락장은 면했다. 비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4를 기록하며 전월 대비 2.6포인트 상승했다는 발표가 나오면서다. 경기침체 가능성이 심각하게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
때문이다.
- 위기론이 기정 사실화한 것은 ‘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미국 기술주를 손절하면서다. 버핏이 이끄는 버크셔해서웨이는 최근 6개월간 애플 보유 지분을 절반 가까이 팔아치웠다.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일찌감치 기준금리를 인하했어야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제라도 긴급금리 인하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오는 9월 기준금리를 0.5퍼센트 포인트까지 인하하는 ‘빅컷’ 전망도 나온다.
3.
미국 법무부가 제기한 반독점 소송에서 구글이 패소했다. 미국 연방 법원은 구글이 검색과 텍스트 광고 시장에서 불법적으로 독점을 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현대 인터넷 시대의 첫 반독점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연방법원은 애플 등 스마트폰 제조사와 무선 사업자에 막대한 돈을 지불해 경쟁과 소비자 선택권을 제한하고 불법적으로 검색 엔진 독점권을 유지했다고
지적했다.
-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은 스마트폰 제조사 등에 260억달러를 지불했다. 스마트폰과 웹 브라우저에서 구글을 기본 검색엔진으로 선탑재하고 타사 제품을 배제하기 위한 비용이다.
- 소송은 5년간 이어졌다. 이번 판결로 빅테크에 제동이 걸렸다. 1990년대 MS에 대한 기술 독점 금지 소송 이후 24년 만이다. 애플, 아마존, 메타 등의 반독점 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4.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오픈AI를 상대로 다시 소송을 제기했다. 현지 시각 5일 머스크는 캘리포니아 북부 연방법원에 오픈AI 설립 당시 자신을 기만했다면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에게 손해 배상을 청구했다. 머스크는 지난 2월 오픈AI가 인류의 이익을 위한 AI를 개발하고 이를 공개한다는 약속을 저버렸다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재판 하루 전인 6월 취하한 바
있다.
- 소장에서 머스크는 2015년 오픈AI에 비영리 단체로 알고 투자했으나, 이후 영리활동으로 부당 이익을 얻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 등으로 영리회사로 변모했다는 것이다.
- 머스크는 오픈AI 공동창업자 중 한 사람이다. 2018년 지분을 정리하고 관계를 끝냈다. 이후 xAI를 창업해 생성형 AI모델 ‘그록’을 출시했다.
5.
이란 정부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란 외무부 대변인 나세르 칸아니는 “중동 지역의 긴장 고조를 원치 않지만, 이스라엘의 침략은 벌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이란은 이스라엘을 징벌하는 ‘합법적 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 내부에서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죽음까지 언급되고
있다.
- 하마스 일인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에서 암살당한 이후 이란 최고 지도자 아야톨리 알리 하메네이는 이스라엘에 대한 가혹한 보복을 지시했다. 이란은 신정일치 국가다. 신의 대리인인 최고 지도자의 지시는 반드시 실행되어야 한다.
- 이스라엘 내부에서도 강경론이 적지 않다. 네타냐후 내각이 이란 선제타격 방안을 검토중이라는 보도가 나온다. 국제사회는 확전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상황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다.
6.
방글라데시 셰이크 하시나 총리가 결국 사임했다. 독립유공자 자녀에게 공직 30퍼센트를 할당하는 정책을 추진하며 반정부 시위가 격화한 결과다. 반발에 직면한 하시나 총리는 할당 비율을 5퍼센트로 조정했지만 시위는 계속되었다. 지난 4일 벌어진 전국적 대규모 시위에 방글라데시 정부는 실탄까지 사용하며 강제 진압에 나섰고, 이날 시위에서만 100여 명이
사망했다.
- 지난달에 발생한 시위 사망자까지 합치면 총 사망자는 3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시위대가 관저 인근까지 몰려들면서 하시나 총리는 사임을 결정하고 인도로 도망치듯 떠났다.
- 하시나 전 총리가 영국에 정치적 망명을 신청했다는 보도가 나온다. 여동생은 영국 시민권을 갖고 있고, 조카도 영국 노동당 출신으로 의회 의원까지 지낸 바 있다.
7.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안세영이 대표팀 이탈 의사를 밝혔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은 현지 시각 5일 결승전에서 중국의 허빙자오를 2-0으로 이기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28년 만에 한국 배드민턴이 올림픽 단식 정상에 오른 것이다. 이후 안세영은 기자회견에서 작년 아시안게임 때 당한 무릎 부상에 관련 대표팀의 안일한 대처에 실망했다며 대표팀 이탈을
선언했다.
- 안세영은 부상 관리 문제로 대한배드민턴협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아시안게임 후 2~6주 정도 재활을 거치면 복귀할 수 있다는 진단 내용과 다르게 통증이 줄지 않았고, 이후 다른 병원에서는 상태가 좋지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는 것이다.
- 대표팀 이탈이 올림픽 출전 불가로 이어지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도 밝혔다. 한 선수는 올해 1월 협회측에 의견서를 보내는 한편, 이번 올림픽에 출전하지 않겠다는 의사도 밝혔던 것으로 알려졌다.
8.
전국적으로 최고기온 35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중첩으로 형성된 열돔 현상이 최소 열흘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보했다. 어제 주요 지역의 체감온도는 38도에 달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40도를 기록했다. 폭염특보가 연일 이어지는 가운데, 역대 여름철 최대 전력수요가 갱신되고 곳곳에서 정전 및 단수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 이번 폭염은 2018년의 기록적인 폭염과 유사한 조건이다. 기온 상승과 습도 증가로 열대야 현상도 심각하다. 응급실을 방문한 온열질환자 수는 1690명으로 벌써 2022년 연간 환자 수를 훌쩍 넘겼다.
- 폭염은 사회적 약자에 피해가 집중된다는 점에서 ‘불평등한 재난’이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2018년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인구 1만명당 온열질환 발생률은 저소득층인 의료급여 수급자가 고소득층보다 3배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