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
1월 7일 도널드 트럼프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가 ‘TRUMP’라는 글자가 크게 적힌 부친의 개인 전용기를 타고 그린란드 수도 누크를
방문했습니다. 5시간쯤 머물며 팟캐스트용 영상 콘텐츠를 촬영하고 갔습니다. 트럼프 당선인은 장남이 그린란드에서 찍은 사진을 자신이 소유한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리며 이런 글을 남겼습니다. “이것은 반드시 일어나야 할 거래다. MAGA. 그린란드를 다시 위대하게!”
장남이 그린란드를 방문하기 보름 전이었죠. 트럼프는 페이팔 공동 창업자인 켄 하워리를 주덴마크 대사로 지명하면서 덴마크령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농담이 아닙니다. 트럼프는 집권 1기 때인 2019년에도 그린란드를 사고 싶다고 했는데, 덴마크 총리가 터무니없는 소리라며 딱 잘라 거절했죠. 당시 트럼프는 덴마크 총리의 발언을 문제 삼아 예정된 덴마크 국빈 방문 계획을 취소했습니다.
그린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큰 섬입니다. 남한의 21배 크기입니다. 국토의 80퍼센트가 얼음으로 덮여 있는데, 그 아래 방대한 광물 자원이 매장돼 있습니다. 인구는 5만 6000명입니다. 주민 대부분이 에스키모로 불리는 이누이트족 원주민입니다. 그린란드는 18세기부터 덴마크의 지배를 받았는데, 2009년 외교와 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에 자치권을 이양받았습니다. 덴마크와 별도로 총리와 의회를 둡니다. 국기도 따로 있죠.
즉 그린란드는 덴마크 왕국에 속하지만, 그린란드 자치 정부가 독립적 권한을 행사하고 있어 덴마크가 자기 마음대로 팔고 말고 할 수가 없습니다. 그린란드는 원하기만 한다면 주민 투표를 통해 덴마크로부터 독립할 권한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덴마크 총리는 트럼프의 매입 제안에 “그린란드는 매물이 아니다”라면서 “그린란드의 미래를 결정하고 정의할 수 있는 건 오직 그린란드뿐”이라고
했습니다.